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신들의 위계질서에 대한 그릇된 견해
저는 한국 민속촌을 즐겨 찾습니다. 어릴 때 살던 시골에서 보았던 초가집들이 많아 정서적으로 저와 맞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민속촌 입구에 있는 한 작은 절에서 귀신병을 고쳐준다고 '빙의'라고 큰 현수막을 붙여 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귀신들의 세계에 엄격한 위계질서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워드 피트만은 『플라시보』라는 책에서 매우 흥미로운 간증을 했습니다.
"악령들
천사들이 종류별 악령을 하나씩 나에게 지적해주자, 나는 곧 이들 사이에는 사회적인 계급, 또는 지위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위 계급에 있는 자들은 사람과 비슷한 형태로 보였고, 계급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악령들은 반 인간, 반 짐승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어떤 악령들은 지상 세계에 존재하는 짐승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어떤 악령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추악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계급이 가장 높은 자들은 전쟁의 영들로, 사탄의 부하들 중 '정수'에 해당하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은 둘째 하늘과 지상 세계를 항상 무리 지어서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들은 혼자 다니는 법이 절대 없다. 그들이 가는 곳마다 다른 악령들은 길을 비켜주었다. 전쟁의 영들은 사람의 모습으로 내게 보였다. 키가 아주 크다는 것만 빼면 사람과 다를 점이 없었다. 약 2.5~3.5m 정도 되는 키로, 우락부락하고 잘생긴 모습은 마치 거대한 덩치의 운동선수 같은 모습이었다. 이 전쟁의 영들은 모두 청동색을 띄고 있었다.
둘째로 강력한 악령도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보통사람의 모습이었다.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악마들은 모두 둘째 계급에 속해 있었다. 이들 중 가장 우두머리는 탐욕의 영이었고, 그 외에도 증오, 색욕, 분쟁의 악령들과 몇몇 다른 악령들이 있었다.
셋째 지위에 있는 악령들은 모습이 가지각색이었다. 어떤 자들은 사람의 모습이었고 어떤 것들은 반인반수의 모습이었다. 어떤 것들은 동물의 모습이었다. 이 악령들은 마법이나 마술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었다. 이 계급에는 그 외에도 두려움의 영들과 자학의 영들, 그리고 죽은 사람의 영혼을 흉내 내는 능력을 가진 귀신들, 지상 세계에 유령으로 조종하는 악령들도 이 계급에 속해 있다.
넷째 계급에 있는 악령들은 모두 인간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어떤 것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어떤 것들은 전혀 보지 못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 그룹에는 살인, 잔인성, 가학성, 그리고 그 외에도 학살의 영들이 있었다. 그 밑으로 가서 거의 끝에 다다르면, 악령들은 모두 소름 끼치도록 무섭고 음울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어떤 영들은 너무도 불쾌한 모습이어서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났다. 이 그룹의 영들은 성도착에 전문성을 지닌 자들이었다. 그들은 심지어 악령들 사이에서도 너무나 경멸을 당해, 둘째 하늘에서든 지상 세계에서든 항상 자기네들끼리 몰래 잠적해 활동한다. 그들은 자신의 임무와 관계된 일이 아니라면 다른 악령들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이처럼 귀신들의 세계에도 위계질서가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 스님이나 무당들이 귀신을 쫓는 것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것은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것으로 그렇게 함으로써 더 강한 귀신이 그 사람에게 달라붙거나 우상과 미신을 신뢰하게 함으로써 거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려는 사탄의 전략입니다. 그러므로 나타나는 현상만 보고 절대 속으면 안 됩니다.
