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로 치면 경기도 수원쯤 된다는, 수도 베이징을 둘러싸고 있는 허베이성의 성도 스자좡으로 갑니다.
허베이박물관과 융흥사가 주 목적지이고, 탑돌이를 중간에 넣었습니다. 동선은 윤스리스리님 기획.
5:30에 일어나 어제 초시(超市, 수퍼마켓)에서 사 둔 빵과 우유, 두유, 바나나로 아침을 간단히 때우고 펭타이역에서 고속철도를 탑니다.
허베이박물관
중국불교사원의 3대 고고 발견이 있습니다. 산동성 청주시 용흥사, 사천성 성도시 만불사와 하북 곡양 수덕사의 불교조상(조각) 발굴을 가리킵니다. 그중 곡양 수덕사 조상은 1953년에 발굴되었습니다. 이들 절에서 출토된 조각상은 그 숫자가 많고 조상이 만들어진 시간대가 오랜 기간이라 큰 의의가 있다고 합니다. 그 수덕사지 출토 조각상들이 곡양석조曲陽石彫관에 아주 많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포의박대를 하고 길쭉한 얼굴에 웃음을 머금은, 북위 불상들이 이제는 익숙합니다.
그런데, 북위가 534년에 망하고 분열된 동위 불상들은 얼굴이 동그래집니다.
원상元象 2년(539)명 석조관음보살입상
무정武定 6년(548)명 석조관음보살입상
동위는 534년부터 550년까지 고작 16년 존속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미술사에 이름을 남겼을까요? 명문. 조성자와 더불어 명확히 새겨진 연호 덕분입니다.
무정武定 8년(550)명 석조아미타삼존불입상
허베이박물관은 시대순으로 조각상을 진열해 두었습니다. 불상의 시대적 변화를 보는 데 아주 도움이 되었네요. 이제 북제(北齊, 550년 ~ 577년) 불상입니다.
인상적이지요?
이제 수나라 불상입니다.
안내판에는 수나라 사유보살상思惟菩萨像이라고만 나옵니다. 그런데, 불상 오른쪽 아래 전면에 명문이 있습니다. 개황 18년(598)명 석조반가사유병좌상입니다.
다음은 당나라 불상으로.
내가 당나라다.
3굴 자세가 또렷합니다.
다음 시대는 송요금원으로 묶더니 불상 수가 적어집니다.
송나라 나한상
원나라 나한상
이제 탑돌이를 합니다.
네 탑과 정정박물관이 서로 가까이 있습니다.
광혜사 화탑(廣惠寺 花塔)
여기는 중국인만 노인 우대라고 해, 3인 매표. 만국의 인민 노인을 평등하게 우대하는 줄 알고 칭송했는데, 받다 못 받으니 더 큰 실망.
당나라 창건, 금나라 중수. 높이 40.5m이며, 3층으로 이루어진 8각의 누각식 화탑입니다. 탑신에 용, 사자, 코끼리, 불상 등이 조각돼 있습니다.
임제사 징령탑(臨濟寺 澄靈塔)
당나라 867년에 건립된, 임제 의현선사의 사리탑. 송나라와 금나라의 전쟁으로 가람과 탑이 많이 훼손돼 금나라 세종(世宗)의 명에 따라 복구(1185)하였기 때문에 지금 모습은 금나라 밀첨식탑 양식입니다.
청나라 옷을 입은 현지 여인들과 기념 사진. 핑계는 운견을 회원분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그러나, 누군가는 활짝 웃고 있습니다. 어깨 부분에 얇고 좁은 숄처럼 올려진 부분이 운견입니다. 자세한 얘기는 어디선가 세종아빠님이 하실 겁니다.
개원사 수미탑(須彌塔)
당태종 때 처음 세웠다고 합니다.
이보다 큰 탑비는 아직 못 봤습니다. 오대의 비석인데 거대합니다.
천녕사 능소탑 (天寧寺 淩霄塔)
당대에 처음 세웠으나, 지금 모습은 송나라 때 중건한 모습입니다. 높이 40.98미터. 누각식 탑.
탑으로 가는 문 앞, 원나라 돌사자가 멋집니다. 시대가 올라가면 발 밑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정확한 구분은 못하지만, 이후 사자들은 공 모양과 아기 사자를 한 발로 밟고 있습니다.
정정박물관
불상이 꽤 많습니다.
북위 불상
동위
북제
수나라
명나라
청나라
융흥사(隆興寺)
중국 10대 사찰이라더니 유물이 어마어마합니다. 그 앞에서 잠깐 커피 마신 시간이 아까울 만큼 시간이 부족합니다. 곳곳에 유물입니다. 2시간 반은 잡으시기 바랍니다.
마니전 수월관음 소조 탱화만 보아도 아무런 후회가 없을 곳이며, 굉장히 특이한 불상이 많고, 탑과 비 또한 많습니다. 심지어 뜬금없이 북조 불상마저 있습니다.
