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산둥성 지난시에 갑니다. 중국에도 고속철도가 잘 놓여 있어서 꽤 먼 거리도 금세 갈 수 있습니다.
베이징 남역에서 출발 전 한 컷. 숙소가 베이징역 지근인데 왜 남역에서 타야만 하는지는 나중에 현지 가이드가 되어야 알겠지요. 처음 타는 기차라 긴장했습니다. 공항에 미치지는 않지만, 짐도 검색대에 통과해야 하고 절차가 까다로워 보였는데, 역무원 있는 창구 가서 여권 주면 됩니다. 물론, 표 예약은 미리 해 두어야겠지요.
신통사(神通寺)
다녀오신 분이 계실까요? 굉장히 볼 게 많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주는, 신통방통한 절입니다. 절 자체가 아니라 절 주변의 사문탑과 천불애 석불의 들머리라 그렇습니다.
바깥에서 구하지 마라는군요. 답은 당신의 안에 있다. 혜능(慧能, 638~713)이 <육조단경 (六祖壇經)>에 남긴 말씀에 있는 구절입니다.
사문탑(四門塔)입니다. 중국 최초의 석탑이라고 합니다. 수나라 시대 611년에 건립되었습니다. 탑 안에는 사방불이 모셔졌습니다. 불상은 탑보다 이전인 동위 시대 무정(武定) 2년, 544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7세기 초 석탑이라. 군위 삼존불 아랫 마당에 있는, 되다만 듯한 모전석탑도 떠오르고, 노반 위 네 귀퉁이에 있는 장식도 묘하지요.
금강계 밀교의 방위를 따랐나 봅니다. 동쪽 아촉(阿閦)불입니다. 이 불상은 굉장히 기묘한 사연을 지니고 있습니다.
1997년에 불두를 도난당했다고 합니다.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식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2002년, 대만 달마고산(Dharma Drum Mountain) 문화교육재단 회원들이 고대 석불 두상을 자기네 절에 기증한 것이 여러 측의 노력 끝에 사문탑에서 도난당한 불두임이 확인되었고, 달마산에서 사문탑에 무료로 돌려보내 불상은 머리를 되찾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불상 아래 비석에 그 내용이 새겨져 있습니다.
탑 바로 옆에는 ‘구정송九頂松’이라 불리는 측백나무가 있습니다. 9개의 큰 줄기가 있어서 그렇게 부른다고 합니다. 키 15미터 가슴높이 둘레가 5.4미터이며, 한나라 때부터 살고 있다고 합니다! 2천 살쯤 된다는 얘깁니다.
언덕을 조금 오르면 나오는 소송탑(小宋塔)입니다. 여기는 탑 이름을 아주 성의 없이 짓는 경향이 있습니다. 조그만 송나라 탑이란 뜻이겠지요. 뭐 이게 탑이여 탑 비슷하게 돌 쌓은 것이구만 했는데, 남면 기단 면석에 명문이 떡하니 있습니다. 1098년에 중 복림福林이 부모를 위해 조성했다고 합니다.
절로 내려가다 지름길로 접어들면 나오는 소당탑(小唐塔)입니다. 당나라 탑이겠지요. 이토록 보존에만 충실한 보호각은 처음입니다. 저 안에 조그만, 얼마 뒤에 볼 용호탑(龍虎塔)을 흉내낸, 717년 제작 석탑이 있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공간 묘탑림墓塔林이 나옵니다. 부도전이지요. 금, 원, 명 3대에 걸친 46기의 부도가 있습니다. 안내판에 이르기를 중국 6대 탑림塔林의 하나라고 합니다. 명문이 남아 있는 부도가 많아 읽고 선후관계와 영향관계를 파악하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모릅니다. 갈 곳은 너무나 많은데! 안 볼 수는 없으니 점심을 굶기로 작정하고 봅니다. 석당형 부도와 석종형 부도의 시원 혹은 모본이 여기 잔뜩 있습니다.
신통사를 찾은 이유 두 번째. 이 탑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탑 몸돌에 엄청나게 많은 조상들이 섬세하고 아름답게 새겨져 있습니다. 호랑이라 칭하는 짐승 얼굴과 용이 새겨져 있어 용호탑龙虎塔이라고 부릅니다. 성당盛唐의 풍모를 잘 보여준다는 평에 걸맞습니다.
용호탑 뒤 광배처럼 아름답게 서 있고, 이곳 중국에서 한창인 오동나무는 중국 원산의 참오동나무입니다. 꽃 안에 점선 무늬가 있습니다. 우리 오동나무는 아무 무늬도 없습니다.
