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라이딩 경력 전혀 없는 왕초보입니다..
예전엔 할리는 커녕 아예 이륜차엔 관심이 없었고, 도로 위를 달리는 바이크 족을 보면 그저 안스럽게만 보이곤 했습니다..
더구나 보호장비 착용도 하지 않고 인도와 도로를 마구잡이로 달달~~거리고 다니는 스쿠터는 정말 혐오스러웠습니다..
제 생에 바이크를 취미로 한다는 건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작년 8월 스즈끼 750 스포츠 바이크를 우연찮게 두려움에 떨며 탠덤을 한 번 한 후..."오~~생각보다 스릴이 있네..?"하며
그 다음엔 가와사끼10R (연두색의 날렵한 디자인에 매료가 되어 그만.....겁을 상실함....^^)에 우황청심원을 입에 물고 두 번째 탠덤을 합니다..
저를 태워준 라이더는 머리 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스포츠 바이크의 장비로 무장을 한 모습이 마치 터미네이터를 연상케 하더군요..
공기와 하나가 되는 느낌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두근거리는 심장소리와 온 몸이 경직되는 듯한 두려움에 앞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렬함과 짜릿한 그 무언가에 매료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세번째로 타 본 것이 고속도로에서 불법 차량을 따라 잡는다는 하야부사(흰색이었습니다..역시 센 녀석이더군요..^^;) 뒷자리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냉큼 올라탑니다..(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
청룡열차를 타다가 자이드롭을 타는 듯한 울렁거림과 현기증에 힘들었습니다..
남자들은 이 무서운 걸 도대체 왜~! 왜~! 타는 걸까...?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8월 한 달간 일주일에 한 번씩 스즈끼-가와사끼-하야부사 순으로 3번을 탠덤을 한 후 계기가 되어서 두 달 뒤인 한남동 할코에서
생초보가 면허취득도 하기 전에 나잇스터 1200을 구입하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스쿠터도 못 타면서 무슨 1200cc냐며 주변의 지인들이 어이없어 하더군요..^^
사춘기도 없이 비교적 평온하게 살아오던 삶의 방식이 바이크에 입문하면서 할리 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아주 강도 높은
태풍처럼 복잡해지고 골치 아픈 일들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전 남자친구는 보수적이기도 했지만 바이크를 타면 죽는 줄 아는 사고를 가진 사람이어서 할리 구입과 동시에 이별의 계기가
되고.. 스포츠 바이크의 마니아였던 남자친구는 런던 특파원으로 발령이 나서 뜻하지 않게 헤어졌습니다..
아직 아버진 제가 바이크를 탄다는 걸 모르고 계십니다만 엄마와 저만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2종소형 면허 취득을 위해 자동차 학원에서 연습하다가 그 무거운 바이크에 깔리는 아픔을 겪으면서 엄마께 들통이 난 겁니다..
그 때만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얼마나 아프고 서러웠던지요...T.T
할리고 할아버지고 바이크 사서 타는 순간 호적에서 파버리겠다고 질책과 호통을 치셨던 엄마는 지금 할리 마니아가
되셨습니다.. ^^
고해성사하듯 엄마께 사실대로 말씀드리고 바이크 타는 것을 허락받았습니다..^^
아버지께 알리는 순간 말 그대로 성을 갈아야 할지도 모르기에 들통나기 전에 독립을 할려고 합니다..^^
자신의 취미일 뿐인데.. 개성이 남과 다를 뿐인데.. 더구나 여성라이더라는 달갑지 않은 편견과 시선들이 할리 입문 초기엔
감당하기 힘들었는데요.. 그래서 투어도 한 번 제대로 나가지 못한 저의 멋진 힘센돌이 나잇스터를 처분해 버릴까~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 담당 직원의 절대적인 만류와 아울러 대한민국 할리 데이비슨의 멋진 여성라이더가 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일 뿐이라는 격려에 다시 용기를 내기로 했습니다..
연수 중에 또 그~~무거운 883R이 저의 왼쪽 발목을 사정없이 깔고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던 터라 허허벌판에서 기어1단에서
달리다가 넘어졌는데도 사고 당시의 고통은 지금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답답해서 헬맷을 쓴 후 쉴드도 내리지 않고, 잠금버튼도 하지 않고, 무릎 보호대와 팔목 보호대 착용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담당직원은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보호대 착용부터 헬멧 점검까지 체크한 후 연수를 했던 날 슬립하는 사고가 나서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속도도 내지 않은 상황에서 넘어지는 순간 머리부터 땅에 닿더군요..쿵~ 콰광~~!!
만약 헬맷을 쓰지 않았다면 더 큰 부상을 당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역시 할리 초보이긴 합니다만..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할리 라이더들의 스타일과 투어 진행 방식에 매료가
되었던 처음과는 달리 지금은 무조건 정품 장비만을 우선시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 해외 출장을 가서 교통사고 현장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바이크와 택시의 충돌 장면.. 눈 깜짝할 사이에 한 라이더의 생사가 오고 가는 걸 보면서.. 헬맷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 것인지 몸소 느끼고 보게 된 경우입니다..
