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에도 '전염병' 수만 명 사망...그땐 방역을 어떻게 했을까'
'100년 전에도 '전염병' 수만 명 사망...그땐 방역을 어떻게 했을까'
1895년 콜레라 발생에 직접 현장 소독에 환자 성명 등 인적사항 파악해 상부에 보고 환자 격리, 외부 출입 금지, 유황 등 훈증 소독도 서울역사기록원, '국역 경무요칙·일보' 발간 / 1895년 여름. 당시 서울에 호열자병(콜레라)이 발생해 수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감염병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면서 민심도 흉흉해졌다. 당시 한성(서울) 시내 치안을 담당하던 경무청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불안 상황을 수습하고,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활동의 일선에 경무청 순검들이 있었다.<△ 사진:>한국국학진흥원 제공
○··· 이들 업무의 우선 순위는 상황의 정확한 판단. 일선 순검(경찰)들은 담당 구역의 감염병 현장을 분주히 움직이면서 상부와 소통을 유지했다. 환자가 발생했을 땐 총순 1명과 순검 3명이 한 조를 이뤄 직접 현장에 출동, 확인 후 상부에 보고하고 소독까지 했다. 또 환자의 거주지나 성명, 연령, 직업, 발병일시 등 병명과 원인을 경무청에 보고했다.
이들은 콜레라가 환자의 대소변이나 토사물 등을 통해 타인에게 전파된다고 보고, 환자는 집안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철저리 격리했다. 간병인 외에는 집안 사람이라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고, 격리 기간 동안 순검이 자택을 수시로 관찰했다. 간병인이 없거나 상태가 심한 경우에는 의원(병원)으로 이송했다.
또 소독은 환자의 물품 등을 방 하나에 두고 주위를 밀폐한 뒤 유황으로 10분 간 훈증, 3시간 뒤 개방해 물로 씻어내 햇빛에 건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오염 정도가 심하면 희황산(묽은 황산) 등에 담갔다 소각하기도 했다.구한말 경무청의 전염병 대응 방식은 확인, 격리, 소독, 소각, 이송 등 현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19 대처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아'
서울역사편찬원은 갑오개혁기 서울 사람의 생활상을 한눈에 보여주는 서울사료총서 제18권 '국역 경무요칙·일보'를 26일 발간했다. 이 책에는 당시 서울의 치안을 담당했던 한성부 경무청의 일상과 사람들의 근황 등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경무청은 1894년 갑오개혁으로 포도청이 폐지된 후 신설된 새로운 경찰 조직이다.
경무청 산하 5개 경무서는 매일 직원들의 출근현황, 감독 순찰 기록, 관내에서 있었던 사건사고 등을 정리해 '일보(日報)'로 남겼다. <△ 사진:>서울역사편찬원이 '경무요칙'과 경무청의 업무 일지를 번역해 서울사료총서 제18권 '국역 경무요칙·일보'를 발간했다. 사진은 경무청 업무일지인 남서일보. 국가기록원 제공
○··· 현재 '본청일보(本廳日報)', '남서일보(南署日報)', '중서일보(中署日報)', '동서일보(東署日報)' 등 일부가 국가기록원에 남아 있다.본청일보는 1896년 8월 경무청으로 들어온 각종 민원과 사건사고 등의 내용이 담겼고, 남서일보는 청계천과 남산 주변, 중서일보는 종로, 동서일보는 종묘와 동대문 주변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 사고가 기록돼 있다.
경무청은 주취자나 미아를 보호하고,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소방관 역할도 했다. 주민 갈등 중재는 물론, 범죄와 새로 들어온 외부인, 거동이 수상한 행인들의 동향을 파악해 보고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었다. 대문이나 화재를 감시하는 등 관내 치안을 유지하기도 했다.
1896년 6월 중서일보에는 당시 만취해 도로에 누워 있던 사람을 인근 교번소(파출소)에서 보호하다 술이 깬 후 집으로 돌려보내거나, 집 대들보가 무너져 죽을 지경에 놓인 사람을 순검이 발견해 이웃 주민과 함께 구조한 일도 기록돼 있다.
이 밖에 서울 내 혼인, 이사 등 사람들의 개인 동정을 파악하고, 전염병으로 사망한 사람들, 검역소에서 지급한 약, 도성 밖으로 시신을 내보낸 시점도 파악하고 있었다.이번에 발간된 책에는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당시 경무청 내부 규정집인 '경무요칙'도 함께 수록됐다.
