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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주 남긴 했지만, 이번주 경기는 그 자체보단 플레이오프 진출 팀의 예상되는 경기력에 더 집중해서 보실 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 리그 우승에서 각 팀 혹은 선수들이 우승하게 됐을 때, 기록에 대해서 좀 써보려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서사를 매우 좋아해서 플레이오프나 월즈 등을 앞둔 시점엔 혼자 찾아보곤 합니다.
아시다시피 롤판 분위기 자체가 뭐 이런거 잘못쓰면 갈드컵 열리기 일쑤라, 중계 등에서 강조되지 못하는건 좀 아쉽더라고요.
순서에 별다른 의미는 없고요. 생각나는대로 썼습니다.
1. 4-Peat
아마 이번 시즌 젠지를 응원하시는 분들도, 아닌 분들도 아마 꽤나 많은 관심을 두실 부분이지 않나 싶네요.
Gen.G가 우승하게 된다면, Gen.G 그리고 쵸비 선수는 역사상 최초로 4-Peat을 기록하게 됩니다.
한편 HLE가 우승하게 된다면, 피넛과 도란 선수는 개인 기록 중 최초로 4-Peat에 성공하게 됩니다.
누군가는 팀을 옮겼으니 인정하지 않을수도, 누군가는 팀을 옮겼기에 더 대단하다고 이야기 할수도 있겠습니다만, 기록은 남겠죠.
아시다시피 T1과 페이커 선수는 위대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업적을 썼고,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우승과 관련한 기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죠.
제 기억이 맞다면 적어도 우승 관련해선, 기록을 빼았긴 적이 없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심지어 3팀 밖에 없는 3-Peat에서도 1회 앞서가고 있으니까요.*
그 누구도 자신의 위대한 업적에 흠집이 생기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겁니다.
설령 그 흠집이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말이죠. 페이커 선수는 오랜기간 아주 많은 도전을 받아왔고, 물리쳐왔습니다.
그리고 또 도전자가 나타났네요. 지금까지는 흠집조차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어떨까요?
정상을 두고 경쟁할 두 팀의 경기력이 매섭습니다.
신 조차도 피할 수 없는 악몽을 선사한 이들.
그 세번의 악몽이 자신의 기록에 흠집을 내려합니다.**
과연 그들은 신이 써내려가고 있는 위대한 업적에 처음으로 흡집을 낼 수 있을지.
다시금 되찾은 왕좌와 함께, 오랜 악연을 끊어내고 언제나처럼 흡집 조차 허락하지 않을지.
혹은 흠집을 내는 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만 볼지.
신성모독 매치라고 부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 LCK 역사상 3-Peat은 총 4회 있었습니다. (T1 - 2회 / DK, Gen - 각 1회)
**LCK에서 두차례 결승에선 젠지를 만났고, 22월즈에서 T1을 꺾은 DRX의 미드는 제카 선수.
2. 리그 최고령 우승
앞서 페이커 선수는 자신의 위대한 업적에 흠집 조차 허락하지 않았다고 이야기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의 위대한 업적은 유산이 아닙니다. 그는 정상에 서 있지만, 여전히 도전하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작년 또다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했죠.
아닌 분들도 많겠지만, 저는 그 가치를 증명하라는 말이 페이커 선수에 대한 최고의 존중이라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페이커 선수에게 도전할 이는 적어도 수년 간은 나올 수 없습니다. 다만, 그의 업적 중 몇몇 부분에 도전할 뿐이죠.
앞으로도 어느 한 선수가 그의 모든 업적을 넘어서는 일은 없을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매번 도전합니다. 자신이 세운 왕조가 몰락해도, 무대 위 조명이 더이상 그를 비추지 않아도.
홀로 남아 새로운 이들과 또 도전합니다.가장 높은 자리가 어올리는 이가, 가장 낮은 곳에서 분투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끝내 돌아서야만 했던 그 자리에 다시금 돌아왔습니다.
