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종식 교수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진 치매나 파킨슨병 환자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특히 파킨슨병은 만성 진행성 질환인 만큼 초기에 증상을 파악하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파킨슨병의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서 보다 자세히 알아보자.
▶진료시 가장 우선해야 할 것
이상적인 진료 시스템에서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다. 결국, 환자가 선택하는 것은 치료방법이 아니라 의사이다. 치료는 의사가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파킨슨병과 함께하는 삶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치료약제가 아니고, 인터넷을 통한 정보도 아니며 지인들의 조언이 아니다. 바로 여러분이 신뢰할수 있는 의료진이다. 환자의 입장에서 병을 보살펴 주고,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해결해주는 그러한 의료진이 있는 시스템이 이상적이라 하겠다.
▶파킨슨병 환자 급증의 원인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첫째는 파킨슨병이 과거에 비해 많이 알려져 진단률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둘째는 사회의 고령화이다. 파킨슨병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예를 들면 55세 이상에서 1.4 % 인데반해, 85세 이상에서는 4.3%에 달한다. 우리 사회의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따라서 파킨슨병의 발생도 증가하게 된다.
▶파킨슨병, 어떤 질환인가?
파킨슨병은 퇴행성 뇌질환으로서, 중뇌 흑질의 도파민 세포의 소실로 인해, 주로 운동 증상, 즉 몸의 동작이 둔해지거나 손발이 떨리고 몸이 앞으로 굽게 되는 병이다. 파킨슨병의 원인에는 두가지 측면이 있는데, 오랜기간 지속되는 질환이므로 일차적인 발병원인과 이차적인 진행기전을 말한다.
일차적인 발병원인이란 어떤 계기로 인해 파킨슨병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연구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킨슨병의 발병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제초제, 농약, 중금속 등과 같은 환경적인 독성물질이 어느정도 파킨슨병의 발생에 역할을 하며 파킨슨병은 일차적인 발병 원인에 의해, 이차적으로 진행기전이 시작되어 오랜기간 지속하게 된다. 이 병이 진행하는 기전을 이차적인 원인이라고 한다. 이에는, 산화작용, 뇌염증,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의 축적등이 있다.
▶파킨슨병의 전조증상
파킨슨병은 주로 몸의 동작에 변화를 가져온다. 여러가지 특징적인 자각증상은 다음과 같은데, 첫째 얼굴의 표정이 없어지는 경우다. 특히 입을 벌리고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들면 파킨슨병을 의심해야 한다. 둘째, 목소리가 점차로 작아지고 높낮이가 없이 단조로워지는 경우이다. 특히 말을 더듬거나, 노래부를 때 고음이 잘 안나오는 것을 경험한다.
한쪽 손에 떨림증이 나타나는 경우, 손끝이 둔해져서 작은 단추 채우기가 어려운 경우, 손으로 글씨를 쓸 때 글씨 크기가 점차로 작아지는 경우, 앉은 자세에서 일어나기가 힘든 경우, 서있는 자세가 앞으로 구부정하고 걸을 때 보폭이 점차로 작아져서 종종걸음을 할 때, 걸을때 한쪽 팔을 흔들지 않거나 한쪽 다리를 질질 끄는 듯 할 때 의심해 볼 수 있다.
▶조기진단도 가능한가
파킨슨병의 진단은 임상적 판단으로 한다. 첫째, 파킨슨 증상이 있어야 하고, 둘째, 이 증상들이 파킨슨 약제로써 호전이 된다면 파킨슨병이라고 진단을 하게 된다. 파킨슨 증상이 있다고 해서 파킨슨병은 아니며 파킨슨 증상이 반드시 약물 치료에 호전이 되어야 한다. 만일 약물에 호전이 되지 않는다면 파킨슨병이라기 보다 약물에 의한 부작용이거나 다른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주된 파킨슨 증상에는 3 가지가 있는데, 떨림증, 서동, 그리고 근경축이다. 최근에는 파킨슨병을 확진하거나 조기 진단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PET 라고 불리는 특수 촬영인데, 이로써 도파민 세포가 얼마나 손상을 받았는지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도파민 세포가 상당히 줄어들어 있다. 좌측 기저핵은 우측 팔다리, 우측 기저핵은 좌측 팔다리를 관장한다. 파킨슨병은 실제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적어도 50%이상의 도파민 세포가 없어졌을 때이다.
역산해보면 파킨슨증상이 나타날 때보다 적어도 5년 내지 10년 전에 이미 병은 시작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렇게 병은 있으나 증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기간을 전임상 단계라고 하며, PET은 전임상 단계에서 파킨슨병을 진단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이다.
▶파킨슨병과 치매, 어떻게 다른가?
파킨슨병은 치매와 다르다. 파킨슨병은 질병 이름이지만 치매는 질병이 아니라 증상을 가리킨다. 즉, 치매는 인지 기능의 저하가 심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가져올 정도인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치매의 원인이되는 질병은 가장 흔한 것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치매의 약 60% 정도가 이 질환이다. 그다음으로 뇌경색이 20% 정도, 그리고 세번째가 파킨슨병으로, 약 10% 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므로 일상에서 치매라 함은 알츠하이머병을 가리킨다.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은 분명히 다른 질환이다.
