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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노래’라는 제목은 슈베르트의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슈베르트가 죽은 직후 출판업자가 그의 마지막 가곡들을 모아 홍보를 위해 연가곡집으로 만들었다. 정작 슈베르트는 이 가곡들로 연가곡집을 만들 의도가 없었을 것이다. 그는 루드비히 렐슈타프의 시 일곱 편,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 여섯 편에 곡을 붙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요한 가브리엘 자이들의 시로 노래를 지었다. 그러므로 애초에 노래를 어떤 순으로 불러야 한다는 정해진 규칙 같은 것이 있을 리 없다.
렐슈타프의 시에 붙인 곡들은 연인과 전사들의 불안한 예감으로부터 봄과 세레나데의 햇살을 향해, 그리고 애매한 작별 인사를 향해 나아간다. 하이네의 시에 붙인 곡들은 어떨까. 슈베르트가 깊은 심연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그와 함께라면 눈물이 가득 고인 눈동자에 사랑하는 이가 새겨놓은 이미지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저 멀리 지평선의 싸늘한 정적과 황량한 바다풍경을 말이다. 그리고 마침내 도플갱어와의 무시무시한 만남까지도.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가 1972년에 녹음한 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어느새 마음과 영혼의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어두움에 가 닿는 것 같다. 피셔-디스카우의 노래는 슈베르트가 마지막으로 쓴 <비둘기 전령>으로 끝난다. 이름처럼 비둘기가 가볍게 날갯짓하는 것 같은 곡을 마지막으로 부른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마치 참을 수 없는 어두움에서 우리를 구해 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한편 이 음반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시종일관 강렬함과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 주는 훌륭한 연주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슈베르트, 백조의 노래 [Schubert, Schwanengesang D957]
1928년 출판된 백조의 노래 제1권
백조의 노래
1828년 작곡되었으며,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처녀》(1823) 《겨울나그네》(1827)와 함께 그의 3대 가곡집의 하나로 꼽힌다. 이는 앞의 가곡집들처럼 하나의 정리된 줄거리를 따르고, 상호 관련된 마음과 정조(情調)를 노래한 연작가곡(聯作歌曲)이 아니라, 그가 마지막 시기에 쓴 14곡의 가곡을 그가 죽은 뒤 한데 모아 간행한 것으로, 표제는 이를 출판한 하슬링거가 붙였다.
내용은 ① 사랑의 사자(使者) ② 전사의 예감 ③ 봄의 동경 ④ 세레나데 ⑤ 나의 숙소 ⑥ 먼 나라에서 ⑦ 이별 ⑧ 아틀라스 ⑨ 그녀의 화상(畫像) ⑩ 어부의 딸 ⑪ 도시 ⑫ 바닷가에서⑬ 그림자 ⑭ 비둘기 전령(傳令)으로 되었으며, 이 중 제1∼7곡은 렐슈타프, 제8∼13곡은 하이네, 제14곡은 자이들의 시에 의해 작곡되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우는 백조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비유된 것이라 하며, 모두가 슈베르트 가곡의 궁극적 양식을 보여 준다. 이 중에서도 특히 《세레나데》 《바닷가에서》 《그림자》 등이 유명하며, 많이 애창된다.
배경 및 개요
1827년 3월 26일에 베토벤이 운명했을 때, 평소부터 그를 존경해 마지않았던 슈베르트는 친구들과 함께 베토벤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장례식이 파한 뒤에 그들은 술집에 들러서 베토벤의 명복(冥福)을 포도주로 건배(乾杯)했다. 다시 잔이 채워졌을 때 슈베르트는 스스로 일어서서,「요 다음 번에 죽을 사람을 위해서 ! ……」하며 잔을 비웠다.
그런데 그로부터 1년 7개월이 지난 1828년 10월 31일, 형과 친구들과 어울려서 비인 교외의 레스토랑에서 식사중, 갑자기 토하면서「기분이 언짢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11월 14일 장티푸스로 자리에 눕게 되었다. 병세는 갑자기 악화되어, 출판사에서 보내온「겨울 나그네」의 교정쇄(校正刷)를 본 것을 마지막으로 인사불성(人事不省) 빠져 19일 오후3시에 31세라는 한창 나이에 세상을 떴다.
약간의 돈만 있어도 그렇게는 안되었을 터인데, 운명의 신은 그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죽음을 위해 건배케 했던 것이다. 물론 그 자신은 그렇게 일찍 사신(死神)에게 불려 가리라고는 예측조차 못했다. 그것은 그의 일솜씨를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그가 베토벤이 죽은 해부터 이듬해에 걸쳐 써낸 굵직한 작품만 들어도 연가곡집「겨울 나그네」의 후반부 12곡, 「피아노 3중주곡」2곡, 「교향곡 제9번C장조」「피아노 소나타 C단조」「현악 4중주곡 C장조」,그리고 가곡집「백조의 노래」등이 잇따랐다.
참으로 놀라운 활동력이며 경탄할 만한 밀도(密度)다. 게다가 죽던 해인 1828년 3월 26일, 그것도 참 우연히 베토벤의 일주기(一周忌) 날 밤에 그의 생애에서 최초인 작품발표 연주회가 비인 음악협회에서 열려 그의 앞에 빛나는 장래가 약속되다시피 했었는데……
사실 슈베르트는 대작「교향곡 제9번」을 작곡한 뒤에「가곡은 이제 그만 쓰겠다. 이제부터는 교향곡과 오페라에 주력하겠다」고 친구에게 말했다. 그로서는 이제부터 일할 만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만 일격(一擊)에 가고 말았다. 정말 그릴파르저(F. Grillparzer)가 쓴 묘비명의 말대로 「음악은 풍성한 보배를, 그러나 보다 바람직한 희망을 묻어」버렸던 것이다.
슈베르트가 죽은 뒤에 출판업자 하즐링거(T. Haslinger)는, 슈베르트가 세상을 뜬 해의 8월에 작곡한 13곡의 가곡과, 10월에 들어 작곡하였고 아마 슈베르트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상상되는, 자이들(J. G. Seidl)의 시에 작곡한 「우편 비둘기」등 전14곡을 묶어서 「백조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출판했다. 1829년 5월의 일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연작가곡(連作歌曲)이 아니고, 슈베르트 자신도 이것들을 하나의 가곡집에 묶을 생각은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백조의 노래」라는 제목조차도 그의 예정에는 없었던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유럽 전설에 따르면 백조라는 물새는 보통 때는 소리 한번 지르지 않고 조용히 헤엄만 치다가, 죽을 때 꼭 한번 아름다운 목소리로 울고는 생애를 마친다고 한다. 이로부터 연유해서 작가의 절필이나 사세가(辭世歌)를 가리켜「백조의 노래」라고 부르고 있다. 이 가곡집에 하즐링거가「백조의 노래」라는 제목을 단 까닭도 그 때문이며, 과연「가곡의 왕」이라고 불리는 슈베르트의 사세가답게 하나같이 명작들만 담겨져 있다. 그리하여 앞의 가곡집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겨울 나그네」와 더불어 슈베르트의 「3대 연가곡집」이라 불린다.
