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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ythm of the Rain’
그룹 “The cascades”가 부른 아주 오래된 팝송 (Oldies but Goodies)으로
비가 오면 들으면 듣기 좋은 노래 1번에 올려 놓는 노래다.
CD 보다 오래된 LP 음반으로 들으면 더욱 제격으로
‘지지지직’ 하는 노이즈와 함께
우르릉쾅~ 하는 천둥 소리와 함께 노래는 시작된다.
창 밖으로 비가 오는 풍경,
그리고 창을 타고 흘러 내리는 물방울을 보면서
이런 감미로운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비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가뜩이나 어제처럼 비이상적으로 더웠던 기운과 함께 미세먼지 등
이런 것들을 한꺼번에 날려주는 비라면 더욱 감사하기까지 하다.
어쨌든 비란 참으로 사람을 감성적으로 만든다.
그런데 현실은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어릴 때, 비 오는 날
지붕 어딘가에서 똑, 똑, 똑,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는
신경을 거슬리는 1순위 소리였다.
어디서 셀까? 그리고 그 파급 효과는? 어딘가 분명히 흥건히 젖을 것이 틀림 없는데..
나이가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비 때문에 겪었던 여러 가지 어려웠던 일.
그리고 그 후유증 등에 의해
비를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게 된 것 같다.
그렇지만 ‘비 오는 날의 수채화’ 또는 ‘비 오는 거리’는
영원히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비 관련 노래이다.
어제 (4/21)는 중요한 지인과 관련된 결혼식 때문에 길동무와 함께 길나섬을 하지 못했다.
예식을 마친 오후 2시쯤 종로 거리는 도시에서 뿜어대는 열기와 함께 한 여름이었다.
그렇지만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미세먼지가 있으나 없으나 또는 영하 17도가 되나
틀림 없이 그리고 예외 없이 길나섬을 하는 길동무들이기 때문에
분명 어딘가에서 좋은 풍광 아래서
길나섬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주에도 다른 중요한 개인 일정 때문에 토요일의 정모를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요일인 오늘(4/22) 반드시 개인적으로 길나섬을 하려고 작정하던 터였다.
그런데
토요일의 땡볕과는 달리 일요일에는 비가 예보되어 있다.
토요일의 미세먼지, 그리고 일요일의 그 무더움.
비 한방이면 그들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에
비가 옴은 당연하고 또한 당연히 환영 받을 일이지만,
왜 하필 내가 길을 나서려고 작정하고 있는 이 때 비?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비가 오면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진다.
대신 비 구경하기로 바뀌어 버린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일요일 하루 전인 토요일에 모든 인터넷 일기 예보 소스를 총 동원해서 검색을 시작했다.
하루 전이면 거의 정확한 예보를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예보 기관마다 조금 다르지만
오후 18시 이후부터 월요일, 심지어 화요일까지 본격적인 비가 온다고 한다.
Rhythm of the Rain처럼 천둥과 함께.
그렇지만 오전에는 비가 오지 않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는 예보 기관마다 다르다.
어느 예보는 그냥 구름, 다른 예보는 비.
그래서 결론은 아마도 비가 왔다가 그쳤다가 하는 것 같다.
아무튼 다수의 소스를 통해서 통계적인 유추를 해보면
결론적으로
오전은 무사하고, 오후는 잘 모르겠고 저녁은 비가 온다는 것이다.
그럼 이에 맞는 전략을 세우면 된다.
즉 오전 시간에 좀 심하게 속도를 내어 진도를 빼고
늦어도 아니 죽어도 6시 이전에는 현장에서 탈출하고
그 중간인 12시와 6시 사이에는 상황을 보아 가면서 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비가 오면 무조건 귀가라는 생각이었다.
결국 비 때문에 목표는 정하지만
실질적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는 미지수인 애매한 상황이 되었다.
또한 구간을 정하는 것도 이슈이다.
이미 길동무들은 정모까지 포함해서 모두 4코스를 완주하여
정량적으로 따지면 약 33.3%의 진도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나는 12 코스 하나를 걸었기 때문에 8% 수준이다.
이런 갭을 극복하려면 날밤 깨는 수 밖에 없다.
즉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하는 벼락치기.
