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1월 여성신문 신년하례회를 겸해 첫 개최된 미지상 시상식에서 총 9명의 차세대 여성리더를 시상한 이래, 2006년 1월 4회에 이르기까지 총 38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미지상’이란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의 약어로, 미래 여성지도자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50세 이하의 여성 활동가들을 시민운동·공직·정계·문화예술계·과학기술계·스포츠계 등 각 분야에서 추천 받아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해오고 있다. 미지상은 이미 성장한 리더가 아니라 리더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격려하는 국내 유일의 상으로 그 어떤 상보다도 의미가 크다. 자신의 분야에서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 자신의 역량을 여성 권익과 사회 공익에 헌신하는 여성이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역대 미지상 수상자들은 상을 받은 이후 자신과 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역량을 입증하며 한층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미지상을 빛낸 대표적인 얼굴로는 환경운동연합 첫 여성 사무총장에 당선된 김혜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총장에 이어 상임대표에 오른 남윤인순, 대통령비서실 공보기획비서관을 거쳐 환경부 차관에 발탁된 박선숙(이상 1회 수상자), 한국경제연구원 금융재정연구센터 소장 및 국회 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 실장에 이어 최근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로 초빙된 이인실, 충북 여성정책담당관과 대통령 인사수석실 균형인사비서관을 거쳐 서울사이버대 부총장으로 재직 중인 정영애(이상 2회 수상자) 등이 있다.
이외에도 SBS 라디오 시사전망대 진행자로 활약했던 최광기 아줌마MC, KBS 아나운서협회장인 정용실 아나운서(이상 3회 수상자)가 있으며, 3회 수상자인 황윤옥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사무총장과 4회 수상자인 박영숙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 관장은 지난해 5월 ‘가정의 달’에 나란히 국민포장과 국민훈장을 받기도 했다. 4회 수상자인 조양민 전 한나라당 경기도당 여성부장도 수상 직후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회 의원으로 당선됐으며, 이미옥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는 핵 수용체의 조절 기능을 밝히는 연구로 지난 8월 이선규 약학상을 수상했다. 다음은 역대 수상자들 못지않은 활약이 기대되는 2006년 6회 미지상 수상자들의 면면이다.
각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한 여성 지도자를 발굴하기 위해 여성신문사가 2001년 제정한 미지상(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 제5회 수상자들이 선정됐다.
올해 수상자는 총 10명으로 김금희 머쉬하트 대표, 김미경 더블유 인사이츠 대표, 김홍희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부교수, 박옥순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사무국장, 성기영 KBS 아나운서, 소피아 강 코리아 소사이어티 시니어 디렉터,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이재경 LG전자 디지털 디스플레이 AT그룹 그룹장, 전미례 용인대학교 무용학과 겸임교수·대한무용학회 이사, 조정아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 소장 등이다.(가다다 순) 전문성, 리더십, 공익성, 여성의식 등이 선정기준이었으며 8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최종 심사를 거쳤다.
선정위원회는 위원장을 맡은 이계경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김효선 여성신문 대표이사, 박유희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이사장, 박혜란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대표, 박효신 전 온양민속박물관장, 백수경 인제대학원 대학교 학장, 서은경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원 교수, 조안 리 스타커뮤니케이션 회장으로 구성됐다. 시상식은 8일 오후 3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여성신문사 신년하례식과 함께 열린다. 특히 이날 시상식에선 여성신문 제1회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한명숙 국무총리에게 기념패를 전달한다.
시상식엔 국회의원과 여성단체 활동가, 역대 수상자 등 150여명의 여성리더들이 참석한다.
김금희 ‘머쉬하트’ 대표
젊은 여성 농업인 새바람 선두주자 새송이 버섯사업 개척…연구하는 CEO
“제가 잘해서 주는 상이라기보다는 젊은 사람이 농업에 뛰어든 것에 큰 점수를 준 것 같아요. ‘여성 지도자’는 너무 거창하고, 조금 더 앞서간 사람이라고 표현해 주세요.” 젊은 여성기업인인 김금희(36) ‘머쉬하트’ 대표는 지난 2000년 이름조차 생소한 새송이버섯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공장 5개와 83명의 직원을 거느린 성공한 CEO다.
