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경기도 최고'로 선정된 인물은 누굴까?
지난 21일 경기도청 벚꽃맞이 개방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경기도의회 회의실에서 '경기도 최고' 인증서 수여식이 있었는데요. 경기도판 기네스라 불리는 '경기도 최고'는 올해 3회째 열리는 행사로 경기도를 빛낸 도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올해 '경기도 최고'에는 모두 11명이 인증을 받게 됐는데요. 행사를 앞두고 최고령 참가자와 최연소 참가자인 정한택(90.성남시) 할아버지와 이사라(12.양주시)양을 만나봤습니다.
"나는 나이를 의식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1922년생. 올해 나이 만 90세인 정한택 할아버지는 12학번으로 방송통신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입학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 최고령 학생이 된 정 할아버지. 어르신은 생명이 존속하는 한 배움의 끝은 없다고 말하는데요.
'경기도 최고'가 아닌 '대한민국 최고'로 등극한 정 할아버지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사실 정한택 할아버지는 우리나라 1세대 심리학 교수로서 전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를 지내셨는데요. 현직 심리학 교수로 재직하는 분들 가운데 상당수가 할아버지의 제자라고 하네요. 서강대 강사시절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직접 가르치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교직생활을 하셨지만 은퇴 후에도 책과 펜을 놓고 있지 않으셨다는 정 할아버지. 대학에 입학한 이유는 다름 아닌 영어 때문이었습니다.
"학문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영어 원서를 읽고 싶은데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원서를 읽으려면 늘 막혔습니다. 그래서 아예 영문학과에 들어가서 영어를 확실하게 공부하자는 생각에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도 책을 읽으면 하루에 한두 권은 모두 뗀다는 할아버지. 영어 원서도 빨리 읽어야겠다는 의지가 졸수(卒壽)에 대학 새내기로 이끈 건데요. 배움과 도전보다 중요한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실까 궁금했습니다.
"저는 매일 밤 9시에 자서 새벽 3시에 일어납니다. 6시간 수면은 꼭 하려고 해요. 운동도 매일 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수영을 했지만 피부가 안 좋아져서 15년 전부터 헬스클럽에 다니고 있습니다. 매일 1시간은 운동에 시간을 투자합니다."
역시 정정하신 이유가 있었습니다. 정 할아버지에게 지금도 나이 때문에 배움을 망설이는 또 다른 어르신들께 한 말씀 부탁했는데요.
할아버지는 "나이를 의식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항상 건강한 생활을 하기 위해 규칙적인 생활을 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셰익스피어 희극을 제일 좋아해요. 슬픈 일이 없으니까요."
경기도에는 182개의 공공도서관이 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서관을 보유하고 있는 건데요. 양주시 화천초등학교 5학년 이사라 양은 도서관을 제일 잘 활용하는 학생 중 한 명입니다.
7살 때부터 도서관에 출입해 그동안 빌린 책만 무려 8192권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1년 평균 독서량이 10권이 조금 넘는 걸 생각하면 엄청난 수치인데요. 제가 평생 읽은 책과 비교해 봐도 상대가 안 되는 독서량입니다.
그야말로 '어린이 독서왕'이자 '경기도 최고'로 선정될 만합니다.
이 양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아기 때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본격적으로 독서에 빠지기 시작한 건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늘 하루 2권에서 3권까지는 읽어왔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뭘까 궁금했습니다.
"저는 주로 명작 소설을 많이 읽어요.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셰익스피어의 희극인데요. '말괄량이 길들이기'와 '뜻대로 하세요' 등 다 좋아해요. 이유는 슬픈 일이 안 일어나고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6학년 때까지 대출 권수 만 권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이사라 양. 앞으로 읽고 싶은 책을 물어보니 '데미안'이나 '오만과 편견' 등 어려운 책도 읽어보고 싶다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독서왕'의 학교성적은 어떨까. 이 양이 책과 친해지게 된 것은 목사인 아버지 이민환(59)씨와 어머니 홍영주(46)씨의 교육 철학도 한 몫 했습니다.
어머니 홍 씨는 "어릴 때부터 사라가 스스로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책 읽는 환경을 만들어 줬다"면서 "지금까지 학습지 같은 사교육은 전혀 받아본 적이 없지만 학교 성적은 평균 93점 이하로 떨어져 본적이 없고 예체능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책 때문에 싸우는 일이 잦아져 고민이라는데요. 마지막으로 사라 양에게 '경기도 최고'로 선정된 소감을 물어봤더니 효녀가 따로 없습니다.
"저를 뽑아주신 경기도에 감사하고, 무엇보다 이렇게 잘 키워주신 부모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날 인증서 수여식에는 정한택 할아버지와 이사라 양 외에도 9명의 '경기도 최고'가 함께 했는데요.
지적장애인(3급) 사진작가 권주혁(17)씨와 지체장애를 극복하고 옷 수선 가게를 차린 김점숙(53)씨. 그리고 70세에 생활체육지도자 1급을 딴 뒤 71세에 창업한 최고령 생활체육지도자 이연재(73)씨가 인증서를 받았습니다.
또한 58회의 공모전 수상경력이 있는 임인종(35)씨와 최다 한우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한 백순용(74)씨, 전통 진검 베기의 달인 최근병(48)씨도 자리를 빛냈습니다.
지적장애인(3급) 최초로 예고와 예대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 하트하트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연주자로 활동 중인 김우진(22.남)씨와 12개의 컵을 빨리 쌓고 내리는 속도를 다투는 '스피드 스택스' 3개의 한국기록 보유자 김민재(13)군은 특별무대를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특히 6ㆍ25에 참전해 미국에서 수여하는 은성무공훈장을 포함 8개의 무공훈장을 받은 김병환(82)씨도 '경기도 최고'에 선정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재 발행된 훈장을 직접 달아주는 감동적인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 2010년부터 최초(最初), 최고(最古), 최대(最大), 최다(最多), 최소(最少) 등의 가치를 가진 경기도의 자랑거리들을 모아 '경기도 최고'를 인증해 왔는데요. 올해 '경기도 최고'에는 총 44명의 신청자를 대상으로 심사가 진행돼 모두 11명을 선발했다고 합니다.
첫댓글 좋은 소식 감사드립니다 ^^
방송통신대학교의 자랑이자 위상을 드높이는 학우님 이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