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채에서 내려가는
어성초 옥수수 전호나물밭
마늘밭 열무밭고랑을 덮기에 충분한 풋거름
돌복숭아 그늘아래 나물.약초밭
어수리 파드득 당귀 부추 산파
초롱나물 달래 토란 땅두릅 지피식물 컴프리
돌담아래 양지바른 공간엔 딸기도 자린다
은행나무그늘아래 번성하는 파드득만 남기고
뽑아버리는 중
산밭의 산나물은 놀라운 성장세로
수년에 걸쳐 스스로 놀랍게 번성하며
주변환경을 계속 바꾸어간다
올려다 본 고추가 심겨진 비얄밭과
강낭콩 수세미밭 예정지
길가 데이지가 오늘쯤 꽃망울이 터질듯
고추밭
벚나무그늘아래에선 어성초가 자란다
가장 쎈 놈 어성초
마늘밭을 차츰 잠식해간다
♡♧☆
수안보지역에서 알게된 지인
지역을 떠났으나 가끔 인근에 오면
식사 한 때를 꼭 청하는 분이다
자연을 아끼고 사모하는 이들을 나도 좋아한다
허구의 운영체계로
자연질서조차 맞물려 돌아가는 AI세상일수록
오히려 본성이 두드러지고
본질에 몰입하는 캐릭터가 분명 있다
온갖 군상속에 살아가면서
순수함을 지키는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은
인생의 축복이다
오늘 그리 알고있던 분들이 갑자기 방문했다
특히 농번기의 불청객은 무례하지만
한편 반갑게 몇시간을 쪼개내주기도 한다
고집스레 밥한끼 먹자는 권유를
한번도 뿌리치지못했던 터라
좋아하는 참취를
숲처럼 가꾼 아름드리 밤나무아래에서 따놓고
밀리고 쌓인 밭일을 빛의 속도로 해냈다
해아래 새것이 없듯
실망시키는 뜻밖의 사건은 항상 터진다
4반세기 가꾼 내 산밭은
풀한포기도 함부로 뽑지않는다
한낱 풀한포기냐고 하겠지만
스스로 썩어져 친구에게 거름이 되고
자양분이 되었고
20여년 지속적으로 활엽수만 심어온 덕분에
산밭은 부엽토에 가깝다
그 흔한 별꽃,토끼풀,긴병꽃풀.사위질빵,
환삼덩굴,쇠뜨기,민들레,돌나물*조차도
뽑아내고 잘라내는 시기가 있고 위치가 있다
어찌 그들이 알랴
아침잠 많은 옆지기도 모른다
풀뽑는 일은 주로 이른 새벽
동틀 때 시작하고
오후시간엔 대체로 작물을 돌아본다
지인과 함께 온 방문객이
이식한지 겨우 일 년
이제 정착하고 번성하기 시작한
사연많은 인동을 몰래 뽑았다
돌아선 사이 이미 뿌리째 손에 들려있다
특별히 나눔해 준 선배의 마음씀을 기억하며
잎이 푸르러지기 시작한 때부터 매일 돌보던
두 뿌리중 한 포기를..
남편의 그 마음을 안다
또 내탓이다
네가 너무 많이 헤프게 나누기때문이란다ㅜㅜ
농장전체가
풀과 약초와 꽃과 작물이 함께
흐드러져 자라고 있기에
그들의 눈에는 풀천지로만 보일까
(식물들은 어우러져 사는 것을 특히 좋아한다)
여느때처럼
돈을 떼인것도 아니고
돌부리에 넘어져 다친것도 아닌데
왜 이리도 가슴이 답답한가
나도 모르겠다
♡♧☆
맞은편 산마루 여명이 밝고
밭에 내려가 찬 이슬을 밟으며
바지가랑이가 젖어가면
놓인 풀
뽑힌 풀의 마음을 헤아리다보면
뜯겨진 마음은 새순이 돋겠지
뜯겨진 인동은 농장입구 비얄에 있었기에
오를때마다 오른쪽 옆구리가 아플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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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5월 산밭
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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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46
24.05.02 04:1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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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러고보니
금년엔 천여평 밭에 바랭이풀이 안보인다
삼순아지매 인간승리하는가
바랭이는 척박한 땅의 상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