그렇다고 새벽에 걸을 수는 없으므로
오늘과 같은 일요일에 많은 구간을 따라 가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 길동무는 역방향으로 평화 나들길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나도 11코스부터 시작하여 몇 개 코스를 걸어서
길동무를 앞서서 가기는 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정모 행사로 인해 이미 2구간을 완료한 김포 구간이
제일 가능성 높은 구간이고, 다음으로는 고양 구간을 검토하였다.
그런데 김포 구간에 있는 문수산에 오르려면
좀 훤하고 뻥 뚫린 날씨가 되어야 더욱 의미가 하는데
일요일의 시간별 날씨를 보니 영 그럴 것 같지 않다.
특히나 김포는 서울 서쪽으로, 그쪽부터 비바람이 몰려 오기 때문이다.
또한 오전에는 그냥 구름이라고 하더라도
산 위는 알 수 없는 곳이므로, 혹시 산 위에서 갑자기 비를 만나면 난감해진다.
비를 만남도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산 위에서는 탈출하기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또한 바위들도 매우 미끄럽게 되어 위험해진다.
그래서 가장 선호도가 높았던
김포 구간을 일단 탈락시키고, 김포 구간은 담에 추진하기로 했다.
대안으로 대부분 지상구간이 많고 비가 오면 대중교통으로 바로 넘어갈 수 있는
고양 구간으로 정했다. 단 고양 구간에는 산이 하나 있다. “심학산”
여기만 아니면 된다.
일요일 아침 배낭을 싸는데 갈등이 생긴다.
1000원짜리 종이 우비는 거의 무게가 미미하여 배낭 한쪽에 넣어두면 그만인데.
우산이 문제이다. 속도를 내는데 필요한 기동력을 발휘하려면
짐을 최대한으로 가볍게 해야 하는데 우산이 있으면 장애이다.
우산을 필요 없는 상황이 베스트로,
그런 상황을 가정해서 길나섬의 계획을 짜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혹시나…하는 마음이 한 켠 자리 잡고 있어서
배낭 안에 넣었다 빼기를 여러 번 한 후에
결국에는 마지막에는 우산을 넣기로 했다.
좀 철학적으로 생각해서, 내가 지고 가야 할 인생의 업보 중의 하나로
생각하기로 했다.
아주 편안하게.. 누구는 남을 위해 십자가도 지는데,
나를 위한 우산 하나 쯤이야…
그렇게 우산”도” 넣고 일요일 이른 새벽부터 이동이 시작 되었다.
투어 개요
평화 누리길은 두 주 전에 걸었던 12코스를 제외하고는
모든 길이 처음인 길로
일단 코스 주변의 다른 볼 것에 눈길을 주지 않고 코스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그래서 혹시 스치는 길 주변에 좋은 것 있는데 보지 못했네 하는 것들은
차근차근 모아 두었다가 다음 번에 여유롭게 보면 되기 때문이다.
지난 12번 코스에 있는 greeting man도 좋은 예이다.
신망리역부터 군남댐까지는 다시 보아도 좋은 구간으로
greeting man을 포함하여 여유로운 길나섬을 할 계획이다.
정말 나중에 빠진 것들만 모아서 함께 모아 투어 하는 것도 나름 재미 있을 것 같다.
일단 비는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
접근로의 교통편을 고려하여 두 가지 단계적 시나리오를 세웠다.
1 단계는 평화 누리길 4코스, 5코스, 6코스를 순방향으로 마치고
성동 4거리에서 귀가하는 방식이다.
이 곳에는 2200번 버스가 자주 있어 편안하게 서울로 귀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2 단계로는 6코스 이후로 계속 길나섬을 이어가서
7 코스까지 마무리 하고 귀가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체력과 함께
발바닥이 견뎌 주어야 하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그리고 혹시나 여러 가지 상황은 알 수 없기 때문에 7코스는 되는 곳까지 걷다가
그곳에서 집으로 리턴하는 방식도 고려했다.
가장 좋은 back to home 방식은 7코스 마무리 지점인 반구정 가는 길목에서
반구정까지 가지 않고, 문산 전철역으로 바로 리턴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반구정에서 문산역으로 리턴해야 하는 대중교통에 대한 고민 없이
바로 전철을 타고 귀가를 할 수 있어서 편하다.
따라서 컨디션을 보아 가면서
1단계 후 2단계로 진입하는 전략을 택했다.