성경에서 귀신들의 위계질서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곳은 에베소서 6장 12절입니다.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
그런데 이 구절에 대한 오해가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씀을 읽으면서 이것이 악령들을 '높은 계급에서 낮은 계급 순으로' 열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피터 와그너 박사님은 "특정 지역을 지배하는 악령들"이라는 제하의 글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마크 뷰벡(Mark Bubeck)은 사탄을, 악령들의 위계 구조를 이끌어가고 있는 어두움의 세력의 총사령관으로 보고 있다. 그가 이해하고 있는 바에 따르면, 가장 힘 있는 존재는 '통치자'(또는 왕)로서 막강한 세력을 지니고 상당 수준의 독립된 행동을 취한다. 그 아래 속한 '권세'는 통치자보다 수효가 많으나, 세력이나 독립성 면에서 훨씬 뒤진다. 그 다음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은 하급 장교에 해당하며, 수많은 악령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처럼 마크 뷰벡은 본문이 악령들을 높은 계급에서 낮은 계급 순으로 기록한 것으로 이해했는데, 피터 와그너 박사님의 다른 책들을 읽어보면 그분 역시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하나님을 위하여 도시를 점령하라』라는 책으로 유명한 예수전도단의 존 도우슨 역시 같은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그는 "성을 일곱 번 돌라 - 복음을 막는 도시의 보이지 않는 장벽의 돌파"라는 제하의 글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어떤 도시를 효과적으로 복음화하기 위해서는 영적인 전투에 관한 몇 가지 진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 사탄의 왕국은 악령들의 위계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 에베소서 6장에서 '통치자와 권세'로 언급되고 있는 상위 서열의 초자연적인 세력들은 도시(그 주민들과 하위문화를 포함하여)처럼 일정한 지리적 영역을 지배하고자 한다.
●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악의 지배와 권세를 무너뜨리라고 가르치고 있다. 우리의 권세는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승리하신 결과로 주어진 것이다.
● 우리는 보이지 않는 영역을 분별하여 하나님의 능력을 전략적으로 적용하여야 한다.
● 우리는 사람들에게 어떤 사역 방법을 적용하기에 앞서, 먼저 적을 극복하여야 한다."
심지어, 프랜시스 프랜지팬마저도 그의 탁월한 책 『영적 전투의 세 영역』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통치자 - 헬라어의 '아르키'. 낱말의 뜻은 '시작, 통치자, 다스림' 등이며 사탄의 계급 구조에서 일정한 계층의 영적 존재들을 묘사하는 데 사용됩니다. 통치자들은 '권세들'을 다스리며 이들과 함께 수없이 많은 보다 하위 부류의 귀신들을 다스립니다. 통치자들은 나라들과 나라 안의 지역들, 주, 도시와 심지어 교회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들은 지옥의 체제 안에서 통치권들 가진 영들이며 하늘나라의 '천사장들'에 대응하는 영들입니다 ...
권세들 - 통치자들과 동역하지만 그 밑에 복종하는 계급을 성경은 '권세들'로 부릅니다. 권세들은 자신에게서 라디오 전파처럼 에너지를 발사하여 자기 관할 지역에 그 힘을 뻗칩니다. 권세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귀신으로 그의 주 활동은 관할 지역을 그가 가진 특정한 악의 에너지로 덮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들이 '권세들'이라고 불리는 것은 그들이 바로 그 이름 그대로 어두움의 권세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덕'이라는 천사의 계급에 대응하는 악한 영입니다. 한 교회가 특별한 덕, 예를 들면 기쁨이나 믿음의 사역을 베풀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두려움 또는 우울증의 권세가 도시의 어느 퇴락한 지역을 통해 역사할 수도 있습니다 ...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 - 성경에서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이라고 할 때, 이는 통치자들의 한 계급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다른 통치자들과 그 밑에 있는 권세들을 다스리는 영적인 존재를 말합니다. 세상 주관자들의 영향력은 전 세계입니다.
다니엘서에서 그러한 통지자 하나가 '바사국군'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세상 주관자는 기도의 응답을 전하기 위해 파송된 천사와 싸웠습니다. 자연계에서는 고레스가 바사의 왕이었지만 영계에서는 또 하나의 주관자가 똑같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다니엘의 중보기도를 통해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성을 재건할 수 있도록 하는 고레스 왕의 허락을 받게 된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러나 영계에서는 세상 주관자가 이를 막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스라엘을 지배하는 천사장(세상 주관자와 동등한 계급) 미가엘이 다니엘에게 원래 파송되었던 천사와 합세하여 적을 물리쳤습니다.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마찬가지로 세상 주관자들이 미치는 영향은 유럽 여러 나라의 기질과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프랜시스 프랜지팬도 같은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이것이 귀신들을 의미한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 증거로 그는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 해당하는 귀신들에 대해서 이렇게 썼습니다.
"귀신들은 지옥의 지상 전투부대들입니다. 그들은 매우 많은 악령들이며,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포함해서 하나님의 뜻에 반항적으로 거역하는 영역 어디나 점령할 법적 권리를 귀신들에게 주셨습니다."
