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수노란 녀석들이 보여준 대중문화의 꽃' | ||
또 하나의 새로운 문화컨텐츠, '비보이 문화' | ||
차윤선 명예기자 yunsunning@naver.com | ||
몇년 전까지만 해도 '비보이'라 하면 '싹수노란 녀석들'이라 불리었고, 헐렁한 티셔츠에 힙한바지를 입고 춤추는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또한 미국문화의 아류 정도로 인식되어있어 한국에서는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2001년을 기점으로 한국의 비보이들이 독일, 영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의 비보이에 대한 관심이 외국에서 생겨나게 되었다. 특히 얼마 전 9월 10일 서울 광진구 악스홀에서 열렸던 세계적인 비보이 배틀 2006 BOTY (Battle Of The Year) 대회 예선은 '그들의 땅'에서 처음 열리는 것이라 더 의미가 컸다. BOTY는 1990년 토마스 헤르겐로터에 의해 독일 하노버에서 시작돼 16년째 이어온 대회이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팀은 각 나라 예선 대회에서 거쳐 올라온 팀들과 함께 10월 말 독일에서 '월드 파이널'에 출전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BOTY는 'MC고'와 '각 나그네'의 깔끔한 진행으로 이루어졌으며, '드리프더스', '리버스', 'ABLE CREW', 'MORNING OF OWL'의 4팀이 참가하여 배틀을 하였다. 특히 'MORNING OF OWL' 팀은 윤도현의 '돌고 돌고 돌고'의 가사에 맞추어 가사 내용을 비보잉으로 표현해내는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또한 'ABLE CREW'에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공연했던 '고릴라크루'가 출연하여 화제가 되었다. 네 팀 모두 엄청난 실력과 쇼맨쉽을 보여주었으나, 결승은 '드리프더스'와 '리버스' 팀의 대결로 이어져, '드리프더스'가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UK, BOTY 두개 모두 한국대표가 된 '드리프더스' 팀은 " 독일대회 출전권을 갖게 돼서 기쁘고,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노력하겠다" 라고 말했다. 비보이에 대한 관심, '순수하게 문화를 즐기는 좋은 현상이다' 이번 세계비보이대회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 것은 비보이 배틀을 보러온 관중들이었다. 예전에는 비보이들만 구경와서 소규모로 열렸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비보이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이 굉장히 많아 줄을 서서 기다려 구경해야만 했다. 몇년 전부터 브레이크 댄스에 관심이 많아 비보이 공연을 자주 보러 다닌다는 '신동우'(20) 군은 "이렇게 일반인들이 많이 와석 관심가져주는 것은 분명히 좋은 현상이다. 이건 문화로서 순수하게 즐기는 것이니까요" 라고 말했다. 세계비보이대회 뿐만이 아니라, 요즘에는 비보이 공연이 곳곳에서 자주 열리고 있다. '에버랜드 캐러비안베이' 에서는 개강 기념으로 비보이 공연이 열리고 있고. 세계문화예술품 교류 축제가 한창 중인 일산 '라페스타'에서도 일산 연합 비보이들의 공연이 열리고 있다. 또한 얼마 전 8월 말까지 이어졌던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공연은 비보이 문화를 알리는데에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 세계 최고 실력을 자랑하는 한국 비보이들이 모여, 기존의 뮤지컬이나 연극과는 다른 '댄스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 홍대에는 이 공연을 위해 비보이 전용극장인 '에스제이비 보이즈'가 생겼으며, 매 공연마다 표가 매진될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공연을 두번이나 봤다는 '이민희'(21) 씨는 "사실 비보이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이 공연을 보며 비보이의 멋진 공연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자발적인 아마츄어 비보이 동아리도 생겨 비록 전문적인 비보이는 아니지만, 브레이크 댄스에 관심이 많아자발적으로 생긴 비보이 댄스 동아리도 많다. 서울대 '스트릿 댄스'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현민'(20) 군은 "저희 동아리는 비보이들이 하는 걸스힙합, 팝핑, 비보잉, 하우스 등을 하고 있어요. 1주일에 한번씩 정기연습하고, 아마츄어이긴 하지만 11월에는 큰 공연도 할 예정이에요" 라도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신입생 중에 비보이하고자 하는 사람 비율이 많아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요즘 떠오르고 있는 비보이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비보이의 진정한 언더그라운드 속성 지켜내야 요즘 비보이와 관련된 책, 뮤지컬, 영화 등 여러 분야에서 나오면서 비보이를 새로운 문화 컨덴츠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국 비보이들 측에서는 좋은 반응만은 아니라고 한다. 미국에서 8-90년대에 비보이가 엄청나게 급부상하면서 지금의 한국과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었다. 그 당시 미국 비보이들은 돈에 궁하고 가난했었는데, 여기저기서 불러주다보니 비보이들이 언더그라운드 속성이 무너지면서 미국에서는 비보이 문화가 점차 사라졌다고 한다. 한국 비보이들은 이러한 가운데, 미국과 같은 형상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그 현상을 엄청 경계하고 있다고 한다. 비보이들의 진정한 언더그라운드 속성이 무너지지 않도록 적절한 조절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제 우리나라가 비보이 최강국이 되가고 있다는 것이다. 비보이 문화가 우리 문화를 알릴 또 하나의 대중문화의 꽃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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