1828년 8월에 슈베르트는 다시 가곡에 대한 창작 의욕에 불탔다. 봄부터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악곡들에 주력하다가 8월에 비상한 속도로 13곡의 가곡을 썼다. 그 중의 7곡은 렐시타프(H.F.L, Rellstab ; 1799∼1860)의 시에 의한 것이며, 그것이 제1곡에 의해 불후(不朽)의 것이 되었다.
슈베르트의 관심이 하이네에게 쏠린 것은 1828년 1월 중순에 그의 친구 쇼버의 집에서 모임이 있어, 그 자리에서 하이네의 시집「노래의 책」이 낭독되고부터 라고 한다.
하이네는 낭만파의 대시인이며 슈베르트와 동갑이다. 그의 시는 멘델스존, 슈만, 브람스, R. 시트라우스 등 많은 작곡가들에 의해 작곡되고 있다. 슈베르트가 하이네의 시에 작곡한 노래는 이 가곡집에 있는 6곡이 유일한 것이다. 슈베르트가 채택한 시는 그「노래의 책」속에 수록된 100편의 시 「귀향(歸鄕)」편에서 뽑은 것이다.
이 가곡집「백조의 노래」는 평생에 600곡 이상의 가곡을 작곡한 슈베르트 가곡의 총결산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이 가곡집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처음부터 낱낱의 곡이 개별적으로 작곡되어 연작으로서의 뜻을 가지는 것은 아니므로, 곡집으로서의 일관된 특색을 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노래들은 그가 최후로 도달한 가곡의 양식이며, 거기에 공통되는 작품사의 특색은 지적할 수 있다.
첫째로 「그녀의 초상」, 「나의 그림자」등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음악의 시어(詩語)에 대한 깊은 경사(傾斜)와 접근이다. 이 특징은 그의 나중 작품일수록 더 현저하며,「겨울 나그네」에서 도달했던 것이 한층 심화(深化)되고 있다. 이것은 분명히 낭만주의 가곡의 두드러진 특징으로서 슈만, 볼프, 바그너 등에게로 이어진다.
둘째로 「봄의 동경」, 「우편 비둘기」등에서 볼 수 있는 세련되고 명쾌(明快), 간결(簡潔)한 음악적 표출(表出)이다. 이것은 슈베르트가 비록 짧지만 한평생 걸려서 추구했던 가곡의 이상적인 모습이다.
셋째로 피아노 반주가 노래 성부(聲部)와 동격(同格)의 지위로 끌어 올려져서 미묘한 음의 뉘앙스를 빚어내고 있으며, 때로는 그것이 극적(劇的)인 박력까지 밀고 올라온다. 이것은 슈베르트 가곡의 전반적인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이 마지막 작품들에서 한층 밀도 높게 승화(昇華)되어 있다. 「이별」이나「아틀라스」같은 노래는 이 높은 단계를 보여 주는 좋은 예이다.
이와 같은 점을 종합해 볼 때, 「백조의 노래」는 음악사상 획기적 의의를 갖는 가곡집이며, 슈베르트가 남긴 가장 값진 유산이다.
제 1곡 사랑의 소식 (Liebesbotschaft) G장조, 2/4박자, 상당히 천천히.
Liebesbotschaft - Love's message
Rauschendes Bächlein, so silbern und hell, Eilst zur Geliebten so munter und schnell? Ach, trautes Bächlein, mein Bote sei du; Bringe die Grüsse des Fernen ihr zu. All’ ihre Blumen im Garten gepflegt, Die sie so lieblich am Busen trägt, Und ihre Rosen in purpurner Glut, Bächlein, erquicke mit kühlender Flut. Wenn sie am Ufer, in Träume versenkt, Meiner gedenkend, das Köpfchen hängt; Tröste die Süsse mit freundlichem Blick, Denn der Geliebte kehrt bald zurück. Neigt sich die Sonne mit rötlichem Schein, Wiege das Liebchen in Schlummer ein. Rausche sie murmelnd in süsse Ruh, Flüstre ihr Träume der Liebe zu. | Murmuring brook, so silver and bright, do you hasten, so lively and swift, to my beloved? Ah, sweet brook, be my messenger. Bring her greetings from her distant lover. All the flowers, tended in her garden, which she wears so charmingly on her breast, and her roses with their crimson glow: fefresh them, brooklet, with your cooling waters. When on your banks she inclines her head lost in dreams, thinking of me, comfort my sweetheart with a kindly glance, for her beloved will soon return. When the sun sinks in a red flush, lull my sweetheart to sleep. With soft murmurings bring her sweet repose, and whisper dreams of love. |
"은빛으로 졸졸거리면서 흘러가는 맑은 시냇물이여, 그렇게 활기차게 서둘러 애인 곁으로 가는 것인가. 내 대신 멀리 있는 그 사람에게 인사말을 전해다오. 정원의 꽃을 그녀는 사랑스럽게 가슴으로 포옹한다. 시냇물이여, 그녀의 빨간 장미를 찬물로 생기 있게 적셔주렴. 그녀가 시냇가에서 꿈에 잠겨서 나를 생각하면서 고개를 숙일 때에 다정한 눈길로 그녀를 위로하고 애인은 곧 돌아온다고 전해다오. 태양이 붉게 가라앉을 때에 귀여운 그녀를 흔들어 잠들게 해 다오. 즐거운 휴식 속에서 떠들어 대고 그녀에게 사랑의 단꿈을 속삭여 다오."
렐시타프의 시에 곡을 붙인 제1곡. 은빛으로 반짝이며 흐르는 냇물을 향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모의 정을 전해 달라고 부탁하는 노래다. 반주에 나타나는 32분음표의 음형(音型)은 냇물의 조잘거림을 묘사하고 있다. 아름다운 선율의 통작형식.
제 2곡 병사의 예감 (Kriegers Ahnung) c단조, 3/4박자.
