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후원 관람 간략 후기
4월 중순에서 시작해 토요일인 어제까지 창덕궁 후원을 4차례 다녀왔다. 오래 전 신영훈선생과 함께 돌아 본 후 처음이다. 후원에 대한 깊은 공부는 없었지만 궁궐에 대한 책이나 건축사 책을 통해 후원을 접했을 뿐이다. 하여간 이번에는 자유 관람이 가능하단 소식을 듣고 갔다.
네 번이나 가게 된 것은 다른 이유도 있지만 계속 보면서 궁금한 점이 생겼기 때문에 계속 가게 된 것 같다. 어제도 몇 가지 확인할 생각으로 돌아봤다. 첫 번째는 동궐도와의 차이다. 동궐도는 순조 24년인 1824년에서 30년 사이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궐도와 어떻게 달라졌나를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동궐도를 살펴보니 동궐도의 정확성이 눈에 들어온다. 일단 동궐도의 사실묘사를 인정한다면 복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후원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무분별한 개방으로 많이 훼손된 상태다. 그렇다보니 동궐도에 나온 환경과 많이 다르다. 근세 고종과 순종에 의해 고쳐진 반도지 주변은 그렇다 해도 동궐도에서 보이는 다른 전각과 담 등은 최대한 많이 복원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복원돼야 하는 이유는 공간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적당히 벽과 건물에 의해 차폐된 공간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줄 것이다. 즉 지금 우리가 보는 후원은 조선의 미감이라 할 수 없다. 그런 미감을 찾기 위해서라도 후원은 다시 복원돼야 한다.
당장 그렇게 할 수 없기에 동궐도 전체 모습을 창덕궁 정문 인근에, 동궐도 후원 부분을 후원 입구에 세워 놓는 것이 필요하다. 동궐도의 모습과 현재가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살피는 것이 창덕궁과 후원을 돌아보는 즐거움을 배가할 수 있다.
이번 답사로 알게 된 것은 영화당 온돌의 구조다. 동궐도 상에도 굴뚝이 표기돼있지 않아 어디에 있나 찾아보니 아궁이 옆 조그마한 구멍이 보인다. 이것이 굴뚝이다. 그리고 부용지 옆에 있는 작은 시설은 처음엔 굴뚝이 아닐까했는데 등이라고 한다. 같은 형태지만 운경거雲磬居 옆에 있는 시설은 굴뚝이다.
이번 돌아보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연경당이었다. 전반적으로 시설물 관리는 잘된 것 같지만 건물에 대한 관리는 실망스럽다. 궁궐 건물이란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쇠락 정도가 심하다. 건물 관리에 많이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통해 후원에 대한 공부를 해보려고 책을 구매하고 자료를 찾아 놓았다. 이번에 공부는 건물이나 조경 내용보다는 후원의 시대별 변화에 대해 중점을 두고 공부하려 한다.
첫댓글 저도 가 볼 계획이었는데 글을 읽고 나니 꼭 가야겠네요.
멋진 사진입니다
저도
후원은 아직...
조선의 궁궐 주제로 이런 저런 인연으로 다니며 정리해둔 글도 있는데 기회되면 공유하겠습니다.
어렵사리 관람 허락을 받아도
관람금지 공간이 너무 많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