비단 이분들뿐만이 아닙니다. 신디 제이콥스는 물론 릭 조이너, 메리 백스터, 예수전도단의 홍성건 목사님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수많은 훌륭한 하나님의 사람들이 이 구절에 대하여 오해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분들의 견해가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신사도운동 지도자들이 이 구절을 근거로 "전략적 수준의 영적 전쟁"이라는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냈고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성경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인원을 동원하고, 재정을 쏟아 붓고, 시간을 들여도 역사하지 않습니다.
가르침을 더 전개해나가기 전에, 혹 아직도 "전략적인 수준의 영적 전쟁"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기도는 전투다』라는 제목의 피터 와그너 박사님의 책에 나오는 설명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 책에서 피터 와그너 박사님은 영적 전쟁을 세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영적 싸움의 세 가지 수준
세계적으로 볼 때 1990년은 영적 싸움에 대해 초교파적으로 큰 관심이 일어나기 시작한 해였다. 특히 내가 말하려고 하는 전략적 수준의 영적 싸움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영적 싸움이 있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전문적인 교회지도자들이 폭넓게 공감할 수 있는 영적 싸움의 세 가지 수준에 관해서 말하고자 한다 ...
1) 지상 수준의 영적 싸움
이것은 귀신을 내쫓는 사역이다.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파송하셨을 때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며 모든 병과 약한 것을 고치는 권능'을 주셨다(마10:1). 또한 예수께서 파송한 칠십 인 제자들이 돌아왔을 때 그들은 기뻐하며 '주여 주의 이름으로 귀신들도 우리에게 항복하더이다'라고 말했다(눅10:17). 빌립이 사마리아에 전도했을 때도 '많은 사람에게 붙었던 더러운 귀신들이 크게 소리를 지르며 나갔다'고 기록하고 있다(행8:7). 이와 같은 것들이 바로 지상 수준의 영적 싸움이다. 이것은 신약성경에 가장 많이 기록되어 있으며, 오늘도 그리스도인들에게서도 보편적으로 실행되는 사역이다 ...
2) 주술적 수준의 영적 싸움
악령의 역사는 무당, 뉴에이지 지도자들, 주술사, 마술사, 사탄숭배자 그리고 점쟁이들을 통하여 행해지기도 한다. 이들은 두통, 부부싸움, 술취함, 혹은 척추질환 등을 일으키는 일반적인 악령과는 조금 다르다. 사도행전 16장을 보면 바울이 빌립보에서 여러 날 동안 그를 괴롭히던, 점하는 귀신들린 여종을 치료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사건은 일반적 귀신과는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당시 사도들을 감옥에 가두는 정치적 폭동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
3) 전략적 수준의 영적 싸움
이것은 보다 더 악한 영인 지역 귀신(territorial spirits)과의 싸움이다. 에베소서에서 바울은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통치자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게 대함이라'(엡6:12)고 했다. 이 구절에서 지역 귀신에 관하여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이 말씀이 지역 귀신에 대한 암시를 주고 있다고 믿는다.
전략적 수준의 영적 싸움에 대한 보다 확실한 성경적 근거는 요한계시록 12장이다. '하늘에 전쟁이 있으니 미가엘과 그의 사자들이 용으로 더불어 싸울새 용과 그의 사자들도 싸우나'(계12:7)라고 했다. 이것은 주술을 다루는 것이나 욕정의 귀신등과는 구별되는 사건이다."
여기에 충분히 설명되어 있지는 않지만, 전략적인 수준의 영적 전쟁이란 개인을 상대로 한 축사가 아니라 도시나 주 혹은 나라를 상대로 한 축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개인에게서 귀신을 내쫓는 것처럼 도시나 주 또는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고위층 귀신들인 지역 귀신들을 공격하고 그들의 진를 깨트리고 그들을 무력화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쉽게 복음을 받아들이고, 교회가 성장하고, 부흥이 일어나게 하기 위해 이런 일을 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전략적인 수준의 영적 전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성경적인 것이 아닙니다. 케네스 해긴 목사님은 전략적 수준의 영적 전쟁에 대해 "그리스도의 몸에 해를 주고 마귀에 대하여 역사하지 않을 기술들"이라고 지적하셨습니다.
