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아비뇽 다리(Pont St. Bénezet)
아비뇽 다리(생 베네제 교/Pont St. Bénezet)
아비뇽 성벽 밑을 흐르는 론강의 아비뇽 다리는 1188년에 처음 건설된 다리로 아비뇽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다리로 프랑스 전래동요에 나오는 다리다. 총 길이가 920m, 폭은 4m나 되고 돌로 쌓은 석조(石造)다리인데 홍수로 수차례 유실되어 수차례 재건을 하다가 17세기 이후 무너진 채로 보존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현재는 교각 22중 4개의 아치만 남아있다.
이 다리는 교황청의 동쪽 암벽으로 바로 연결된 상당히 높고 긴 다리였는데 홍수로 인해 반복해서 무너지자, 실용적인 낮고 짧은 다리를 바로 근처에 새로 놓고 옛 다리는 무너진 채 유적으로 보존하고 있다.
다리의 교황청 쪽 끝부분에는 작은 예배당이 있고 이곳에서 입장료를 내면 다리 위로 올라갈 수 있다.
이 예배당에는 생 베네제 기도실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올라가지 않고 아래에서 쳐다보기만 했는데 강변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 아비뇽(Avignon)에서 아를(Arles) 가기
모로코, 스페인 구석구석을 살피는 50일 여행이 너무 피곤하여 귀국 비행기가 뜨는 파리로 곧장 가서 좀 쉴 요량으로 남불(南佛) 여행은 포기할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래서 바르셀로나에서 파리로 가는 도중 몽필리에(Montpellier)서 1박, 다음 아비뇽-리용-파리로 노선을 잡았다.
남프랑스는 그냥 차창으로 내다보며 풍경감상으로 만족하고 지나치기로....
그런데 아비뇽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갑자기 아를(Arles)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 너무나 아쉬운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마음을 바꾸어 임교장을 설득했다.
‘아비뇽에서 2박을 예약했는데 아침 도착이라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아를로 가서 둘러보고, 저녁에 아비뇽으로 와도 거리가 가까우니 충분하다...’
임교장의 동의를 얻어 아비뇽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온 길을 되돌아가는 아를행 열차표를 샀다.
열차가 들어오기에 아를행이 틀림없냐고 두 사람에게나 물어 확인하고 탔는데 얼마쯤 오다 핸드폰 위성지도를 보았더니 갑자기 열차가 님(Nimes) 방향으로 꼬부라지는 것이 아닌가?
옆에 있는 승객에게 물어보니 이 열차는 님(Nimes)으로 가는 열차라고 한다.
제기럴, 분명히 물어보고 탔는데.... 이런 낭패가 있나....
님(Nimes)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창구로 달려가서 역무원에게...
‘열차를 잘못 탔다. 아를행 기차로 바꿔 탈 수 있나?’ 답변 왈,
‘여기서는 아를행 기차 편이 없다. 도로 아비뇽으로 가서 아를행 열차를 타라....’
할 수 없이 역에서 나와 아비뇽으로 다시 돌아가기도 그렇고...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아를로 곧장 가는 버스가 없나 알아봤더니 있다!!! 버스비 5유로(6,000원), 시간은 40분 정도 걸린단다.
냉큼 버스를 타고 아를로 향하면서 남프랑스 시골 풍경을 맘껏 즐기노라니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아를은 고흐의 그림에서 ‘아를의 여인들’ 시리즈를 보았던 기억, 음악 시간에 감상곡을 지도하던 기억 등을 되살리며 남프랑스의 햇살, 풍요로운 들판, 매력적인 여인들을 상상하며 갔는데.....
상상외로 고대 로마의 대 유적들, 그리고 하늘을 찌르는 이집트의 오벨리스크(Obelisk)....
아를 여행을 하지 않았더라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이후, 나는 아를(Arles)을 무지무지 사랑하게 되었다!!
고흐의 작품 ‘아를의 여인들’
그리고 의아스러운 것 한 가지...
프랑스는 열차를 탈 때 개찰도 없고 열차 내 중간 검표도 없을뿐더러 나올 때도 그냥 멋대로 나와도 된다. 맘만 먹으면 어디라도 표를 사지 않고 공짜로 타고 다녀도 되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