가장 베스트는 비가 오지 않은 상태에서 발 상태도 좋아서
2단계를 완전히 마무리를 하는 것이다.
참고로 평화 누리길 4코스는 “행주나루길”로 표제화된 누리길로,
행주산성 입구에서 호수공원 선인장 전시관까지로 총 11킬로 구간이며
이후에 이어지는 5코스는 “킨텍스 길”로 표제화된 누리길로,
선인장 전시관에서부터 동패 지하차도까지로 총 9킬로 구간이다.
그리고 6코스는 “출판도시길”로 표제화된 길로
동패 지하차도에서 성동사거리까지 총 14킬로 구간이며
계획상 마지막 구간인 7코스는 “헤이리길”로 표제화된 길로,
성동사거리부터 문산의 반구정까지로 총 21킬로 구간이다.
전체적으로 평화 누리길에 대한 각 구간별 이름은
코스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POI를 중심으로 표제화를 해 놓은것 같다.
참고로 강화 나들길은 ‘낙조 보러 가는 길’ 등
activity 까지도 포함시켜 나름 더욱 포괄적이며
장소 꼭 한 군데를 지칭하지 않았기 때문에
길 전체가 모두 그 표제와 연관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강화 나들길 작명 선수들이 나름 머리를 더 쓴 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튼
4코스는 코스 시작 지점인 행주산성이 주요 포인트이며,
코스의 특징은 대부분 도로를 따라가는 평지 길이기 때문에
등산화 대신 운동화를 신고 가야 적당한 길이다.
재미 있는 것은 예전에 우연히 이 길 중 일부분을 차도로 가본 적이 있다.
자유로에서 운전을 하던 중으로 일산의 어떤 목적지를 가는 도중에
정확한 입구 대신 이전에 어떤 잘못된 입구로 들어간 적이 있다.
그때 자유로 바로 옆에서 평행하게 남북으로 길을 이동한 적이 있는데
그 길을 보는 순간 딱 그 때의 느낌이 들었다. 바로 그 길이었다.
한 15년도 전에 가본 길인데, 길이 그대로였다.
나의 기준으로는 사실 가장 마지막 포인트인 일산 호수공원이 규모 상
코스의 대표급 선수일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결론은 행주 산성이 4코스의 대표 선수가 된 것 같다.
5코스는 호수공원 북단과 약간 겹치지만 킨텍스가 주요 포인트가 된다.
하지만 실제로 킨텍스 전시관 보다는 킨텍스 옆에 있는
쇼핑몰이 주요 통과 지역이 된다.
참고로 이 길 역시 운동화로도 충분한 길이다. 워낙 평지 길이기 때문이다.
6코스는 심학산이 포함된 구간으로, 결론적으로 이 산이 없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
평화 누리길은 심학산의 내부를 관통하는 심학산 둘레길과 길을 공유하며,
길 느낌상 마치 서울 둘레길 수락산 구간과 유사하다.
그렇지만 거리는 조금 부족하여 약 4 킬로 조금 넘는 수준이다.
평화 누리길 4,5 코스가 모두 평지이기 때문에 마침 발 바닥에 신호가 오기 시작했는데
이때 마침 심학산을 통과하며 거짓말 같이 발이 편해졌다.
산길의 거리가 더욱 길었으면 좋았을 길이었다. 길의 끝남이 아쉬웠다.
그리고 심학산을 넘어 시작되는 명품 카페 골목과
생전 처음 보는 출판 지역의 나즈막한 오피스들을 보고
이곳이 한국인가 싶은 느낌이 들었다.
이처럼 볼 것 많은 7코스인데 그런데 불행하게도 딱 여기까지이다.
출판사들의 아름드리 오피스가 끝나면
자유로 바로 옆에서 오두산 전망대까지
계속 아스팔트 길을 걸어야 한다. 이 길도 쉽지 않다.
7코스 역시 아스팔트 길에서 시작해서 아스팔트 길에서 마치게 된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중간에 아쿠아랜드 뒤쪽부터
매우 만족스러운 편안한 산길을 걷는 구간이 있다.
