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랑 한몸이던 온갖 씨앗이 준비했다는 듯 일제히 움틔워 자라니
밭이 전체적으로 푸릇합니다. 작은 싹으로 아주 가득 찼어요.
소만때가 되니 이렇다기보다 이런 풍경에 소만이란 이름 지어줄 수 밖 없었다 싶게
절기에 담긴 기운이 밭에서는 더욱 실감납니다.
5월 24일에는
* 제주토종물고구마 줄기 심고
* 논 써레질을 했어요.
3~4잎 마다 끊어 미리 물에 담궈두었다가 열여섯 줄기를 심었어요.
물에 담궈놓는 시기를 조금 앞당겨 뿌리를 더 내어 심으면 좋겠다고 기록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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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써레질을 하는 날이다. 써레질을 하기 전 왜 써레질을 하는지 설명을 들었다. 첫번째는 논에 수평을 맞추기 위함이다. 쇠스랑으로 높은 땅의 흙을 낮은곳으로 가져와 수평을 맞추는게 첫번째다. 두번째는 땅을 부드럽게 하기 위함이다. 모를 심기 전에 먼저 물댄 땅을 부드럽게 해 주어야 모 심기도 수월하고 모가 자라는 과정도 순탄하다고 한다. 4학년인가 5학년때부터 해오던 써레질이라 하는 건 수월했다. 지난 써레질을 돌아보면 특별히 생각나는 추억이 있진 않아서 이번에 특별한 추억 좀 만들어보자고 몇몇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물에 빠질 용기는 나지 않아서 그냥 했다. 덕분에 올해도 있는 듯 없는 듯 기억에서 지워질 것 같아 아쉽다. ^^
5월 31일에는
* 감자 순지르고,
* 김매기하고,
* 쥐눈이콩 씨 넣고,
* 오이 지주세웠어요.
학생들 표현으로는 '오늘 할 일이 아주 많았다'고 해요.
토란싹이 올라오고, 감자꽃 피고, 진주찰밀은 누렇게 익어가요.
실험삼아 어떤 감자꽃은 따주고, 어떤 감자꽃을 남긴 학생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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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한 풀이 많아졌다. 토란이 하나 났다. 토란은 이 맘쯤 나는것 같다. 4월 19일에 심었는데, 한 달 반 넘게 걸려 난다. 당근도 많이 커졌다. 감자 꽃이 피었다. 내가 작년부터 해보고 싶었던 게 감자의 씨앗을 받아 심는거였던터라 이번에는 한 그루의 감자엔 꽃을 남겨두었다.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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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이 났다!!! 두알 심었는데 모두 나서 기뻤다. 힘내~!
저마다 밭에서는 저마다의 일로 바빠요.
종이상자에서 모종 내 자라던 칠성초를 드디어 밭으로 옮겨 심고,
함께밭에서는 성남할머니 쥐눈이콩도 아홉구덩 함께 심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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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지어줬다. 파는 파랑과 관련된 이름이다. 래번클로라고 지었다. 금화규는 김화규라고 지었다. 그냥 김씨나 김선생, 김부자 등으로 부르면 된다. 민들레는 성경에서 '민과 레'로 시작하는 민수기와 레위기에서 따서 민숙과 위기철(아홉살 인생 작가)이라고 지었다. 꽃씨들은 하나빼고 다 났다. 오이들은 옮겨 심기와 솎아주기를 마무리하고 다음주에 이름을 지어줄 것이다. 또 지주를 박았다. 잘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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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밭에 쥐눈이콩을 심었다. 까만 씨앗을 한 구덩이에 3개씩 심어줬다. 근데 구덩이에 하나씩 놓다가 딱 두개가 놓여졌을때 꼭 까만 맑은 눈 같이 보였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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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싹 틔운 칠성초들이 제법 자랐다. 그리고 지난주 보이지 않던 싹들도 또 나서 여덟 싹 정도 된다. 선생님께서 모종으로 길러온 칠성초도 나눠주셨다. 밭에서 싹 틔운 칠성초들도 줄뿌림으로 씨 넣었던터라 많이 몰려서 자랐다. 작년에 옮겼던 칠성초가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서 더 노심초사.. 내년에는 최대한 옮기지 않도록 줄뿌림 보다는 구덩이 별로 씨앗 넣어주어야지 싶다.