대학시절 버섯에 푹 빠진 그는 졸업 후 8년간 학교 버섯 실험실에서 연구원으로 일한 후 버섯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버섯이 웰빙 식품으로 각광받는 때도 아니었고, 느타리버섯이나 팽이버섯이 주류였지만 김금희 대표는 차별화된 재배방법과 과감한 전문가 기용으로 버섯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연간 매출액도 36억원에 달한다.
김금희 대표는 “FTA가 눈앞에 와 있는 현실에서 농업인도 주먹구구식 농업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고 앞서가는 혁신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10여년 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본이나 유럽 등의 새로운 농법을 벤치마킹해 우리에 맞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해에는 보다 지혜로운 경영인이 되기 위한 자기계발에도 힘쓸 예정이다. 현재 호서대학교 대학원에서 새송이버섯으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밤을 새우고 있으며, 이 과정이 끝나면 MBA를 시작할 계획이다.
■ 주요 경력 ▲농업연수원 농업경영 CEO과정 수료 ▲단국대 농산물유통전문가과정 수료 ▲호서대 전문대학원 식품영양학과 박사과정 중 ▲2004년 농업인의 날 농림부장관상 수상
김미경 ‘더블유인사이츠’ 대표 “여성 임원 배출 파트너십 길러야” 여성 마케팅·리더십 전문 연구 컨설턴트
“21세기는 여성의 시대입니다. 여성마케팅이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온 노력을 인정해주셔서 기쁩니다.” 경영컨설팅 업체 ‘더블유인사이츠’(W.Insights)의 김미경(43) 대표는 여성마케팅과 여성리더십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특화된 경영 컨설턴트로 유명하다. 대기업과 정부기관 등을 대상으로 활발한 강의활동을 펼치는 ‘인기강사’이면서 여성의 구매 파워를 높이고 조직 내에서 여성의 위치를 높이기 위한 여성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음대 출신으로 광고회사 CM송 파트에서 일하던 김미경 대표가 컨설턴트라는 직업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20대 후반 시절. 어느날 프로의식에 관한 강의를 듣다가 ‘이것이야말로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에 과감히 하던 일을 버리고 공부를 시작했다. 이화여대 정책대학원에서 여성정책과 여성리더십을 연구했다.
김 대표는 “여성들은 자기 일은 잘 한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미 남성중심적으로 세팅된 조직문화 속에서 파트너십을 발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조직을 다스리는 기술을 입사 때부터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트너십을 갖지 못한 여성임원은 조직 내에서 고립돼 여성 후배를 이끌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대리·과장급 여성들이 남성들과 교류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고 여성들이 실질적인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김 대표의 올해 계획은 여성인력 전문 헤드헌팅 업체를 런칭하는 것. 그는 “기존의 헤드헌터들이 여성들의 능력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면서 “정확한 여성인력 평가지표를 만들어 여성인력 개발에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주요 경력 ▲이화여대 정책대학원 여성정책 석사 ▲여성가족부 성희롱예방강사 초대 회장 ▲여성가족부 남녀평등 의식교육 교수위원 초대 회장 ▲미래여성연구원 원장 ▲SBS ‘김미경의 행복레시피’진행
김홍희 서울대 치과대학 부교수
국내 뼈생물학 연구의 선구자 골다골증 억제·유발 규명 주위‘깜짝’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이 상을 수상하게 돼 영광스럽다. 앞으로 후배 여성과학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싶다.” 김홍희(43) 서울대 치과대학 부교수는 1997년부터 당시 국내 불모의 생명과학분야였던 뼈생물학 연구에 매진해 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뼈를 분해하는 파골세포와 뼈를 재생하는 조골세포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골밀도를 유지하는 과정에 ‘스핑고신-1-포스페이트(S1P)’라는 생리활성물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뼈질환 치료 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2002년에는 골다공증을 억제하는 ‘TIZ’라는 유전자를 최초로 발견했고, 2005년에는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MIG’라는 면역단백질의 역할을 규명해 한국 생명과학의 위상을 드높여 왔다. 김 교수는 “골다공증과 같은 뼈질환은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여성 대표 질환인데 사회 모든 부분이 남성 위주로 흘러가다보니 여성 질환에 대한 관심이 소홀했다”면서 “앞으로도 폐경 이후 여성의 절반 이상이 겪고 있는 골다공증의 치료제 개발을 위해 기초연구를 깊이 있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여성 과학자는 가사·육아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힘들다”며 “여성과학기술인연합회를 비롯한 여성 과학자들과의 커뮤니티를 통해 후배 여성 과학자들이 좀더 편하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주요 경력 ▲서울대 약학과 졸업 ▲미국 아이오와대 의과대학 약리학과 졸업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리서치연구원 역임 ▲조선대 치과대학 조교수 ▲현 서울대 치과대학 부교수
“미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얘길 듣고 당황스러웠다. 장애계에서 헌신적으로 발로 뛰는 분들도 많은데 내가 상을 받게 돼 한편으론 부끄럽다. 그분들한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하 장차법) 제정을 위해서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동분서주해온 박옥순(44)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사무국장. 독립적 장차법을 입법화하기 위해 국회·한국경영자총연합회 관계자와 만나 설전을 벌이는 게 일상사가 돼버렸다는 그는 “미지상이 장애계 연대투쟁의 소중한 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짤막한 소감을 전했다.
