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
'봉사'라면 경제적 원조가 의무처럼 떠올라 슬쩍 불편했던 적, 다들 있을거다.
읽고 나니,
누군가를 돕는 일은 '친구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세상엔 나와 다른 환경, 나와 다른 삶을 꾸려가는 오십억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과 모두 친구가 될 순 없으니....
내 도움이 절실한 누구에게 손을 내밀고 그들의 상처를 듣고, 함께 웃으면
그들의 아픔 뿐 아니라 내 상처에도 새살이 돋는 게 보이는 거 아닐까
물론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이다.
여기, 그 막연한 일을 용감히 해낸 열 일곱 살의 소녀가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니, 한나가 한 일은 진짜인 셈이다.
열아홉의 베트남소녀 메이와 미국인 한나의 우정은
국적, 언어, 경제적 격차는 문제되지 않았다.
'친구되기'가 무엇인지 어린 두 소녀에게 한 수 배웠다.
진심으로 돕고,
보이지 않는 마음을 눈여겨봐주고
서로에게 희망까지 되어주는 것.
난 진짜 우정을 나누어 본 적 있었는지..
베트남 소녀 메이는
베트남전쟁으로 가족 모두 자국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메이의 부모는 자식들이 안전한 곳에서 살 수 있도록
장녀 메이에게 동생들을
난민을 꽉꽉채운 보트에 태워 미국,유럽 등 국가로 보내는 것..
해적, 태풍의 위험을 무릅쓰고 갈 수 밖에 없었다.
나라를 따나고, 가족을 떠나는 메이의 사연에 가슴이 아팠지만
더 마음아픈 건 보트와 난민캠프에서의 비참한 생활이었다.
구더기가 섞인 밥을 먹고, 쭈그린채 잠들어야 하며
이가 잔뜩있는 누더기를 입고 덮어야하는 메이와 보트피플들은
정말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사는 것이었다.
그 비참함을 이야기하는 메이의 앳된 목소리가 내 귀를 맴도는 듯하다.
위태로운 보트와 난민캠프에서의 생활을 끝내고
그들이 원하던 뉴욕에 도착할 땐 눈물이 날 뻔했다.
이젠 한나와의 우정어린 만남도 있을 것이었다.
한편, 읽으며 내내 한나를 힘껏 응원했다.
한나는 또래 친구들처럼 락을 좋아하지도, 멋부리는 걸 좋아하지도 않는다.
'괴짜'라는 소리를 듣고, 학교에서도 괴롭힘을 당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입기싫은 옷을 입을 수 없고, 쓸데없는 일탈도 하기 싫다.
백화점 대신 재활용품 가게에서 옷을 사고,
나름 환경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며
누군가의 즐거운 찰나를 카메라에 담기를 좋아한다.
어느 날 TV를 통해 베트남난민 보트피플을 보고~
그들을 만나고, 그들을 돕는 일.
그것이 자신이 꼭 해야하는 일임을 알게된다.
난민보호기구를 통해 메이의 가족과 만나게 되고
그들을 도우며 서서히 그들과 친구가 된다.
가족과 헤어지고 난민이 되어 미국으로 올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모아주고
영어를 가르쳐주는 등 도움을 주면서
한나 역시 자주 웃게 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백날 매체에서 봉사하라고 떠들면 뭐하나.
이렇게 맘을 파고들어야 하게 되는 거다.
나도 요즘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물아껴쓰기,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에너지절약 등..
아주 작은 ^^; 노력은 하고 있는 중이었다.
마즐토브를 계기로
가까운 이웃돕기도 실천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진심으로
책 읽는 일이 즐거운 이유는
내가 식견이 넓어지거나 똑똑해져서가 아니라,
주변을 두리번거릴 따뜻함과 현명함이 조금씩이라도 자라기 때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