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가 내년 농사 위해 사들인 종목

[나는참복이많아]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입력 : 2014.12.26 08:24

펀드매니저들이 연말에 공모주와 배당주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주 투자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12월 배당시즌을 맞은데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의 배당 확대가 가시화되면서 배당주에도 자금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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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펀드를 운용하는 투신권은 이달들어 전날까지 국내 주식 3849억원을 순매수했다. 투신권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단연 제일모직 (135,500원 2500 1.9%)으로 전체 순매수 규모의 30%인 1192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펀드매니저들은 공모 청약에 이어 상장 첫 날인 18일에만 제일모직을 1234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후 4거래일 동안은 일부 차익 실현했다.

배당 확대가 기대되는 종목 가운데 투신권은 삼성전자 (1,352,000원 9000 0.7%)를 1049억원 규모로 가장 많이 샀다. 삼성전자가 올해 30~50%의 배당금 확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지난 19일에만 266억원의 투신권 자금이 몰렸다. 역시 배당을 늘리겠다고 밝힌 현대차 (174,500원 500 -0.3%)도 이달들어 총 358억원의 투신권 자금을 끌어모았다. 현대차는 지난 24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올해 결산배당 규모를 전년대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부터 중간배당 실시 등 주주환원 정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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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기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식운용3본부장은 "현대차나 삼성전자는 이익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낮아져 투자하기에 편하고 가격도 가치주 수준까지 내려와 있다"며 "주주환원과 관련해 배당이 늘어날 수 있는 여지가 생겨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밖에 투신권의 매수상위 10위권 안에 든 KT&G (80,100원 3200 -3.8%)(835억원), 기업은행 (15,250원 50 0.3%)(755억원), 한진칼 (30,300원 300 1.0%)(532억원), LG유플러스 (11,850원 0 0.0%)(515억원), 엔씨소프트 (179,500원 2000 -1.1%)(458억원), 현대제철 (65,400원 200 -0.3%)(458억원), SK텔레콤 (280,000원 500 -0.2%)(192억원) 등도 고배당 또는 배당 확대가 기대되는 기업들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2일 보통주 1주당 343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펀드매니저들은 과거 4년 동안 주당 배당금이 600원(배당성향 7~10%) 수준에 머물렀던 엔씨소프트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나섰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업은행은 정부 출자기관의 배당성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투신권 자금을 흡수했다. 정부는 현재 21.4%인 정부 출자기관의 배당성향을 오는 2020년까지 40%로 확대하는 중기 목표를 설정했다. 정부 배당정책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속하는 상장 공기업은 기업은행을 비롯해 한국가스공사 (50,200원 250 0.5%), 한국전력 (42,950원 700 -1.6%), 지역난방공사 (60,500원 0 0.0%) 등 총 4개다.

한진칼은 지난해 8월에 설립돼 아직 배당을 실시한 사례는 없지만 지주회사의 특성상 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가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 계열사의 배당 확대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각됐다. KT&G는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에 따른 실적 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의 배당주 매수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배당주 펀드로 급격하게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데다 내년에도 국내 증시 박스권이 예상되면서 배당주 투자가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배당주 펀드로는 최근 한 달 간 1792억원이 들어온 것을 포함해 올들어 3조7567억원의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오남훈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파트 팀장은 "내년에도 수출기업 등의 실적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개선되기 어려워 코스피도 박스권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며 "올해 박스권 장세에서 배당주는 일반 포트폴리오에 비해 3%포인트 더 높은 성과를 냈고 내년에도 지배구조개편이나 배당이슈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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