또한 특히 파주 제 2 공설 운동장 조금 지나 산을 통과하게 되는데
약 2.5km의 이 구간은 마치 지난 12코스의 신망리역에서 군남터널 구간과 같은
느낌을 주는 매우 마음에 들고 편안하고 평안한 산길이었다.
어딘가 눕고 싶은 바로 그런 길이었다.
거리로 보면
1단계 전략인 4,5,6 코스 합은 34킬로가 되고,
2단계 전략인 7코스까지의 합은 도합 55킬로로 만만치 않은 거리다.
비도 걱정이고, 거리도 약간 깨름직스럽다.
접근 전략
누군가 이야기를 했다.
평화 누리길, 어차피 걸으려 나오는 것이니
너무 세세한 교통편에 신경 쓰지 말고
되도록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은 걷자고.
난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동감한다. 딱 나의 철학이다.
나 역시 그리 장거리 구간이 아니라면 주요 접근 포인트까지 걸어서 가자는 주의다.
그래서 출발지점인 행주산성 입구에 어떻게 가야 하는가 사전에 검토를 해보았다.
일단 내 걷기 신조인 새벽 이른 시간에 시작해서 되도록 빨리 마친다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빠른 시간에 행주산성에 도착해야 한다.
그 방법을 분석해보니
서울역에서 경의선 첫차 (05:40분 출발)를 탑승하면
능곡역에 약 6시 10분 조금 전에 도착을 한다.
평화 누리길 게시판 지기가 올려 놓으신
평화 누리길의 교통 정보를 보면
4코스 시작 포인트로 가기 위해서
가장 대중성이 있는 전철을 기준으로
전철 3호선 화정역에서 마을버스 011 또는 85-1번 탑승을 제안하고 있는데
사실 행주산성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능곡역이다.
능곡역 바로 앞에는 011번 버스가 있고, 다음 정거정인 능곡 화원은
위의 두 버스가 모두 정차하기 때문에
능곡화원까지 걸어가서 두 버스 중 가장 빨리 오는 것을 타면 된다.
물론 그 곳까지 가는 도중에 011번 마을 버스가 지나치면 말짱 꽝이므로
미리 버스 앱 등으로 상황을 살펴야 한다.
능곡 화원부터 행주산성까지의 두 버스의 노선은 동일하다.
서울역에서 경의선에 탑승하여 능곡역에 06:10분 도착할 즈음
버스 앱을 통해 두 버스의 상황을 보니
능곡 화원 정류장에서 적어도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그러려니 차라리 걷는 편이 나을 것 같아서
능곡역부터 행주산성 입구의 퍼고라까지 약 2.5km 구간을 걸었다.
예상대로 행주산성 입구에 도착할 때까지 버스가 오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버스 환승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마무리 지점인 문산의 입구에는 임진강이 흐르고
임진강 위로 임월교가 있는데, 이곳에서 문산역까지 도보로 약 1.3킬로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문산역은 수도권 전철 경의선의 종점으로
15:30분 출발 용문행 전철에 탑승을 하여 서울로 편안하게 복귀를 하였다.
이슈
네 구간을 종합적으로 퉁쳐서 평가한다면
마치 서울 둘레길 제 6코스 안양천 구간 (18km)를
세 번 왔다 갔다 하는 느낌이 드는 “지극히” 평지이며 도로와 인접한 구간이다.
사실 안양천은 도로와
인접해 있다고 하더라도 길 위에는 많게는 3개 또는 4개의 도로가 평행으로 존재한다.
자전거길, 하부 인도길, 중간 인도길, 상부 벚꽃길 등
그렇지만 이 4,5,6,7 코스는 단일 길로 되어 있는 평지 구간이며
다만 약간 예외적인 것이
6코스에는 약 4km 조금 넘는 길이의 심학산 둘레길 존재하고
7코스에도 낙하 IC 부근 2개 부분 구간에
통합 약 3~4 킬로 정도 되는 산길이 있는 정도이다.
평지 이동과 관련해서 가장 심적으로 부담이 되는 곳이 바로 7코스 구간이다.
성동사거리를 지나 조금 올라가면
농토를 따라 자유로와 나란히 이동하는 편도 구간이 있는데
이 길은 아스팔트 길로, 길 옆 양쪽에 파란색으로 경계를 그어놓았다.
그런데 이 구간이 끝도 없어, 정말 지루하게 걸어야 한다.
