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면 무좀 환자들의 고통도 더 커진다.
덥고 습한 조건을 좋아하는 무좀균이 더욱 활개를 치기 때문이다.
장마가 들면 축축하고 바람이 잘 들지 않는 곳에 곰팡이가 까맣게 끼는 것처럼, 수많은 곰팡이균의 하나인 무좀균 역시 축축하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환경을 매우 좋아한다.
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달리 병을 급속하게 일으키지는 않으나 서서히 피부를 침입하여 피부의 맨 바깥 층인 각질층에 기생하면서 살아간다. 우리 몸 중에서 특히 피부에서 이런 조건을 가진 곳은 단연 발과 발바닥이다. 그 중에서도 발가락 사이가 가장 좋은 조건이 된다.
사타구니, 손, 발톱, 손톱까지 침범하기도 하며 심하면 몸 전체로 퍼져나갈 수도 있다. 아이들의 경우에는 몸통, 얼굴, 다리, 팔, 머리에 잘 생기며 발이나 사타구니에는 잘 생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무좀은 매우 흔한 피부질환이다. 피부과를 찾는 환자의 10% 정도가 무좀 때문이며, 성인 남성의 경우에는 90% 이상에서 무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에 생기는 무좀은 발가락 사이가 갈라지고 껍질이 벗겨지는 형, 발바닥 전체가 벗겨지는 형, 물집과 염증이 생기는 형 등 다양하다.
대부분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나 염증이 없는 무좀의 일부는 가렵지 않을 수 있다. 가렵지 않다고 무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때로는 이차적으로 세균에 감염돼 물집이 심해지고 진물이 나며, 붓고 붉은 발진과 함께 임파선이 부을 수도 있다. 몸통의 피부가 얼룩덜룩해지는 어루러기도 특별한 종류의 곰팡이균에 의한 것이다.
곰팡이균에 의한 피부병은 때로 습진과 비슷해 보이므로 습진 치료에 사용하는 항염증성 부신피질 호르몬 제재를 잘못 사용할 수도 있는데 이럴 경우에 무좀은 더욱 나빠진다.
치료는 상태에 따라 적절히 선택해야 한다.
물집이 심하고 붓고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미지근한 물 500㏄에 소금을 한 찻숟가락 넣어 찜질한다.
절대로 자극을 주어서는 안되며, 각질을 벗겨내는 무좀약을 사용해서도 안된다. 합병증과 염증이 없는 무좀은 액체나 연고제제의 무좀약을 장시간 사용하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파우더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좋다. 때로는 무좀약의 복용이 필요한데, 특히 발톱이나 손톱의 무좀을 치료하려면 내복약이 필요하다.
가려워서 많이 긁거나 자극성이 심한 무좀약을 사용한 경우 이차적인 세균감염이 없어도 붉은 발진과 물집이 생기며 피부가 부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기존의 무좀 피부에 습진이 이차적으로 발생한 것이므로 무좀 치료와 습진 치료를 동시에 해야 한다.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곰팡이균이 견딜 수 없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즉, 깨끗이 발을 씻은 후 말리도록 하는 것이다. 목욕이나 샤워후 발을 잘 말리고 면양말을 신거나 통풍이 잘되는 신발을 신는 것이 이상적이다. 특히 땀이 많이 나는 사람들은 발을 깨끗이 씻어 잘 말리고 양말을 자주 갈아 신는 것이 좋다.
전문의들은 무좀 치료는 무엇보다 끈기를 갖고 꾸준히 치료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무좀은 절대 낫지 않는 병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도움말 = 서울대병원 피부과 윤재일 교수,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이미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