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지인들과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았습니다. 설 연휴 하루전날이라 마땅히 갈만한 곳도 없고, 몬테스 알파가 착한 가격에 행사를 한다는 정보를 입수, 냉큼 찾아 갔지요.
좋은 와인들과 패밀리 레스토랑의 특징인 푸짐함을 마음껏 느끼고 왔답니다. ^^
일단은 먼저 준비된 이런 저런 스테이크
첫 번째 선수입니다. Montes Alpha Cabernet Sauvignon 몬테스 알파 카버네 소비뇽입니다.
먼저 몬테스 알파를 먼저 마시기 시작했답니다. 정말 오랜만에 마시는 몬테스 알파인지라 기대가 많았답니다. 함께한 지인들은 소문으로만 듣던 와인을 직접 마신다고 해서 다들 흥미 진진, 기대하고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와인이기에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을듯 싶으니 와이너리 설명은 후딱 생략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몬테스 알파 까베르네 쇼비뇽 2006년 빈티지입니다. 에구 독사진이 없어서 패스..
마셔보니 역시 빈티지 2006는 어리디 어리군요. 전체적으로 발렌스가 잡혀있지 않은 느낌입니다. 모라고 할까 산미와 탄닌이 따로 불협화음을 내는 듯한 느낌입니다.
개봉 1-2시간 정도지나니 탄닌과 산미는 자리를 잡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어리다는 느낌은 여전하군요.
왠지 야생마 처럼 길들여지지 않은 거친, 야생의 느낌입니다.
이정도 바디면 미듐에서 풀 바디로 넘어가는 듯합니다. 전체적으로 바디감이 좋은 와인들만 마시다 보니 바디감이 조금은 둔감해진 경향은 있지만 이정도면 미듐에서 풀바디로 넘어가는 단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바디감도 중요하지만 목넘김에서 오는 각렬함 이후에는 은은한 바닐라와 민트향이 일품입니다.
자 그럼 천천히 음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느낌속에서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검은 느낌의 과실향이 지배적이군요. 산딸기향도 나지만 전체적으로 블랙커런트느낌이 강합니다. 목넘김 후에 피어나는 바닐라, 민트향과 더불어 오크, 시가박스향이 섞여 더욱 거칠고 야생마적인 느낌이 들게 하는군요.
역시 콜차구아 벨리의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는군요. 칠레의 유명산지를 잠깐 언급하자면 일단 마이포, 센트럴 벨리, 나중에 나올 콜차쿠아 벨리가 있습니다.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들이시라면 익히 들어보신 이름들 일겁니다. 또한 최근 떠오르는 칠레의 지역으로는 아콘카구아, 마울레, 라펠 지역 등이 있습니다.
2006년 몬테스 알파 까베르네 쇼비뇽의 아쉬움점은 워낙에 강한 임펙트를 주었던 1999년 빈티지에 비하면 왠지 가볍고, 다듬어 지지 않은 느낌이 강한점입니다. 99년이면 칠레 까베르네쇼비뇽의 전설적인 해이기도 하지요. 몬테스 알파 까베르네 쇼비뇽 1999빈티지의 경우에는 교과서 적인 풀바디함 바디감과 마치 오일을 마신듯이 느끼할 정도로 진한 바닐라향이 인상적이였는데, 너무나 강한 이미지 때문인지 이후 빈티지에는 그나지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군요. 그래도 머~ 이정도 가격에 이런 녀석을 만나는건 흔하지 않으니까요. 이녀석은 까베르네 쇼비뇽 90%에 멀롯 10%로 와인스펙터 89점입니다. 낮은 점수는 절대 아니지요.^^
어허~~!! 그런데 일행들 실망하는 눈초리입니다. 얼릉 분위기를 전환 시켜야 겠지요.
이어 두 번째 선수 출전입니다.
제가 자신있게 권하는 와인중에 하나입니다. 바로 Cono Sur 20 Barrels Pinot Noir
코노 수르 투웬티 베럴스 피노 누아입니다. 짜짠~~!!
아니 프랑스 부르고뉴도 아니고 왠 칠레의 피노누아라고 하시겠지만, 칠레도 좋은 피노누아가 생산되고 있답니다. 그러나 프랑스와 전혀 느낌이 다른 피노누아랍니다.
이 와인의 출생지는 칠레의 카사브랑카 벨리입니다. 카사브랑카 벨리는 피노누아를 기르기엔 제격인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전 영화속의 카사블랑카와는 전혀 다른 곳이니 착오없으시길 바랍니다. 이름만 같은 지역이라는....^^
이 와인의 특징은 전체적으로 매혹적이고 요염한 느낌입니다. 마치 요부를 연상케 하는 맛과 향입니다. 몬테스 알파를 마시고 나서 이 와인을 마시니 오히려 바디감이 더 무겁고 부껍게 느껴집니다. 색상은 상당히 매혹적인 맑고 진한 루비색입니다. 색상에서 느껴지듯이 전체적으로 붉은 과실향의 느낌이 매우 풍부하게 나타납니다. 붉은 체리와 라즈베리향이 진하게 나타나고 산딸기향도 은근히 피어오르는군요. 전체적으로 묵직한 바디감을 가지고 있지만 목넘김은 요염하게 입안을 적시면서 미끄러지듯이 넘어갑니다.