▶일상생활이 가능한가
가능하다. 직장을 다니시는 분이라면 직장일은 가능한 계속해야 한다. 파킨슨병 증상은 사람마다 다양하므로 어떤 한 환자에 있어서 얼마만큼 일할 수 있는지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파킨슨병 환자중 많은 사람들은, 파킨슨병을 진단받기 전에 계획한대로 은퇴하는 것이 가능하다. 파킨슨병으로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조기은퇴를 해야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파킨슨병의 치료
파킨슨병의 치료는 파킨슨병의 진행 단계에 따라 다르다. 초기 파킨슨병의 경우, 약물 치료와 비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약물 치료는 가장 중요하다. 운동 치료 혹은 물리 치료는 약물 치료의 보조 수단이며, 이것이 약물 치료를 대치할수는 없다. 반드시 약물로 치료하면서 동시에 운동을 하여야 도움이 된다. 진행된 파킨슨병이란 약물에 의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치료가 간단하지 않으므로 파킨슨병 전문의에게 치료를 맡기는 것이 좋다. 치료는 약물 치료와 수술적 요법이 있다. 수술은 뇌심부 자극술을 말한다. 파킨슨병이 진행된 환자에서 약물에 의한 부작용이 매우 심하여 더 이상 약물 치료로써 만족할 만한 치료 효과를 얻지 못할 때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파킨슨병에 대한 오해
파킨슨병은 절대로 불치병이 아니다. 파킨슨병은 퇴행성 뇌질환 중에서 최초로 약물로 증상이 획기적으로 좋아진 질환이고, 아직도 거의 유일하게, 치료되는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약을 평생 복용해야만 한다는 의미에서 진정한 치료가 아니라고 하는 분들도 있다.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것은 마치 고혈압이나 당뇨를 치료하는 것과 같다.
파킨슨 병은 치료하면 증상은 좋아지나, 병은 계속 진행한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파킨슨 약은 적게 복용할 수록 좋다는 것은 반드시 옳은 말은 아니다. 파킨슨병에 대한 약물 치료는 충분한 치료 효과를 거두어야 하며 동시에 장기적으로 부작용의 발생도 최소화 하여야 한다.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용량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약의 효과가 5년이 지나면 효력이 없어진다는 것은 이것은 매우 과장된 말이며 사실이 아니다. 약의 효과는 아주 병이 끝까지 진행된 경우에도 여전히 나타난다.
http://sbscnbc.sbs.co.kr/read.jsp?pmArticleId=10000466591
■ 아주대학교병원 신경과 윤정한 교수
▶파킨슨병과 파킨슨 증후군, 같은 병이 아니다
파킨슨병과 파킨슨 증후군은 다르다. 암으로 비유하면 파킨슨병은 양성, 파킨슨 증후군은 악성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파킨슨병은 우리 몸의 윤활유 같은 물질인 도파민을 만드는 세포가 소실되어 발생한다. 반면, 파킨슨 증후군은 도파민 세포 말고도 뇌의 여러 부위를 침범한다.
따라서 파킨슨병은 도파민 약물(레보도파)을 잘 복용하면 20년 이상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지만, 파킨슨 증후군은 약물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아 보행장애가 일찍 오게 되어 일상생활에서 상당한 불편을 초래한다.
파킨슨병의 증상은 손과 발의 떨림, 진전 이상 등 운동적 증상 외에도 우울증, 수면장애, 치매 등 비운동적 증상이 동반된다. 최근에 우울감과 불안감으로 인해 자살로 생을 마감한 미국의 유명 배우「로빈 윌리암스가 파킨슨병 투병 중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었다.
파킨슨병은 증상이 나타나기 몇 년 전부터 변비, 후각저하, 렘수면장애 등이 먼저 나타나고, 병이 진행하면서 불안, 우울, 만성피로, 환시, 치매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약물에 의해 상당 부분 좋아질 수 있으니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파민 약물인 레보도파, 부작용 있지만 현재까지 효과는 가장 탁월
레보도파는 파킨슨병 치료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약물로 운동증상의 개선효과가 가장 탁월하다. 반면 레보도파를 장기간 혹은 자주 복용하면 운동합병증이 빨리 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레보도파를 대신할 수 있는 도파민 효현제, 아만타딘, 셀레질린과 같은 약물은 증상의 개선 효과가 약하고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의사와 상담하여 개인에게 맞는 치료약물을 찾고, 약물의 용량도 최적으로 조절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
몸의 윤활유와 같은 도파민이 부족하면 몸이 굳고 뻣뻣해지지만, 도파민 세포가 죽지 않더라도 도파민의 작용을 방해하는 여러 약물(소화제, 수면제)도 파킨슨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갑자기 파킨슨 증상이 악화되었다면 주치의와 상의하여 증상을 유발시키는 약을 찾아 중단해야한다.
▶약물에 반응이 있는 파킨슨병 환자, 심부자극술 효과 기대
약에 대한 효과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파킨슨 증후군 환자에게 무작정 심부자극술을 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심부자극술은 파킨슨 증후군 환자에게 효과가 없으며, 파킨슨병 환자 중 레보도파 약물에 반응이 없는 증상(발음, 삼킴 장애)까지 좋게 하지는 못한다.
다만 파킨슨병 환자 중 약물에 반응은 있지만 약 효과가 오래가지 않거나 약을 복용할 때 이상 운동증이 생기는 경우에는 심부자극술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파킨슨 증후군도 처음 몇 년간은 레보도파에 반응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최소 진단 후 5년 이상 지났을 때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적당하다.
▶운동이 파킨슨병 증상을 호전시키는데 도움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운동이 파킨슨병의 운동적 증상(떨림, 진전 등)뿐 아니라 비운동적 증상(우울증, 피로감)을 호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되었다. 반면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침이나 벌봉치료는 임상적으로 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으며, 최근에 사용되고 있는 줄기세포 치료 역시 효과가 제한적이고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공식적인 치료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다.
첫댓글 오묘한 질환을 잘 명해 주심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
역시 교수님들잉십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