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무지는 달다 / 김병중
아는 게 병이고
모르는 게 약이라는 세상에선
눈에 잘 띄는 단무지가 빠지지 않는다
짜기도 달기도 한 무지가
힘없는 몸의 중심 뼈대가 되어
김밥의 맛을 좌우하는 걸 보면
단순한 무지는 복잡한 지성보다 낫다
누가 단무지를 가려 먹으려는가
달콤한 무지는 있어도
단 불행은 없으니 아삭아삭 즐거이 씹어라
자장면에 단무지 없으면
하현달도 없는 무미의 어둠 맛이라
무지가 편하고 단무지는 달아
혼자 소리내어 자주 되새김해도
아무도 이놈의
무지한 무지를 탓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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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님 작품방
단무지는 달다
김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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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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