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아 안녕! 또 왔어. 요새 컴백기간이라 너무 보고싶어서 편지쓰러 왔어. 올해 월드투어가 많이 포집되어 있어서, 컴백은 안할줄 알았는데 하더...라고...? 한편으로는 너를 자주 볼 수 있어서 좋지만...난 지금 데뷔때부터 3년동안 널 못봤기 때문에ㅠㅠ 나도 너 보고싶어. 근데 계속 뭐때문에 못가고, 뭐때문에 못가고. 아마 이 카페에서 실물 못본사람이 거의 나밖에 없지 않을까...?고등학교때는 고3이라 못보고. 그다음 해는 재수하느라 못보고. 올해도 3수하느라 못보고. 왜 세상은 나한테만 불행한걸까?
오늘은 너한테 얘기하고싶은게 있어서 찾아왔어.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2년쨰인데. 너는 사회에 나가서 돈을 벌고, 성공했는데, 나한테도 그런 원대한 포부가 있었지. 고3때 첫 중간고사를 치고 선생님이랑 상담했을 때 선생님께서 이 성적만 유지하면 서울대를 쓸 수 있다고 하셨는데,,,기말고사를 못쳐서 카이스트도 될까말까한 성적을 받고, 그래도 사회적으로는 ,미래에는 성공해야하니까 최선을 다해서 대학 입시 준비를 했었어. 그 과정 속에서, 연세대 아카라카에 간 지원이를 보고, 난 꼭 연세대에 가야겠다 하고 마음먹었지만,,,연세대는 지원 못했고, 전교10등이었는데 아무데도 못붙었어. 분명히 나보다 성적 낮은 애들도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를 갔는데 나느 왜? 대체 나는 왜...?
그래. 재수해서 연세대 의대를 가자하고 마음을 먹었어. 연말무대에서라도 널 보고싶었는데, 과학고에서는 수능공부를 하지 않았기에, 다른 재수생들보다 출발이 늦어서 연말부터 공부하느라 부모님께서 못 가게 하셨고, 그래서 그냥 작년에 내가 꼭 성공해서 연말무대에 가리라,,,했지만 ㅠ 몰라,,,안되는건 안되는걸까? 분명히 난 잘했는데, 수능 당일에 채점하고 그냥 많이 낙담했어. 아무도 보고싶지 않았고 그날 하루종일 한강 다리에 서 있었어. 지나가는 차들을 보며, 한강뷰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저사람들은 과연 공부로 성공한걸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과연 이렇게까지 살아야하나? 내 선택이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하는 생각까지...
그래서 고심한 끝에 올해 다시 수능 공부하고 있어. 올해 하면 뭔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난 올해 의대를 못가면 내년에 군대를 가야 하기 때문에, 난 정말 군대를 가기 싫기 때문에 꼭 의대에 갈거야. 가서 아카라카에서 널 볼거고, 꼭 팬싸인회에 가서 내 의과대학 학생증을 보여주고 싶어. 2년동안 친구도 못만나고 그냥 재수학원만 다니고 있는데, 처음 1년은 괜찮았어. MBTI가 ESTJ이긴 한데 혼자 있는것도 좋아해서, 얘기 아무랑도 안하고 혼자 공부만 하는거 좋아했는데, 2년쨰 되니까 힘들더라. 나도 좀 놀러 다니고 싶고, 사람들도 만나고싶고, 아이브 콘서트도 가고싶어(근데,,,,콘서트를 내가 재수할때 2번이나...) 나 정말 너 보고싶어. 콘서트 끝나면 카페에 편지랑 사진으로 다들 뭐 예쁘다, 하는데 나는...본적이 없으니...
지금 아이돌 중에 2004년생들이 많더라고, 다들 성공해서 돈 많이 벌고, 부모님이 자랑을 하는 자식이 되었는데 나는, 계속 비교만 하니까 자신감도 없고, 더 초라해지더라. 지하철을 타도 저사람은 이나이 먹고 재수하나 생각하겠지 라고 혼자 생각하니 길에도 못다니겠고 그렇더라...부모님들인 보통 나이를 먹으면 남편자랑, 자식자랑 하며 시간을 보낸다는 말이 있는데 난 언제쯤 부모님이 자랑할 수 있는 아들이 될 수 있을까. 우리 아들 의대 갔다고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당장 오늘 컴백하면,,,또 난 다른사람들이 공방가는걸 쳐다보기만 해야겠지. 난 지금 2년째 아이브 유튜브 컨텐츠 한편도 제대로 본 적이 없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걸까...온라인으로도 널 못보고,,,
제목은 Way back home의 가사 한줄인데, "길고 긴 여행을 끝내 이젠 돌아가" 뭔가 내가 정말로 바라는 상황이 아닐까? 나도 올해 연말에 MMA에서 지원이 널 보고싶다...이젠 이 생활도 정말 못할거같아ㅠ
오늘 뮤비는 꼭 볼게! 콘서트 하느라 살 뺼 필요 없었는데, 그전에도 충분히 예뻤는데 살뺴고 나타난 지원이ㅠ이젠 정말 그냥 예쁘다는 말 말고 생각이 안나...이번에도 충분히 잘 할수 있을거라 믿어. 올해는 꼭 너한테도 부끄럽지 않게 한번 해볼게.
6시! 그때 뮤비에서 보자. 안녕.
P.S.이거 글씨 다 내가 직접 쓴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