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봉선생님은 1964년 1월에 청주 인근 심우사에서 견성하시고,
같은 해 3월 <금강반야바라밀경강송>을 탈고하셨습니다.
이어 인천 거사림의 요청으로 <금강경>강송법회를 개설하셨습니다.
다음 해인 1965년 3월 백봉선생님은 <금강반야바라밀경강송/동국대 출판부>을 간행하셨습니다.
이 책에 서문을 쓰신 분은 당시 불교계의 명사 전준렬 선생입니다(당시 동국대 교수).
선생은 금강경강송의 해제를 쓰면서 백봉선생님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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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이 책을 쓴 저자(백봉 김기추) 이 분은 청년시절 이래 학문보다는
사상(思想)의 생애였고, 이것이 인생을 회의하고 진리를 추구하는 쪽으로 나아가,
마침내 순식간에 무량공덕해를 흘러내어 이 <금강경강송>을 내놓았다.
이것을 보고 알 수 있거니와, 이 분은 일제시대에는 조선인 중의 ‘특급 요시찰’로 분류되어
일제에 맞섰고, 해방 후 일시 정치운동을 폈으나 그것이 아님을 알자
곧 내던져 버리고 오로지 인생 그것이 무엇인가 회의하고 진리를 추구하였다.
그러나 이 분은 지금부터 바로 1년 전 그 때까지만 해도 일개 촉망받는
구도자였을 뿐이었다. 나는 이 분이 그 후 그야말로 단번에 여래의 지위에
들어간(一超直入如來地) 기연을 가진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기에 나는 솔직히 말해서 이 분이 본 '금강경강송'을 간행하는데
나에게 교정을 부탁하였을 적에, 나는 내심으로 '이 분이 불교를 공부한지
얼마 되지 않은 분이니, 그리 대단치 않은 것이겠거니' 하였다.
그러나 이것이 나의 얼마나 좁은 우물 속 개구리의 소견이냐.
이 강송을 일차 손에 잡고 정독하건대, 그야말로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날카로운 칼날이 햇빛에 빛나는 듯 하고, 한구절 한구절이 물로 씻은 듯이
한 티끌도 붙지 않음이요, 부처의 심장과 간을 꿰뚫는 것이요,
중생을 허물어 버리는 특출한 것이어서, 새삼 마음속으로 감탄과 존경을 금치 못하였다.
여기에는 나의 놀라움이 있을 뿐이다.
이것이야말로 백봉 김기추 선생, 이 분이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요,
불법의 도리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이 분은 수개월 실참하여 불법을 깨닫고 생사문제를 해결하였다.
불법을 배우는 모든 학인들에게 얼마나 좋은 본보기냐.
또한 이것이 수십 년 긴 세월을 좌선한다고 하여 거기에 마치
군대의 밥그릇 수 따지듯이 수행의 햇수나 따지고
아만만을 늘여가는 일부 부류에게는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냐.
이 일이란 햇수와 시간에 관계가 없는 것이요, 학문과 지식과도 관계가 없는 일이다.
(중략)
1964년 12월 전준렬(全俊烈) 삼가 씀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