코스들 대부분이 도로를 따라가는 평지와
또는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있는 자전거 길을 따라가는 코스이기 때문에
길의 버라이어티성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서울 둘레길에서 걸어본 경험과 대비해보면
거리는 비슷하지만 평화 누리길의 발 피로도는 훨씬 심하다.
그래서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은 했지만
발이 평소보다 많이 불편해진 상태이다.
따라서 평화 누리길은 주변 풍광 감상도 있겠지만
친구나 길동무들과 함께 재담을 하면서 걷는 것이 좋으며
실제로 많은 분들이 그렇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전반적으로 서울 둘레길보다 힘들다는 느낌이다.
물론 무릎이 불편하신 분들은 상반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날씨
집에서 출발 전
새벽 하늘을 보니 뻥 뚫린 하늘과 구름 하늘이 혼재되어 있는데
능곡역에 내릴 시점에 하늘을 보니 이미 짙은 구름으로 하늘이 변해 있었다.
서해안부터 구름이 몰려오고 비도 이어지는 패턴은 알겠지만
예상보다 빠르다. 조짐이 이상했다.
너무 이른 시간에 구름이 짙어져 버렸다. 낮쯤 그랬어야 했다.
하지만 일기예보는 오후를 예보했으므로 일단 믿기로 했다.
그리고 혹시라도 비가 올까 봐 우산도 넣어 둔 상태이고,
여차하면 귀가할 수 있는 교통편도 미리 보아둔 상태이다.
그런데 4코스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서쪽의 김포지구를 보니
이미 하늘이 검은 상태였다. 그렇지만 비는 아직 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비가 오지 않고 구름만 짙게 끼어 있으므로 길을 걷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렇지만 결정적으로 심학산에서 이슈가 발생했다.
심학산으로 오르는 길은 정말로 좋았다.
나무, 숲, 바위 그리고 발의 편안함. 그리고 “등산객들”
그런데 세상은 모든 것을 한꺼번에 주지는 않는 것 같다.
동패 지하차도에서 6코스 스탬핑을 하고
경사도 높은 곳을 올라 심학산의 둘레길을 따라 한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빗방울이 한 방울 뚝 떨어진다. 엥 뭐지?
아직 시간이 안되었는데? 이제 오전 중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한 방울 이후에 제법 후드득 하기 시작한다.
아뿔싸, 산 길이라고 좋아했더니 좋은 것 하나만 온 것이 아니라
비까지 함께 온 것 이었다. 에궁.
심학산도 나름 바위도 있는 산인데, 바위도 젖기 시작한다.
바위가 젖기 시작하면 바위가 미끌해지며 위험해진다.
우산을 폈다. 정말로 우산을 가져오기 천만다행이다.
결국 예보가 틀렸다. 기상대는 제대로 맞추지도 못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왜 하필이면 설마 했던 산속에서 비가 오는가 하는 것이었다.
가장 좋지 않은 시나리오가 발생한 것이다.
그 많은 평지 구간 놔두고 왜 산일까?
산이 아닌 다른 평지 구간에서는 모두 귀가 교통편을 나름 알아 두었는데 말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비가 심하게 퍼붓지는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산은 일단 내려가야 하니 우산을 켠 채로 산을 내려갔다.
그런데 산을 내려가니 비가 그친다. 이런… 어쩌란 말이지?
우산도 접으면서 걷는 내 마음도 접을까 싶었는데
비가 오지 않은 출판도시의 아름드리 건물들을 보니 마음이 바뀌었다.
그렇게 비가 억수같이 퍼붓지 않으면
크게 문제 될 것 같지 않느냐는 야릇한 마음이 생긴다.
혹시라도 비 오는 것을 대비해서 우산은 계속 손에 들었지만
비도 그쳤으니 일단 계속 진도를 나가기로 했다.
출판도시길이 그렇게 끝나고 자유로와 평행하여 한없이 걸으니
저 멀리 신세계 프레이엄 아울렛 광고판과 오두산 전망대가 보인다.
그런데 또 빗방울이 후드득 한다. 어쩌란 말이지? 그래서 다시 우산을 폈다.
갈까 아니면 여기서 말까 하는 마음이 다시금 오락가락 한다.
그런데 교통편이 부족하다.