Kriegers Ahnung - Warrior's foreboding
In tiefer Ruh liegt um mich her Der Waffenbrüder Kreis; Mir ist das Herz so bang und schwer, Von Sehnsucht mir so heiss. Wie hab’ ich oft so süss geträumt An ihrem Busen warm! Wie freundlich schien des Herdes Glut, Lag sie in meinem Arm! Hier, wo der Flammen düstrer Schein Ach! nur auf Waffen spielt, Hier fühlt die Brust sich ganz allein, Der Wehmut Träne quillt. Herz! Dass der Trost Dich nicht verlässt! Es ruft noch manche Schlacht – Bald ruh ich wohl und schlafe fest, Herzliebste – Gute Nacht! | In deep repose my comrades in arms lie in a circle around me; my heart is so anxious and heavy, so ardent with longing. How often I have dreamt sweetly upon her warm breast! How cheerful the fireside glow seemed when she lay in my arms. Here, where the sombre glimmer of the flames, alas, plays only on weapons, here the heart feels utterly alone; a tear of sadness wells up. Heart, may comfort not forsake you; many a battle still calls. Soon I shall rest well and sleep deeply. Beloved, goodnight! |
"내 주변에서 전우들은 깊이 잠들고 있다. 내 마음은 심한 그리움 때문에 불안하고 무겁다. 따뜻한 그녀의 가슴에서 얼마나 즐겁게 꿈을 꾸었던가. 그녀를 팔에 안고 있을 때에 벽난로의 불은 얼마나 즐거웠던가. 여기에서는 화염만이 무기를 희미하게 비쳐주고 있을 뿐이다. 마음에 고독한 슬픔의 눈물이 흘러내린다. 아, 위안이 그대를 버리지 않도록. 싸움은 아직도 길다. 얼마 안 있어 나도 깊이 잠들 것이다. 애인이여, 안녕."
렐시타프의 시에 곡을 붙인 제2곡. 싸움터에서 먼 곳의 애인을 그리워하는 노래다. 소박하면서도 복잡한 가곡인데, 처음에는 레치타티보 스타일로 노래되다가 8분의 6박자로 옮아가면서 극적인 표정으로 바뀐다. 통작형식.
수수하지만 내용이 알찬 노래이다. 주관성이 강하게 나타나 있다. 들판에서 밤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는 노래로 복잡한 통작형식의 가곡이다. 무겁고 답답한 전주에 이어서 레치타티보풍으로 곡은 시작되는데, 얼마간 진행된 후에 4/4박자로 변화하는데 조금 템포를 빠르게 하여 초조감이 표현된다. 이때의 반주도 분위기를 바꾸어 셋잇단음이 등장한다. 또, 얼마간 진행되다가 6/8박자로 다시 박자가 바뀌고 극적인 표정을 늘리고 마지막은 처음의 적막함으로 돌아간다. 초기의 가곡 '방황하는 사람' 등에 사용했던 수법의 연장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제 3곡 봄의 동경 (Fruhlingssehnsucht) Bb장조, 2/4박자, 빠르게.
Fruhlingssehnsucht - Spring longing
Säuselnde Lüfte wehend so mild, Blumiger Düfte atmend erfüllt! Wie haucht ihr mich wonnig begrüssend an! Wie habt ihr dem pochenden Herzen getan? Es möchte euch folgen auf luftiger Bahn, Wohin? Wohin? Bächlein, so munter rauschend zumal, Wollen hinunter silbern in’s Tal. Die schwebende Welle, dort eilt sie dahin! Tief spiegeln sich Fluren und Himmel darin. Was ziehst du mich, sehnend verlangender Sinn, Hinab? Hinab? Grüssender Sonne spielendes Gold, Hoffende Wonne bringest du hold. Wie labt mich dein selig begrüssendes Bild! Es lächelt am tiefblauen Himmel so mild Und hat mir das Auge mit Tränen gefüllt! – Warum? Warum? Grünend umkränzet Wälder und Höh’! Schimmernd erglänzet Blütenschnee. So dränget sich alles zum bräutlichen Licht; Es schwellen die Keime, die Knospe bricht; Sie haben gefunden, was ihnen gebricht: Und du? Und du? Rastloses Sehnen! Wünschendes Herz, Immer nur Tränen, Klage und Schmerz? Auch ich bin mir schwellender Triebe bewusst! Wer stillet mir endlich die drängende Lust? Nur du befreist den Lenz in der Brust, Nur du! Nur du! | Whispering breezes, blowing so gently, exuding the fragrance of flowers, how blissful to me is your welcoming breath! What have you done to my beating heart? It yearns to follow you on your airy path. Where to? Silver brooklets, babbling so merrily, seek the valley below. Their ripples glide swiftly by! The fields and the sky are deeply mirrored there. Why yearning, craving senses, do you draw me downwards? Sparkling gold of the welcoming sun, you bring the fair joy of hope. How your happy, welcoming countenance refreshes me! It smiles so benignly in the deep blue sky and yet has filled my eyes with tears. Why? The woods and hills are wreathed in green. Snowy blossom shimmers and gleams. All things strain towards the bridal light; seeds swell, buds burst; they have found what they lacked: and you? Restless longing, yearning heart, are there always only tears, complaints and pain? I too am aware of swelling impulses! Who at last will still my urgent desire? Only you can free the spring in my heart, only you! |
(1절) 미풍이 정답게 불고 꽃 향기가 넘친다. 얼마나 기분 좋은 인사인가. 얼마나 멋있는 마음의 두근거림인가. 너희들 바람이 부는 길을 뒤쫓아가고 싶다. 어디로.
(2절) 명랑하게 떠들면서 흘러가는 시냇물은 은빛으로 빛나고 골짜기로 내려간다. 잔물결은 저 멀리 흐르고, 들도 하늘도 그 속에 그림자로 비추고 있다. 그리움에 불타는 마음이여, 너는 무엇을 향해 나를 데려가는 것인가.
(3절) 금빛으로 빛나며 웃음 짓는 태양은 희망에 가득 찬 즐거움을 가져온다. 행복하게 웃어 보이는 그 모습은 얼마나 나를 기쁘게 하고 있는 것인가. 푸른 하늘은 미소하고 눈에는 눈물이 넘친다. 이유는 무엇일까.
(4절) 녹색으로 둘러싸인 숲과 언덕, 희미하게 반짝이는 꽃바람. 모두가 화려한 빛을 찾아 모이고 싹이 트고 꽃봉오리가 피어 그들은 모두 소망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너는.
(5절) 쉬지 않고 그리워하는 마음이여. 오직 눈물과 한탄과 괴로움뿐인가. 나도 욕망이 커짐을 느낀다. 누가 이 소망을 가라앉혀 줄 것인가. 너만이 이 가슴에 봄을 가져 다 준다.
렐시타프의 시에 곡을 붙인 제3곡. 경쾌한 반주에 실린 순진하고 아름다운 노래다. 훈훈한 기분이 자연스럽게 마음을 적신다. 마지막 1절이 조금 변한 5절의 유절가곡이다. 천잔난만할 정도로 가볍고 밝은 곡이다. 따스한 기분이 아주 자연스럽게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마지막 한 마디만이 약간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반주는 아주 단순하다.
세레나데
제 4곡 세레나데 (Standchen) d단조, 3/4박자, 보통 빠르기로.
