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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1. 개요
오스카 와일드의 유일한 장편 소설.
2. 상세
'바질 홀워드'라는 화가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 완벽히 아름다운 청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를 그린다. 도리언 그레이는 그 초상화를 보곤 초상화는 영원히 젊고 아름답지만 자신은 점차 늙어갈 것이라며 차라리 이 초상화가 자신 대신 늙어 줬으면 좋겠다고 지나가듯 울고불고 기도하게 되고, 그 기도가 이루어져 영원한 젊음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
발표되자마자 평단에서 있는 욕 없는 욕을 다 얻어먹으면서[1] 2번에 걸친 수정을 해야만 했고, 결국 현재의 판본은 1891년에 발표되었다.
수정된 판본에는 그간의 평론에 대한 와일드의 변명이 담긴 서론이 적혀 있었는데, 그 서론은 이렇게 시작한다.
"예술은 드러내고 예술가는 감추는 것이 예술의 목적이다".[2] 그런데 정작 본문을 읽어보면 예술가가 숨겨지긴 커녕 '오스카 와일드의 누드 쇼'라고 칭해도 될 정도로 등장인물과 대사에서 와일드의 일면들이 강하게 드러난다. 실제로 오스카 와일드는 이 책의 등장인물들을 두고 "도리언 그레이는 내가 되고 싶었던 존재이고, 헨리 워튼 경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 자신의 모습이며, 바질 홀워드는 실제 나의 모습이다"라고 했다.
극 작가로서의 와일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듯, 이 소설은 대부분 대화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화가 굉장히 맛깔나고 달콤하게 굴러간다. 물론 서술 역시 감각적으로 묘사되어 숨막힐 정도. 와일드의 걸작으로 살로메와 함께 거론되는 이 작품은 '고귀한 인간의 타락'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지킬 박사와 하이드(1886)와 함께 자주 거론되며 인간의 이중성을 드러내는 작품으로 장르 문학의 고전으로 남아 있다.
3. 줄거리
영원한 젊음의 대가로 자신의 영혼을 파는 인간이라는 익숙한 주제를 오스카 와일드의 뛰어난 상상력을 통해 매우 독창적이고 흥미롭게 완성한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초상화를 통해 자신의 인생과 영혼을 실험하는 청년을 묘사하는 이 책은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냉소적이고 풍자적인 어투로 삶과 예술, 욕망과 도덕성의 실체를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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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대 런던의 어느 화실에서, 헨리 경은 친구인 화가 배질 홀워드가 그리고 있는 초상화를 감상한다. 초상화에 그려진 대단히 잘생긴 청년의 이름은 도리언 그레이이고, 배질은 그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있었다. 곧 도리언과 직접 만난 헨리 경은 마찬가지로 그 미모에 감탄한다. 헨리 경은 도리언에게 젊음과 아름다움은 일시적인 것이니 쾌락주의적인 삶을 살 것을 권한다. 도리언은 헨리 경의 사상에 공감하며, 완성된 아름다운 초상화를 보고 자기 자신 대신 초상화가 늙었으면 좋겠다고 상상한다. 배질은 초상화를 도리언에게 선물한다.
헨리 경과 사귀게 된 도리언은 점차 그의 사상과 감수성을 배워간다. 그리고 극단 여배우 시빌 베인과 로맨틱한 사랑에 빠져, 그녀에게 청혼하기로 마음먹는다. 한편, 시빌 베인 또한 도리언을 열렬히 사모하며 행복을 꿈꾼다. 하지만 남동생 제임스는 도리언을 경계하며, 그가 누나를 구속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런 일이 벌어질 경우에 도리언을 죽일 것이라고 하면서 제임스는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난다.
도리언은 헨리 경과 배질을 시빌이 출연하는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에 초대한다. 그러나 시빌은 도리언의 기대와는 달리 아주 형편없는 연기를 펼친다. 공연이 끝나고 자신을 찾아온 도리언에게, 시빌은 도리언을 사랑하게 된 후 연기가 가짜라는 생각이 들어 집중할 수 없었다고 대답한다. 크게 실망한 도리언은 시빌에게 매정하게 이별을 통보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후, 초상화가 조금 늙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다음날 양심의 가책을 느낀 도리언은 시빌에게 사과하려고 하나, 헨리 경이 찾아와 시빌이 자살했음을 알린다. 충격받은 도리언에게 헨리 경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충고한다. 도리언은 그의 태도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신 대신 늙어가는 초상화에 장막을 씌우고 집안 구석에 감춰둔다. 한편, 도리언은 헨리 경이 선물한 부도덕한 소설책에 큰 영향을 받으며 쾌락만을 추구하는 방탕한 삶에 빠져든다. 그렇게 18년이 흐르고, 도리언에 관한 평판도 나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배질 홀워드가 도리언을 찾아온다. 파리로 떠나기 전 최근 도리언을 떠도는 나쁜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도리언은 그의 영혼을 보고 싶다는 배질에게 감춰뒀던 초상화를 보여준다. 예전의 아름다움은 흔적만 남은 채 추악하게 늙어버린 초상화를 보고, 배질은 큰 충격을 받아서 도리언에게 기도할 것을 종용한다. 도리언은 순간적인 분노에 휩싸여 배질의 머리에 칼을 꽂아 죽인다. 이후, 도리언은 해부학자인 친구 앨런을 불러 협박하여, 배질의 시체를 처리하게 한다. 앨런은 그 직후 자살한다.