그리고 파주 영어 마을 입구로 가는 길목 즈음에 다시 빗방울이 줄어든다.
그리고 난 다시 우산을 접었다.
성동 사거리에 도착을 하여 7코스 퍼고라에서 인증 도장을 찍으니 또 다시 비가 온다.
나는 다시 우산을 폈다.
이렇게 하루 종일 우산을 폈다 접었다를 10번 이상 반복하며 걷는 길이었다.
이상한 날씨였지만 상대적으로 걷기에는 땡볕보다 훌륭한 날씨였다.
비는 왔지만 다행히도 바람은 없었는데,
문산 지구에 다다르니 비는 크게 오지 않음에도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그래서 거의 우산을 가로로 향해야 할 정도였다.
다행히도 일정 마무리 시점이기 때문에 반구정까지 향하지 않고 문산역으로 바로 향했다.
어쩌면 반구정까지 모두 마치지 않고
문산역으로 간 것에 대한 변명거리를 하늘이 제공한 것이다.
경의선 전철을 타고 서울에 도착하니 서울은 비가 흥건하다. 비가 제법 많이 온 듯하다.
결국에는 비 때문에 웃고 웃었던 하루가 된 것이다.
투어 결과
단계별 전략도 짜고 또한 비에 의한 탈출 전략도 세웠지만
애매모호하게 내리는 비 때문에 결국 7코스 “인근”까지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문산 입구에 있는 임진강 다리인 임월교에서
반구정까지 거리상 약 4킬로 정도 된다.
따라서 7코스 21km 중 실제 걸은 거리는 대략 17킬로 정도 된다.
그렇지만 반구정 대신 문산역까지 1.3킬로를 걸었다.
이 외에도 능곡역에서 행주산성 입구의 퍼고라까지 2.5킬로까지 고려하면
금일 걸은 거리는 54.8 킬로로 약 55킬로 정도된다.
아침 6시 10분에 시작하여, 중식 없이 두 번의 간식타임으로
문산역에 3시 25분에 도착하여 총 9시간 15분동안 길나섬을 하였다.
반구정 부족분은 다음에 자연스럽게 보충될 예정이다.
순방향이든 또는 역방향이든…
Vista Point
멀리 조망을 할 수 있는 곳은 꼭 한 군데로 바로 심학산 낙조 전망대이다.
전방에는 멀리 김포지구가 보이고, 바로 앞에는 아름드리한 나즈막한
출판사 건물들이 오밀조밀하게 보인다.
비록 비 때문에 멀리 볼 수 있지는 못했지만 풍경이 참으로 좋다.
Point of Interest
초행이므로 길에 집중을 하기 위해 다른 주변의 시설물에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을 하기 때문에 알바를 하면 시간을 까먹기 때문이다.
따라서 POI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길 위에 있는 시설물들이다.
1. 메타 세콰이어 길
누구나 이야기하는 곳이다. 이곳은 호수 공원 좌편에 있어서 이 길만 따라가면
호수를 구경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호수보다 더한 즐거움을 줄 수 있다.
가뜩이나 이즈음에는 유채꽃도 길가에 심어 놓아
나무와 꽃이 주는 조화가 대단하다.
2. 까페 골목과 출판문화 도시
처음이라서 그럴까? 이국적인 풍경에 반해 버렸다. 나중에 따로 차를 타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특히나 심학산 바로 아래에 있는 카페의 디자인은
누가 디자인 했는지 금방 봐도 알 수 있는 독특한 건축물(?)이었다.
내가 가끔 모시고 서울 둘레길 다녔던 그 분의 아파트 내부와
같은 형식의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어떤 작가.
커피 값과 맛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한번 들려 봐야 할 곳으로 점 찍어 두었다.
3. 7코스 산길 (아쿠아랜드 뒤쪽부터 시작)
사실 서울 둘레길이나 강화 나들길이라면 특이한 구간은 아니나
워낙 평지인 평화 누리길 코스이기 때문에 산길이 매우 귀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 구간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발이 편안해지고, 눈도 시원해지면 그리고 자유로 위의 차들 때문에
나름 괴로웠던 귀도 편해진다.
특이 사항
성동사거리 제 7구간 도장을 찍고 있는데
바로 옆에 있는 파주시 관광안내소에서 신사분이 한 분이 나오시면서
감사하게도 인증 사진을 찍어 주신다고 한다.
