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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의 이야기 스크랩 초등학교졸업식날에 - 우향우 ,좌향우
리처드(김해식,8회) 추천 0 조회 176 12.02.17 10:00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지금으로부터 34년전 1978년 2월15일 아곡초등학교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그 전 날 미리 졸업식 예행 연습을 했습니다

교실 두 개의 칸막이를 터서 넓은 공간을 만들어 검은 커텐을 내리고하니 엄숙한 졸업식 분위기였습니다

 "내일이 마지막날이다. 말쑥하게 입고와라 절대 추리닝 입지말고  졸업식때 떠들지말구"

담임선생님은 또 잔소리를 마지막날까지 하는 겁니다

"선생님여, 졸업식 낼 몇 시에 끝납니까

평소 끝나자마자 집에 꿀단지라도 있는 지 내달리던 성복이는 철없이 질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수업내용에 질문은 전혀 없고 오로지 집에 가는 타령만하냐? 마직말날까지."

 사실 성복이는 졸업 뒤에는 중학교 안 가고 울산으로 취업하러 갈 예정이었습니다

 "그리 많이 걸리지 않으니 조용히 앉아 있그라. 그리 빨리 집에가고 싶니 졸업식날인 데.."

'졸업식날도 평범한 날과 다를 것이 뭐 또 있나' 속으로 불평하면서 예행연습도 빨리 끝나길 바랐습니다

그 날따라  대보름이 막 지나서 집에는 약과 튀밥, 조청 ,깨엿 ,콩엿등이 있어서

먹고픈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칸막이를 뜯고 책상은 드러내고 의자만 남기고 마루바닥을 양초와 들기름으로 칠하면

걸레로 닦아서 반질반질 윤이 제대로 낳습니다.파리가 미끌어질 정도였으니까요.

 난로에 장작을 때서 훈훈하게 하고  2시30분부터 예행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교무선생님은 "1시간만 참어라 박수 크게치고 떠들지말구 졸업식 노래 부를 때 경건하게 부르고"

 국민의례에 이어 졸업장수여  우등생 표창 순서였습니다

나를 포함하여  5명을 불렀는 데 1등인 제가 대표로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기쁘기도 했지만 여 러명의 앞에 선다는 것이 떨리기만 했습니다

그냥 쭈볏이 서서  받으면 괜찮은 데  받는 과정이 단순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남 앞에 나가면 울렁증도  심하고 손과 발이 오저그라드는 성격이었습니다 .

일종의 울렁증현상이었습니다.

 

상 받는 순서는  처음에 교장선생님한테 인사하고 좌향좌해서 인사하고 뒤돌아서 인사하고

우향우해서 인사하고  뒤돌아서  인사하고 쉽게 보였지만 극도로 긴장된 저의 다리는 후덜덜거렸습니다

인사를 하고 좌향좌를 할 때 발이 90도각도로 돌아야하는 데

안 따라 주는 겁니다 엉거주춤 좌향좌하고 꾸벅 뒤돌아서 꾸벅 해야하는 데 뒤돌아서기가 잘 안되어

스텝이 꼬이고 엉망진창이었습니다   조용하던 되어 분위기는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몸개그를 하는 것도 아니고 저는 이 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너는좌향좌 우향우도 못하냐 황상동 너가 다시 나와서 시범을 보여줘라"

반장인 상동인 보란 듯이 잘 하더군요

다시 한 번 해 봐라 다시또 했지만 당황하고 얼어 붙은 마음과 몸은 아까와 다를 봐 없었습니다

 쥐구멍만 있으면 숨고 싶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체육시간에 잘 배울걸.'

 

                                                                        1978.2.15 졸업사진


 

 그 다음 순서가 교육감상었습니다

또 내 이름이 불리워졌습니다 장내는 꺄르르 웃음 바다였습니다.

