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717 (월) 윤석열 대통령…"고심 끝에 역대 대통령 전시국가 첫 방문"
유럽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7월 15일(현지시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김건희 여사와 함께 '깜짝' 방문했다. 우리나라 정상이 우리 군 파병지가 아닌 전쟁 중인 해외 국가를 찾은 것은 이번이 최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폴란드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대통령은 먼저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 학살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봤다"고 전했다.
이어 김은혜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은 잠시 후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한 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 이후에는 언론발표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선 7월 14일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을 통해 "나토 순방을 준비하면서 오래전에 양자 방문에 대해 초청을 받았고 고민을 오래 했다"며 "우크라이나의 한 장소만 가는 것이 아니고, 공식방문 일정으로 인근의 도시, 시설을 같이 둘러보시게 되고 키이우에서는 정식 정상회담과 기자회견을 위한 발표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국 정상이 정중하게 방문 초청을 하는 것은 지금 국제사회의 초미의 과제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대한민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는 것이고, 그것을 담은 요청이라고 받아들였다"며 "경호와 안전 문제, 방문 필요성을 놓고 고심 끝에 입장을 정하고 대통령께서 결심하셔서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렸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로 가졌던 정상회담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마주 앉았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지뢰제거 장비를 포함한 비살상물품 지원과 전후 복구 지원을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7월 11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파트너국 만찬에서 조우하기도 했다.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는 지난 5월 젤렌스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했고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민의 지지·연대를 전하고, 희생자 가족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당시 젤렌스카 여사는 한국 정부의 비군사적 지원 확대도 요청했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협력, 지원 등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실 고위 관계자는 "현재 전시 상황에서의 협력 문제, 그리고 향후 폴란드를 포함한 재건 과정에서의 협력 문제, 구체적으로 논의할 사항이 많이 식별돼서 이번에 회담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 기간 중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에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쳐 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는 나토의 우크라 신탁기금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처음 나타내면서 우크라가 자유를 회복할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우크라 재건 작업에 핵심적 역할을 맡은 폴란드와 밀착하면서 재건 사업을 선점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한-폴란드 우크라 재건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우크라 재건 지원을 위한 양국 협업 강화와 공공·민간기업 교류 촉진에 합의했다.
정상회담 뒤 공동언론발표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폴란드는 우크라 재건에 있어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도로·철도·항만·공항 등 우크라 내 인프라 재건 사업 참여에 강한 뜻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폴란드에서 열린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과 '우크라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 등에서도 정부가 민간이 주도적으로 우크라 재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한순간에 6만t 강물 덮쳤다… 청주 지하차도 ‘침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차량 15대가 물에 잠기고 1명이 숨진 가운데 당시 6만t에 달하는 강물이 터널을 덮치듯 쏟아져 내려 피해 차량들이 대피할 겨를 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7월 1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갑자기 불어난 물로 침수되면서 버스와 트럭, 승용차 등이 고립됐다. 현재 지하차도를 빠져나오지 못해 침수된 차량은 버스 1대, 트럭 2대, 승용차 12대 등 총 15대로 파악됐다. 경찰에 접수된 실종자 수는 현재 11명이다.
이날 충청북도가 공개한 사고 당시 지하차도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미호강 흙탕물이 범람하면서 폭포수처럼 지하차도 입구를 덮쳤다. 사흘간 계속된 폭우로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졌고, 도로로 유입된 다량의 강물이 지하차도로 순식간에 쏟아져내렸다. 사고가 난 지하차도의 전체 길이는 685m이고, 이중 터널 구간은 430m이다. 충청북도는 터널 구간이 짧은 시간에 완전히 침수됐고, 그 물은 6만t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긴급 출동한 소방 당국은 구조작업을 펴던 중 난간에 매달려 있던 버스 승객 등 9명을 구조하고,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남성 1명의 시신을 인양했다. 현재 강물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본격적인 수색작업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소방당국과 충청북도는 현재 하천 물 유입 차단을 위한 물막이 작업과 함께 물을 퍼내는 양수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이곳으로 물이 계속 유입되는 미호강의 제방을 복구하는 데만 최소 1~2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지하차도의 천장에서 1m 정도의 공간이 확보되면 군부대와 소방 특수구조대 등 4개조 12명이 잠수해 수색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물막이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배수도 빠르게 이뤄진다면 지금으로부터 3시간 정도 지나면 어느 정도 수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정확한 시간을 말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충청북도 관계자는 “현재 지하차도 상단까지 완전 침수돼 구조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배수작업과 함께 주변 CCTV 분석, 이동통신사 위치 추적 등을 통해 피해자 수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스터 올스타’ 등극한 채은성… “욕심 내지 않은 게 좋은 결과”
2023년 7월 부산에서 가장 빛난 별은 채은성(한화)이었다. 7월 14일 열린 홈런 레이스 우승에 이어 7월 15일엔 1982년 이후 41년 만에 KBO 올스타전에서 역대 두 번째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MVP까지 수상했다. 역대 최초로 홈런 레이스와 올스타전 MVP를 독식한 사나이로 우뚝 섰다. 채은성은 7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키움, LG, KIA, NC, 한화)의 3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1회 1사 1루에서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된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때려낸 채은성은 4회 2사 만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구승민(롯데)의 시속 141km짜리 초구 직구가 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걷어올렸다. 이 타구를 쭉쭉 날아가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며 그랜드슬램이 됐다.