문화관광 해설사라시며 파주 길에 대한 세세한 설명도 해주셨다.
한국에 있는 1번 도로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고
그 표제가 “사신길”이라는 설명도 부가적으로 해주셨다.
그 때 마침 비가 오기 시작하여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서 비에 대한 대비를 하라고 말씀하셔서
우산도 꺼내고 비설겆이를 할 수 있었다.
지난 4월 1일 일요일 이곳을 지나쳤을 때는 휴무 푯말이 걸려 있었는데
아마도 오늘은 근무를 하시는 것 같다.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성함을 감히 말씀 드리면 양원수 선생님이시다.
Epilog
길동무들의 진도에 맞추기 위한 motive 차원에서
몇 개의 코스를 합쳐 나선 길나섬이었다.
봄에는 워낙 일정이 많아 앞으로의 4월, 5월의 토요일 상황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중에 하지모~ 하고 여름 방학 숙제로 놔두었다가
정말 나중에는 감당이 되지 못할 정도로 숙제가 커진 경험이 하도 많아서
더 밀리기 전에 빨리 중간정산을 한번 해야 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중에 길동무와 함께 다시 이 구간을 오는 기회가 있더라도
이렇게 한번은 매듭을 지어 놓아야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비’
비에 대해서 나름 걱정이 많았는데,
‘Rhythm of the rain’의 노래 중에 나오는
천둥과 번개 치는 요란한 비는 오지 않았고,
또한 다행인지 불행인지 마침 산속에서 비를 맞게 되었고
또한 산을 내려와서는 비가 그치는 “얄궂은” 비 때문에
어쨌든 길나섬을 중간에 중단하지 않고 목표했던 지점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평화 누리길에서 해야만 하는 숙제들.
비와 관련된 것은 애당초 숙제 리스트에도 없었다.
그런데 우연치 않게도 그리고 얼떨결에
‘창 안쪽에서 비를 보는 나’에서 ‘창 밖에서 비와 함께 하는 나’를 통해
또 하나의 숙제 아닌 숙제를 한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 길은 ‘평화’의 길인지도 모르겠다.
내 마음의 평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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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 오늘(22일) 오후부터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가운데 소그미(소금의 유아틱 표현의 닉네임)님께서 쓰신
어마무시하게 긴 예의 '만연체' 평화누리길 걷기 후기(사진 한 잔 첨부않고 어쩜 이렇게 글을 멋진 글을 게재
하시는지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면서 즐독하였습니다.
이렇게 비 오는 날에 가장 듣기 좋은 비 관련 노래로 The Cascade의 'Rhythm of the Rain'은 저도 옛날 오성식의
GMP(Good Morning Pops)를 10여 년 청취하면서 수태 따라 부르고 가사를 외웠던 기억이 삼삼해서 좋았습니다.
국내 노래로는 말씀하신 '비오는 날의 수채화' 이승훈님의 '비 오는 거리'는 대학로에서 라이브로 듣기도 했었죠.
어제 밤 子正이 가까워 오는 시각에 '소그미'님의 멋진, 그러나 어마무시한 4~7코스 55㎞ 도보
내레이션만 읽고나서 나름 부지런 떨어서 긴~ 첫댓글 달고 났더니.. 오늘 첫 원고(?)에는 없었던
많은 사진들이 첨부되어 있군요. ↑ 위 괄호 속(사진 한 장 첨부 않고...) 댓글은 의미상실이네요.
소그미님 특유의 만연체 걷기 後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듯 감탄을 거듭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곳 '平和누리길'을 가끔 '평화 나들길'이라 표하시더군요.ㅋ 서울둘레길, 평화누리길, 강화나들길(157, 191, 310㎞) 順이죠. 둘레길, 누리길, 나들길.. 혼용하셔도 대세에 지장은 없지만 말입니다. 아니 그런데... 오늘같이 날 궂은 날 하룻동안에 평화누리길 4코스에서부터 7코스(Heyri길)까지 - 伴鷗亭 직전에서 汶山驛으로 복귀하셨지만 - 장장 55㎞를 9시간 15분에 걸쳐 도보하셨다니 과연 철각이십니다.