교감선생님은 내가 처량히 보였는 지 4 학년때 담임이었던 신춘우선생닝께

 다른교실에 가서  연습을 시키라며 배려아닌 배려를 했습니다

 2학년 교실에서 바닥에 분필로  그어놓고  우향우 좌향좌 뒤로돌아를 연습을 했습니다

그 당시 오른쪽은 밥 먹는 손, 왼쪽은 신작로 길 걸을 때 좌측통행하는 길 또는  밥 안 먹는 쪽이 렇게만 생각했 지

이런 동작을 배우기는 했지만 수박겉핥기 식으로 넘어갔습니다.

 20여분여 연습을 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니 몸뚱이는 목석이냐 돌하루방이냐? 왜 그리 비실비실거리냐"

 '다른 친구들은 막힘없이 잘하는 데 왜 나만 못해서 이런 개망신 당하나' 굴욕감이 밀려오고

다시 졸업식장에 갔을 때 다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해봐라"저는 쭈볏쭈볏하면 나가서 동작을 취했지만 얼어붙은 심신은 뻣뻣해져서 아까와 비슷했습니다

 교무주임은 교장선생님과 상의하더니

 " 도저히 안되겠다 우등상 받을 때에는 대표로 우강희가 받고  교육감상은?" 한숨을 쉬더니

 "더 연습해서  받을 수 밖에 " 나대신 나간 강희는 막힘없이 잘했고

그것을 지켜보는 저는 부럽기도하고 심란하기도 했습니다. 결국은 강희가 얼떨결에 대리 수상을 했던 것입니다

'내일 아버지 큰아버지가 오셔서 상 받는 것을 기대할텐 데..일등 으로 졸업한다고 좋아하셨는 데..'

 마음이 무겁기만 했습니다

" 넌 으째 그리 쉬운 동작도 못하냐 너 때문에 빨리 집에 가야 하는 데 많이 늦었다" 

성복이는 불만에 가득찬 말로 핀잔을 주었습니다.

 집에 와서 안방에서  마당에서 산소에 가서 연습을 했지만

 나아질 기미가 안 보였습니다

"넌 마당에 금 거놓고 ?하냐 ?" 쇠죽울 푸다 나온 어머니와  쇠스랑으로 외양간 거름을 퍼  나르던

아버지도 의아할 수 밖에?

그 날 밤 잠은 안오고 '실수하면 어떡하나 아버지가 내일 입고 갈 옷을 다리고 있던 데?

그리고 1 등으로 졸업한다고 송아지 판 돈5만원으로 선상님들 대접한다고 챙기던데..'

평소 말썽만 피우던 저를 이 날만은 뿌듯해 했습니다

마실 갔다오면서 휘영청 밝은 달빛 아래서 연습을 해서야 비로소 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쉬운 동작을 멍청하게 못하다니? 낼 떨지 않으면 될 텐데?'

바람이 몹시 부는 지 문풍지가 심하게 떨리는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습니다

어머니가 고구마 통가리에서 대파를 뜯고 콩나물 시루에서 콩나물 뽑는소리에 잠이 깨었습니다

"어여 일어나 쇠죽 퍼주고 머리깜고 옷 갈아 입어야지 "머리는 3일에 한 번이나 깜을까 말까 했는데

가마솥에서  뜨거운 물을 양동이에 퍼서  차거운 물을 타서 머리를 깜고 있는데

할머니가 오셨습니다 "우리 손주 큰 상 탄다"며 1천 원을 복주머니에서 꺼내어 주셨습니다

 꽁치찌개에  콩나물국에 배불리 먹고  어제 입던 옷을 입으려 하는데

 "보은장에서 옷 사왔다" 하며 새 옷을 빼랍(서랍)에서 꺼내 주었습니다

바지와 윗도리를 입으니 삐까번쩍하고 날개를 단 듯 했습니다

아버지도 선물이라며 털신도 뜨락 위에 내놓았습니다.