그에게 있어 지난 한해는 더없이 바쁘게 보낸 해였다. 장차법 제정을 위해 일일이 국회의원을 설득했고, 그 결과 77명의 의원들로부터 장차법 지지 서명을 받아냈다. 또 청와대에서 13개 부처와 만나 신경전을 벌이면서 장차법안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민간과 정부가 만나 합의된 내용을 담아낸 법안이기에 의미있는 작업이었다. 때문에 올해 2월 임시국회를 목표로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모든 일이 다 어렵고 힘들지만 장애계는 특히 그렇다. 투쟁 없이는 쟁취할 수 없다. 모든 이들의 인권이 담보될 때 비로소 ‘나’의 행복도 이뤄진다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으면 한다.” 박 사무국장은 열악한 현장에서 함께 뛰고 있는 활동가들과 후배들에게 “같이 합시다”라는 말이 민망하지 않도록 더 집중해서 고민하고 뛰겠다고 전했다.
■ 주요 경력 ▲전주우석대 신방과 졸업 ▲월간 ‘노사’ 취재기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활동가 ▲‘빗장을 여는 사람들’ 여성장애인운동 담당 간사
성기영 KBS 아나운서
경제 전문 아나운서 롤 모델 역할 전문영역 개척 공부하는 아나운서
“기쁘면서도 많이 부담스럽네요.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상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성기영(38) KBS 아나운서는 국내에서는 거의 유일한 경제전문 여성 아나운서다. 1991년 KBS 공채 18기 아나운서로 입사한 이후 주로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그는 남성의 영역으로만 여겨지던 경제 프로그램 앵커에 도전해 지난 5년간 발군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KBS1 라디오 ‘성기영의 경제 투데이’, ‘경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경제학 석사 학위에 이어 현재 경영학 박사 학위에 도전하고 있는 그는 아나운서의 전문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시사전문 아나운서’라는 전문 영역을 개척해 여성 아나운서의 롤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
성기영 아나운서는 “우리 사회는 여성의 경제활동 역사가 짧은 편이라 경제전문 채널조차 남성 앵커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후배 아나운서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새해에는 그동안 틈틈이 써온 글을 묶어 책 2권을 펴낼 계획이다. 지난 2005년부터 여성신문에 기고하고 있는 ‘성기영의 경제 인사이드’ 칼럼 등을 모은 키워드 중심의 경제 가이드북과 건전하고 따뜻한 돈 얘기를 담은 경제 에세이집을 준비하고 있다.
■ 주요 경력 ▲이화여대 경제학 석사, 경영학 박사과정 재학 중 ▲KBS 공채 18기 아나운서 ▲이화언론인클럽 총무 ▲현재 KBS1 라디오 ‘성기영의 경제 투데이’, ‘경제 세미나’ 진행 ▲2003년 KBS 우수프로그램 진행자상 수상
소피아 강 코리아 소사이어티 시니어 디렉터
“당당히 한국 알릴 수 있어 뿌듯” 한미간 이해·친선 관계 증진하는 전도사
미국 내 대표적 친한(親韓)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The Korea Society·이하 TKS)에서 시니어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는 소피아 강(한국이름 강희숙·49). 그는 이곳에서 기업 후원, 특별행사(연례만찬, 골프대회) 등을 통해 기금을 모금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한·미 양국의 상호 이해를 돕고 친선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설립된 곳으로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그는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TKS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등을 정확하게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단체”라고 자신했다.
