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수권(宋秀權)
1940년 전라남도 고흥 출생
1962년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1975년 ꡔ문학사상ꡕ 신인상에 <산문에 기대어> 등이 당선되어 등단
1975년 문화공보부 예술상 수상
1987년 전라남도 문화상 수상
1988년 제2회 소월시 문학상 수상
1992년 서라벌 문학상 수상
시집 : ꡔ산문(山門)에 기대어ꡕ(1980), ꡔ꿈꾸는 섬ꡕ(1982), ꡔ아도(啞陶)ꡕ(1984), ꡔ새야 새야 파랑새야ꡕ(1986), ꡔ우리들의 땅ꡕ(1988),ꡔ별밤지기ꡕ(1992) 등
395. 산문(山門)*에 기대어
누이야
가을 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가면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 오던 것을
더러는 물 속에서 튀는 물고기같이
살아오던 것을
그리고 산다화(山多花) 한 가지 꺾어 스스럼없이
건네이던 것을
누이야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가을 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그 눈썹 두어 낱을 기러기가
강물에 부리고 가는 것을
내 한 잔은 마시고 한 잔은 비워 두고
더러는 잎새에 살아서 튀는 물방울같이
그렇게 만나는 것을
누이야 아는가
가을 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눈썹 두어 낱이
지금 이 못물 속에 비쳐 옴을
* 산문 : 절 혹은 절의 바깥문.
* 그리메 : 그림자.
* 즈믄 : 천(千).
(ꡔ문학사상ꡕ, 1975.2)
해설 생략
본 해설집의 완전한 내용은 ꡔ한국현대시 400선 1, 2ꡕ(태학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