어머니는 고추 말린 것 팔아서 새 옷 사고,아버지는 족제비 가죽벗겨서 말린 것으로 털신을 샀던 겄이었습니다

 팔랑팔랑 산길을 지나 논둑길을 걸어가면서도 쫄면 안 되는데 ?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헌데 논둑 가장 자리편에 어떤 사람이 보였고 가까이 가보니 술마시고  죽어 있었습니다

 소스라치게 놀라 우리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수사반장에서 보던 시체를 보다니

지나가는 시내버스를 세워 알리고 대안리 주민들이 거적때기를 덮는 것을 보고 졸업식장으로 향했습니다

 50여평도 안 되는 졸업식장 안에는 5학년 후배들, 내빈들 ,가족?친척들로 붐볐습니다

 교무주임 선생님은 "지대로 준비해왔지  혹 틀리더라도 당황하지말고

그대로 해라" 여전히 걱정어린 표정이었습니다 10시가 가까이 되자

큰아버지 아버지 그리고어머니까지 오셨고 강당은 꽉 찼습니다

 드디어 아곡초등학교 6회졸업식이 시작되었습니다

 국민의례 학사보고에 이어 53명 졸업생 졸업장수여 반장인 상동이가 졸업생 대표로  받았고

 6년개근상 정근상 1 년개근상 정근상 표창순서가 있었습니다

단상에는 큰아버지가  뒷편에는 부모님이 보였고

 내가 상 받을 순서가 가까이 울러오자 울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등상 시상때 강희가 대표로 받고 드디어 제가 받을 순서가  되었습니다

"교육감상 수장자는 김해식" " 예"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 일어나

나가는 데 모두가 저를 주시한다고 생각하니 머리털이 쭈볏쭈볏 서는 느낌이었습니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다리가 후덜덜, 교육청에서 나온 장학사에게 인사하고

좌향좌해서 인사를 해야하는 데 우향우를 먼저하고 뒤로돌아 인사하고 엉거주춤 우향우를 했습니다

 식은땀도 나고 순간 뭔가 빠뜬렸다는 생각이 들었고 장내는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장학사님이 상장 문구를  읽은 다음 상장을 주는 데 허걱 왜 그리 상장이 크던 지 게다가 두꺼운  

 사전을  부상으로 주었습니다

상을 접어 사전을 감싸서 왼쪽 옆구리에 끼고  인사하고 뒤돌아서서 인사해야 하는 데

사전이 너무 두꺼워 모양이 안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엉거주춤 감싸고 인사하는 데 또 웃는 것이었습니다

 사전이 쿵하고 떨어진 것 있었습니다 앞에 앉은 석종이가 주워서 건네 받는 데

 얼굴은 뻘개쥐고 쥐구멍이 없으면  파서라도 숨고 싶었습니다

 

                      <아곡 초등학교 동창회 사진> 

다른 친구들이 상을 받고 내빈축사 송사 답사 졸업식 노래가 이어졌지만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졸업식 노래에 흐느끼는 친구들 보면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10여명은 영영 학교를 떠나 타지로 돈벌로 떠나기 때문입니다

"넌 으째 새가슴이냐 너같은 애 30 년 교사생활에 첨 본다  중학교 졸업식때 실수하지 마라"

교무 선생님은 식이 끝난 뒤 자기도 몹시 맘 졸였다면서 애정어린 충고를 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3년후 중학교 졸업식때도 똑같이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그래서 얻은 제 별명이 "어리버리"입니다.

 

벌써 강산이 세 번 바뀌었습니다 그  때의 친구들은 이제 다 50을 바라보는 중년이 되었습니다

저한테는 악몽같이 졸업식이었지만 지금은 잊지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해마다  졸업 시즌이 되면 그 때의 일이 떠오릅니다 

좌향좌 우향우 뒤로돌아 제대로 못해서 힘들었던 그 날의 졸업식.

지금도 만인 앞에 서면 울렁거리는 것은 그 때의 상처가 남아서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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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2.17 17:04

    첫댓글 네에 좌향좌 우향우는 배우지 않고 다른 공부만 열심 했나 봅니다 아무튼 글 재미있게 잘 읽었고 감사 드림니다~~~~~~~~~^^

  • 12.02.18 09:10

    네.그랬군요.그땐 선생님이 교무실에 오라면 가슴이 꽁닥거리고 잘못이없음에도 잔뜩 겁에질리곤했던 생각이나네요.어린시절 단상앞에 나가면 두어번 한숨을 가다듬곤했죠
    어린시절 추억에 잠시나마 동심을 엿볼수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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