Standchen
Leise flehen meine Lieder Durch die Nacht zu Dir; In den stillen Hain hernieder, Liebchen, komm’ zu mir! Flüsternd schlanke Wipfel rauschen In des Mondes Licht; Des Verräters feindlich Lauschen Fürchte, Holde, nicht. Hörst die Nachtigallen schlagen? Ach! sie flehen Dich, Mit der Töne süssen Klagen Flehen sie für mich. Sie verstehn des Busens Sehnen, Kennen Liebesschmerz, Rühren mit den Silbertönen Jedes weiche Herz. Lass auch Dir die Brust bewegen, Liebchen, höre mich! Bebend harr’ ich Dir entgegen! Komm’, beglücke mich! | Softly my songs plead through the night to you; down into the silent grove, beloved, come to me! Slender treetops whisper and rustle in the moonlight; my darling, do not fear that the hostile betrayer will overhear us. Do you not hear the nightingales call? Ah, they are imploring you; with their sweet, plaintive songs they are imploring for me. They understand the heart’s yearning, they know the pain of love; with their silvery notes they touch every tender heart. Let your heart, too, be moved, beloved, hear me! Trembling, I await you! Come, make me happy! |
(1절) 밤의 어두움을 헤치고 나와서 내 노래는 남몰래 그대를 부른다. 저기 조용한 숲에 내려와 사랑이여, 내 곁으로 오라. 가느다란 가지는 달빛 속에서 떠들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숨어서 보는 사람을 무서워 할 것은 없다.
(2절) 밤꾀꼬리가 우는 것을 들어 보아라. 아, 저것은 나를 대신하여 달콤한 슬픔을 담고있는 소리로 그대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꾀꼬리는 내 가슴의 그리움을 알고 사랑의 번뇌를 알고 은과 같은 소리로 감수성이 많은 마음을 흔들고 있다.
(3절) 그대도 마음을 움직여 다오. 내 소리를 들어주어라. 나는 가슴을 뛰게 하면서 그대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어서 와서 나를 행복하게 해 주렴.
렐시타프의 시에 곡을 붙인 제4곡. 슈베르트의 전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노래다.「세레나데」는 「소야곡(小夜曲)이라고 번역되고 있듯이, 전에는 애인에게 바치는 사랑의 노래였다. 이 곡도 연인을 그리는 노래인데, 감미로움 일색으로 왜곡(歪曲)되어 온 통속성(通俗性)을 버린다면 아주 기품이 있는 노래다. 고금의 세레나데 중의 베스트에 속한다. 반주는 기타 가락을 닮고 있다. 같은 선율의 절 다음에 딴 절이 덧붙여진 유절가곡이다.
선율의 청순하면서도 그리움에 대한 고요함은 비길 데가 없다. 너무 대중화 되어 달콤하기만 한 잘못된 연주로 인해서 좋지못한 인상이 일반적으로 많지만 그래도 노래 자체는 1급의 훌륭한 작품이다. 피아노는 기타 반주를 연상케 한다.
제 5곡 나의 숙소 (Aufenthalt) e단조, 2/4박자
Aufenthalt - Resting place
Rauschender Strom, brausender Wald, Starrender Fels mein Aufenthalt. Wie sich die Welle an Welle reiht, Fliessen die Tränen mir ewig erneut. Hoch in den Kronen wogend sich’s regt, So unaufhörlich mein Herze schlägt. Und wie des Felsen uraltes Erz Ewig deselbe bleibet mein Schmerz. | Surging river, roaring forest, immovable rock, my resting place. As wave follows wave, so my tears flow, ever renewed. As the high treetops stir and heave, so my heart beats incessantly. Like the rock’s age-old ore my sorrow remains forever the same. |
"물결이 치는 흐름, 시끄러운 숲, 우뚝 솟은 바위, 그것이 내가 휴식할 수 있는 집이다. 다가오는 물결과 같이 눈물은 한없이 흘러나온다. 높은 나뭇가지는 흔들리고, 그와 같이 내 마음은 끊임없이 고동친다. 태초부터 솟아있는 바위처럼 나의 번뇌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렐시타프의 시에 곡을 붙인 제5곡. 제목의 본래 뜻은「영혼의 안식처」라는 뜻이다. 파란 많은 인생과 눈물이 다할 날이 없는 영원한 아픔을 노래한 것인데, 아주 극적인 표정을 담은 비통한 곡으로서 소름이 끼칠 만큼 전율(戰慄)을 자아낸다. 슈베르트의 가장 뛰어난 가곡 중의 하나다. 3부형식의 흔적을 남긴 통작가곡.
제목을 제대로 번역하기 어렵지만, 이 경우에는 '영혼이 돌아가는 곳' 정도의 의미이다. 슈베르트의 가장 뛰어난 노래 중의 하나이며, 선이 굵은 비통한 노래이다. 멜로디와 피아노 반주 부분이 극적인 표정을 가득 넘치게 표현하면서 가곡으로서 훌륭하게 다듬어져 있다. 3부 형식으로 된 통작 가곡이다.
제 6곡 먼 나라에서 (In der Ferne) b단조, 3/4박자, 상당히 느리게.
In der Ferne - Far away
Wehe dem Fliehenden Welt hinaus ziehenden! – Fremde durchmessenden, Heimat vergessenden, Mutterhaus hassenden, Freunde verlassenden Folget kein Segen, ach! Auf ihren Wegen nach! Herze, das sehnende, Auge, das tränende, Sehnsucht, nie endende, Heimwärts sich wendende! Busen, der wallende, Klage, verhallende, Abendstern, blinkender, Hoffnungslos sinkender! Lüfte, ihr säuselnden, Wellen sanft kräuselnden, Sonnenstrahl, eilender, Nirgend verweilender: Die mir mit Schmerze, ach! Dies treue Herze brach – Grüsst von dem Fliehenden Welt hinaus ziehenden! | Woe to those who flee, who journey forth into the world, who travel through strange lands, forgetting their native land, spurning their mother’s home, forsaking their friends: alas, no blessing follows them on their way! The yearning heart, the tearful eye, endless longing turning homewards! The surging breast, the dying lament, the evening star, twinkling and sinking without hope! Whispering breezes, gently ruffled waves, darting sunbeams, lingering nowhere: send her, who broke my faithful heart with pain, greetings from one who is fleeing and journeying forth into the world! |
"도망쳐 온 세상에서 같이 온 슬픔, 타향을 헤매고 고향을 잊고 어머니의 집을 원망하고 친구를 버린 자, 아, 축복도 바라지 않고 그 길을 간다. 그리워하는 마음. 눈물을 흘리는 눈, 끝없는 그리움, 고향 있는 곳을 향하면 복잡한 마음, 꺼져 가는 슬픔, 깜박이는 저녁별, 희망을 잃고 꺼져 가는 별이여. 산들거리는 바람, 정답게 흔들리는 물결, 발길을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하는 태양 빛, 아, 그들은 나의 진실한 마음을 괴로움으로 부수고 도망친 세상에서 웃고 있는 것이다."