내달부터는 서울역사편찬원 홈페이지에서 전자책으로 열람할 수 있다.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이번에 발간한 책은 갑오개혁기 당시 서울 사람의 생활 문화상을 한눈에 보여주는 좋은 사료"라며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면서 그 시절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현 기자
'[속보] ‘오미크론’ 변이 우려…남아공 등 8개국서 온 외국인 ‘입국 불허'
28일 0시부터 오미크론 유입 차단 조처 해당국서 온 내국인은 10일간 시설격리 정부가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Omicron)에 대응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8개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해당국에서 온 내국인을 시설격리하는 등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입 차단 조처를 발표했다.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7일 저녁 7시부터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오미크론 변이 해외유입 상황 평가회의를 실시하고,
이날 밤 11시 이러한 내용이 담긴 방역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스파이크 단백질(사진의 붉은색 돌출 부분)에서 32가지의 변이가 나타난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종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확인돼, 각국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AFP 연합뉴스
○··· 방대본은 28일 0시부터 오미크론 발생 국가와 인접국가인 남아공 등 8개국(남아공·보츠와나·짐바브웨·나미비아·레소토·에스와티니·모잠비크·말라위) 모두를 방역강화국가, 위험국가, 격리면제 제외 국가로 지정했다.
방역강화국가로 지정하면 비자발급이 제한되고, 위험국가로 지정하면 해당국에서 온 내국인은 임시생활시설에 격리되며, 격리면제 제외국가로 지정하면 국내예방접종완료자도 격리되는 조치가 적용된다. 이전까지는 남아공만 위험국가·격리면제 제외 국가였고,
나머지 국가는 해당되지 않았다.남아공 등 8개국에서 경유지를 통하여 한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은 탑승 수속 과정에서 여권 등을 확인하여 항공기 탑승이 제한되고, 탑승후 국내에 들어오더라도 입국이 불허 된다.
이날부터 남아공 등 8개국에서 온 내국인은 예방접종여부와 상관없이 10일간 임시생활시설에서 격리 대상이 된다. 국내 도착 전 PCR 음성확인서 소지 여부를 확인한 후 1일차, 5일차, 격리해제 전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방대본은 “이들 국가에 대해서는 항공기 탑승 제한과 입국 과정에서의 임시생활시설격리 및 PCR(유전자 증폭) 검사 강화를 통해 유입가능한 전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 남아공발 입국자의 경우 5일간 임시생활시설에서 격리를 하고 5일간 자가격리를 시행해 왔으며, 남아공 등 8개국 간의 직항편은 현재 없는 상황이다.(···)
'하루 사망자 52명·병상 대기자도 1000명대... 위기 맞은 '위드 코로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4주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다시 4,000명대를 넘어가고 병상 대기자는 이틀째 1,000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제때 치료를 받기 어려워지면서 하루 사망자도 50명대로 역대 최다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전날 하루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는 52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 사진:>27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 서울캠퍼스에서 수험생들이 수시 논술고사를 위해 수험표 확인을 받고 있다. 한양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험생을 제외한 외부인의 캠퍼스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연합뉴스
○··· 60대 이상 고령층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결과다. 이날 신규 확진자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34.8%로 3명 중 1명은 고령자다. 사망자 중 60대 이상 비율도 96%에 달한다. 지난 9~10월 10명 내외였던 사망자는 일상회복 계획에 따라 방역이 완화된 이달 들어서는 20명대에서 50명 이상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문제는 위중증 환자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어 사망자 역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17명 추가돼 634명으로 집계됐다. 이 또한 사상 최다치다. 위중증 환자 중 60대 이상의 비율은 85%에 달했다.전문가들은 의료대응 체계가 한계에 이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위중증 환자가 17명 늘어났는데 사망자가 52명이나 증가한 것은 병상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중환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례가 생긴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병상 대기자 수는 1,167명으로 집계됐다.
전날과 비교해 143명 줄었으나 4일 이상 대기자가 175명에 달하는 등 병상 대기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3.5%(714개 중 596개 사용)로 직전일(84.5%)보다 1%포인트 줄었다.
수도권에 남은 중환자 병상은 서울 56개, 경기 49개, 인천 13개 등 총 118개다.정부는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방역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