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바람에 香爐峰을 넘고 釜谷의 淸流水에 심신을 풍덩!!!
<2012년 33차 정기산행 치악산 향로봉 부곡계곡>
♣ 산행 일정
산행일시 | 2012년 8월 23일 (목) |
산 행 지 | 치악산 향로봉(1,043m) 부곡계곡 |
소 재 지 | 강원도 원주시 행구동, 판부면, 신림면 횡성군 안흥면 강림면 |
산행기상 | 구름 많고 비, 낮 최고 28℃ |
산행코스 | 국향사 → 향로봉 → 곧은치(860m) → 산막골 → 부곡계곡 → 부곡리 ⇒ 약 8 km |
산행시간 | 3시간 30분 (09 : 20 ~ 12 : 50) |
산행참석 | 총 51명 / 28,000원 |
뒤 풀 이 | 부곡리 조각공원 야외무대(말벌 집 아래)에서 돼지불고기 회식 |
♣ 산행 지도
♣ 산행 소개
▣ 향로봉(香爐峰1,043m)
강원도 원주시 행구동과 횡성군 강림면 부곡리 경계를 이룬 향로봉은 태백산맥의 허리에서 서남쪽으로 내 닫는 차령산맥의 끝자락에 솟은 치악산 정상 비로봉(1,288m)을 중심으로 북쪽 매화산(1,084m)을 시작으로 천지봉(1,086m) 비로봉에 이어 남쪽 남대봉(1,182m)에 이르는 14㎞에 걸쳐 해발 1,000m가 넘는 준령들이 웅장하게 솟아오른 긴 능선의 중간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정상에 서면 북으로 비로봉, 치악평전(금 두고 원)과 남대봉, 백운산(1,087m) 줄기 등이 연이어진다. 정상 동쪽에서 발원하는 물은 주천강으로 합류되고 서쪽 계곡으로 흐르는 물은 원주천으로 이어진다. 맑은 물과 조릿대나무를 비롯한 울창한 수림이 계곡과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정상 바로 아래 자리 잡은 치악평전은 넓고 평탄한 분지 형 골짜기로 억새가 가득히 군락을 이루어 햇빛과 바람을 받으면 현란한 금빛 물결이 장관이다. 서쪽으로 내려다보이는 행구동은 살구나무가 많다 하여 행구(杏邱)라 이름 하였고, 인근에는 보문사, 국형사, 성문사, 관음사, 연암사 등 고찰이 많으며 골짜기마다 비경을 자랑하는 관광자원이 때 묻지 않은 채 보존되고 있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 부곡계곡(釜谷溪谷)
강원도 횡성군 강림면 강림리와 부곡리에 걸쳐 있는 부곡계곡은 향로봉 정상 북쪽의 곧은치에서 발원하여 동쪽으로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8㎞에 이르는 치악산 계곡 가운데 가장 길고 상류에 오염원이 전혀 없어 맑고 깨끗하며 울창한 숲 그늘에 가려 한낮에도 기온이 오르지 않는다.
興亡(흥망)이 有數(유수) 하니 滿月臺(만월대)도 秋草(추초)로다.
오백 년 王業(왕업)이 牧笛(목적)에 부쳤으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겨워하노라.
고려의 멸망을 애달파하고 조선건국 과정에서 빚어진 왕권다툼을 개탄하며 향리인 이곳 치악산에 들어와 부모를 봉양하고 일생을 보내면서 한을 달랜 회고가(回顧歌)로 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심금을 아리게 한 고려 말의 은사(隱士) 운곡(耘谷) 원 천석(元天錫) 선생과 태종(太宗)의 설화가 묻어있는 태종대가 계곡이 끝나는 강림천변 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다.
♣ 산행 후기
▶ 연일 퍼부어대는 빗줄기 속에도 예약방이 넘쳐나는 열기를 안고 산행버스는 거침없이 영동고속도로를 달려간다. 지난번 용소골 산행 때 바위에서 낙상하여 손가락을 다친 산사랑 2 산우도 쾌차한 모습으로 함께하여 반갑다. 그러나 지난 토요일 으뜸산악회에서 찾은 삼척 용소골 산행 때 부주의로 아직도 젊은 회원 한 사람이 제2 용소에 추락 소용돌이치는 폭포수에 휘말려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고 일순간 전신에 전율을 느끼며 지난날 방심했던 행적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애도의 사념 뒤로 이 홍엽 대장의 난처한 입장과 박 수원 회장의 어려운 처신이 걱정스럽다. 인간은 일상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행동을 자유스럽게 향유하지만 그 자유스러움에 끼어드는 티끌 같은 방심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사후에 후회하면서 살아가는 자랑스럽지 못한 만물의 영장이다.
그칠 줄 모르던 철 지난 빗발이 반갑게도 멎은 아침에 성숙한 여인의 손길처럼 상쾌하게 등을 떠미는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안갯속에 사위가 묻힌 향로봉 정상에 앉아 들국화님의 가지가지 정성스럽게 준비한 성찬을 함께 나누면서 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사람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인지 그 반대 인지는 알고 싶은 욕심이 없어진다. 항상 그렇듯이 정상을 밟고 나면 발걸음이 느려지고 자연스럽게 후미에 참여하여 여유를 부려도 보면서 순희가 노래처럼 일러 주는 B팀의 안도를 느껴 본다. 일기예보 적중을 확인시키려는 듯 간간이 비가 뿌리는 곧은치를 지나고 빼어난 경관의 아름다움이 찌푸린 날씨에 반감되는 환상의 부곡계곡을 내려서면서 그래도 풍성하게 내리쏟는 청류수에 장단을 맞추어 읽히며 풍덩하는 소리에 해맑은 미소가 번진다. 가을을 준비하는 산골의 비옥한 밭두둑에는 빨간 고추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철 이른 알암이 속을 감추고 늘어진다.
관음사를 거쳐 곧은치로 넘어온 B팀과 비슷한 시간에 치악산 솔거리공원 조합체험장에 모여든 산우들은 천정에 큼직하게 둥지를 튼 말벌집 아래 마루에 자리를 깔고 사심 없는 봉사의 일념으로 안 총무와 담비부회장이 풍성하게 준비한 뒤풀이 양념 돼지불고기를 4인 1조로 무한 리필, 요리하면서 막걸리 소주가 동이 난다. 짧은 시간에 성남에 도착한 뒤 이재는 아무 곳에서도 섣불리 환영받지 못하는 노익장들의 푸념이 씨가 되어 야탑의 두리아에 모여 집행부가 헌신하는 은덕으로 산우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고 있는 오늘에 감사하는 마음을 모두어 뜻있는 길을 열어 가자고 맥주잔을 마주 잡는다.
♣ 산행 사진
[1] 햇살 숨은 향로봉 단 바람이 불어오고
[2] 녹음 짙은 부곡계곡 청류수가 넘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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