렐시타프의 시에 곡을 붙인 제6곡.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는 정을 노래한 것이다. 원시(原詩)는 각운(脚韻)이 아주 재미있다. 슈베르트도 그에 감흥(感興)이 일었음 인지, 노래 자체는 소박하지만 구석구석에 감정이 배어 있어서 아주 정취가 깊다. 특색 있는 전주(前奏)는 곡 중에서도 2번 나타난다. 통작가곡.
이 곡에 붙인 시의 운(韻)이 재미있다. 슈베르트도 거기에서 감흥을 얻어 작곡한 것이라 생각된다. 노래로서는 수수하지만 세밀하게 감정이 표현되어 있어 깊은 맛이 있다. 처음에 나오는 특색 있는 전주는 곡 중간에 2번 반복되어 사용되었다.
제 7곡 이별 (Abschied) Eb장조, 4/4박자, 약간 빠르게.
Abschied - Farewell
Ade, Du muntre, Du fröhliche Stadt, Ade! Schon scharret mein Rösslein mit lustigem Fuss; Jetzt nimm noch den letzten, den scheidenden Gruss. Du hast mich wohl niemals noch traurig gesehn, So kann es auch jetzt nicht beim Abschied geschehn. Ade ... Ade, Ihr Bäume, Ihr Gärten so grün, Ade! Nun reit’ ich am silbernen Strome entlang, Weit schallend ertönet mein Abschiedsgesang, Nie habt Ihr ein trauriges Lied gehört, So wird Euch auch keines beim Scheiden beschert. Ade ... Ade, lhr freundlichen Mägdlein dort, Ade! Was schaut Ihr aus blumenumduftetem Haus Mit schelmischen, lockenden Blicken heraus? Wie sonst, so grüss’ ich und schaue mich um, Doch nimmer wend’ ich mein Rösslein um. Ade ... Ade, liebe Sonne, so gehst Du zur Ruh’, Ade! Nun schimmert der blinkenden Sterne Gold. Wie bin ich Euch Sternlein am Himmel so hold, Durchziehn wir die Welt auch weit und breit, Ihr gebt überall uns das treue Geleit. Ade ... Ade, Du schimmerndes Fensterlein hell, Ade! Du glänzest so traulich mit dämmerndem Schein Und ladest so freundlich ins Hüttchen uns ein. Vorüber, ach, ritt ich so manches mal Und wär’ es denn heute zum letzten mal? Ade … Ade, Ihr Sterne, verhüllet Euch grau! Ade! Des Fensterlein trübes, verschimmerndes Licht Ersetzt Ihr unzähligen Sterne mir nicht; Darf ich hier nicht weilen, muss hier vorbei, Was hilft es, folgt Ihr mir noch so treu! Ade, Ihr Sterne, verhüllet Euch grau! Ade! | Farewell, lively, cheerful town, farewell! Already my horse is happily pawing the ground. Take now my final, parting greeting. I know you have never seen me sad; nor will you now as I depart. Farewell! Farewell, trees and gardens so green, farewell! Now I ride along the silver stream; my song of farewell echoes far and wide. You have never heard a sad song; nor shall you do so at parting. Farewell! Farewell, charming maidens, farewell! Why do you look out with roguish, enticing eyes from houses fragrant with flowers? I greet you as before, and look back; but never will I turn my horse back. Farewell! Farewell, dear sun, as you go to rest, farewell! Now the stars twinkle with shimmering gold. How fond I am of you, little stars in the sky; though we travel the whole world, far and wide, everywhere you faithfully escort us. Farewell! Farewell, little window gleaming brightly, farewell! You shine so cosily with your soft light, and invite us so kindly into the cottage. Ah, I have ridden past you so often, and yet today might be the last time. Farewell! Farewell, stars, veil yourselves in grey! Farewell! You numberless stars cannot replace for us the little window’s dim, fading light; if I cannot linger here, if I must ride on, how can you help me, though you follow me so faithfully? Farewell, stars, veil yourselves in grey! Farewell! |
(1절) 안녕, 즐거운 거리여. 말은 즐거운 듯이 땅을 차고 간다. 그대는 결코 슬픈 얼굴을 보이지 않는구나.
(2절) 안녕, 꽃이여, 정원이여. 나는 시내를 따라 내려가면서 이별의 노래를 부른다. 그대는 슬픈 노래를 들은 일이 없으리라. 나는 그대에게 슬픈 말을 하지도 않겠다.
(3절) 안녕, 정다운 소녀여. 그대는 얼마나 장난스런 눈길을 보여 주었던가. 나는 뒤돌아 보았지만 말의 고삐를 돌리지는 못했다.
(4절) 안녕, 사랑하는 태양이여. 그대는 쉬고 별이 반짝인다. 너희들은 함께 계속 여행을 하고 나의 좋은 안내자가 되어 다오.
(5절) 안녕, 밝은 빛이 새어 나오는 창이여. 너희들은 슬픈 듯이 반짝이고 나를 오두막으로 손짓한다. 나는 몇 번인가 그 앞을 지나갔지만 오늘이 마지막일까.
(6절) 안녕, 별들이여. 그 빛을 꺼라. 창안의 등불은 별을 대신 하지는 못한다. 나는 이제 여기에 더 이상 머물지 못한다.
렐시타프의 시에 곡을 붙인 마지막 곡. 즐거운 추억을 간직한 거리와 작별을 고하는 노래인데, 덩실덩실 희망에 부푼 출발이기도 하다. 리드미칼한 반주는 말발굽 소리인가, 아니면 마음의 들썩임인가. 변화있는 유절가곡. 슈베르트의 만년의 고심작(苦心作)답게 듣고 있으면 저절로 어깻바람이 난다.
즐거운 추억만 있는 거리와 작별하고 희망에 찬 출발이다. 밝은 피아노 반주의 리듬은 수레를 끄는 말발굽 소리인가. 아니면, 마음의 설렘인가. 변화 있는 유절가곡으로 제1, 3, 5절이 동일하고, 제2절과 제4절이 동일하며 마지막 제6절은 전혀 다르다. 이 곡도 슈베르트가 만년에 작곡한 유절가곡의 묘미를 마음껏 발휘한 작품이다.
제 8곡 아틀라스 (Atlas) g단조, 3/4박자, 조금 빠르게.
