殉愛 - 사랑을 위하여 모든 것을 바침
그대와 공존하는 하늘이 문득 화창해 깊이 눌러 쓴 모자를 살짝 올려봅니다
챙으로 가려졌던 공막한 푸르름이 눈을 가득 채우니 아득히 들려오는
새 지저귐과 바람 소리, 공기의 차가움까지 모두 하늘의 굿모닝 키스인 것 같아요
이렇게 아침부터 시작된 알 수 없는 설렘의 출처는 굳이 안 찾아 봐도 그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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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안녀엉~ 나 오늘 딱 9시에 일어났어!
어제 빨리 잔 것도 아니었는데 일찍 떠진 거 보면 난 진짜 수면 패턴이 와리가린가 봐
봉숙 공주도 보고 이 날씨에 뛰고 온다는 오빠의 부지런함에 할 말도 잃고~
청소기 사러 가고, 애니 보고, 웹툰 보고, 강아지 놀아주고.. 댓바람부터 깨어 있으니
여러 모로 뭘 많이 한 하루였구나 싶어
청소기 사러 나갔을 때 진짜 춥더라..
까불면서 반팔에 바람막이 입고 나갔다가 죽을 뻔 했어
요즘 날씨를 이제서야 학습하고
저녁에 삼겹살 먹으러 갈 때는 숏패딩 입고 나갔지용
이 공기에 뛰고 싶어서 뛰겠다는 오빠 진짜 리스펙이었어
용맹하다 유기현
일단 내일은 강아지 병원 데려가서 검사 받아 보고 학교 세특 과제랑
아직 못 본 발표 준비 해야 하고 준비 끝나면 그림 좀 그리다가
영화 보다가 오빠들 보다가 쓰레기 요일을 맞이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야매 계획 세워보는 중이야 근데 내가 볼 땐 학교 관련은 절대로 안 할 것 같애..
귀찮음을 어떻게 이기는 걸까... 정말 큰 덕목이라고 생각해
난 이기는 게 아니라 매번 어르고 달래서 겨우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오빠 진짜 대단한 거야.. 이미 알겠지만 더 깊이 알았으면 해
벌써 일요일이라니
종일 뭘 많이 한 것 같아도 토요일은 늘 아까운 것 같아
오빠는 러닝 뛰고 뭐 했으려나~?
현재를 공유해 줄 때마다 정말 고맙고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 고마움이 배가 된다
금 같은 토요일 아침부터 열심히었으니까 일요일은 정말 푹 쉬었으면 해
일요일은 내가 호우호우 해 볼게💪
오빠가 맞이하는 하늘이 언제나 빼어나길 바라면서
사랑하고 빠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