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음식 장난에 국내가 또 한 번 발칵 뒤집혔다. 지난 한달간 우리를 불안에 떨게 했던 멜라민 파동이 바로 그것. 중국에서 화학물질인 멜라민이 가장 먼저 검출된 곳은 바로 아이들이 먹는 분유였다. 그로 인해 현재 신장결석 등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중국 아기들만 6000여 명에 달하고, 사망에 이른 경우도 있어 그 위험성을 실감케 했다. 국내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된 식품들이 나오면서 큰 파장이 일어났다. 보건당국에서는 국내 과자류에서 검출된 멜라민은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발표했지만, 상대적으로 부족한 정보는 공포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멜라민 파동이 일어난 지 한달. 아직도 멜라민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하다.
접시 만드는 재료인 멜라민
일종의 공업용 화학물질인 멜라민(Melamine). 주로 열에 강한 플라스틱 원료의 생산에 이용되며 바닥 타일, 주방기구, 화이트보드 등 일상 속에 흔히 접할 수 있는 물건들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멜라민은 비단백질 질소원으로 한때 소의 사료로 사용된 적도 있으나, 1978년에 다른 비단백질 질소원보다 분해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용이 금지됐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도 식품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멜라민 자체의 독성은 낮은 편이어서 인체에 직접적으로 유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장기간에 걸쳐 섭취했을 경우에 대한 연구 사례가 없어 많은 사람들의 불신감은 여전하다.
중국에선 왜 첨가했나?
그렇다면 중국에서는 왜 이 같은 화학물질을 식품에 첨가했을까. 중국에서 젖소를 키우는 농민들이 식품 검사에서 단백질 함량으로 간접 확인하는 것에 착안, 우유의 단백질 함량을 높이기 위해 편법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유에 물을 섞은 후에 질소 성분이 많은 멜라민을 첨가한 것.
이번 파동의 시초가 되었던 분유도 이렇게 멜라민을 섞은 우유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다. 멜라민을 일정량 이상 함유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할 경우, 멜라민을 분해할 때 생기는 시아누르산에 의해 방광결석과 신장결석 등이 생긴다. 또 신장 분비 기능에 이상이 생겨 호흡 곤란, 의식 불명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심할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중국에서 발생한 유아 사망의 경우도 고농도의 멜라민(2563mg/kg food)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분유를 주식으로 삼는 영유아의 경우 고농도의 멜라민 분유를 섭취한데다, 아직 신장 기능이 미숙하여 크게 문제가 됐던 것이다.
‘중국음식 증후군’이 있다고?
잊을 만하면 터지는 중국산 음식 파동. 올해 초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어 큰 파문을 일으켰던 ‘생쥐머리 새우깡’ 외에도, ‘납 꽃게’ ‘기생충 알이 검출된 김치’ ‘농약 만두’ 등은 모두 중국에서 만들어진 식품이다. 여기에 최근의 멜라민 분유까지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든 중국 음식들. 이와는 별개지만, 최근 중국 음식과 관련된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다. 일명 ‘중국음식 증후군(Chinese Restaurant Syndrome)’.
이는 화학조미료의 위해성을 알리기 위해 생겨난 말로, 다른 음식에 비해 중국 음식은 화학조미료를 두 배 이상 더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에 의한 것이다. 서울시와 서울환경연합에 따르면, 서울시내 한식당·중식당·분식점의 주인과 주방장 300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93.7%가 화학조미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분식점이 2.95㎏, 한식당이 2.88㎏가량 쓰는 데 비해 중식당은 6.57㎏으로 두 배 이상의 화학조미료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 이 같은 이유로 화학조미료를 잘 먹지 않는 서양인들이 중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난 후 ‘안면 경직, 답답함, 구토, 메스꺼움’ 등을 느끼는 현상을 표현한 말이다.
/ 여성조선
취재 박주선 기자ㅣ사진 신승희 (사진 속의 제품은 본문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