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김나영
톱니처럼 생긴 꽃, 민들레가 맞물려서피어나고맞물려서피어난다
꽃이 꽃을 길어올린다 대기에 미세먼지 하나 남기지 않고 아무 곳 아무 데로 전투적으로 번 져 간 다 번 져 간 다 석유 한 방울 사용하지 않고
인조석과 활주로를 가볍게 넘는다 총 칼 없이 미사일 없이 드론 없이 국경과 바다를 건너
방글라데시 로힝야족 난민들 가슴에 뿌리를 내리고 발아를 기다린다 시리아 홈스 주택가 주인 잃은 신발 안에도 뿌리를 내리고 상처 난 대지를 꽃으로 봉합한다
꽃으로라도 사람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
저렇게 비폭력적인 이데올로기도 없다
민들레 씨앗 안에는 엎질러지기를 소망하는 초록물감이 수십억 톤
23.5°기운 민들레 씨가 지구의 자전 속도에 따라 지구촌 어디든 번 져 간 다 번 져 간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