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합강공원에서 전월지맥을 마치며 점심식사를 마치고 그냥 집에 가기엔 뭔가 허전하다. 팔봉지맥 날머리가 보이는데 갈 데까지 진행해 보기로 한다. 사전에 팔봉지맥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전월지맥을 종료하면서 내린 결정이다. 문제는 보조배터리를 준비하지 않았고 물도 부족했다. 그렇다면 보조배터리가 10% 남는 지점에서 산행을 종료하기로 한다. 물보다도 지도와 대중교통정보가 있는 휴대폰이 더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팔봉지맥 전체 구간이 54km이기 때문에 역행으로 올라가면 오늘 10km만 산행해도 나머지 두번의 산행은 부담이 적어질 것이다.
★ 산행개요
- 산행코스 : 합강-5생 공사구간-출동산-마봉산-신촌고개
- 산행일행 : 단독산행
- 산행거리 : 도상거리 11km, 실제거리 13km, 하산 1km
- 산행일시 : 2024년 6월 6일(목) 12:20~16:20 (04시간)
★ 기록들
식사를 마치고 합강공원 비석이 있는 바로 앞에서 된비알을 올라 처음 도착한 봉우리가 50.7봉이다. 오른쪽으로는 공사현장이다. 스마트 첨단도시로 지어지는 5-1 생활권 조성공사를 하면서 96.4봉은 사라지게 만들었다. 공사현장 절개지를 따라가다 불가피하게 허허벌판으로 내려섰는데 산길샘이 안내하는 방향은 다 막혀있다. 보호막이 끝나는 곳까지 갔다가 도로를 건넜다. 공사현장 입구로 들어갈려고 하니 관계자가 외부인 출입금지라고 한다.
사실 도로따라 가면 되는데 사전 정보가 없으니 최대한 산길샘을 따라가고자 했다.
공사현장에 들어갈 수 있는 곳을 따라 올라가보니 잘못 들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리 현장을 벗어나야 하는데 보호막이 끝나는 지점을 찾을 수가 없다. 포크레인이 발파작업을 마친 후 큰 돌을 옮기는 현장을 벗어날 때는 쏜살같이 달려야 했다. 차량이 진입하는 곳에 가까이 갈 수록 사람이 보였지만 분명 근처로 간다면 싫은 소리 할게 뻔한 상황이었다. 100여 미터를 앞두고 빈틈이 보이는 곳에서 공사현장을 빠져나와 96번 도로를 건넜다. 터널관리사무소를 우회하여 잡목을 잡고 올라가자 출동산(148.9m)에 이르렀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오른쪽 보호막이 끝나는 곳에서 도로를 건넘>
<오른쪽 보호막이 끝나는 지점에서 빠져 나옴>
<앞에 보이는 산이 출동산>
그런데 공장지대가 시작되면서 쉽지 않은 여정이 반복되었다. 윗덕고개에 이어 대한교과서 건물이 위치해 있는 노곡고개에 이르자 응암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는데 도로를 따르다 숲길로 빠지기도 했다. 진행한지 얼마되지 않아 반복하여 도로에 내려서다 보니 정확한 내위치를 가늠하기 어렵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대부분의 선답자들은 이 구간에서는 도로를 따라 간 것으로 기술되어 있었다.
근처에 마트가 있으면 시원한 맥주라도 한잔 하고 싶을 정도로 날씨가 무더웠다. 경부선 철도를 관통하고 다리를 건너 노곡고개에는 들머리에 보리수 나무가 있었다. 빨간 열매가 먹음직 스럽게 보여 꽤 많이 따먹어 보지만 입안에 떫은 느낌이 오래갔다. 94봉을 지나자 세종시 둘레길 입간판이 눈에 띈다. 15시 30분 응암리와 노송리를 잇는 샘재에 이르자 휴대폰 배터리 잔량이 15%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마봉산(173.3m)은 지나친지도 몰랐다. 산길샘을 보면서 최대한 정확하게 마르금을 따라가려고 노력했는데, 나도 모르게 지나쳐 버렸다.
16시 15분, 507번 지방도인 신촌고개에 도착하자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다. 배터리 잔량이 10%가 되었고 물도 얼마 남지 않았다. 몸은 2시간 이상 산행할 수 있지만 여기서 귀가하는게 바람직했다. 집까지 대중교통 편을 확인하고 거의 휴대폰을 보지 않기로 했다. 1km 정도 떨어진 태성리 주차장까지 달려가자 512번 버스 도착까지는 7~8분 정도의 여유가 있어 옷을 갈아입고 스틱을 접으니 바로 버스가 들어왔다. 동편3리에서 환승한 후 조치원역에서 801번 타고 집에 들어오자 휴대폰은 바로 꺼졌다.
<노곡고개>
<샘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