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모래(클리앙)
2023-09-16 23:14:06
지금 사는 아파트는 봄에 전세로 왔습니다
오래되었지만 리모델링되어서 깔끔한 편입니다
이사 비용에, 전세 사기 당할뻔했던 아픈 기억에, 뭐 등등 해서 가능하면 조용히 오래 살다 나가고 싶은데 잡음이 생기네요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는 담배때문에 문제가 많았습니다
복도식 아파트였는데 어디인지 모르겠으나 집에서 담배피우는 사람때문에 창문 열기가 불안했습니다
제일 탑층이였는데 한번씩 올라오는 담배 냄새에 미칠노릇이였죠
천식이 있어서 집 안 환기를 자주 시키는데 예고도 없이 올라오는 담배 냄새가 있는 날이면 골치가 아픕니다
베란다를 통해 올라오니 빨래에도 냄새가 배고 바람이라도 집 안으로 불어오면 냄새가 잘 빠지지도 않습니다
몇달을 그러니 열이 받아 어느 집인지 잡아내려고 추운 한겨울에 아파트가 잘 보이는 길 건너편으로 나가 밤새 몇시간씩 쭈그려앉아 잠복하곤 했습니다
충격적이게도 그 밤에 집에서 담배피우는 집이 한둘이 아니더군요
정말 말도 안되게 많습니다... 기가 막히더라구요
관리사무소에 전화해 몇동몇호가 집에서 담배를 피워 냄새가 올라온다, 주의 좀 주시면 안되겠느냐 라고 하면 말은 전달해주십니다...만
사실 그뿐이죠, 관리사무소에서도 힘이 없다고 하니 어쩌겠습니까
그러다보면 오만 인간군상을 다 봅니다
그렇게 관리주체를 통해서 주의를 받아도 다음날 똑같이 피웁니다
심지어 베란다 끝으로 가서 안보이게 피웁니다
관리사무소에서 다시 연락하면 본인들은 안피웠답니다, 아니랍니다
하 너무합니다 인간들
옆동에는 양카가 하나 있었습니다
주차는 지 편한대로 막 세워두고 밤마다 머플러 꽝꽝
친구들 모아모아 아무곳에서나 담배피우고 시끄럽게 떠들고 보기만해도 불쾌합니다
주변 사는 잼민이들이 아파트에 들어와 장난친답시고 소화전 비상벨을 울리지를 않나 아주 어수선합니다
근데 이런 문제는 집에 있으면 피할 수 있잖아요?
안나가면 안마주치는데 혹시라도 지루할까봐 담배 연기 위로 올려보내면 뭘 어떡하라는건지...
계약만료 다 되어가고 이사는 가야하는데 임대인은 돈 없다, 세입자 구해지면 받아라 부터 시작해서 몇달을 전화기 부여잡고 싸우고 또 싸우고... 살 방법 찾으려고 잠도 못자고 술만 마시고 매일 일과가 보증보험, 전세사기 검색하는거였죠
나중에 간신히 조율해서 손해가 좀 있지만 어떻게든 마무리는 되겠다 싶었는데 협의 다 끝내놓은걸 일이 끝이 보여가니 집 상태가 어쩌니, 협의해서 주기로 했던 이 돈은 못준다느니
한국 참 살기 좋습니다, 이런 놈도 법의 보호를 받으니까요
설상가상 공인중개사 사무소 직원은 한다는 소리가,
그래도 이런 경험으로 하나 배우셨죠?
토악질이 나옵니다
그렇게 탈 많던 집에서 간신히 이사나와 지금 아파트로 이사왔지만 여기도 골때리네요
캣맘에 발망치에 베란다 냄새에...
그러다 언쟁을 좀 했습니다
소리지르고 욕하고 그런건 아니지만 몇달 참다보니 폭발해서
그러고나니 좀 마음이 복잡스럽습니다
말로 부드럽게 풀어보려고 좀 노력해볼걸 하다가
전에 그런 방식으로 접근했다가 오히려 보복성으로 당했던 기억을 돌이켜보면 잘 했다 생각도 들고
사실 언쟁은 둘째고 이런 상황이 너무 지칩니다
싸우고 이사갈거 아니면 계속 이웃인데 적만 하나 늘려놨으니
오며가며 마주치는거 아니여도 존재만으로 서로 불편하고
내가 못나고 돈이 없어서 싸고 안좋은 동네밖에 못가니 그런 사람들 마주칠 확률이 높은건지
내가 너무 철이 없어서 참고 넘어갈 일을 굳이 화내나?
다른 집들도 이러고 사나?
아님 나만 이런가?
그냥 그런 생각이 문득 들어서요
어디다가 말을 하고 싶어서 답답해서요
그래서 그냥 주절주절 써봤습니다
오밤중에 쓸모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휴
댓글 중---
알잘깔딱센
오늘 차타러 가보니 옆차가 흰색선을 밟고 주차를 했더군요. 좁아서 운전석으로는 탈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차에 번호도 없습니다. 경비실에 전화하려다 바빠서 그냥 왔는데 참... 요새 저런 차를 많이 봅니다.
노년철권
제 경우는 아파트 세입자가 소상공인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힘들까봐 월세도 올리지 않다가
4년이 지나서 재계약할때 다른 사람을 받겠다고 했는데 자기들 나 앉으면 죽는다고 사정해서
피해 안갈정도만 올렸는데 몇달 지나지 않아서 자기내 가게 망했다고
보증금달라고 배째라를 시전.
나중에 알고보니 자기들 손해보지 않으려고 미리 가게도 내놓고 쑈를 다했더군요.
중개인이 상황보고 일정기간 월세부터 관리비 중개수수료 다 받고 내보내라고 코치를 하네요.
어차피 시간 끌어봤자 월세 받기도 어렵고 서로 골치 아프다고...
그것도 안주려고 다죽어가는 쑈를 시전하려다가 제가 일수까지 맞춰서 월세 다 받았습니다.
그날 이후에 저는 사람들에게 호의를 배푼다는 것은
뒷통수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런 호의는 절대 배풀지 않으려고 합니다.
담배연기 , 소음(아랫층 고성)... 발뺌은 기본이고 지들이 불편하면 쑈를 하는 것들에게 항의를 하려다가
주거침입 및 접근금지, 협박으로 엮인 이웃들 보고는 그냥 참고 삽니다.
요즘 말 좀 거칠게 하면 협박이더라구요.
제정신 갖고 이웃? 과 더불어 같이 산다는 것이 참 고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