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무슨놈의 선거"

[문지기]

"선거는 무슨놈의 선거"
김영기의 표밭 현장속으로 - 전주 도의원 1선거구
　‘정치 1번지’ 전주 광역의원 제1선거구는 풍남동과 노송동·경원동·중앙동·태평동·완산동 등 구도심권을 모두 포괄하고 여기에 중화산동이 합쳐진 선거구다.
이곳은 과거 전주 역사의 중심지역, 전주의 상징이었던 미원탑을 중심으로 도청과 시청을 비롯한 모든 관공서가 총집결돼 있었고 전북의 대표적인 시장인 남부시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도심이 공동화되고 쇠락해가고 있다. 서울의 낙후강북이 이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이곳 교동과 풍남동, 노송동에서 30년을 생활했다. 내가 여섯 살부터 살던 풍남동 끝자락, 남노송동과 교동의 접경인 낙수정 밑을 가보더라도 그 모든 것이 그대로 이고 몇 개의 소방도로와 도랑 일부가 시멘트로 복개된 것이 다를 뿐이다. 어렸을 적부터 나 있던 도로계획은 아직도 계획(우리가 세들어 살던 집도 계획선 안에 있었다)으로만 있다. 외갓집 숙모는 도시계획선으로 팔리지 않는 집을 지키고 있는 지가 벌써 30년이 더 지났다. “죽일 놈들!” 소리가 절로 나오는 곳이 이곳이다.

현재 이 지역을 대표하려는 광역의원 후보로 열린우리당 기호1번 유창희(44) 후보와 민주당 기호3번 신치범 후보(56)가 대결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은 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시의원 경선에서 탈락한 김진환(56) 시의원이 무소속 도의원으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전북도당의 대변인인 유창희 후보와 민주당 도의원 후보로 출마한 신치범 후보는 한때 전주시의회에서 시기는 다르지만 의장, 부의장으로 민주당 완산지구당에서 한솥밥을 먹은 처지이다. 교차로를 운영하는 청년 실업인 출신의 젊은 패기와 오랜 당료 생활을 겪은 신치범 후보의 대결은 흥미롭다.

유창희 후보는 지역 특성을 고려한 전략으로 하루 3천명 이상을 만나고 3만보 이상을 걸으며 구도심의 노인인구가 많음을 감안하여 노인층에 대한 만남을 확대하고 노인복지시설 확보와 재개발의 바른 진행, 재래시장 활성화 등 구도심 특성에 맞는 공약의 실천을 위해 같은 당 도지사·시장, 시의원 후보와 함께 움직이며 공약을 담금질하고 실천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신치범 후보는 유권자를 만나면 “도와주십시오!” 외치며 표를 모으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전주시민들이 말로만 표를 달라하고 어려운 사람들 안중에 없는 정당에 식상해 하고, 열린당 경선을 앞두고 불거진 김완주 도지사후보측과 관련된 당원문제와 재산공개 과정의 의혹 등이 민심을 흔들고 있어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후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통에서 순대 국밥을 먹고 난 후의 평일 남부시장은 한가롭기 그지없었다. 과연 위기의 재래시장의 모습 그대로였다. 한 상가 주인의 말은 이번 선거를 대변하기에 충분할 듯싶었다. “선거는 다 무슨 선거여? 얼어 죽을! 지놈들 언제 선거 끝나면 쳐다나 봤나?” 이들에게는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절실하고 이를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정치를 원하고 있었다.

진정 주민을 위한, 주민에 의한 정치를 열어갈 후보, 맑고 투명한 정치, 구태를 벗고 생동감을 느끼는 정치, 진정 구도심 거주자의 상실감을 보듬고 함께 숨쉬며 지역 활성화를 위해 온몸을 던지는 자가 당선되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