Arai 풀페이스 헬맷을 착용하고 있던 라이더는 상반신 쪽으로는 부상이 덜하고 하반신 쪽으로 피가 펑펑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의식은 있는데 고통스러워 하며 신음을 내고 구급차가 오고 그 주변 일대 혼잡한 교통 상황이 된 겁니다..
사고는 지역과 성별, 나이와 무관한 겁니다..
헬맷과 보호장비 그리고 교통법규 준수는 기종을 불문하고 라이더라면 모두가 지켜야 할 수칙일 겁니다..
바이크만의 매력을 느끼려다가 몸에 상처 투성이가 되겠다는 두려움이 없질 않습니다..
여성이라면 몸에 흉터 하나 없게 관리를 하는 마당에 전 이미 왼쪽 발등에 흉터가 생겼습니다..
요즘처럼 여름엔 노출의 강도가 높아지는 여성들의 패션 스타일에 엄청한 데미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할리 여성 라이더들이 모두 저처럼 초보는 아니겠지만 아무리 라이딩 실력이 좋다 할지라도 보호장비는 완벽하게 하고
라이딩을 해야되겠지요..
전 핫 가죽팬츠에 탱크탑을 입고 라이딩을 하겠다며 계획했으나 얼마나 미친 짓인줄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유난히 바이크 사고 소식을 많이 접하는 요즘입니다..
자동차 핸들을 잡을 땐 바이크를 보호하는 마음으로 감속 운행을 해주어야 합니다..
난폭하게 운전하는 택시나 트럭 옆을 지나가는 라이더들을 볼 때마다 항상 불안합니다..
난폭 운전자가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해도 우리의 안전은 자신이 지켜야 할 것 같습니다..
I do love Harley-David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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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전 헤라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힘내시고 늘 안전운전하세요^^ 저도 좋은 라이더랍니다.
holyriver님두요~! ^^
그 마음 평생토록하시기를 .... 아울러 모든이들이 공감하시고 실천하시기를 바랩니다
네~! ^^
좋은 글에 우선 추천 한방 드리고, 저도 며칠전 스쿠터 타다 슬립해서 왼팔 까지고 무릅, 어깨가 아직 좀 아픕니다. 저는 바이크 중독성이라 승용차는 잘 안타고 먼거리는 스글, 가까운 거리는 125cc 스쿠터를 탑니다. 그 대신 보호장비는 잘 갖추고 타는 편인데, 스쿠터를 타도 무릎 보호대는 않지만 상의는 보호대 내장 메쉬 자켓을 입는데 그날 따라 덥다고 셔츠만 입고 출근하다가, 신호받아 도는 중에 앞 차가 급정거하면서 저도 급정거 슬립..아직도 살갖은 벗겨져있고 아픕니다.
쾌차하세요~! 파이팅~! ^^
5월에 홀로 전국투어 갈 때, 풀페이스 헬멧에 상하 모두 안에 보호대 착용하고 다녔지만 시내바리는 간단하게 입다가 당한겁니다. 저 자신에 대한 경고로 생각하고 심신을 다시 다졌습니다. 안전! 안전!.
헤라님 같은 마음을 가지고 라이딩을 한다면 바이크사고가 지금 보다는 확실히 줄어들거란 생각이 듭니다. 여성 라이더.. 정말 멋지지요. 저두 저희 집사람을 라이더로 함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으나 지금은 임신중이라 좀 참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꼭 부부라이딩을 해보고 싶습니다. 헤라님 언제나 안전운전 하시고 그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부부라이딩 꼭 실현되시길 바랍니다~! ^^
헤라님 안전하고 건강한 라이딩하시길.. 조금 익숙해지시다 보면 또 초심이 흐려질때가 올수도있습니다. 그때 또 한번 마음 다 잡으시고요, 항상 마음속에 안전고 브레이키를.. 몸조리 잘하시구
초심~! 명심하겠습니다~! ^^
헤라님의 소중한 경험을 멋진글로 표현해주셔서 감사합니다..잘읽었습니다.
잘 지내시죠~? ^^
볼 때 마다 속상해 하지 마시고 안전운전 다짐하세요.
네~^^
제눈에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상처로보입니다.
아~네...^^
전 결혼전부터 바이크를 타고 다녔습니다. 그후 사귀게된 남자친구(지금은 신랑)를 바이크 세계로 입문 시키려고 정말 노력을 많이 했지요. 그 노력끝에 결실을 맺어 지금은 부부라이더가 되었답니다. 부부라이더가 되니 정말 즐겁고 행복하더라구요 그리고 안전을 더 더욱 생각하면서 라이딩을 하게 되었답니다. 헤라님의 그 바이크에 열정과 안전지향주의에 대한 그 다짐으로 많은 라이더들에게 모범이 되는 라이더가 될수 있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화이팅입니다^^
부부라이더 부럽습니다~~! ^^
항상 안전라이딩 하시고 좋은인연 만나세요.젊고 멋진라이더 아주 많더군요.
감사합니다~! ^^
절대 공감 조은글 잘 읽고 갑니다.........안전 보다 우선인건 없지요..^^ 헤라님도 항상 안전 운전 하세요 ^^
감사합니다~! ^^
항상 맞는말입니다 발등의 흉터는 괜찮으신데 지금신고계시는 신발이 문제가 되겠네요 저런신발오래 신은 여성분들 죄다 발가락 형상이변해버렸던데.........
무서운 말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