살인에 대한 죄책감을 덜기 위해 도리언은 아편굴에 출입한다. 그때 죽은 시빌의 동생 제임스 베인이 도리언에게 복수하기 위해 찾아온다. 하지만 제임스는 도리언을 본 적이 없었고, 도리언은 자신의 젊은 모습을 보여주며 18년 전 시빌을 죽인 사람일 수 없다고 제임스를 속인다. 제임스는 납득하고 도리언을 보내준다. 그런데 그 직후 어떤 여인이 나타나 그가 진짜 도리언 그레이임을 알려준다. 제임스는 도리언을 다시 뒤쫓기 시작하고, 도리언은 죽음에 대한 공포에 휩싸인다. 그러나 제임스는 공교롭게도, 사냥터에서 도리언을 노리던 중에 오발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도리언은 제임스의 죽음을 확인하고 기뻐한다.
그후 도리언은 헨리 경에게 자신의 살인죄를 넌지시 고백하고, 앞으로는 정의로운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다. 도리언은 시골 마을의 순박한 소녀 헤티 머턴과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다시 자신의 추악한 초상화를 보고, 도리언은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동기가 허영과 위선에서 나온 것이었음을 깨닫는다. 초상화를 없애고 평정을 되찾겠다는 생각으로 도리언은 얼마 전 배질을 죽였던 칼을 들어 초상화를 찌른다. 그 직후, 밖으로 비명소리가 들리고 하인들이 경찰관을 데리고 도리언의 방에 찾아온다. 방 안에는 젊고 아름다운 초상화와 늙고 추악한 남자의 시체만이 남겨져 있었고, 하인들은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로 시체가 도리언 그레이였음을 확인한다.
4. 등장인물
바질 홀워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를 그린 화가. 자신의 모든 예술혼을 다 담았기 때문에 타인에게 공개하기를 꺼려서 도리언 그레이에게 그림을 넘긴다. 후에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를 보고 질겁하게 된다. 결국 도리언 그레이에 의해 살해당하고 시신은 도리언이 부른 화학자 앨런 캠벨에 의해 처리되어버린다.
헨리 워튼 경
'해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탐미주의자. 바질 홀워드의 친구로 그를 통해 알게 된 도리언 그레이와도 친구가 된다. 초상화의 모델이 되는 걸 지루해하던 도리언에게 젊음에 대한 찬양을 들려준다. 그 후 도리언 그레이와 계속 어울리며 역설적인 풍자와 위트가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며 도리언의 타락에 일조하게 된다.
시빌 베인
도리언 그레이의 첫사랑. 도리언 그레이가 천재로 인정한 배우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할 땐 완벽한 줄리엣이 되고, <햄릿>에선 완벽한 오필리어가 되어 도리언 그레이를 사로잡는다. 이윽고 도리언 그레이와 깊은 사랑에 빠져 약혼을 하게 되는데, 그 때문에 연기를 할 수 없게 된다. 사랑을 연기하는 것은 도리언 그레이와의 사랑의 불길을 모욕하는 것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도리언 그레이는 갑자기 너무나도 형편없어진 시빌의 연기를 보고 실망을 금치 못해 그녀를 모욕하며 잔인하게 이별을 통보하고, 이에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그날 밤 자살하고 만다. 도리언은 다음날 아침이 되자마자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시빌에게 사과하고 화해하려 했지만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이 사건으로 초상화가 처음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제임스 베인
시빌의 1살 아래 남동생. 누나를 닮은 미남이지만 흐리멍텅한 인상으로 언급된다. 선원으로 일하러 가기 전, 도리언 그레이와의 행복한 상상을 하는 누나에게 정신차리라며 일갈을 날린다. 나중에 누나가 자살을 하자 그 원흉이 도리언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그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몇년 후 우연히 그를 만나게 되어 복수를 하려다가 도리언이 세월에 비해 한참 젊은 얼굴을 갖고 있던지라 다른 사람일 거라 생각해 놓아준다. 나중에 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어떤 여자[3]의 말을 통해 아까 만났던 그 남자가 도리언 그레이라는 것을 깨닫고 복수를 하러 가지만, 사냥터에서 잘못 사격당해 허무하게 사망한다. 결국 시신은 이름도 없이 공동묘지에 묻히게 된다.
헤티 머튼
도리언이 말년에 만난 시골의 젊은 처녀. 시빌과 닮은 미인으로 언급된다. 도리언이 자신을 사악하다고 얘기 했을 때 전혀 그래보이지 않는 얼굴이라며 믿지 않는다. 도리언은 그녀를 통해 시빌을 보며 양심의 가책을 느껴 초상화를 없애려다가 오히려 본인이 죽는 나쁜 결과를 안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