또 린 페인(Leanne Payne)은 자신의 책에서, 도시를 장악하고 있는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묶는 기도를 너무나 극단적이고 위험한 기도라고 평했습니다. 린 페인은 둘째 하늘에 속한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묶으려는 시도를 하는 사람들은 성경 속의 완전한 모델 예수님으로부터 길을 잃은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주님께서 오직 아버지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우리가 둘째 하늘에 속한 악한 영들을 직접 언급하며 싸우는 것보다는 하나님께 기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저드슨 콘월은 전략적 수준의 영적 전쟁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영적 전쟁이라는 제목 아래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영적인 것도 전쟁도 아니라는 것을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영혼의 능력에 충전받은 육적인 행위입니다. 그것은 전쟁보다도 훨씬 더 히스테릭합니다. 그것은 하늘에서 어떤 일도 이룩하지 못하며 땅 위에서는 자기들끼리의 분열과 신비적인 것과 파괴를 이룰 뿐입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선지자인 잔 폴 잭슨도 전략적 수준의 영적 전쟁을 반대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지역을 지배하는 둘째 하늘에 속한 사탄의 통치자들과 권세들의 이름을 분별하며 싸우는 것이 그럴듯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사역은 영적인 용맹함을 드러내보이고 싶은 교만으로 빠지게 할 위험요소가 다분합니다. 또한 어떤 지역에 임해 있는 통치자들을 묶은 후에는 복음이 그 도시 안에서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적인 승리일 뿐, 사실 우리를 실패하게 할 수 있는 다른 요소가 있다면 어떡하시겠습니까? 그것은 우리가 승리하고 있다고 믿게 할 뿐 아니라, 사실은 더 깊은 함정으로 우리를 미혹하는 사탄의 미끼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복음전도자 중의 한 사람인 T. L. 오스본 목사님은 마이클 레이드(Michael Reid)라는 영국의 복음전도자가 기존에 나온 전략적 수준의 영적 전쟁을 비판하는 책들을 수년간 연구 조사하여 집대성한 책인 『전략적 수준의 영적 전쟁(SLSW)은 현대판 신화인가?』라는 책의 추천 서문에서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슬프게도, 오늘날 교계의 바른 진리의 결핍현상으로 인해 '전략적 수준의 영적 전쟁'(Straategic Level Spiritual Warfare, SLSW)을 추종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거의 이교도에 가까운 개념들이 판을 치게 되었고, 신약의 말씀을 모든 믿는 자들이 대적해야 할 '다른 복음'들이 퍼져나가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탄탄한 기초나 유효한 정보도 없이, 마치 주술사들처럼 목소리만 크게 높이는 수많은 가짜 영성운동 지도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사탄공포증'(demonic phobia)을 생각할 때, 정말 간담히 서늘할 만큼 아찔해집니다.
이런 이론은, 순진하고 성경지식이 얕은 기독교인들이 마치 자신은 아주 고차원의 영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지만, 사실은 주술사들과 노닥거리는 것일뿐입니다 ...
저는 전 세계에서, 각종 주요 종교를 믿는 2만에서 3만 명이 모인 대중 앞에서, 기적의 복음을 선포해왔습니다. 그러나 '전략적 수준의 영적 전쟁'(SLSW)이라는 가설은, 현대판 이교도 사상의 비성경적인 개념으로서, 우리가 수천만 명을 예수님께로 이끈 전 세계적인 복음전도의 성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제가 이 표현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전략적 수준의 영적 전쟁은 역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성경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항상 역사합니다. 따라서 전략적 수준의 영적 전쟁에 대한 가르침이 성경적인 것이라면 그것은 역사할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비성경적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어떻게 그렇게 자신할 수 있습니까? 많은 증거들이 있지 않습니까?"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결과들은 사실은 전략적 수준의 영적 전쟁의 결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동시에 행해졌던 다른 성경적인 요인들에 의해서 일어났을 뿐입니다. 전략적 수준의 영적 전쟁은 성경에서 벗어난 가르침이며 따라서 효과가 없습니다. 이것은 이 가르침의 주창자인 피터 와그너 박사님 자신의 고백에도 나타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오래전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트랜스포메이션 2007' 성회의 운영위원으로 섬기면서 오륜교회에서 가졌던 준비모임 때, 당시 출판된 저의 책을 집회 관계자들에게 선물한 일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이건호 박사님이 자신이 번역한 피터 와그너 박사님의 『일터교회가 오고 있다』라는 책을 답례로 제게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 책을 읽어보았는데, 그 책에 보면 피터 와그너 박사님의 다음과 같은 고백이 나옵니다.
