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탈출은 왜 일어나는가?
우건석 서울대 명예교수
아시아양봉대회 한국대표
최근 꿀벌의 실종에 관련하여 세계양봉대회 나 미국곤충학회에서 공식적으로 CCD라 부 르고 있으므로 이 표현에 따르기로 하였다. 꿀벌을 CCD나 또 다른 장애를 쉽사리 받지 않게 꿀벌의 건강을 증진시켜 줄 수 있는 새 로운 방법이 개발되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 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양 환경이 청결해야 하므로 살균제·살충제의 사용에서 해방되어 야 할 것이고 꿀벌의 무리는 영양학적 스트 레스에서 벗어나게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새로운 꿀벌의 병원균과 해충 또는 기생충의 발생여부가 정기적으로 밝혀져야 한다.
양봉가 여러분도 알고계신 꿀벌이 집을 나간 뒤 귀 소하지 않고 사라져버리는 현상이 미국· 유럽·호주 등지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외국의 표현은 꿀벌집단이 붕괴하였다는 Colony Collapse Disorder(CCD), 벌 이 사라졌으므로 Disapear, 벌의 수가 줄 어들었으므로 hosses 등 여러 가지로 설 명하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서도“꿀벌이 탈출”한 것은 사실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 한 것일까요? 아직 이 것이 주원인이다 하고 내 놓지 못하고 있 으니 더욱 안타깝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 라의 형편은 어떠한가요? 남의 나라에서 생긴 현상으로만 돌리기에는 마음이 놓이 지 않는 일입니다. 현재, 세계양봉대회나 미국곤충학회에서 공식적으로 CCD라 부르고 있으므로 이 표현에 따르기로 하겠습니다. 양봉의 사양방법(기술도 포함)은 나라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므로 CCD의 원인과 대처방안 또한 같은 수가 없을 것입니다.
최근의 국제적 흐름을 분석해보고, 우리나 라의 양봉환경과 문제들을 알아보겠습니 다. 알다시피 양봉산업은 친환경 관리를 필요 로 하는 농업의 첫째자리에 있으므로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CCD나 또 다른 장애를 쉽사리 받지 않게 꿀벌의 건강을 증진시켜 줄 수 있는 새로 운 방법이 개발되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 되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양 환경이 청결해야 하므로 살균제·살충제의 사용 에서 해방되어야 할 것이고 꿀벌의 무리는 영양학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노력하 여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꿀벌의 병원균 과 해충 또는 기생충의 발생여부가 정기적 으로 밝혀져야 합니다. 이와 같은 제안은 조사와 재료의 수집에서 시작되므로 개인과 집단의 협력 없이는 원 인을 파악하여 예방에 임하는 대책에 다가 서지 못하게 됩니다.
● 언제부터 문제가 되었나?
미국은 CCD문제가 2006~2007년 겨울 에 사회적 문제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양 봉농가는 붕군의 30~90%가 소실되었다 고 보고하였습니다. 벌이 벌통 안팎에서 죽지 않으면서 성충벌의 수가 차츰 낮아지 는 것을 CCD의 증상으로 이해하게 되었 습니다. 소상안에서 죽은 벌은 없습니다. 그런데, 먹이는 벌통 안에 있으며, 어린 애벌레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오늘날 미국 의 봉군수는 250만군으로 알려져 있는데 1948년에는 591만군에 달하였습니다. 규 모가 반토막 난 것입니다. 60년이 지난 오 늘의 현실이 심각하게 된 것입니다. 꿀벌 의 수분역할이 감소하니까 미국의 농업생 산 또한 뒷걸음하게 되어 사회적 문제가 된 것입니다. 꿀벌의 수분으로 130여 작물이 해마다 150억불의 소득을 유지해왔으니 꿀벌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 꿀벌의 가출현상 일반 상식으로 보면 집나간 일벌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벌통의 안팎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여야 합니다. 꿀벌은 환경 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나타냅니다.
꿀벌 의 감각기관은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수 준에서도 반응이 즉시 나타나는 곤충입니 다.
