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조선일보 게재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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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업계 "전기차 개발만으로 환경 규제 대응 어렵다" 판단
낮은 경제성은 과제..이퓨얼 생산비, 휘발유의 10배
- 내연기관차를 퇴출하고 배터리로 달리는 전기차로 완전히 전환하는 것이 정답일까. 가장 높은 수준의 환경 규제를 적용하고 있는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조차 100% 전기차 전환이 해답은 아니라는 견해와 함께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신종 연료 ‘이퓨얼(e-fuel)’이 주목받고 있다. 전기 기반 연료(Electricity-based fuel)의 약자인 이퓨얼은 무색무취에 가까운 액체이지만, 화학적 구성(탄화수소)이 석유와 같아 가솔린·디젤차는 물론, 제트 엔진 연료로도 바로 쓸 수 있다. 이퓨얼은 물을 전기 분해해 얻은 수소를 이산화탄소나 질소 등과 결합해 만드는데, 수소는 태양광이나 풍·수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얻고, 이산화탄소와 질소는 대기 중에서 포집해 쓰기 때문에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크다.
독일 포르셰는 지난해 2400만달러(약 272억원)를 투자해 칠레에 이퓨얼 공장을 세우고 있다. 포르셰는 내년부터 풍력 발전을 이용해 수소를 얻어 이퓨얼(e-메탄올)을 생산할 계획이다.
독일 아우디 역시 2017년 이퓨얼 연구소를 설립했다. 아우디는 2018년 3월 상당한 양의 이퓨얼을 생산했는데, 아우디가 개발한 e-가솔린은 유황과 벤젠 성분이 없어 배기가스에 오염물질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또 옥탄가가 높아 엔진 효율도 높다.
일본 완성차 업체들도 이퓨얼 연구에 적극적이다. 도요타는 닛산, 혼다와 함께 본격적인 이퓨얼 연구에 나섰다.
전기차 전환으로 큰 소비 시장을 잃게 된 정유사들도 이퓨얼 개발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엑손모빌은 포르셰와, 유럽 쉘사는 항공기용 이퓨얼 생산을 시작했다. 스페인 최대 에너지 기업 렙솔은 6000만유로(약 811억원)를 들여 북부 항구도시 빌바오에 이퓨얼 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 자동차 부품사 테네코는 산학 협력을 통해 이퓨얼의 상업적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는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OIL 등 국내 정유사와 함께 이퓨얼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전기차 개발과 관련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 주행거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한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탄소가 발생. 환경 규제가 단순히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에너지 생산에서부터 차량 구동 전 과정, well to wheel로 확대된다면 전기차 전환만으로 환경 규제를 피해가기 어렵다는 의미다.
단, 이퓨얼의 상용화는 긴 시간이 필요하며, 생산비가 높아 경제성이 떨어진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현재 이퓨얼의 리터당 생산비는 5000원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