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3일
'레 미제라블' 소설(전5권) 4권째 읽던 중 잠시 책을 접고 영화를 봤다. 오늘 본 영화는 기존의 '레 미제라블'들에 비해 원작의 에피소드를 충실하게 담아내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리암 니슨 주연의 기존 영화는 원작의 스토리텔링 크게 생략하고 액션물로 만들어버림.) 뮤지컬 형식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함. 노래 가사 속에 스토리 전개의 상당 부분을 담아낸 것.
'레 미제라블'의 주제는 결국 죄와 용서와 구원이다. 프랑스에서 성경 다음으
로 많이 읽혔다는 것은 결국 이 작품의 그리스도교적 메시지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음을 말해준다. 하지만 세속화된 오늘날의 현대인에게는 '구원'은 그다지 피부에 와 닿는 바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대신 '힐링'이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
21세기에 종교가 제 구실을 다하지 못하다보니 그 대체품으로 힐링이 주름잡고 있는 것. 사회적 약자보다는 가진 자와 힘 있는 자들 편에 서기 좋아하고, 사회정의보다는 집단이기주의와 탐욕에 쏠리는 경향을 보이는 그리스도교가 부끄러워해야할 대목.
이 영화 잘 만든 영화다. 하지만 원작을 읽고 그 감동을 직접 느끼길 권한다. 2시간 반짜리 영화로는 도저히 담을 수 없는 수많은 감동적인 사건과 에피소드가 소설 곳곳에 숨어있다. 원작과 영화를 함께 본 작품 중에서, 영화가 원작보다 더 감동을 준 작품은 스필버그 감독의 '칼라 퍼플' 하나뿐(개인적 의견임. 태클 반사^^). 나머지는 모두 원작 압승!
2013년 1월 5일
'레미제라블' 관련하여 멘붕 치유다 뭐다 설왕설래가 많지만, 꼭 위로 받는다기보다는 원작 자체가 갖는 고전으로서의 깊이가 워낙 탄탄하니 원작 소설로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방금 5권 다 읽었네요. 연말연시를 '레미제라블'과 함께 했습니다. ^^
저야 프랑스혁명사 자체에 대한 역사적 관심과, 원작의 종교적 코드에 대한 호감 때문에 이 책에 빠져들었습니다. 장발장의 내면에 주목하면서 칸트를 떠올렸습니다. 장발장이야말로 定言命令(categorical imperative)을 목숨걸고 실천한 인물이더군요. 마지막 제5권을 읽으면서 숙연해지더군요.
첫댓글 저도 레미제라블 얼른 읽어야겠어요 ㅎㅎ 친구들이 레미제라블 보고 역교라고 그 배경에 대해서 물어볼까봐..ㅎㅎ나름 역사학도인데 민망한 일 없도록 얼른 대비해야겠어요..^^
어차피 서양근대사 수강할 때 필독 도서니까...^^
레 미제라블 보면서 느낀 게 아주 많았습니다!
느낀 걸 글로 써두는 것도 좋은 공부 방법이지. 이 카페를 활용해 봐.^^
교수님^^ 저 드디어 레미제라블 영화 보구왔습니다!!ㅎㅎ 이전에 책으로 접할때와는 또 다른 감동이 있더라구요.^^ 프랑스 혁명을 이끈 젊은 청년들의 용기와 힘찬 노래에 감동받았고, 자베르를 여러번 용서하고 살려주는 장발장의 마음에 또 한 번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 동생이 뮤지컬을 하면서 줄기장창 불렀던 노래가 바로 에포닌이 불렀던 "On my own"이랑 판틴이 불렀던 "I dreamed a dream"이었습니다.ㅎㅎ 아는 노래가 나와서 감정이입이 더 잘되더라구요.ㅎㅎ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읽었던 책 내용도 회상하면서 같이요.^^ 역시 고전은 참 대단하고 훌륭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서양근대사 필독도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