김매기하며 나물해 먹을 것으로 양파망 가득 담고,
써레질 했던 논에 비 맞으며 모내기 했다던 그 자리는 오늘 참 평온했습니다.
6월 7일
산 넘어 가는 곳곳에서 밤꽃내 은은히 퍼집니다.
밭에 부쩍 나비가 많아졌어요. 이 날은
* 지주에 끈 감기를 갈무리하고
* 맛난 남새 잎 거두고,
* 감자 북주고,
* 김매기를 열심히 하고,
* 팥을 심었어요.
언제나처럼 밭에서는 시간이 빨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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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또 김매기를 했다. 당근과 봉숭아가 풀들 사이에 숨어 있어서 (특히 당근은) 숨바꼭질을 해야했다. 뽑을 뻔! 했다. 그리고 내 밭에 들깨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너무 많아서 잘 자라는건 놔두고 뽑기도 하는데, 어째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메주콩 심을 자리를 남겨놔야 하는데~ 들깨밭이 되고 있다. 김매기... 또 김매기... 그리고 씨를 뿌리지도 않았는데 밭 끝쪽에서 번행초가 자라고 있다.
이레만에 쥐눈이콩은 거의다 떡잎이 올라왔어요.
쥐눈이콩 뿐 아니라 완두콩 자람도 눈에 띄어요.
어떤 감자는 아랫잎이 꼭 탄 것 마냥 빛깔이 그렇고 말려있는데, 여러 추측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홍천에서 하늘땅살이 하시는 이모께 서리맞은 흔적 일 수 도 있다 하셨는데, 감자 가장 아랫쪽 잎 형편이 그러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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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밭도 그렇고, 함께 밭도 그렇고, 다른 동무들 밭도 그렇고, 완두콩은 꼬투리 맺고 이제 알이 차고 있다. 꼬투리 길이는 손가락 하나 정도는 된다. 많으면 8~9알 까지는 차겠다. 기대된다. 다들 쑥쑥 잘 크고 있다.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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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들을 살피는데 완두가 눈에 확 들어왔다. 콩깍지가 주렁주렁 달려있어 아주 예뻤다. 선생님께서 내 완두를 보시고 "완두에 인생이 다 담겨있네" 하셨다. 왜냐하면 줄기 위쪽부터 변화하는 과정이 쭈욱 나타나 있었기 때문이다. 꽃봉우리에서 꽃이 피고, 꽃에서 꼬투리가 달리고, 꽃이 떨어지고 꼬투리가 점점 커지는 과정까지 모두 한 완두 줄기에 있었다. 너무 신기했고, 정말 인생이 담겨있는듯해서 기분이 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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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밭 완두에 깍지가 생겼다. 귀여웠다. 또 손잡는 녀석들이 많아서 골치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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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호오빠가 옮겨준 해바라기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서 먼저 확인했다. 이쁘게도 푸릇푸릇 잘 자라고 있었다. 이렇게 한 생명을 심고 걱정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부모가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이런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오이가 한 구덩에 두개가 난 것은 이미 잘 자라고 있어서 그냥 놔두고 준이오빠랑 지호오빠가 나눠준 오이를 옮겨 심었다. 해바라기 경험으로 우선 물을 주고, 흙도 가득 퍼서 옮겨 심었다. 이렇게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 같다. 실수해도 이 실수로인해 배웠다는 생각으로 지내야겠다.
횡성우천적두 밭 만들어 아홉구덩 잘 심었어요.
지난해 돌아본 것이 있어 바트게 심지 않고 욕심내지 않고 넉넉하게 자리 띄워 심었어요.
지난해 팥으로 소박하게 뭘 잘 해먹었는데, 올해도 기대돼요.
길 나서기 전에 진주대평무도 보러 가요.
그 사이 서한선생님이 곳곳에서 푸른이들을 사진에 담아주는데, 오늘은 서한선생님이 사진에 담겼네요.