저는 작년 10월 9일 한글날에 알바 포함해서 12코스를 백마고지역에서부터 郡南홍수조절지 댐까지 36㎞ 도보가 커리어 하인데 말이죠.
그리고 평화누리길 제7코스(헤이리길) 시작점의 아치 퍼걸러(파고라) 옆 파주시 관광안내소 부스에는 항상![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근무자가 계시더군요. 지금까지 6번 그곳을 지나면서 제가 셀카 찍는 대신 일부러 들어가 인증샷 부탁할 때
마다 女性 근무자였는데, 오늘 소그미님이 도움 받은 분은 男性 '양원수'님이로군요.
장거리도보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금강님...
소그미님
오래간만에 소그미님 후기 와 영상 줄거운 마음으로 감상 했습니다.
하루에 55km 걷는 소그미님 대단한 철각 입니다. 존경 스럽습니다.
저는 3일에 걷는 것도 무리 입니다.
변화 심한 환절기에 건강 조심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에고 별말씀을요!!... 컨디션과 상황에 맞게 걷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꾸준하게 걸으시는 전광석화님, 우리두리님, 우분투님, 죽산님 등 존경합니다.
길 위에서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강화 터미널에서처럼
뵈면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단비내리는 월요일.
소그미님의 후기글에
제 마음 실어서 54km
함께 걷고 사색하고.
후기글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행복한 한주되세요.
죽산님, 우리두리님, 전광석화님 등
시니어 분들하고 같이 다니시는 것 많이 보았습니다.
늘 청춘같은 마음과 길나섬에 응원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길을 걸으면서 이 길을 다른 분들도 걸으셨겠지?
하는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즐거운 길은 즐거운 길대로
그리고 지루한 길은 지루한대로...
감사합니다.
대단하신 후기를 보네요.
4,5,6,7코스 일부구간까지 55km대단한 준족 이십니다. 9시간 15분....ㅎ
길에서 무얼 보고 느끼며 걸으셨는지는?
오후에 비소식 때문에 무리하신건 아닌지요?
장문의 후기 즐감했습니다.
늘 건강 하시고 평화누리길 완주를 화이팅으로 응원 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역시 날카로운 질문이시네요.
너무 목적 지향적으로만 달려서 주마간산이었습니다.
원래 스타일이 일단 한 획을 그어 놓고 그 다음에 조근조근 검토하는 스타일이라서요.
그리고 직선으로 된길, 그리고 주변의 풍경도 변화 없는 곳은
머리속에 그냥 하나의 장면만 기억했습니다.
그 한장면으로만 의미를 찾으려고 했고요.
그리고 비바람 때문에 마음이 조급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어떻게든 비는
피해보나고...^^
질문에 답을 제대로 드렸는지 모르겠네요. 감사드립니다.
소그미님 대단하십니다. 역시 절음은 좋은것이야. 화이팅^^!♥
에구 별 말씀입니다. 그냥 관성의 법칙으로 그곳까지 가게 된것 같습니다. 길동무들하고 길나섬이 훨씬 유익하고 재미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역시 질주본능이 대단한분 이십니다. 그러면서도 주위상황을
살펴 빠짐없는 상황설명, 긴글 읽기 지루하다기보다 재미가 느껴져
한참 빠져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분투님. 에고 감사합니다. 질주본능도 조금 없지 않지만, 이왕 나온거 땡겨보자 하는 마음이 더 컷던것 같습니다.
평화 누리길을 어떻게 하면 즐길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다가우분투님을 포함하여 앞서 길나섬 하셧던 분들이
올리신 자료를 참조했기 때문에, 알바 없이 잘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나머지 구간도 짬짬이 도전해보겠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름의 후기 잘 보고 갑니다.
완주를 응원 합니다.
옙 감사합니다. 고라니들도 열심히 달리는데, 저도 빠지지 않고 달려야 하는데.. 이렇게 몰아서 하게 되네요.
필그림님 늘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소그미 님 장문의 글에 감타사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또한, 멋진 앵글각에 찬사를 보냅니다.
허걱 별 말씀을요. 청제님의 앵글이 늘 저의 로망입니다... 청제님의 사진은 늘 보고 있습니다.
일단 시작했으니 마무리까지 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저의 걸음에 많은 도움되었습니다. 감사해요 ^^
앗 알라인님... 예 충분히 걸으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