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8화 모니터링
더 글로리 파트1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8화입니다. 지난 7화에서 여정이가 겪은 가장 시렸던 계절에 대해 알게 된 후, 그러한 고통을 지닌 여정이 동은의 복수에 어떻게 합류하게 될지 기대가 되는 회차였습니다. 여정이 칼춤 추는 망나니가 되어 첫 번째로 만난 사람은 바로 연진의 남편 도영이었습니다. 바둑공원에서 할아버지들과 바둑을 두다 일행이 왔다며 자연스럽게 도영에게 다가가는 여정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하도영이 어떤 사람인지 미리 파악하고 동은과 만날 때와는 다르게 명품 옷으로 치장한 여정은 그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총이 없어 복수가 쉽지 않겠다는 도영에게 “대신, 칼이 있죠? 총은 멀리서도 쏠 수 있지만 칼은 근거리까지 가야 하거든요. 상대방의 눈동자 속에 내 눈동자가 비치는 그 거리까지 가서 푸욱.”이라고 말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방금 전까지 싱그럽게 웃으며 이야기하던 여정이 소름끼치게 차가워지는 변화가 정말 최고였습니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뚫어지게 도영을 바라보던 여정은 넷플릭스를 너무 많이 봐서 그렇다며 금세 썬키스트 주여정으로 돌아옵니다. 자신의 명함을 도영에게 줌으로써 가해자들이 여정의 병원으로 찾아오게 될 것을 암시합니다. 이어지는 장면은 동은의 집에 앉아 뻥튀기를 먹고 있는 여정과 동은의 모습입니다. 그동안 아무도 자신의 집에 들이지 않았을 것 같은 동은이 여정을 집에 초대했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6화에서 여정에게 자신의 상처를 다 보여준 것과 더불어 여정과 동은의 연대가 더욱 굳건해졌고, 동은이 여정을 완전히 같은 편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여정이 도영을 GQ 1월호 17페이지 같은 사람이라고 설명하는 대사도 도현 배우가 담백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살려서 기억에 남는 부분입니다. 동은의 공간에서 뻥튀기를 먹는 두 사람 앞에 어떤 복수의 무대가 펼쳐질 것인지 기대감이 높아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여정의 다음 장면은 동은과 함께 빨래방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습니다. 같은 도시에 살게 된 두 사람이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정이 질문한 사람이 동은의 엄마라는 것을 알고 급히 질문을 바꾸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고 이불빨래는 자주 하냐는 질문은 너무 깜찍했습니다. 드디어 자신에게 궁금한 점이 생겼다는 동은에 기뻐하는 모습도 온실 속 화초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집 비밀번호가 왜 3724라는 질문에 급격히 표정이 굳어지며 “질문을 바꿀 생각은 없어요?”라고 말하는 여정은 차가운 겨울과도 같았습니다. 바로 이어지는 장면에서 그 이유가 밝혀지는데, 3724는 아버지를 죽인 살인범의 수감번호였습니다. 아들이 받은 편지 때문에 살인범과 마주한 여정의 엄마. 반성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그저 심심해서 편지를 보냈다는 살인범에 여정의 엄마는 격노합니다. 수 년 동안 여정이 겪었을 끔찍하고 매서운 계절에 대해 모두 알게 된 순간, 자신을 썬키스트라고 표현하는 것은 여정이 살아내기 위한 방법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어두운 내면을 감추고 회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주여정이 안쓰럽고 불쌍했습니다. 파트1의 엔딩에서 여정은 서울주병원 안치실로 향합니다. 동은의 복수의 카드 중 하나인 윤소희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D-3칸을 연 순간, 윤소희의 시신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이때 여정의 표정이 굉장히 묘합니다. 시신이 사라져 놀란 것 같으면서도, 이미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차분한 반응입니다. 과연 윤소희의 시신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여정의 표정은 무슨 의미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더 글로리 파트1은 막을 내립니다.
파트1의 마지막 회차인 8화에서도 도현 배우는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도영과 바둑을 둘 때는 능청스러움과 싸늘함을 동시에 보여줬고, 동은의 집에서는 든든한 조력자의 모습을 연기했습니다. 3724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듣자마자 표정이 굳어지고 장면은 파트2에서 활약할 주여정의 칼춤 추는 모습을 상상하게 만들었습니다. 파트1의 엔딩에서는 과연 주여정이 윤소희의 시신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나?와 같은 의문이 들게 하는 미묘한 표정연기가 정말 최고였습니다. 1화부터 8화까지 주여정이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더 글로리 파트1 모니터링을 했습니다. 1년 만에 도현 배우의 새로운 연기를 볼 수 있었던 작품이고, 작품 자체가 정말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주행했습니다. 3월에 나올 파트2에서는 여정과 가해자무리가 어떻게 만나게 될 것인지, 동은의 복수를 망나니로서 어떻게 도울 것인지, 그리고 여정의 복수 대상자인 살인범은 어떻게 처리하여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복수의 서막을 알린 더 글로리 파트1을 무한 스트리밍하면서 칼춤 추는 망나니 주여정을 기다려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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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1.05 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