신통사를 찾을 세 번째 이유, 천불애千佛崖. 바위 곳곳을 파서 불상을 조성했습니다. 저기 마애사문탑도 보이죠? 의좌상, 이불병상 등등등. 220여 구의 당나라 초기 불상들이 가득합니다. 볼 빵빵 사실적인 모습들.
배도 안 고프고 목도 안 마른지 그들은 보고 또 봅니다. 감탄합니다. 꽃 피운 봄맞이와 곧 피울 고들빼기나 아직 생각 없는 알록제비꽃들은 그들을 본체만체 볕을 쬘 뿐입니다.
신통한 신통사는 여기까지네요.
구정탑九頂塔
보시다시피 탑 꼭대기에 탑이 또 9개 있어 그렇게 부릅니다. 탑 몸이 팔각인데 안으로 휜 것도 특이합니다. 볼 수는 없지만, 탑 안에 소조불상과 벽화도 남아 있다고 합니다. 당나라 초기인 7세기 후반 또는 8세기 초 작품입니다.
탑은 대규모 위락단지 안에 있습니다. 입장료가 120원이니 탑만 보고 온다고 말해야 합니다. 돈은 다 받는데 30분 안에 나오면 환불해 준다고 합니다. 정문 가까이에 탑이 있으니 천천히 다녀와도 됩니다. 어떻게 알았느냐고요? 저희가 30분가량 어렵게 대화를 해서지요^^
탑 앞에 앉아 있는 노인이 저 꽃 핀 나무가 ‘토슈어’라고 합니다. 桃树(táoshù)라고 한 듯합니다. 그분 말씀대로 복사나무인데 꽃잎이 국화꽃럼 잘게 갈라지는 국화도입니다.
산동박물관
어엄청 큽니다. 북조 중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북위 이후 동위, 북제의 불상들이 많았습니다. 1층 불상전시관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이것이 포의박대. 527년 북위
북위 삼존불
북위 삼존불 525
북제 삼존불 562
북조 시대 광배편. 삼지창 같은 탑의 상륜부. 우리나라에서는 청주박물관 불비상 등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참고 자료 : 청주박물관 미륵보살반가상 뒷면
윤스리스리님이 반한 단발
수나라 동조보살입상
상동
당나라 양찬조 용호탑
박물관은 힘들다
그래도 누군가는 춤춘다. 대명호 저녁 군무.
첫댓글 한 호흡으로 읽어내려 갑니다. 마치 내가 함께 다녀온 듯한 느낌입니다.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
곧 기회가~
사문탑
언급한 것 처럼 군위 제2 석굴암이 떠오르고
탑 정상 삼지창
현풍 유가사 삼층석탑의 삼지창을 다시 해석해야 할 것 같음
모두
밥은 챙겨 먹고 다니세요
넵!
감사합니다.
답사 특히 해외답사 가면, 점심 먹을 시간이 아깝지요. 언제 다시 올 지 모르는데ㅎ
아침 저녁 든든하게 드시면서 다니셔요~
박물관 다니니 무애님 생각이 납니다. 챙겨 먹겠습니다~
작품들이 너무 좋습니다.
둘째날 답사기도 너무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본국을 벗어나
이젠 해외까지 답사를...
멋지십니다
능숙하신 두 분에게 편승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튀니지입니다.
오늘은 몰타로 들어가서 시칠리아 당기다가 5월3일 귀국입니다.
이곳 팽개치고 그곳으로 합류하고 싶습니다.
다음에는 저도 낑가 주이소
네. 좋은 경험 나눠 주십시오~
덕분에 편한하게 지난을 둘러봅니다
가득 가득 담아오시고
돌아오실때까지 건강은 필수 입니다!
넵! 각별히 주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부럽습니다^^
네, 언제 동행을~
저 지구 끝에도 옛님의 숨결.
중국이 끝은 아니지만, 숨결을 느끼고 펼치겠습니다.
마치 인도로 구법여행을 떠난
玄奘 스님을 오늘날에 다시 보는 것과 같습니다.
집 떠나면 고생입니다.
건강 잘 챙기시길
불전에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청아님 빽으로 잘 다니겠습니다^^
덕분에 해외 답사기 잘봅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너무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잘 보고 있슴니다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세상에... 너~무 재밌습니다. 신기한 볼 거리가 이리 많군요. 대륙에는..
세분이 함께하는 여정이 얼마나 즐거울지.. 그저 부럽습니다.
대단하네요 대륙. 어찌나 즐거운지요^^
아!
감탄사 연발하며 봅니다
사진으로 눈호강 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걷고 많이 힘들텐데 건강도 챙기면서 다니시길...
네. 저녁은 든든히 먹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