장난스런 모습에 웃음나고 보기 좋습니다^^
진주대평무는 모두 다섯개체인데,
꽃 전체가 흰빛이었던 것이 한 개체, 보라빛이 강했던 것이 한 개체,
가운데는 희고, 점점 연하게 보라빛이던 것이 세 개체 있었어요.
꽃이 모두 피어 가루받이되며 서로 섞였을것 같은 아쉬움이 뒤늦게 찾아왔어요.
흰꽃, 보라꽃 개체는 자리를 기억하고 있는터라 다음 씨앗 심고 나눌때는 가려 심고 나누려해요.
6월 14일에는
밭 작물 자람과 변화를 보는 기쁨과 재미가 컸어요.
* 진주찰밀 거두고,
* 감자 단단히 북주기 하고,
* 꼬투리 잘 영근 완두콩 따서 나눠먹고,
* 김매기! 김매기! 하고
* 녹두 심었어요.
즐거웁땅에서 아가 안고 오듯 옮겨왔던 것이 엊그제인데,
드디어 단단하게 영글어 거뒀습니다. 양이 넉넉해서 마을 이웃들과 풍성히 잘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뿌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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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을 거뒀다. 내가 직접 거두지는 않았지만, 거둔걸 보니까 뿌듯했다. 며칠째 수인이 언니랑 지호오빠가 못와서 계속 허전하다. 밭 돌보면서 작물들도 이 세상처럼 무엇 하나라도 없으면 불편하고, 일이 생기기 마련인데 어서 감기 나아서 오면 좋겠다.
오이도 땅콩도 노오란 꽃을 피웠고, 토란도 심은대로 다 싹을 내어 똘똘 말린 잎을 펴 올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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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자마다 작물들 자람새를 살폈다. 기대한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단 오이꽃이 폈다. 한주 일찍 심은것들은 대부분 꽃이 폈다. 아직 키가 많이 작지만, 꽃을 피워낸게 기쁘기도, 걱정스럽기도 하다.
원없이 김매기 김매기 하고!
완두콩은 적은 양이지만 찐 것, 날 것 나눠 밥상에 두고 마을 아가, 이모, 삼촌들과 나눠먹었어요.
몇알 드시더니 활짝 웃으셨던 밥상지기 이모삼촌들 얼굴보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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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김매기를 했다. 깻잎, 부추, 쇠비름도 따서 모았다. 하다가 힘들면 이런것들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밭에 괭이밥이 엄청 많은데 그래서 그건 질렸다. 그 외에 다른 밭에서 부추나 상추,,, 완두콩도... 오늘 완두콩을 풋콩으로 먹어봤는데 엄청 달고 맛있었다. 딱 이때 먹어야 맛있다. 엄청 아삭아삭하고 진짜 '풋' 이란느 느낌이 들었는데, 가는 길에도 입에 가득 넣고 굴리면서 먹었다. 점심 밥상에 완두를 가져와서 한 알씩 나눠 먹었는데, 뿌듯하고 맛있었다. 풍성했다. 그리고 오늘 녹두를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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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밭 김매기하며 함께 밭에 심은 것들이 무척 잘 자라고 있어서 기뻤다. 혹시나 뽑을까봐 조심조심 김매기 했다.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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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학교밭 김매기에 힘썼다. 토란밭과 땅콩밭 김을 매주었다. 토란은 습한 걸 좋아한다하여 물을 주고 김맨 풀을 덮어주었다. 토란이 벌써 두번째 잎을 내었다.
오늘 참 많은 것을 밭에서 받았어요.
진주찰밀, 완두콩, 부추, 청치마상추, 쇠비름, 깻잎! 생기!!
빛알찬 밭 봄여름 작물로 이제 6월말 메주콩만 들어가면 계획했던 씨는 다 들어갑니다.
첫댓글 고소한 완두콩 밥상에 나눠주어 얼마나 고마웠는지요. 밭에서 찍은 사진에 담긴 빛알찬 학생들 표정 싱그럽고 편안해보여 좋네요.^^
저도 어제 모내기하며 물 댄 논에 들어갔는데, 인수에서도 재밌게 써레질하는 모습 보니 반가워요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