만약 그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다면, 그는 커다란 돌을 짊어지고 다시 오를겁니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곳에 설 수 있을테니 말이죠.
그런 이를 존중하는건 그가 앞으로 써내려갈 것들에 대한 기대지. 써온 것에 대한 찬사가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페이커 선수는 LCK 최연소 우승자입니다.
그리고 만약 이번 스프링을 우승하게 된다면, LCK 최고령 우승자 타이틀 역시 가져가게 됩니다.*
그는 스스로 또 증명하려 하고 있습니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래서 페이커 선수에게 또 이야기 할겁니다.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
*우승하더라도 플레임 선수의 기록이 있습니다만, 출전기록이 없는 것으로 기억하기에 때문에 제외했습니다.
3. 로얄로더
기록에 민감하신 분들은 제목을 보자마자 의아하실겁니다.
위 세팀 중 로얄로더는 없을텐데 하시면서 말이죠.
하지만 Gen.G의 페이즈 선수가 있습니다.
오랜만에 LCK에서 주전으로 로얄로더를 기록한 선수입니다.
이 선수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최연소 3-Peat에 도전합니다.
그의 전임자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원딜러로 평가되는 선수 중 한명이자, 팀의 프렌차이즈 스타였습니다.
팀이 어려울 때 등장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고.
다시금 팀이 어려웠을 때, 팀을 지탱할 뿐 아니라 다시 리그 정상에 올려놓았습니다.
때문에 그가 떠날때, 팬들은 분노했습니다. 무명 신인에 불과했던 이 어린 선수에게 기대하는 이는 없었죠.
아마 꽤나 큰 부담이었을겁니다. 하지만 어느새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기둥이 되었습니다.
이 선수의 로얄로드는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4. 최고의 저니맨
눈치채신 분들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피넛 선수입니다.
피넛 선수는 패배하지 않는다는 밈 처럼, 팀을 정말 많이 옮겨다닌 선수입니다.
본인의 기량도 출중해서 여러 팀에서 우승한 선수죠.
만약 HLE이 우승하게 된다면, 피넛 선수는 5개의 팀에서 우승한 선수가 됩니다.
이미 4개의 팀에서 우승했고, 이는 본인만 가지고 있는 기록입니다.
하지만 3개의 팀에서 우승한 선수는 몇 있었죠.
그리고 그들은 모두 은퇴했습니다. 현역 선수 중엔 2개의 팀에서 우승한 선수 둘 뿐입니다.
과연 최고의 저니맨이 될 수 있을지도 기대가 되네요.
5. 역사상 최고의 라이벌리
지난 4번의 결승은 모두 Gen.G와 T1의 무대였습니다.
이번 시즌 만약 두 팀이 결승에 맞붙게 된다면, 5회 연속 맞대결입니다.
우승을 기준으로하면, T1이 도전자 입장입니다.
하지만 페이커의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것을 기준으로 하면, Gen.G의 도전이죠.
두 선수의 라이벌 구도 자체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은데, 저는 이정도면 지독한 라이벌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 페이커 선수의 위상을 깍아내린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이 두 선수는 당대 최고를 두고 경쟁하는 것이지, 역사상 최고를 두고 경쟁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쵸비 선수가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 받을지라도, 후자를 두고 경쟁하기엔 무게감이 많이 떨어지죠.
하지만, 당대 최고를 가리는 것엔 그렇지 않아보입니다.
지난 4번의 결승 뿐 아니라 정규 시즌 내에서도 순위 다툼을 치열하게 벌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명경기도 많이 만들었고요.
