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샤(중국)=이사부 특파원> 27일 중국 상하이의 푸동 국제공항. 중국을 상징하는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서포터스들과 많은 취재진들이 공항에 몰려들었다.
전날 일본 히로시마에서 끝난 아테네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예선전에서 당당히 티켓을 딴 중국 여자축구대표팀을 환영하기 위해서였다. 북 등을 동원한 서포터스들은 공항이 떠나갈 정도로 시끄럽게 소리를 질러 대며 올림픽 티켓을 딴 여자대표선수들을 뜨겁게 환영했다.
같은 비행기로 상하이까지 날아온 북한 여자선수들이 부러운 듯 그들의 환영행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입국 수속을 밟았다.
반면 남자 축구 올림픽대표팀은 찬밥 신세나 다름없었다. 이란에 패해 본선 진출이 좌절된 중국 남자축구 올림픽대표팀은 '혼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외면당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선샹푸 감독의 해임을 들먹거리고 있고, 간판스타인 두웨이 등은 부상으로 뛰지는 못하지만 대표팀에 데리고 있겠다는 감독의 요청에 대해 '차라리 집에서 부상이나 치료하겠다'며 합류를 거부하고 있을 정도다. 끼어봤자 득 될 것이 없는데 무엇하러 고생하느냐는 투다.
중국은 한국 축구를 꺾기 위해 일부러 혁명의 중심지인 창샤에서 홈경기를 치르도록 일정을 잡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본선 진출의 희망이 있었을 때의 일. 이젠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 마당에 별 의지가 없어보인다.
창샤의 분위기도 그렇다. 중국 올림픽팀 선수들이 이곳에서 계속 훈련해 왔고, 경기를 알리는 신문광고가 지역 신문에 큼지막하게 나 한중전이 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게다가 경기가 벌어지는 5월1일은 연휴기간이어서 얼마나 많은 관중들이 모일지도 의문이다.
본선진출은 실패했지만 공한증만은 깨겠다는 중국축구협회 당국자나 언론들의 욕심은 이해가 되지만 선수들의 의지나 국민들의 성원이 없는 마당에 과연 '혁명'이 가능할지…. < go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