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디스플레이 시장을 한국과 중국의 대결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좀 더 넓게 본다면(미래 지향적으로 본다면),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은 대만이 더 위협적이다.
LCD생산을 종료한 한국은 이제 디스플레이로 경쟁할 것이 OLED밖에 없다. 헌데, OLED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소형(스마트폰용) OLED와 대형(TV용) OLED가, 중국의 저가 공세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어, OLED밖에 없는 우리는 디스플레이 시장을 중국과의 대결로 보고 있는 것이다. 즉, 삼성D가 가진 소형(스마트폰용) OLED가, 중국산 저가 OLED에 밀려 2021년 1분기 81% 점유율이던 것이 2023년 1분기엔 무려 54%대로 점유율이 떨어졌다. 대형(TV용) OLED는 한국이 독점적으로 만들고 있지만, 중국이 초대형(85"~100") 4IK LCD와 8K LCD로 공세를 펴면서, OLED TV는 2021년에 최고점을 찍고 2022년부터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TV용 OLED를 80%이상 공급하는 LGD는 6분기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도 적자 행진이 멈추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삼성전자가 LGD의 W-OLED패널을 공급받아 OLED TV를 확대하면, LGD의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삼성전자의 OLED TV 비중은 1%내외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이제와서 OLED TV를 확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삼성전자의 대표 TV였던 QLED TV에 들어가는 LCD패널이 이제는 중국산 LCD패널을 사용하기 떄문에, 중국산 QLED TV와 차별성이 없기 때문이다. 해서 삼성전자는 차별성을 위해, 구색 맞추기로 OLED TV를 확대하고 있지만, 대형(77"/83") OLED페널 생산의 한계와(8.5세대) 가격 문제로 삼성전자의 OLED TV 확대는 그리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LCD생산을 종료하고 OLED로 갈 수 있게 한, 삼성D의 소형(스마트폰용) OLED의 성장세가 중국의 저가 공세로 소형 OLED마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삼성D만의 독점 품목이었던 플렉시블 OLED시장도 이번에 중국이 한국을 추월하면서, 한국의 소형 OLED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애플의 MR/AR용 헤드셋용 Micro OLED(OLEDoS) 패널을 소니가 공급함으로서, 삼성D와 LGD의 OLED기술에 대한 한계성까지 그대로 노출 되었다. 물론 현재 삼성D와 LGD가 가진 소형 OLED에 대한 기술도 중국이 따라잡았다는 평가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애플은 올 초, 2025년에 적용되는 자사의 애플워치에 자체 개발한 Micro LED를 적용하여, 이것을 기반으로 자사의 모든 제품에 Micro LED 디스플레이를 서서히 적용해 나간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D는 년내에 워치용 Micro LED를 출시한다고 밝혔고, LGD는 애플워치용 Micro LED를 자사가 생산할 것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삼성D와 LGD의 Micro LED 관련 기술은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다. 반면 대만의 AUO는 올 4분기부터 Micro LED 디스플레이를 양산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물론 가격은 OLED보다 비쌀 것으로 보이지만, 대만 회사들이 2024년을 전후로 Micro LED 디스플레이 양산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여, 화질로 승부를 걸어왔던 삼성D와 LGD의 모든 OLED가 빠르면 1~2년 후부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즉, 삼성D와 LGD의 모든 OLED가 LCD(가격)와 Micro LED(화질/내구성)로 인해 샌드위치 신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의 저가 Micro LED까지 가세를 한다면, 사실상 OLED시장은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서 삼성D와 LGD도 Micro LED로 가면 좋겠지만, 이미 OLED에 올인한 상황이라 지금에 와서 OLED를 포기하는 것도 쉽지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OLED에 투자를 지속한다면, 빠르면 2~3년 늦어도 4~5년 안에는 삼성D와 LGD는 존폐까지 이야기 해야 할 수도 있다. 삼성D와 LGD가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맞이한 가장 큰 이유는,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적 실패 때문이다. 특히 기술을 모르는 총수가 OLED로만 밀어 붙인 것도 문제지만, 삼성D와 LGD가 LCD생산 종료를 넓게 보지 못하고, 단순히 마진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쉽게 포기한 실책을 OLED에서도 반복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제대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솔직히 삼성D와 LGD가 LCD로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를 하고, OLED를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삼성D와 LGD만의 기술로 만들어진 디스플레이는 없다. 즉, LCD는 샤프가 상용화에 성공한 것을 양산으로 발전시킨 것이고, OLED는 소니가 시작한 것을 양산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해서 이제는 남들이 해서 가능성이 보이면, 그때서야 움직이는 미래 디스플레이 대처는,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기 힘들다. 그런 관점에서 삼성D와 LGD는 하루라도 빨리 OLED의 함정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