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밥을 먹을 성심원에 도착할 즈음, 모자 쓴 머리에서 신발 신은 발까지 온 몸에서 소리가 났다.
질꺽 질꺽, 꾸륵 꾸륵, 뿌글 뿌글, 드드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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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원은 1959년 작은형제회 (프란치스꼬 수도회)가 설립한 곳으로
한센인의 보호와 치료를 위해 설립되었으며, 지금은 한센인과 중증장애인을 위한 개방하고 있단다.
성심원의 첫 느낌은 단정함이었다.
비에 젖어 안으로 들이고 싶지 않을 지리산만인보에 선뜻 낮밥과 마무리 장소를 내준 성심원,
성심원에서 생활하는 분들은 사회적 외면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행복한 하루를 보낼 것으로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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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원에 도착하자마자 낮밥을 먹었다.
늦은 밥은 뭘 먹어도 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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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밥 후 자기 소개를 했다.
오늘 지리산만인보에 떡과 막걸리를 낸 오영환 님(진주칠암성당)은 지리산만인보와 함께 했던 지난 기억을 이야기했다.
목포에서 연밥에 각종 나물을 준비해 온 연서영 님은 지리산만인보를 위한 불편은 행복이라고 했다.
진주 YMCA에서 일하는 김혜영 님은 지리산만인보 덕에 간만에 비를 맞았다고 뿌듯해했다.
산청에서 온 박성진 님은 지리산만인보의 자연스러움이 좋다고 했다.
지리산만인보도 비를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준 우리들 때문에 기쁜 날이라 하였다.
지리산도 버팀목이 생겨 든든하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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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야기 손님을 만날 시간이다. 계획대로 걸었더라면 웅석봉 아래서 들었을 이야기다.
이야기에 앞서 그가 지은 시를 심소휘 어린이와 황인성 학생이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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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그친 뒤
남호섭
비 갠 날 아침에
가장 빨리 달리는 건 산안개다.
산안개가 하얗게 달려가서
산을 씻어 내면
비 갠 날 아침에
가장 잘 생긴 건
저 푸른 봄 산이다‘
‘우리 교실
남호섭
우리 손으로
교실을 지을 수 있다면,
먼 산이 보이는 큰 창에는
하늘을 한가득 담아 두고
반대쪽 창에는 숲을 들어앉히고
새잎 나서 단풍 들 때까지
다 볼 수 있을 텐데.
열어 놓은 창으로
이따금 산새 날아들어
공부하던 것도 까먹고
선생님하고 새 잡아라,
새 잡아라 함께 할 텐데.
바닥은 꼭 온돌로 해야지.
책상 밀쳐놓고 스무 명 둘러앉아
놀다가 공부하다가 놀다가 공부하다가
벌렁벌렁 드러누워
잠잘 수 있게 해야지.
우리 손으로
커튼 만들어 드리우듯
교실 지을 수 있다면.‘
오늘 이야기 손님은 남호섭 님 (산청간디학교 교감)이다.
지리산 종주 1년 뒤 산청간디학교로 왔다는 그가 산청간디학교에 온 건 10년 전이다.
그는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산청간디학교는 머리모양, 옷차림, 점수 등에 매달리지 않고 있다 하였다.
아이들의 삶에 간섭을 줄이는 것,
어른들이 정한 삶으로 아이들을 가게 한다면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다는 것,
이것이 그가 10년 동안 아이들 곁에 있으며 얻은 결론이란다.
산청간디학교는 그의 교육 철학이 담아지는 그릇이다.
산청간디학교 아이들은 지리산을 종주하고 제주도를 걸어 다니며, 책상보다는 자연 안에서 체험하고 배우며 성장한다고 했다.
아이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지 않고, 각자의 특성을 존중하며 자존감 있는 인격체가 되도록 노력하는 곳,
아이들과 생활하며 미래를 꿈꾸고 아픔을 함께 하는 선생님,
우리 아이들이 다니고 싶은 학교일 것이다.
그의 흰 머리가 멋져 보였다.
![155F531B4C83E7E80E713C 155F531B4C83E7E80E713C](https://t1.daumcdn.net/cfile/blog/155F531B4C83E7E80E)
남호섭 님의 이야기를 끝으로 지리산만인보 14일째 날도 마무리 되었다.
비로 인하여 예정된 길을 걷진 못했지만
비 덕에 볼 수 있었던 것들, 느낄 수 있었던 순간들이 지리산만인보를 살찌울 것이다.
그러니 오늘 또 우리는 감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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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섭 님으로부터 듣고 싶었던 노래, '꿈꾸지 않으면'
'꿈꾸지 않으면
_간디학교 교가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하네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하네
아름다운 꿈꾸며 사랑하는 우리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
배운다는 건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배운다는 건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사진_ 허명구 님, 글_ 윤주옥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