Der Atlas - Atlas
Ich unglücksel’ger Atlas! eine Welt, Die ganze Welt der Schmerzen muss ich tragen. Ich trage Unerträgliches, und brechen Will mir das Herz im Leibe. Du stolzes Herz, du hast es ja gewollt! Du wolltest glücklich sein, unendlich glücklich, Oder unendlich elend, stolzes Herz, Und jetzo bist du elend. | I, unhappy Atlas, must bear a world, the whole world of sorrows. I bear the unbearable, and my heart would break within my body. Proud heart, you wished it so! You wished to be happy, endlessly happy, or endlessly wretched, proud heart! And now you are wretched! |
"나는 비참한 아틀라스이다. 온 세상의 괴로움을 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참을 수 없는 것을 하고 있으니 내 마음은 정말 터질 지경이다. 흥분한 마음이여. 그것은 내가 원한 것이다. 너는 무한히 행복하다든지 아니면 한없이 불행하기를 원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바로 불행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하이네의 시에 의한다.「귀향」의 제 27번째 시. 아틀라스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인데, 제우스에 대한 거인족의 반역에 가담한 벌로서, 하늘과 땅이 갈라지는데 서서 하늘을 떠받들도록 운명 지워진다. 슈베르트의 음악은 여기서부터 한층 높은 경지에 들어가며, 시에서 영감을 얻은 음악적 사념(思念)은 새로운 예술적 영토로 뚫고 나간다.
이 곡은 아틀라스에 견주어서 마음의 고뇌를 노래한 것이다. 아주 비극적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명반주가 제랄드 무어(Gerald Moore)는 이 곡을 노래하려면 웅장하고 깊이 있는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피아노 반주 수법에도 두드러진 진보가 엿보인다.
제 9곡 그녀의 초상화 (Ihr Bild) bb(b플랫)단조, 2/2박자, 천천히.
Ihr Bild - Her portrait
Ich stand in dunkeln Träumen, Und starrt’ ihr Bildnis an, Und das geliebte Antlitz Heimlich zu leben begann. Um ihre Lippen zog sich Ein Lächeln wunderbar, Und wie von Wehmutstränen Erglänzte ihr Augenpaar. Auch meine Tränen flossen Mir von den Wangen herab – Und ach, ich kann es nicht glauben, Dass ich dich verloren hab’! | I stood in dark dreams, gazing at her picture, and that beloved face began mysteriously to come alive. Around her lips played a wondrous smile, and her eyes glistened, as though with melancholy tears. My tears, too, flowed down my cheeks. And oh – I cannot believe that I have lost you! |
"나는 어두운 꿈 속에서 그녀의 초상화를 보고 있으면 사랑스러운 얼굴은 이상하게도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녀의 입가에는 이상한 웃음이 보이고, 서러움의 눈물이 흐르는 듯이 눈이 빛난다. 내 눈물도 볼을 타고 흐른다. 아, 너를 잃었다고는 좀처럼 믿어지지 않는구나."
하이네의 시집「귀향」의 26번째 시. 음을 극도로 절약한 완벽한 작품이다. 반주가 가성과 유니즌으로 진행되면서, 사랑을 앓은 사나이가 연인의 초상을 바라보며 조용히 노래한다. 묘사적(描寫的)인 데는 없지만, 한 폭의 그림처럼 안에 정감을 가득 담은 노래다. 통작형식.
제 10곡 어부의 딸 (Das Fischermchen) Ab장조, 6/8박자.
Du schönes Fischermädchen - Lovely fisher maiden
Du schönes Fischermädchen, Treibe den Kahn ans Land; Komm zu mir, setze dich nieder, Wir kosen Hand in Hand. Leg an mein Herz dein Köpfchen, Und fürchte dich nicht zu sehr; Vertraust du dich doch sorglos Täglich dem wilden Meer. Mein Herz gleicht ganz dem Meere, Hat Sturm und Ebb’ und Flut, Und manche schöne Perle In seiner Tiefe ruht. | Lovely fisher maiden, guide your boat to the shore; come and sit beside me, and hand in hand we shall talk of love. Lay your little head on my heart and do not be too afraid; for each day you trust yourself without fear to the turbulent sea. My heart is just like the sea. It has its storms, its ebbs and its flows; and many a lovely pearl rests in its depths. |
"아름다운 어부의 딸이여, 배를 강가에 대고 내 곁에 와 앉아라. 손을 잡고 이야기하자. 내 가슴에 네 머리를 파묻어라. 아무 것도 무서워할 것은 없다. 날마다 거센 바다에 두려움 없이 몸을 맡기는 그대가 아닌가. 내 가슴도 바다와 같아서 폭풍우도 밀물과 썰물도 있지만 바닥에는 아름다운 진주가 많이 숨어 있다."
하이네의 시집「귀향」의 제8번째 시. 8분의 6박자의 바르카롤〔뱃노래〕스타일의 더없이 아름답고 밝은 노래다. 중간부에서 약간 변하는 단순한 3부형식.
제 11곡 도시 (Die Stadt) c단조, 3/4박자, 약간 빠르게.
Die Stadt - The town
Am fernen Horizonte Erscheint, wie ein Nebelbild, Die Stadt mit ihren Türmen In Abenddämmrung gehüllt. Ein feuchter Windzug kräuselt Die graue Wasserbahn; Mit traurigem Takte rudert Der Schiffer in meinem Kahn. Die Sonne hebt sich noch einmal Leuchtend vom Boden empor, Und zeigt mir jene Stelle, Wo ich das Liebste verlor. | On the distant horizon appears, like a misty vision, the town with its turrets, shrouded in dusk. A damp wind ruffles the grey stretch of water. With mournful strokes the boatman rows my boat. Radiant, the sun rises once more from the earth, and shows me that place where I lost my beloved. |
"멀리 아득한 지평선에 희미하게 탑이 보이는 거리가 저녁노을에 싸여있다. 촉촉한 바람은 회색 빛 물결을 만들고 슬픈 박자로 사공은 노를 저어간다. 해는 다시 한번 지상에 빛을 던져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그 곳을 보여준다."
하이네의 시에 의한다.「귀향」의 제19번째 시. 시각적(視覺的)인 인상과 심리적(心理的)인 깊이가 함께 깃든 노래다. 성부(聲部)도 아름답지만 피아노 반주가 아주 독창적이다.잔물결 같은 아르페지오〔分散和音〕의 반복은 더 없는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통작가곡.
시각적인 인상과 심리적인 깊이가 보기 좋게 밀착되어 있는 노래이며 멜로디 부분도 훌륭하지만 피아노 반주가 아주 독창적이다. 잔잔한 물결 같은 감7화음의 아르페지오가 반복된다.
제 12곡 해변에서 (Am Meer) C장조, 2/2박자, 아주 느리게.