마치 비단결 같이 느낌이 부드럽습니다. 부드러움과 묵직함이 함께 공존하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같이 한 지인들 역시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향은 전체적으로 중성적인 느낌입니다. 풍부한 붉은 과실향이 마치 융단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가벼운 느낌의 향을 낸다면 주질은 말 그대로 넓은 벌판을 아름다운 갈기를 휘날리며 달리는 하얀 백마를 연상하게 하는군요.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하얀 백마, 정말 딱인 표현인것 같습니다.
역시 모두들의 초점은 코너스루 20베럴 피노누아로 모아지는군요. ㅋㅋ
머 가격대가 다르니, 그렇수 밖에요. 이 와인의 상위 등급으로 Cono Sur OCIO Pinot Noir 코노 수르 오씨오 피노누아가 있는데 더욱더 궁금해 집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마셔봐야 겠군요. ^^
그나저나 저 때문에 다들 입맛만 고급이 되어버려서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랍니다. 주로 제가 와인을 사는 편인지라. ^^
다음번엔 가격대가 비슷한 같은 품종의 다른 지역의 와인으로 비교해서 마셔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싶습니다. 그러나 워낙에 마셔봐야 하는 와인이 밀려 있고, 시간도 빠뜻하고..
마셔보려고 구해 놓은 와인들은 쌓여만 가고, 마실 시간과 기회는 없고, 행복한 고민이네요.
다들 와인을 어려워 하시는듯 싶습니다. 와인은 정답이 없습니다.
슬픈안녕은 세상에 맛없는 와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맛없으면 팔리지 않기에 아마 생산도 하지 않겠지요.
무자비한 시장의 먹이사슬이지요.^^
편하게 와인을 자기 주관에 맞추어서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어쩌면 전문가가 아닌 와인애호가의 할수 있는 장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와인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편하게 마시고, 즐기시는건 어떻까 생각해봅니다.
또한 좋은 와인은 다른 분들에계 알려도 주시고, 후기도 남겨 주시고.
다른 분들의 느낌을 보고 직접 마셔보고 비교해 보는 것도 와인을 즐기는 큰 즐거움 중에 하나이니까요 ^^
첫댓글 흠 재밋게 잘 읽었습니다....표현도 굉장히 풍부하시고요 ㅎㅎ 저두 이런 저런 와인들 많이 많이 마셔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네요^^
하핫.. 모두 정모에 나왔었던 와인이랍니다. 20베럴 피노누아는 지난 송년회때도 나왔었지요.^^
맛있었어요~ 와인도 음식도~~ 처음 마셔보는 몬테스알파는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중간에 살짝 보여준 칼칼한 맛(이렇게 표현해도 되려나? ㅋㅋ)은 좋았답니다^^
와 넘 감동이여~~ 글솜씨가 넘 뛰어나세요 ^^ 꼭한번 마셔보구 싶네요
뛰어나긴요. ^^ 생각나는데로 끄쩍 끄쩍.. ^^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
감사합니다. ^^
와 저도 가고 싶어요...
아직도 행사하는지 모르겠지만.. 몬테스 알파의 마트가격에 2-3천원 더 주면 되는 행사였답니다.
그제 동생이랑 몬테스를 먹었습니다... 2006빈티지로... 슬픈안녕님도 일행분께 눈초리 받으신거처럼 저도 동생한테...ㅎㅎㅎ 전 강한걸 좋아하지만 뭔가 아닌거같은느낌인데 잘 모르겠더라구여~^^; 근데 슬픈안녕님 표현이 정말 예술입니다... 읽으면서 계속 맞아맞아 그러면서 읽었네여~ 아깝지만 반이나 남기고 말았네여~ ^^ 잘읽고 배우고 갑니다...
소문난 잔치에 음식이 없다고 하듯이.. 너무 입소문만 무성해진 와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같은 느낌이셨다니 다행이네요. 잘못 표현한것이 아닌가 걱정했었답니다.
확실히 구대륙(?)의 피노누와와는 비교가 되지만 코노수르 피노누와 20배럴.. 정말 좋은 와인이지요~ ^^ 저두 제 개인 셀러(세탁실)에 고이 모셔두고 있다지요.. ㅎㅎ 과연 언제나 마시게 될까.. ^^;; 글로나마 그 감칠맛~ 떠올려 보구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