KBO 올스타전에서 만루홈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역대 두 번째다. 역대 첫 번째 올스타전 만루홈런은 프로야구 원년이었던 1982년 김용희 KBO경기운영위원장(당시 롯데)이 동대문 운동장에서 쏘아올린 바 있다. 이 홈런으로 김 위원장은 초대 미스터 올스타에 등극했다. 1회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된 적시 2루타에다 역사상 두 번째로 나온 올스타전 만루홈런에 힘입어 채은성은 2023 KBO 올스타전에서 기자단 투표 결과 61표 중 56표의 몰표를 받으며 MVP로 선정되며 ‘별중의 별’에 등극했다. 이날 채은성이 올린 5타점은 2019년 창원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한유섬(당시 SK)이 올린 5타점과 더불어 올스타전 최다 타점 타이 기록이다.
경기 뒤 인터뷰실에 들어선 채은성은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소감을 묻자 채은성은 “어제랑 비슷하다. 제가 여기에 있어도 되나 싶다. 얼떨떨하다”면서 “만루홈런이 올스타전에서 두 번째 나온 것은 몰랐다. 욕심을 내진 않았는데, 초구에 직구가 들어올 것 같아서 돌렸는데, 그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홈런 레이스가 이날 터뜨린 만루포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채은성의 설명이다. 그는 “확실히 영향이 있는 것 같다. 홈런 레이스를 준비하면서 타격 포인트를 앞에다 뒀는데, 오늘 타격에서도 포인트를 앞에 두고 쳤다”고 설명했다.
채은성은 이어 “사실 1회 소크라테스의 홈런이 나왔을 때 소크라테스가 MVP를 받을 줄 알았다. 만루홈런보다는 미스터 올스타가 됐다는 사실이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홈런 레이스 우승과 올스타전 MVP까지, 채은성은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고 내내 말했다. 그게 오히려 좋은 결과로 돌아온 듯 하다. 채은성은 “코로나19 이후 팬들과 처음 같이 하는 올스타전이라 놀러간다는 마음으로 왔다”면서 “보통 상을 노리는 선수들이 잘 안되더라. 그래서 저는 시합을 한다는 생각으로 오늘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홈런 레이스 상금 500만원과 올스타전 MVP의 상금 1000만원까지, 이틀간 1500만원을 벌어들인 채은성의 상금 이용 계획은 어떻게 될까. 그는 “전혀 받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해서 아직 계획이 없다”면서 “홈런 레이스 상금은 6대4로 배팅볼을 던져준 (유)강남이랑 나누기로 했다. 처음 배팅볼 던져주기로 했을 땐 강남이가 제가 우승할 것이라 생각 못해서 5대5로 나누자고 했었는데, 어제 저녁을 먹으며 얘기해보니 ‘양심상 5대5는 그렇다. 6대4로 하자’고 하더라. 때마침 강남이가 생일이기도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7월 21일부터 KBO리그는 후반기가 시작된다. 올스타전에서 최고의 결과를 낸 채은성은 이 기운을 팀에 그대로 전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선수단 분위기가 좋다. 전반기 막판 타이트한 경기도 많이 이겼다. 제가 좋은 기운을 잘 가져가서 팀이 상승세를 탈 수 있는데 이바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올스타전에서는 5회를 마치고 해군 의장대 공연이 열렸다. 채은성은 국복무를 국방부의 의장대에서 했다. 의장대의 공연을 보면서 옛날 생각이 났을 법 하다. 그는 “군인분들이 공연을 하는 것을 보면서 예전 생각이 나기도 했다. 제가 군 복무할 때는 오늘 같은 날이 있을 줄 상상도 못했는데… 만감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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