Am Meer - By the sea
Das Meer erglänzte weit hinaus Im letzten Abendscheine; Wir sassen am einsamen Fischerhaus, Wir sassen stumm und alleine. Der Nebel stieg, das Wasser schwoll, Die Möwe flog hin und wieder; Aus deinen Augen liebevoll Fielen die Tränen nieder. Ich sah sie fallen auf deine Hand, Und bin aufs Knie gesunken; Ich hab’ von deiner weissen Hand Die Tränen fortgetrunken. Seit jener Stunde verzehrt sich mein Leib, Die Seele stirbt vor Sehnen; – Mich hat das unglücksel’ge Weib Vergiftet mit ihren Tränen. | The sea glittered far and wide in the sun’s dying rays; we sat by the fisherman’s lonely house; we sat silent and alone. The mist rose, the waters swelled, a seagull flew to and fro. from your loving eyes the tears fell. I saw them fall on your hand. I sank upon my knee; from your white hand I drank away the tears. Since that hour my body is consumed and my soul dies of longing. That unhappy woman has poisoned me with her tears. |
(1절) 바다는 석양의 마지막 빛이 멀리까지 빛나고 있었다. 우리들은 적적한 어부의 집에 단 둘이 말없이 앉아 있었다. 안개가 올라오고 물결이 일어 물새는 날아가고 그대의 귀여운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 내렸다.
(2절) 눈물이 그대의 손에 떨어지고 무릎에 젖어드는 것을 나는 보았다. 나는 그대의 흰손에 있는 눈물을 모두 마셔 버렸다. 그때부터 나는 마르고 쇠약해지고 마음도 초조하며 죽을 지경이 되었다. 불행한 여인은 독으로 눈물을 나에게 준 것이다.
하이네의 시집「귀향」의 16번째 시. 슈베르트의 작품 가운데서 최고걸작에 드는 하나다. 바닷가에서 사랑의 추억을 노래한 것인데, 시도 슬프고 아름답지만 노래는 더욱 아름답다. 음산한 불협화음(不協和音)의 울림으로 곡이 시작되는데, 노래에 들어가면 피아노가 유니즌으로 조용히 따라간다. 이윽고 트레몰로로 나타나는 음형의 파도 소리라고나 할까. 약간 변화된 2절의 유절가곡.
제 13곡 그림자 (Der Doppelganger) b단조, 3/4박자, 아주 느리게.
Der Doppelganger - The wraith
Still ist die Nacht, es ruhen die Gassen, In diesem Hause wohnte mein Schatz; Sie hat schon längst die Stadt verlassen, Doch steht noch das Haus auf demselben Platz. Da steht auch ein Mensch und starrt in die Höhe, Und ringt die Hände, vor Schmerzens Gewalt; Mir graust es, wenn ich sein Antlitz sehe – Der Mond zeigt mir meine eigne Gestalt. Du Doppelgänger! du bleicher Geselle! Was äffst du nach mein Liebesleid, Das mich gequält auf dieser Stelle, So manche Nacht, in alter Zeit? | The night is still, the streets are at rest; in this house lived my sweetheart. She has long since left the town, but the house still stands on the selfsame spot. A man stands there too, staring up, and wringing his hands in anguish; I shudder when I see his face – the moon shows me my own form! You wraith, pallid companion, why do you ape the pain of my love which tormented me on this very spot, so many a night, in days long past? |
"밤은 조용하고 거리도 조용하다. 이 집에서 애인은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훨씬 이전에 이 거리를 떠나갔지만 집은 아직 그대로 서 있다. 그 곳에 또 하나의 인간이 가만히 쳐다보고, 고통으로 두 손을 비비면서 서 있다. 그 사람을 보고 나는 소름이 끼쳤다. 달빛은 나에게 나의 모습을 비쳐 준 것이다. 내 그림자(분신)여. 새파래진 친구여, 왜 너는 지난 날 밤마다 여기서 나를 괴롭힌 사랑의 슬픔을 흉내내는 것인가."
하이네의 시집「귀향」의 제23번째 시. 본래의 뜻은「분신(分身)」또는 「제2의 나」라는 의미다. 슈베르트가 쓴 가곡 중에서도 최고 걸작에 속하며, 설사 이 곡 이외의 다른 곡을 쓰지 않았더라도 슈베르트는 위대한 가곡작곡가로서 그 이름이 남을 것이다. 아주 소름이 끼치는 처절(悽絶)한 곡이다. 거의 레치타티보 같은 노래와 놀라울 만큼 절묘한 효과를 가진 화음(和音)뿐인 반주다. 통작가곡.
이 곡은 무서운 노래이다. '그녀의 초상화'에서의 수법을 보다 축소하고 거의 레치타티보풍인 멜로디와 아주 단순하고도 절묘한 효과를 가진 화음으로 이루어진 반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불길하고 무시무시한 기분은 시의 세계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
〈비둘기 우편〉(1843)
제 14곡 비둘기 우편 (Die Taubenpost) G장조, 2/2박자, 아주 느리게.
Die Taubenpost - Pigeon post
Ich hab’ eine Brieftaub in meinem Sold, Die ist gar ergeben und treu, Sie nimmt mir nie das Ziel zu kurz, Und fliegt auch nie vorbei. Ich sende sie vieltausendmal Auf Kundschaft täglich hinaus, Vorbei an manchem lieben Ort, Bis zu der Liebsten Haus. Dort schaut sie zum Fenster heimlich hinein, Belauscht ihren Blick und Schritt, Gibt meine Grüsse scherzend ab Und nimmt die ihren mit. Kein Briefchen brauch’ ich zu schreiben mehr, Die Träne selbst geb’ ich ihr: O sie verträgt sie sicher nicht, Gar eifrig dient sie mir. Bei Tag, bei Nacht, im Wachen, im Traum, Ihr gilt das alles gleich: Wenn sie nur wandern, wandern kann, Dann ist sie überreich! Sie wird nicht müd’, sie wird nicht matt, Der Weg ist stets ihr neu; Sie braucht nicht Lockung, braucht nicht Lohn, Die Taub’ ist so mir treu! Drum heg’ ich sie auch so treu an der Brust, Versichert des schönsten Gewinns; Sie heisst – die Sehnsucht! Kennt ihr sie? Die Botin treuen Sinns. | I have a carrier pigeon in my pay, devoted and true; she never stops short of her goal and never flies too far. Each day I send her out a thousand times on reconnaissance, past many a beloved spot, to my sweetheart’s house. There she peeps furtively in at the window, observing her every look and step, conveys my greeting breezily, and brings hers back to me. I no longer need to write a note, I can give her my very tears; she will certainly not deliver them wrongly, so eagerly does she serve me. Day or night, awake or dreaming, it is all the same to her; as long as she can roam she is richly contented. She never grows tired or faint, the route is always fresh to her; she needs no enticement or reward, so true is this pigeon to me. I cherish her as truly in my heart, certain of the fairest prize; her name is – Longing! Do you know her? The messenger of constancy. |
"나는 한 마리의 전령용 비둘기를 키우고 있다. 그는 온순하고 성실하다. 목적을 틀리거나 다른 곳으로 날아가지도 않는다. 나는 매일 몇 번이고 그리운 장소를 몇 군데나 넘어 저쪽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낸다. 거기에 가면 비둘기는 몰래 창을 들여다보고 그녀의 눈길과 발소리를 듣고 나의 편지를 준 다음에 그녀의 답장을 받아 가지고 돌아온다. 그러나 나는 이제 편지를 쓰지도 않고 눈물만을 줄 뿐이다. 오, 비둘기가 아무리 내게 충실해도 눈물을 실어오지는 못한다. 낮과 밤. 자나 깨나 비둘기는 변함없이 그냥 날아다닐 뿐이다. 지치거나 약해지지도 않고 새로운 길을 날면서 유혹의 먹이를 탐내지도 않으면서 정말로 충실하였다. 그래서 나는 마음을 다해 비둘기를 가슴에 안고 최고의 상을 약속했다. 비둘기의 이름은 '그리움'이다. 충실한 마음의 전달자를 너희는 알고 있는가."