적어도 제오페구케로 대표되는 페이커 선수의 2막에선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현재까지는 리그의 Gen.G 그리고 월즈의 T1 구도이고, 월즈를 우승한 T1이 조금 앞서가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끝내 Gen.G를 아직 넘어서지 못한 T1 입니다. 심지어 운영 스타일도 완전 반대죠. 최고의 라이벌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라이벌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어떤 끝맺음을 지을지 너무나 기대됩니다.*
아무래도 이적이 잦고, 경기력이 유지되는 것이 쉽지 않은 롤 특성 상 라이벌리가 이렇게 이어지지 쉽지 않은데, 최근 몇년 간 가장 리그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주는 두 팀 같습니다.
무엇보다 페이커 선수와 쵸비 선수의 각 팬들은 본인의 선수들을 종교에 빗대곤 합니다.
위에서 신성모독 매치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이런 점도 맞부딛치는걸 보면 참 재밌습니다.
역사 책에서 보던 종교전쟁이 떠오르네요.
예루살렘을 차지하는 것은 누가 될까요?
페이커 선수는 예루살렘을 지키고, 자신의 성경을 지킬 수 있을지.
쵸비 선수는 예루살렘을 탈환하고, 성경에 흠집을 낼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 가장 보고 싶은 결승 매치업입니다. 서사가 너무 매력적이고 명경기가 많이 나와서요. 또 두 팀의 팬덤 간 기싸움도 쎈 것으로 알고 있고요.
6. 정리
굵직한 기록 위주로 찾다보니, 페이커 선수의 업적에 도전하는 이들의 구도가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페이커 선수와 경쟁하던 이들은 이제 무대에서 내려와, 무대에 오를 이들을 가르칩니다.
페이커 선수는 여전히 무대 위에 서 있고. 그리고 이젠 경쟁자의 제자들과 경쟁합니다.
그 오랜 커리어 동안 페이커 선수는 자신의 업적에 사소한 흠집은 커녕 그 도전조차 몇번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DK가 3-Peat을 달성하며, 흠집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고요.
아무리 거대한 성벽도 무너집니다. 그 무너지는 것은 사소한 균열부터 시작이죠.
때문에 흠집에서 그치지 않고, 그의 업적에 도전하는 이가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꽤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요.
하지만, 무너진 성벽 중엔 인간의 힘으론 어찌하지 못했던 것들도 있습니다.
끝내 인간은 그 벽을 넘지 못했고, 다만 자연의 힘에 무너졌죠.
임요환 선수를 모르는 E-Sports 팬들도 생겨난다는 소식을 듣고 놀랬습니다.
아마 스타판에서 최고라 불렸던 많은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일테죠.
먼 훗날 페이커 선수도 마찬가지일겁니다.
다만 저 과거의 영웅들처럼 시간에 잊혀지기 전, 그 벽에 도전하는 이가 나타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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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페이커의 유일한 흠은 나를 가지지 못한 것...
흠..... 흠..... 흠ㅎ....
+ 추가
7. 최고의 팀
T1은 자신들의 왕조에 도전하기엔 아쉬울 수 있지만, 그에 뒤지지 않을 몇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T1의 제오페구케는 21년 스프링을 시작으로, 5회 연속 결승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Msi 제외하고 월즈만 포함시킨다면, 모든 대회에서 결승에 오르고 있는셈이죠.
이건 결코 왕조에 뒤지지 않는 기록입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 결승에 진출하게 되면 6회 연속 결승에 진출하게 됩니다.*
*T1이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HLE가 결승 진출에 성공하게 되면, 피넛 선수가 연속 6회로 단독 1위에 올라서게 됩니다.
4번은 한화 전신이 락스라 이름 바뀌고 우승? 으로 들어갈거같어유
그렇네요.
잘못된 정보였네요 핳....
그래두 기록으로 볼때 다른팀처럼 보이니 그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KIA TIGERS 슬그머니 끼워넣죠.ㅋㅋㅋㅋㅋㅋㅋ
제발 꿀잼경기좀
플옵 다 5꽉 갔으면...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젠지랑 티원의 라이벌리가 보면 참 재밌는 것 같음 플레이 방향부터가 달라서 호날두랑 메시를 보는 느낌? 이번 결승은 재밌었으면 좋겠네여
실제 그 두 선수도 스타일이 다소 상반된다는 걸 생각해보면 재밌죠 ㅋㅋㅋ
제발!