송나라 석조 향로
마니전(摩尼殿), 송나라 석가모니5존불
동벽. 아미타삼존도. 영문을 모르겠으나, 이 절에는 동쪽에 아미타불이 서쪽에 약사불이 계십니다.
서벽, 약사여래삼존도
북벽. 이렇게 아름다운 낙가산을 보게 되다니 영광이었습니다. 송나라 작품. 현지 명칭은 오채현산(五彩悬山). 별명은 본존 뒤에 있다고, 도좌관음(倒坐观音). 길이 15.7미터, 높이 7.5미터의 소조 조각과 벽화가 결합된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에 무위사 등에 있는 후불벽 뒷면 수월관음도와 주제는 같으면서 소조라는 점에서 본 적이 없는 작품입니다. 루쉰이 ‘동방미신(東方美神, 동방의 아름다운 신)’이라 경탄했다고 합니다.
명나라 동조양면불. 분명히 보살상인데, 명문에 따르면 약사불과 아미타불로 조성했다고 합니다.
대비각(大悲閣), 천수관음. 북송 개보(開寶) 4년(971) 태조 조광윤의 명을 받아 조성.
수미좌도 대단합니다. 뜯어 보는 데 한참 걸립니다.
삼존불입니다. 명대 소조아미타삼존. 협시는 기둥에.
비로전, 천불을 새긴 동제 비로자나불. 한 층에 네 분씩 3층. 명나라 만력제 때 조성.
비슷한 듯 다른 저 옷주름. 포의박대에 전형적인 북위 불상. 협시는 명나라 석불. 상당히 큰 북위 불상.
확 눈에 띄죠? 포의박대.
살며시 문을 열고
거기 누구 없소
자씨각(慈氏閣) 미륵보살입상. 북송 시기에 만들어진 목조. 칠은 수나라의 착색 방법을 썼고, 요나라 때 복원.
저녁은 융흥사 사하촌 숯불구이 집에서. 애써 번역기 돌려 중국 현지 음식인 줄 알고 옛날 비빔밥 등을 시켜 먹었는데, 나와서 보니 한국식 숯불구이 식당. 김치도 못 알아 들으면서.
드디어 지하철을 타다.
여행 중 처음으로 밤에 술 마시지 않고 잠들었습니다.
첫댓글 다양한 오래된 불상들 잘 보았습니다 볼거리가 역시나 많이 있네요. 즐겁게 잘 다니세요.
네, 하루 남았습니다. 즐거움 유지 중~
문화혁명의 칼바람을 잘 지나고 보존되었네요. 눈이 호강합니다.ㅎ
칼바람 맞은 데도 있지요~ 이쁜 것만 올리느라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또르 그렇군요. 대륙의 스케일이군요..ㅋ
생전에 인연 지을 수 있을는지.
꼭 연이 닿으시면 좋겠습니다.
또르님 덕분에 앉아서 호강을 합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네, 감사합니다.
술 마시지 않아도 작품에 흠뻑 취하겠습니다!
그저 감사할 따름~
그렇지요? 너무 좋았습니다.
세 분 덕분에 일주일동안 하루하루가 기대되고 즐거웠습니다. 컴 앞에 앉아서, 중국 대륙의 불상과 불탑을 비롯한 귀한 문화재를 모으고 모아서 공짜로 감상하다니요... 비록 고생하면서 다니시지만, 세 분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함을 느껴지네요. 저도 덩달아 행복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즐거우셨다니 보람이 있네요^^
아직 이틀 남았습니다.
마무리 잘 하겠습니다.
동양의 비너스와
서양의 비너스는
참 많이 다릅니다.
선명한 사진과
간단명료한 해설
감동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네, 읽고 말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와우!! 융흥사 마니전 관음보살.. 너~~무 아름답습니다!!! 세상에... 어찌 이런... 실제로 보면 얼마나 감동일까요...너무 부럽습니다..
아! 그리고 ... 거대한 탑비... 팔공산에도 곧 들어설 예정입니다.
동화사...너무 서글퍼지네요..ㅎㅎㅎ
네, 거대한 것은 구경거리인데요. 안타깝습니다.
덕분에 중국 불교유산 잘 봅니다
대단하네요
네, 감사합니다.
중국대륙 7일째 답사기 감사합니다.
넵
내가 당나라다!
확 와닿았어요~
축구보다 더 재밌는 답사기 ㅎㅎㅎ
감사합니다^^
벌써 1주일이 지났네요. 세분에게만큼 제게도 빨리 흘러간 시간입니다.
감사합니다.
네, 정말 금방입니다!
매일 2만보이상 3만보씩 하셨을텐데 피곤함 보다는 즐거움이 묻어납니다
덕분에 아름다운 불상을 보면서 환희심이 절로 납니다
피곤하실텐데 생생한 후기 감사합니다 ^~^
네, 감사합니다^^
소조와 벽화가 어우러진 '관음상'
아름답습니다.
세분이 중국 스케일 소화하느라 바쁘시군요. ^ ^
부지런히 다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