이곳에 근무하기 전에 그는 뉴욕 시청에서 7년간 아시안 담당국 부실장으로 근무했다. 주로 한인사회와 뉴욕 시장을 연결하는 보좌관 역할이었는데 지난 89년 시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1만여명이 모인 한인 집회를 원만하게 해결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또 ‘한인 공무원협회’를 창립해 한인 1, 2세대들의 네트워크 형성에도 기여했다.
소피아 강은 “여성의 경쟁력이 곧 국력”이라며 “여성이 마음껏 일하는 사회, 여성을 인정할 줄 아는 사회가 되도록 특히 한국 남성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TKS가 한류를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주요 경력 ▲프랫 미술대학원 졸업 ▲뉴욕 시청 아시안 담당국 부실장 ▲한인 공무원협회 창립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올바른 성문화 만들기에 적극 앞장 성폭력 추방운동에 매진
“쑥스럽지만 그동안의 활동을 응원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여성주의 조직을 더욱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올해로 5년째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으로 활동 중인 이미경(47) 소장은 왜곡된 성문화를 바꾸고,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 및 법·제도 개정에 앞장서온 대표적인 여성운동가다.
1989년 대학에서 여성학 강사로 활동하면서 대학생들에게 성평등적 관점과 실천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했으며, 91년·92년 김부남·김보은 사건의 공동대책위 실무책임자로 어린이 성폭력의 실태와 성폭력특별법 제정을 위해 앞장서왔다. 또 2002년부터 한국성폭력상담소장으로 활동하며 매년 생존자 말하기 대회, 안전한 밤길 되찾기 달빛시위 등 전국 규모의 행사를 열어 반성폭력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성폭력 관련 대법원 판례 바꾸기 운동과 성폭력 범죄 공소시효 연장을 위한 헌법소원을 내는 등 법·제도 개선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미경 소장은 “생존자 말하기 대회나 달빛 시위 등 일상에서 성문화를 바꾸는 활동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3년부터 최근까지 전국성폭력상담소·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상임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상담소에서 쌓아온 16년의 노하우를 다른 신생 단체와 나누고, 또 창의적인 생각들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하고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며 “소위 여성주의 의식을 갖고 활동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보람도 컸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능력껏 열심히 일하고, 여성주의적인 가치 실현을 위해 더 많은 고민과 노력들을 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주요 경력 ▲이화여대 여성학 박사 ▲김진관·김보은 사건 공동대책위, 김부남 사건 공동대책위원 ▲성폭력특별법 제정특별위원 ▲한국성폭력상담소장
이재경 LG전자 디지털 디스플레이 AT그룹 그룹장 여성 후배 연구원들의 역할모델 LG전자·‘타임머신 TV’개발 주역
“제가 이 상을 받아도 될 만한 일을 한 건지 송구스럽습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제 가능성을 믿고 주신 상이라니 감사합니다. 여성 후배들의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는 연구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LG전자 디지털 디스플레이 AT그룹 이재경(41) 그룹장은 지난해 전자업계의 히트상품이었던 LG전자의 ‘타임머신 TV’ 개발을 총괄한 주역이다. LG전자 구미공장의 유일한 그룹장인 그는 여성연구원들을 이끌고 있는 맏언니. 이 그룹장 외에도 여성 그룹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디자인 파트에 속해 있는 것으로 볼 때 20여년간 연구현장을 지켜온 그의 위치는 돋보인다.
그가 개발한 ‘타임머신 TV’는 개인영상녹화기를 TV에 탑재한 혁신적인 아이디어 상품으로 지난해 50만대의 판매실적을 올리고 단일 브랜드로서는 드물게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은 제품이다.
그는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LG전자에 입사해 한 길을 걸어왔다. 현재 LG전자 구미공장 연구원 중 여성의 비율은 약 10%.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매일 9~10시까지 일해야 하는 힘든 근무환경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를 바라보고 있는 많은 후배들을 생각하면서 앞으로 전진했다”고 그는 말한다.