미국의 J.Pettis 가 꿀벌의 건강을 개 선할 것을 권한 논문에서 중요성을 엿보게 됩니다(Agr. Res. Mag. 2월 2008.). 꿀벌이 지구에서 살게 된 것은 매우 오래 된 일입니다. 지구환경이 빙하기를 맞이하 여 수많은 생물들이 사라져 멸종된 것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꿀벌(Apis cerana 와 Apis mellifera)는 적응력을 발휘하여 신·구대륙에서 지금과 같은 분포지역을 넓혀온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생물집 단은 환경이 좋거나 먹이가 풍부한 조건에 서는 자연스레 분포를 넓혀나가면서 밀도 를 높이는 스스로의 생존전략을 터득하면 서 세대를 이어가게 됩니다. 이와 같은 경 우에는 스스로 방어하는 힘을 얻어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던 것입 니다. 꿀벌도 이러한 적응성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꿀벌이 살고 있는 소상 내부와 외역활동 영역의 환경이 나쁜 때는 꿀벌 스스로 방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자연의 법칙을 무너트린 인위적 환경으로 재앙이 다가온 것입니다. 이와 같은 환경 이 만들어진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 불안한 생태환경 19세기 이후 지구상의 인구증가는 더 넓 은 농경지를 필요하게 되어 농산물 증수가 최대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더 많이 먹거 리를 생산해야 된다는 압박은 병·해충의 방제를 위해 농약과 비료의 사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많이 생산해야 하는 목표가 환경의 질을 훼손시킨 것입니다. 벌들의 탈출현상도 나빠진 벌통 내부 환경 에서 원인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예를 들 겠습니다. 2004년 2월 전남 진도에서 겨 울을 보냈던 C씨의 봉군 200여 통에서 알 수 없는 일벌의 실종현상을 확인하였는데 원인은 보온판 제작에 사용한 본드 때문이 었습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한 소량의 화 학물질이 벌에게는 치명적으로 작용하여 일번 모두 도망간 좋은 예가 되었습니다. 좁은 소상안에 방제용 약제가 넘쳐난다면 벌들의 탈출은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그래 서 CCD의 원인이 여러 가지로 추정되고 있지만 과다한 약제를 사용한 것을 원인으 로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1995년 미국 Santa Cruz 섬에서 조사한 결과는 Varroa응애가 출현한 뒤 부터 재 래꿀벌이 점점 소멸되었다고 발표하였습 니다. 생태계의 변화는 우리들의 부주의에 서 일어나며, 되돌려 놓는데 오랜 기간이 필요합니다. 사람의 실수가 빚어낸 비슷한 예를 소개합 니다. CCD와는 다른 경우지만 환경과 관 련된 중요한 사건입니다. 2000년 4월 Arizona의 튜산에서“아프리카화된 꿀벌 과 꿀벌응애”라는 국제회의가 열렸습니 다. 1993년부터 문제의 꿀벌이 멕시코 지 역에서 4~5월이면 잦은 분봉이 발생하였 으며 1998년에만 3500분봉군이 제거되 었습니다.
AHB는 나뭇가지, 자동차의 짐칸, 건물지 붕의 서까래사이, 묻어둔 파이프내부나 수 도검침기의 뚜껑 등, 여러 곳에 벌집을 짓 고 있으며 해마다 북쪽지역으로 이동 분포 지역을 급속히 넓혀가고 있습니다. 1993 년에는 멕시코에서 아프리카화 꿀벌에 쏘 여 희생된 사람이 65명이나 되었습니다. 이런 일이 생겨난 것은 인재에 의한 분명 한 실수였고, 이와 같은 사건이 앞으로도 재현될 수 있기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입 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CCD와 AHB 사건은 자연발생된 것이 아니라 사람의 실수가 빚 어낸 21세기의 꿀벌재난 이기도합니다. ● 소상에서 쫓겨난 꿀벌 앞에서 말씀드린 이유 없이 사라진 벌들은 집 을 나가버린 벌이라기보다는 소상에서 쫓겨 나간 벌이라는 표현이 맞습니다. 왜 이들은 나간 뒤에 여왕벌과 자라나는 애벌레를 두고 돌아오지 못하는 것일까요? 2007년 9월 세계양봉대회와 같은 해 12월 미 국곤충학회가 꿀벌의 봉군
붕괴현상(CCD)의 원인과 예방을 다룬 특별심포지움과 원탁회 의를 통해 깊이 있게 다루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의 현황파악은 된 것이 많 지 않으므로 외국의 사례를 소개하여 CCD의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벌이 머무는 환경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화 학적, 생리적 단편화가 생기면 적절한 외역 활동을 못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예는 미국 에서 살충제독성 때문에 1990년대 후반부터 양봉산업이 위협을 받았습니다.(1997, Hubbell). 이런 현상은 다양성이 위협받은 결과이기도 합니다.
즉, 꿀벌응애와 기문응 애의 유입, 미국부저병 방제에 사용된 항생 제에 저항성이 강한 계통의 병원균이 나타나 고(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 남부지역에 서 진행되고 있는 아프리카화꿀벌과 유럽종 간의 교잡현상, 또 세계시장에서 벌꿀가격이 내려간 것 등이 복합적으로 문제가 된 것입 니다.
Apimondia에서 꿀벌의 건강을 주제로 다룬 것을 비롯해 세계적인 꿀벌의 소멸을 J. Pettis(미국)주관으로 진행하여 꿀벌의 건 강, 미국의 CCD현황, 왜 미국에서 봉군소실 이 생겼나, 질병과 호주의 봉군소실원인, 바 이러스와 Varroa 응애가 호주의 봉군소실관 계, 독일의 봉군소실 모니터링, 유럽의 봉군 소실예방 등 9과제 발표와 종합토의가 있었 습니다.