자이들의 시에 의해 작곡한 이 곡은 다른 13곡보다 2개월 뒤인 10월에 작곡되었다. 그리고 곧 슈베르트는 죽음의 병상(病床)에 누워 버렸으니까, 아마 이 노래가 그의 마지막 작품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 노래야말로 정말「백조의 노래」가 되는 셈이다. 희유(稀有)의 걸작인데 앞의 노래들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반주의 경쾌한 리듬도 아름답다. 통작형식.
* 통작가곡 : 가곡에서 가사의 각 절이 각각 다른 선율로 이루어진 가곡. 가사의 각 절이 같은 선율로 된 유절가곡(Strophenlied)의 대칭어이다. 유절가곡이 비교적 단순한 가사로 되어 있고 또 가사의 각 절이 제1절의 선율을 반복하고 있는 데 반하여, 통작가곡은 각 절마다 내용이 새롭게 전개되는 극적·설화적인 것이 많고 선율도 절마다 다른 것이 통례이다. 슈베르트의 《마왕(魔王)》 등이 좋은 예이다.
루드비히 렐슈타프
렐슈타프의 시
H.F.L, Rellstab ; 1799∼1860
모두 7개의 곡으로 만들었다. 시상(詩想)은 제 각각 다른 주제를 잡고 있고, 곡의 분위기도 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사랑의 전갈’은 피아노 반주부로 이중적인 묘사를 구사하는 슈베르트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즉 재잘재잘 움직이는 빠른 피아노의 패시지가 화자의 설레는 사랑의 마음과, 동시에 전달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시냇물의 움직임을 그려낸다. 유절형식으로 5절이 똑같은 멜로디로 불리는‘봄의 동경’에서도 피아노는 역시 같은 기능을 발휘한다. 경쾌한 셋잇단음표가 봄의 설렘과 화자가 느끼는 심상 -- 내 마음이산들바람과 꽃 향기를 뒤쫓고 짙푸른 하늘이 웃음짓는 등의 -- 을 음화(音畵)하고 있으며, 악보를 본다면 시각적으로 금방 감지될 만큼 묘사적이다.
‘병사의 휴식’과 ‘먼 나라에서’ ‘보금자리’는 모두 어두운 내용과 그에 걸맞는 곡상으로 꾸며져 있다. 전투 중 휴식에 잠이 든 병사가 꿈 속에서 여러 환영과 현실의 비애를 노래한 ‘병사의 휴식’은 악절이 바뀔 때마다 고조되면서 변화하는 악상이 인상적이며,‘보금자리’와 함께 시어와 음악을 뛰어나게 연결지은 본보기로 알려져 있다. 즉 강세가 있는 시어는 악보 속의 강음 위치에 자리하며,음악의 운율을 통해 시의 보격이 잘 살아난다.
잘 알려진 ‘세레나데’도 렐슈타프에 의한 시다. 홀수의 연을 가진 시에 대해 슈베르트는 간단하면서도 약간의 극적인 변화를 주는 작법을 많이 구사했는데, 모두 5연의 이 시도 마찬가지다. 우선 두 개씩 연을 묶어 같은 멜로디의 두 개의 절을 만든 뒤 마지막 하나 남는 연으로 반주와 조를 변화시켜 클라이맥스를 구축하며 전혀 다른 형태의 동기를 만든다. 유절형식과 통절형식을 혼합한 이런 형식은 슈베르트만의 독창적인 방법이었으며, 슈만과 볼프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백조의노래’가 연주될 때 렐슈타프의 시에 의한 일련의 곡은 ‘작별’로 마치는 경우가 많다. ‘작별’은 가장 밝은 곡으로서 땅을 박차고 구르는 듯한 반주가 역동하는 기분을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하인리히 하이네
하이네의 시
Heinrich Heine (1797-1856)
모두 여섯 곡이다. 렐슈타프와는 달리 하이네의 시는 화자의 자아가 겪는 고통과 번뇌가 일종의 논리적인 흐름을 만들어낸다고들 한다. 그 흐름을 따라 슈베르트는 극히 서정적인 악상을 끌어내고 있는데,‘바닷가에서’는 슈베르트의 모든 가곡 가운데 서정미의 극치로 평가받는다. 반음계적 전주가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도시’는 저녁 안개에 싸인 도시의 신비스런 모습을 또 다른 서정성으로 표출하다가 3연에 와서는 다이내믹한 반전을 이루는 ‘세레나데’와 같은 구조를 보인다.
‘그림자’와 ‘그녀의 상’은 자신의 분신인 그림자와 잃어버린 연인의 분신인 초상화에 대한 화자의 심상을 그린 시로, 시상만큼이나 슈베르트의 침울하고 우울한 악상이 느껴진다. 특히 후자는 ‘도시’와 시상과 악상이 기막히게 이어지기 때문에 흔히 이어서 연주되곤 한다.‘도시’에서 잠깐 선보였던 질풍노도의 다이내미즘은‘아틀라스’에서 고음의 외침과 반주부의 격렬한 타건으로 최고조에 이른다.
요한 자이들
자이들의 시
Johann Gabriel Seidl, 1804~1875
자이들은 앞의 두 사람과는 달리 전문적인 문인이 아니라 지방의 저널리스트였다. ‘백조의 노래’에 포함된 그의 시는 단 한 곡 밖에 없다. 유일한 곡 ‘비둘기 전령’은 경쾌하고 밝은 멜로디, 장조에서 단조, 단조에서 장조로의 변화무쌍한 조바꿈으로 다채로운 변화감을 주어 슈베르트의 가곡 중에서도 인기곡으로 꼽힌다. 자이를의 시에 의한 슈베르트의 가곡은 이밖에 ‘달을 따르는 방랑자’ ‘동경’‘오직 당신과 함께’ 등이 있다. 흔히 ‘백조의 노래’ 음반을 보면 대부분 이들을 포함하고 있어 오해를 불러일으키곤 하는데, 이 곡들은 ‘백조의 노래’의 일부가 아니라 필업 용(시간 채우기)으로 쓰인 것 들이다.
필유린의 클래식 음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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