플옵 전경기 5꽉 ㄱㄱㄱ
3:0 젠지 4연속우승 기원! 정성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3:0은 아쉽고 재료는 맛있게 준비 됐으니 누가 됐든 5꽉 가서 실버스크랩스 틀죠 ㅋㅋㅋㅋ
와 이거 님이 작성하신건가요? 정성..
감삼다 :)
3번 제목은 로얄로더보단 최연소 3-peat으로 해야하지않을까 싶네요.
로얄로드가 끝나지 않았다는걸 강조하고 싶었어요.
재밌네요
감삼다 :)
한화는 제카폼을 우선으로 올리기
젠지는 지금처럼 유지
티원은 전체적으로 폼 올리기
이렇게되면 개꿀잼 매치나올뜻함
한화는 확실한 수를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시즌 미드 영향력이 중요한데, 제카 선수는 경쟁할 선수들에 비해 역할별, 챔프별 편차가 커 보여요. 하지만 고점은 충분히 높으니, 알아도 못막거나 숨겨놓을 카드를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젠지는 스스로 고꾸라지는걸 경계해야할테고, 예상치 못한 반격을 준비해야겠죠. 단단한 것이 매력이자 강점인 팀인데, 때로 그게 독이 되니까요. 우연찮게 뜬 쇼츠를 보니 감코진이 이에 대한 경계를 이미 하고 있더라고요.
티원은 메타몽 같아요. 유연한 운영으로 무엇으로 변할지 모르죠. 하지만 이건 메타에 대해 확실하고 정확한 분석, 이해가 선행되어야 강점으로 드러납니다. 거기서 실패하면, 아무래도 단단한 체급이 강점인 두 팀에 힘들지 않나 싶어요.
언제나 그렇듯 본인의 스타일로 이겨낸 두 팀. 그리고 새롭게 떠오른 한팀인데 기대됩니다.
@ENFP 젠지 팬이라곤 하지만 솔직히 강팀팬이라
어느팀이던 폼좋은상태로 결승전에서 재밌는 경기 보여줬으면 함
최근 결승전 결과가 다 대떡수준으로 끝난터라 누가이기던 5꽉좀 갔으면함
@너무다라 저도 뭐 잘하는 팀이 보여주는 경기력과 서사를 좋아해서 ㅋㅋㅋㅋ
결승 5꽉 가서 엄청 치열한 싸움 했으면 좋겠네요 ㅋㅋㅋㅋ
23 월즈 결승이 너무 아쉬웠음 ㅠㅠㅠ 4강에서 티징전도 그렇고, 22월즈 결승도 그렇고 비교적 치열했던 경기가 많았다보니 더 그렇게 느꼈나봐요
쵸비팬인데 페이커팬도 쵸비팬도 둘다 만족하고 재밌게 읽을만한 내용인듯
감삼다 :)
글 잘 읽었습니다.
모두에게도 재밌는 경기가 플옵에서 결승에서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모든 경기 5꽉 가즈어
룰러 팀 옮길때 팬들이 분노했다는건 좀 의아한데여..??
적당한 포장으로 넘어가주세요 핳… ㅋㅋㅋㅋㅋㅋㅋㅋ
@ENFP 아이구 네 태클거려는건 절대 아니였습니다 ㅋㅋㅋㅋㅋ
@지포라이터 감삼다 :)
사실 저거 쓰면서 분노한 분들은 별로 없긴 했는데… 하긴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어? 프찬데 떠나면 구단에게든 선수에게든 팬들이 분노한 상황에서 나타난 신인이 더 맛도리다보니 ㅋㅋㅋ
개추
냥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