월동 꿀벌피해 조기차단 ‘사활’
지난봄에 양봉농가에 악몽이었던 빈벌통과 집단폐사 현상이 올겨울 반복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와 유관기관은 협력 강화 속 대책 마련에 들어가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봄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조사자들이 철원 양봉장에서 해당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이다.
응애 방제적기 대부분 놓쳐
빈 벌통·집단폐사 발생 우려
농식품부, 유관기관 협력 강화
주 단위 상황 파악·기술 지원 등
“농가 적극 방제·피해 신고 중요”
양봉농가들에게 2022년의 봄은 악몽 같은 시작이었다. 통상 봄은 겨우내 쉬었던 꿀벌들이 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꽃이 피는 시점에 앞서 농가들이 벌을 깨우는 시기다. 하지만 원인 모를 빈 벌통 현상과 집단폐사로 한 해 농사를 망쳤기 때문이다. 수년 동안 꿀 수확량 감소로 경영의 어려움에 처했던 농가들은 망연자실했다. 올해 꿀 수확량은 평년보다 1.15배 생산했지만 이를 채밀할 벌이 없는 양봉농가들은 풍요 속의 빈곤인 한 해를 보냈다.
문제는 올 겨울에도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될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매년 7월을 응애 방제적기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올해 상당수 양봉농가가 벌꿀과 로열제 같은 양봉산물을 8월까지 생산, 방제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응애가 다시 확산됐다. 결국 늘어난 응애 방제를 위해 방제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방제제에 대한 내성이 생긴 응애로 인해 꿀벌이 약화 또는 폐사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정부 기관을 비롯한 꿀벌 전문가, 양봉업계에서 올 겨울에도 꿀벌 피해 발생 가능성을 높게 예측하고 있는 이유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16일 ‘2022/2023년 겨울철 월동 꿀벌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꿀벌 월동기간 중 지자체·농촌진흥청·농림축산검역본부·한국양봉협회 등과 협력체계를 대폭 강화해 가동한다. 각 시군에서는 주간 단위로 봉군 내 폐사 발생여부, 여왕벌 산란 여부 등 관내 양봉농가 상황을 파악하고 응애 피해와 월동꿀벌 폐사 등 대응방안을 전파한다. 지자체가 양봉농가 피해 사례를 파악하면 각 도 농업기술원과 공유하고 지자체 요청에 따라 농촌진흥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현장 조사, 원익 파악, 현장기술 지원 등을 시행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자체 동물위생시험소와 양봉농가 피해에 따른 방역 조치를 실시하고 한국양봉협회는 응애 등에 의한 폐사로 판별될 경우 즉시 인근 농가에 전파해 방제 등 초동조치가 농가 단위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한다.
월동기 각 기관별 대응방안과 양봉농가의 월동기 피해 저감 방법 등에 대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있는 농식품부는 응애류 방제요령 안내 책자, 홍보물 등을 농가에 제공하는 것은 물론 벌통 내 온·습도 등 환경조건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 장비를 시범적으로 보급해 성과에 따라 축사시설현대화사업을 통해 적극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겨울철 꿀벌 피해를 방지하고 확산을 신속하게 차단하려면 일선 농가의 적극적인 방제와 함께 피해 발생 시 지자체 신고가 매우 중요하다”며 농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을 요청했다.
한편 꿀벌응애는 세계적으로 꿀벌에 가장 심각한 해충으로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꿀벌응애를 꿀벌 전염병(꿀벌응애감염증)을 야기하는 기생해충으로 지정했다. 꿀벌응애는 꿀벌을 직접적으로 죽이진 않지만 증식과 성장, 이동이 꿀벌을 통해 이뤄진다. 또 육각형 벌집 안에서 꿀벌과 함께 생활하면서 체액을 빨아먹어 꿀벌의 정상적인 발육과 활동 등에 직접적인 가해는 물론 날개기형병과 급성마비병 등 질병 유발 바이러스를 유발하기 때문에 제때 방제하지 않으면 봉군이 폐사하게 된다. 꿀벌응애감염증에 걸리면 일벌과 수벌은 체중이 감소하고 발육이 저하된다. 또 꿀벌들의 비행 능력과 먹이 활동 후 복귀율이 감소하고 수명이 짧아진다. 또 애벌레 폐사, 기형 날개, 짧은 다리와 복부를 가진 약한 성충을 볼 수 있고 벌통 입구에서 마비증상을 나타내는 벌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그동안 꿀벌 방제약품의 내성 방지를 위해 약품 교체 사용방법과 주의사항을 지자체와 한국양봉협회를 대상으로 안내하고 교육했다. 또 지자체에서 양봉농가에 지원하는 방제 약품 선정방식을 제품 기준이 아닌 성분 기준으로 약제를 선택하도록 하고 2년 연속 동일한 성분의 약제를 지자체가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시행해 동일한 성분의 방제약품을 연속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 농촌진흥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지자체·한국양봉협회 등은 월동 꿀벌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해 전국 164개 농가를 대상으로 한 현장 조사와 지자체·농가를 대상으로 한 방제 교육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