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장군목은 요강바위로 유명해진 섬진강변이다. 섬진강에서 가장 아름다운곳이라고도 말한다. 산골 오지였던 이곳에 길이 뚫리며 예쁜 펜션들이 들어서면서 휴양지로 변모하고 있다. 강의 지형은 장구목처럼 잘록하다. 그동안 장구목과 장군목을 혼용해 불렀지만 순창군에서 ‘장군목’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장군목 요강바위 주변은 수만 년 동안 물살에 깎인 기묘한 바위들의 수석전시장이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세 개의 암봉이 마주보고 있다. 전혀 다른 산줄기다. 우측으로 성수지맥(56.8㎞)의 마지막 기점인 용궐산(645m)과 무량산(586.4m), 각시봉(508.3m)이 있다. 좌측으로 무이지맥(42.7㎞) 끝자락에 있는 벌동산(461m)이 있다. 서로 지맥이 다르지만 긴 산행을 원하는 사람은 벌동산, 용궐산, 무량산을 하나로 묶어 당일산행을 한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계절에는 벌동산과 요강바위를 살펴 본 다음 3㎞ 정도 강변을 쉬엄쉬엄 걷는 것도 좋다.
구미교를 건너면 마주치는 ‘강경마을’ 표지석 앞에 상세한 등산 개념도와 간이 화장실이 있다. 이곳이 벌동산을 비롯한 용궐산, 무량산, 각시봉까지 크게 돌 수 있는 기점이다. 개념도에는 자전거길, 예향천리마실길이 상세하게 표기되어 있다. 장군목 다슬기는 오염되지 않고 먹이가 풍부해서 맛이 좋다. 평화롭게 흐르는 강물만 보아도 탁해진 눈과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구미교에서 10분 정도 포장도로를 걸으면 강경마을 삼거리다. 벌동산 이정표는 전원주택 공사로 한쪽에 누워 있다. 건축주는 공사가 끝나면 등산로를 원형대로 복원할 것이라고 한다. 공사현장에서 50m 안쪽 언덕에 숲으로 이어지는 초입이 있다.
바위산 이미자가 무색한 솔잎길이다. 소나무가 울창하고 싸리나무가 무성하다. 오르막에는 안전난간이 있다. 15분 정도 오르면 우측으로 강변 조망 터가 있다. 거대한 슬랩 너머로 강줄기가 요염하게 꼬리치듯 흐른다. 무량산 너머 풍악산까지 보인다.
‘소나무 재선충병 훈증’을 위한 녹색 다발이 널려 있다. 벌동산 소나무는 30년 이상 자란 곧고 늘씬한 나무가 많다. 오르막이 계속된다. 이어 두 번째 슬랩 지대다. 정상과 다름없는 최고의 조망처다. 우람한 무량산의 바위 골격이 힘차게 보이고 S자로 굽이치는 강줄기가 장관이다. 멀리 책여산, 그 뒤로 천황지맥 주능선의 노적봉, 문덕봉, 고리봉까지 줄줄이 보인다.
자전거길 따라 섬진강 따라
철계단을 지나면 바위지대에 있는 특이한 묘를 만난다. 인조가발을 쓴 것 같은 봉분이 있다. 이곳을 지나면 분재처럼 보이는 멋진 소나무가 즐비하다. 경사가 급하진 않지만 계속 오르막이다. 10분 정도면 떡시루 닮은 바위 옆에 범상치 않은 노송이 있어 발을 멈추게 된다. 둘레가 한 팔을 넘는다. ‘할배 소나무’라고 이름 짓고, 앞에 있는 작은 노송을 ‘할매 소나무’라고 명명해 본다.
3분 거리에 있는 정상은 이정표가 정상석을 대신한다. 이정표에는 ‘강경마을 입구 1.26㎞’ 그리고 하산 방향으로 ‘강경임도 1.3㎞’를 가리킨다. 정상은 잡목으로 인해 시야가 막혀 있다.
정상을 지나면 계속 내리막이다. 10분쯤 급경사가 나타나지만 울창한 굴참나무숲을 만나며 완만해진다. 낙엽토가 쌓인 부드러운 길이다. 마당바위에서 한 차례 조망이 열린다. 새목재는 4개의 갈림길이 있어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정표의 ‘섬진강 0.7㎞’ 방면은 강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지만 풀이 무성하고 인적이 적다. 편안한 길인 ‘강경임도 0.2㎞’ 방향을 택한다.
5분 정도 내려가면 산행개념도가 있는 임도다. 우측으로 ‘요강바위 2.0㎞’ 방향으로 접어들면서 구불구불한 임도다. 실질적인 산행은 끝나고 이제부터는 트레킹 길이라고 보면 된다. 좌우로 높은 산봉우리 아래로 소형 자동차가 한 대 지날 정도로 넓다. 왼쪽으로 작은 계곡물이 흐른다. 15분 정도 내려가면 벤치가 있고 작은 사방댐이 있다. 계곡은 15분 정도 아래쪽에 있는 큰 사방댐에서 섬진강으로 합수된다. 큰 사방댐을 벗어나 섬진강 줄기 따라 15분 걸으면 현수교다. 다리 아래에는 다슬기를 잡는 사람이 많다.
잠시 고민한다. 강 건너 강변길 ‘섬진강 문화생태탐방로’는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되는 단점이 있다. 일행들의 의견을 취합해 요강바위만 잠시 보고, 현재 위치에서 ‘섬진강 자전거길’을 따라 걷기로 했다. 나무 그늘이 충분하고 언덕에서 강을 내려다보는 풍경이 좋아서다. 요강바위는 거대한 바위 한가운데에 어른 키만 한 깊이의 원통형 구멍이 뚫려 있다. 주변에 있는 바위들도 용틀임하듯 다양한 모습이다.
‘섬진강 자전거길’은 ‘예향천리마실길’과 겹치는 도보 겸용길이다. 걷기에도 매우 적합하다. 우측통행을 한다면 자전거와 관련한 안전사고 문제는 없다. 강바람이 좋다. ‘강물이 흐르고 있는가?’라고 물어 볼 정도로 조용하다. 정지화면처럼 평화롭다. 강 건너편으로 옹골찬 용궐산과 무량산이 계속 보인다. 커다란 바위가 대문처럼 지키고 있는 석문石門 안내판이 있지만 큰 감흥은 없다. 현수교에서 1.8㎞ 지점에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매점과 쉼터가 있다. 20분만 더 가면 강경마을 입구다.
임실 오수에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소개되었던 ‘오수의 개’에 대한 일화가 있다. 술에 취한 주인이 잠들었는데 불이 나자 충견이 몸에 물을 적셔 불을 꺼 주인을 지켰다는 유명한 이야기다. 오수마을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4월 의견문화제를 열고 있다. 오수마을 원동산 공원에는 의견비와 동상이 있고 애견축제도 열린다.
맛집(지역번호 063)
순창읍에 있는 남원집(653-2376)은 90첩 반상으로 유명한 한정식집이다. 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최소한 며칠 전에 예약해야 한다. 최소 인원은 6명이며 30명까지 가능하다. 1인 2만5,000원.
옥천골(653-1008)은 2인 3만 원이다. 화탄알곡매운탕(652-2956)도 소문난 메기 매운탕 맛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