백사마을의 거울/김회기
해발 508m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불암산 봉우리 바로 밑
백사마을,
군사정권시절, 그 들은
도심 개발에 떠밀려 이곳까지 왔다
이주 초창기 밤이면
호랑이가 지붕에 모래를 뿌려
바깥 화장실도 못 갔었다는
90세 노파의 전언,
편직공업으로
견공들도 만 원짜리만 물고 다녔다며
흐릿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
세월따라 모두 도시로 떠나고
몇몇 늙은이들만 남아
비바람 겨우 가릴 그런 집들을 지키고 있다
재개발만을 한 가닥 희망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처마를 맞댄 지붕들 사이로 햇살이
군데군데 쭈그린 고달픈 삶들을
가련히 비추는데
무심한 칼바람이 골목을 훑어 지나간다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
백사마을의 겨울
김회기
추천 0
조회 36
24.01.15 18:16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