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순간에도 사람을 수단으로 대하지 말기를..."
저자 : 박지현
다큐멘터리 디렉터
2007년 KBS ‘다큐멘터리 3일’의 VJ(비디오 저널리스트)로 출발해 현재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다큐멘터리 디렉터로 일해 오고 있다. ‘다큐멘터리 3일’은 특정한 공간에서 제한된 72시간 동안 벌어지는 상황과 사람들의 일상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기록한 방송 프로그램으로 2007년 시작해, 2022년 3월 대단원의 막을 내릴 때까지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따뜻한 시각으로 그려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자는 프로그램의 원년 멤버로 2007년부터 12년 동안 VJ로 일하며 신월동 고물상 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편, 노량진 고시촌 편,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편, 법정 스님 다비식 편, 독도 경비대 편 등의 화제작에서 인터뷰와 촬영을 도맡아 진행한 바 있다. 2019년부터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으로 자리를 옮겨 다큐멘터리 디렉터로 일해 오고 있다. 출연자들의 추가 촬영이 필요할 때 그 인터뷰를 진행하고 촬영하는 것이 그녀의 몫이다.
그밖에 KBS 파노라마 ‘길 위의 아버지’ 연출을 담당했고, MBC ‘놀면 뭐하니 - 대한민국 라이브’, tvN ‘어쩌다 사장1,2’ 등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VJ로 참여했다. 그녀의 따뜻한 시선과 그에 담긴 진심은 수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화제가 많이 되었고 그 공을 인정받아 2020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예술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15년 넘게 카메라를 들고 국내외 곳곳을 누비면서 노숙자부터 대통령까지 안 만나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녀는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며 삶의 해답을 찾을 수 있었고, 때로는 그들에게서 따뜻한 위로와 삶의 지혜를 얻어 왔다. 덕분에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좁은 세상에서 수많은 오해와 편견에 사로잡혀 살아왔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고, 넓은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깊이 관찰하며 정말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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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지식 정보를 쌓는 책이 아닌, 가슴이 따뜻해지는 책을 읽었습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참 괜찮은 태도에 관한 올바른 지식 전달을 위한 책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참 괜찮은 태도에 대한 지식 정보의 책이 아닌, 마음이 따뜻하게 살아가기 위한 태도를 보여주는 책이였습니다.
처음에 이 책에 '어떤 순간에도 사람을 수단으로 대하지 말 것' 이라는 소제목에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출가 전 대기업에 오랜동안 종사하면서 내내 느끼는 기분은 사람이 마치 공장의 부품처럼 쓰여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출가 전이나 출가 후에나 사람을 도구처럼 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몹시 부정적인 생각이 올라와 혐오의 마음까지 일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첫 소제목이 먼저 눈을 사로잡은 것은 제게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어떤 순간에도 사람을 수단으로 대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일로 만난 사이라 할지라도 일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
사람을 수단으로 대하면 안된다.
일도 결국 사람이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일보다 사람을 앞에 두어야 하는 이유다."
밖에서 보기에 별것 없어 보이는 사소한 이유들이 삶을 포기하게 만들 듯
보잘것없는 작은 것들이 또 누군가를 살아 있게 만든다.
어스름한 미명과 노을이 아름다워서,
누군가 내민 손이 고마워서,
모두가 떠나도 끝까지 곁을 지켜 준 사람에게 미안해서,
지금껏 버텨 온 자신이 불쌍하고 대견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비록 하찮아 보일지라도
생의 기로에 선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대책은
그저 눈길을 주고 귀 기울여 그의 얘기를 들어 주는 것이 아닐까.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일은
혼잣말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저자는 책 전반을 통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통해서 사람을 소중히 대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참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과 삶의 태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주로 3일간의 다큐멘터리를 찍는 일을 했는데 교도소에서 살인자들을 만나는 이야기와 용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글은 많은 생각들을 일으킵니다.
저자는 2살 된 딸을 두고 억울하게 살인자로 몰려 21년 5개월을 복역하고 풀려난 장동익이라는 수감자와 인터뷰후 용서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글을 씁니다.
진정한 용서는 나를 괴롭힌 사람을 위한 게 절대 아니다.
그 사람이 저지른 짓에 면죄부를 주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장동익의 말처럼 "마음속에 품고 있어 봐야 나 자신이 힘드니까"
나를 용서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용서를 하되 잊지 않는다고 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삶에서 겪었던 사건들과 감정이 참 많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내 인생의 철학과 깊이를 더해 주는 생각들도 기억이 났습니다.
그 중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이해하게된 아버지의 삶이었는데, 책에도 아버지의 삶에 대한 일화가 있었습니다.
참 공감이 많이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시인은 아버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세상을 알기 시작하면서 아버지와 불화했다.
밥벌이를 시작하면서 아버지를 이해했고,
밥벌이에 좌절하면서 아버지를 용서했다.
그리고 자식을 낳고 카우면서야 아버지와 화해했다"
나는 밥벌이를 시작하기 전에 아버지를 잃었다.
이제야 아버지를 이해하고 가장의 고독과 무게를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마음을 전할 시간이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아버지가 지친 표정으로 퇴근할 때면 왜 유독 뭔가를 사 왔는지,
아버지 손에 들린 봉지를 보고 신나 하는 나의 모습이 아버지에게 어떤 힘이 됐을지
이제 알 것 같은데 정작 아버지가 내 곁에 없다는 사실이 슬플 때가 때가 있다.
오늘 밤이 그렇다.
저자가 만난 사람 중에는 김수환 추기경도 있었습니다. 그와 있었던 일화에서 김수환 추기경이 만나는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을 얼마나 소중하게 대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큰 감동을 줍니다.
다음은 김수환 추기경이 쓴 시인데 그 시에서 김수환 추기경이 사람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우산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갈 줄 알면
인생의 멋을 아는 사람이요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가는 사람에게
우산을 내밀 줄 알면
인생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건 비요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건 우산이다
한 사람이 또 한 사람의
우산이 되어 줄 때
한 사람은 또 한 사람의
마른 가슴에 단비가 된다
김수환 추기경의 시
이 책은 저자가 특정한 공간에서 제한된 72시간 동안 벌어지는 상황과 사람들의 일상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기록하는 KBS ‘다큐멘터리 3일’의 VJ(비디오 저널리스트)로 일하면서 주로 경험했던 일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만, 저자만의 따뜻한 시선으로 글을 쓰고 있어서 이런 삶의 대한 태도로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을 일으키게 하는 책입니다.
정보화되고 현대화된 차가운 사회에서 어떠한 태도로 살면 좋을지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인데, 생각 이전에 마음이 따뜻해져서 스스로에게 위로가 많이 되는 책입니다.
오늘도 자신과 타인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하루가 되가룰 기원합니다.
밝게 깨어있기 나무아미타불
첫댓글
감사합니다 스님ㆍ
제게도 스님글이 위로가 됩니다 ~~♧
특히
'김수환 추기경님의 시'
너무 좋았습니다!♡
스님
가슴이 따뜻해지는
‘참 괝잖은 태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밝게깨어있기 나무아미타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