집안일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하고 육아도 힘들었지만 “아이들도 엄마가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이 그룹장은 “연구 분야는 능력에 따라 대우를 받는 차별 없는 직종”이라며 더 많은 여성 연구원이 진출하기를 희망했다.
■ 주요 경력 ▲경북대 전자공학과 졸업, 박사과정 재학 중 ▲LG전자 DDC연구소 AT그룹 그룹장
전미례 ‘전미례재즈무용단’대표 재즈댄스 보급 문화 오피니언 리더 80년대초 물꼬 튼 ‘재즈댄스 대명사’
“재즈댄스를 이 땅에 보급하기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이런 상까지 받게 되어 영광입니다. 더 많은 후배들을 지도해 문화분야의 오피니언 리더가 되어 100명, 1000명, 1만명의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미례 재즈 무용단’의 전미례(49) 대표는 80년대 초 재즈댄스를 우리나라에 도입하고 대중에게 알리는 데 앞장서온 인물. 6살 때부터 한국무용을 배웠고 발레와 현대무용까지 섭렵하며 새로운 춤에 목말라하던 그에게 재즈댄스는 새로운 세계로 다가왔다. 외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재즈댄스를 배우고 돌아와 무용단을 만든 지 20년, 이제 그의 이름은 ‘재즈댄스의 대명사’가 됐다.
전 대표는 용인대 무용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는 한편 직접 세운 ‘전미례 재즈댄스센터’를 통해 차세대 지도자 양성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 재즈 박사 1호’인 그는 “실기뿐 아니라 이론적으로도 재즈댄스의 위상을 정립하겠다”며 재즈댄스에 대한 여러 논문을 펴내고 대학 무용과에 재즈댄스 전공을 개설하는 데에도 앞장섰다. 다가오는 새 학기 비전예술신학대학에 신설된 재즈댄스학과에 교수로 취임할 예정이다.
전 대표는 오는 2월 하와이 공연에 초청을 받아 재즈의 본고장 미국으로 재즈댄스를 수출하게 됐다. “앞으로 제2, 제3의 재즈 박사를 길러내기 위해 재즈댄스 교육과 이론적 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 그가 역점을 둔 계획이다.
■ 주요 경력 ▲한양대 대학원 무용학 박사 ▲용인대 무용학과 겸임교수 ▲한국플라맹고무용협회 회장 ▲(사)대한무용학회 이사 ▲(사)한국무용협회 이사 ▲(사)한국미래춤학회 이사
조정아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소장 경력단절여성에게 ‘희망’ 전달 2004년부터 경기도여성능력 개발센터 이끌어
“경기도의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성과도 없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의회 의원들을 비롯해 지난 10년간 공무원 생활을 해오면서 나를 지지해준 멘토들, 여성 선배들에게 감사한다. 무엇보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2004년부터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를 이끌고 있는 조정아(39) 소장.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한 취·창업을 돕는 이곳은 내년이면 창립 10주년을 맞는다. 무엇보다 주부를 대상으로 IT교육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하던 사람들이 많았기에 의미가 크다. “여성 한사람이 변하면 가정, 사회 나아가 대한민국이 바뀐다고 생각한다”는 조 소장은 여성을 인적자원으로 키워내는 게 바로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의 모토라고 자신한다. 때문에 하루 5시간, 주 5일 수업의 빽빽한 수업 일정을 소화한 3040 여성들의 90% 이상이 취업현장에 투입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는 지난해부터 전국에서 최초로 ‘경기여성e-러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철저하게 여성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구축비용만 50억원이 들었다. 물론 결과는 대성공이다. 현재 1만3000명의 회원이 센터측에서 제공하는 맞춤식 교육을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운영했던 44개 과정을 대폭 늘려 올해엔 83개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차세대 리더를 꿈꾸는 여성들에게 조 소장은 “관심과 열정이 있는 분야에 대해 도전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어느 순간 장이 열려져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센터의 프로그램들이 실제로 여성들에게 삶과 희망을 주는 것을 많이 봤다”며 “기회가 되면 인권·교육이 열약한 저개발국가에도 동일한 기능을 하는 센터를 세우고 싶다”고 전했다.
■ 주요 경력 ▲이화여대 여성학과 졸업 ▲경기도 여성정책국 정책개발팀장 ▲서울특별시 늘푸른여성지원센터 소장 ▲여성부 장관 정책보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