"언급한 대로 1990년대 이후 미국 교회 지도자들은 다스림, 특히 도시 변혁에 대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안타까운 것은 최고의 지도자들이 관여했고 '주님이 계시하신 놀라운 영적 도구들을 총동원'하였으나, 결과는 미미했다는 것이다.
한 예로, 나는 90년대 대부분을 로스앤젤레스에 살았고, 마침 세계기도운동의 지도자 중의 한 사람으로 섬기고 있었다. 미국 전역의 도시들이 미국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열심히 기도 네트워크에 참여했다. 그 당시 가장 열정적인 연합기도운동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어났다. '러브 L. A.'라고 명명한 이 운동은 미국의 최고 지도자인 로이드 오길비와 잭 헤이포드에 의하여 시작되었다. 헐리웃장로교회의 담임목사 오길비는 전통적인 교회를 이끌었고, 처치 온 더 웨이의 담임목사 잭 헤이포드는 오순절 교회, 은사주의 교회와 복음주의 교회들을 이끌었다.
기도모임이 매달 오길비 목사의 주도 하에 헐리웃장로교회에서 열렸다. 지도자로 인정된 자들만이 모임에 올 수 있었다. 그 모임에서 잭 헤이포드 목사가 사회를 보았다. 기독교 역사상 러브 L. A.에서처럼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교회와 사역단체 지도자들이 숫자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이렇게 정기적으로 모여 기도한 적은 없었다. 이들의 기도는 경배의 예배, 강력한 기도, 중보 회개기도, 인종 간의 화해, 겸손과 깨어짐, 가난하고 눌린 자들에 대한 부담, 하나님의 긍휼을 사모함, 새 오순절을 향한 목마름, 새로운 계시에 대한 열린 마음, 죄의 고백, 치유, 도시 안에 벌어지는 불법에 대한 비탄, 권위자들에 대한 중보와 잃어버린 영혼에 대한 열정들이었다.
단지 한 번 만난 게 아니라 매달, 매년 모임을 가졌다. 열정 면에서나 강력함, 영향력의 범위나 영적 능력 면에서 볼 때, 러브 L. A.만한 사역을 한 도시들은 드물었다. 러브 L. A.는 도시에 유익한 영향력을 끼쳤다. 범죄율과 갱들의 싸움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보고도 있었다. 많은 포르노 가게가 문을 닫게 되었다. 이전에 비해 현저하게 도덕적인 분위기가 넘치는 것을 많은 지도자들도 느낄 정도였다. 로스앤젤레스 시장도 교회가 도시를 위해 큰 역할을 해준 것에 대해 헤이포드 목사 및 다른 지도자들에게 개인적인 감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러브 L. A.가 끝난 후 몇 년이 지난 2004년으로 빨리 가보자. 러브 L. A.로 인해 로스앤젤레스가 변화되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잭 헤이포드 목사가 2004년에 로스앤젤레스에 대하여 직접 묘사한 글을 보자.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는 내면으로는 갱들의 폭력과 살인으로 찢겨져 있고, 도시의 음지는 동성애와 포르노로 오염되어 있으며, '오락 쇼'는 교만, 속물근성과 음란함으로 꽉 차 있어, 이 사실만으로도 우리를 파괴하고 남음이 있다.'
러브 L. A.가 로스앤젤레스를 변화시키는 데 있어서 효과적이었는가? 그것은 열심, 개인적 성장, 지도자간의 네트워크, 도시 내 신자들의 높은 차원의 연합, 우호적인 언론보도들로 특징지어진 귀한 사역이었지만, 사회적 변화는 그다지 일어나지 않았다.
최고의 지도자들, '최상의 영적 사역방법들', 막대한 시간, 재정과 에너지가 도시 변화를 위해 투입되었지만, 성과가 없다는 사실에 대하여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나도 이 운동에 깊이 연관되어 있었기에, 로스앤젤레스의 상황을 정리했지만 다른 여러 도시에서도 비슷한 보고를 해오고 있다."
이처럼 전략적 수준의 영적 전쟁은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차츰 그 관심과 열기도 식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요? 왜냐하면 성경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신사도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교회가 더 이상 돈과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지 않도록 전략적 수준의 영적 전쟁이 왜 비성경적인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