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6년6월11일 산행지:십자봉(촉새봉) 인원:41명 산행코스:운남리(다리골)-임도-십자봉(촉새봉)-작은 양안치-천은사 산행거리:若12km 산행시간;선두-4시간 후미-7시간
어제도 아는분과 함께 雨中山行을 했다. 사실 비오는날 천둥 번개는 치는데 산행하고 싶지 않다. 죄 짓고 산것도 없는데... 옛 말에 벼락 맞아라 하는 부모님들의 말씀이 떠 올라(나는 그런 말 들은적은 진짜로 없다) 산을 오르면서 겁이 났다. 사계절중에 여름 산행을 제일 싫어 한다. 특히 비 오는날 산행은 더욱더 그렇다.
오늘은 강원도 원주시와 충청북도 제천시 경계에 있는 십자봉(촉새봉)으로 산행을 떠나는데 어제 부터 내리던 비가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준비하고 월드컵 축구를 보는데도 계속 내린다. 가기 싫다고 안 갈수도 없는법... 예약이 돼 있고 멤버들과 약속이 돼 있는데 말이다. 다행히 오후 부터는 날이 개인다는 기상청의 예보만 믿고 간단히 준비해 떠난다. 얼마전 각 산악회 대장들과 설악의 용아를 넘어 대청봉에서 관터골로 산행하며 12시간동안 비를 맞으며 우중 산행 했던 기억이 있어 비오는 날은 더더욱 싫다.
차를 타고 가면서 제발 지금은 괜찮지만 들머리 도착할때는 비가 그치기만을 기도하며 일찍이 들머리에 도착한다. 9시경에 들머리를 출발한 우리는 시작부터 엄청난 오디와 산 딸기 맛을 보며 즐겁게 출발했다. 비가 잠깐 그친 사이라 그런지 우리에게 유익한 피톤치드와 테르펜의 성분이 가득한 향기를 가득 뿜어 낸다. 오지산의 매력이라고나 할까 우리밖에 없는 산행인지라 林道를 걸어가는데도 그리 힘들지 않다. 사람들은 지천에 깔려있는 산 딸기와 나물들을 뜯으며 산행을 만끽한다.
지난주에도 평창에 있는 오지산인 장미산과 덕수산행을하며 많은 더덕을 캤었는데 말이다. 오늘은 별로 기대하지 않고 산행을 목적으로 할려고 한다. 일본 사람들로 인해 촉새봉에서 십자봉(일본인들은 십자매를 좋아한다고 함)으로 바뀌었다는 말에 사실은 화가 난다. 해방이 된지가 반세기가 넘었는데도 아직도 잔재가 남아 있다니... 특히 산과 봉우리 이름은 더 그런것 같아 산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안타깝기 그지 없다 지리산의 천왕봉 정상엔 "한국인의 기상 이곳에서 발원되다"라고 써 있는 그 자리에 일본 천황을 뜻하는 최고봉이 있으니 얼마나 아이러니 한가 말이다. 하루라도 빨리 이런 잔재들이 없어 지길 고대하고 우리부터라도 잔재를 청산하는 그런 마음 가짐을 갖길 바란다.
임도를 따라 올라가다 보니 지난주 산보다 더덕이 더 많아 보인다. 지난주에도 더덕을 많이 캤지만 오늘도 비를 맞으며 산행중에 더덕을 캐며 보이는 사람마다 한 뿌리씩 선물을 한다. 지난주에도 많이 캐서 몸이 안 좋다고 하는 분 한테 거의 다 드리고 왔기에 오늘도 산행을 즐기며 함께 행복함에 빠져본다. 산행 십여년이 넘게 다녀도 처음으로 산에서 직접 캔 더덕을 선물받았다며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니 나 자신도 기분이 참 좋았다. 오늘은 비만 안 왔으면 촉새봉 정상에서 백운산까지 다녀올 마음이였는데 우중산행이고 더덕을 선물받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니 괜히 더 캐고 싶었다.
더덕을 캐면서도 작은 것은 건드리지 않았다. 바다 물고기도 싹쓸이를 해서 어족이 고갈되는 현상이 나타나듯 산에서도 사실은 우리가 지켜야 할 상황들이 많다. 비를 맞으며 한참동안을 산행하다 보니 어느새 산행 중간 지점인 촉새봉 정상에서 눈 도장을 찍고 좌측으로 향한다. 오늘은 대장이 아니지만 많은 걱정이 앞선다. 이런 오지산에 이정표도 갖춰지지않고 비가 오면서 산세를 읽을수 없을 정도 인데 선두대장은 보이지 않고 개념도 설명도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 어찌들 할려고 ... 선두에서 몇명이 나를 따라서 하산을 시작한다.
천은사 계곡쪽으로 내려오면서 사실 나도 맞는길인가 싶을 정도로 안개도 피고 비가 내려 걱정이 된다. 특히 이런 오지산을 택할때는 집행부에서 사전 답사를 하는게 원칙이다. 지난주에도 평창 장미산을 가서도 들머리를 찾지 못해 안절 부절하는 모습들을 보니 남의 일 같아 보이지 않았다. 이름있는 명산들은 이정표와 표지기들이 그런대로 잘 돼 있는데 능선 하나를 잘못타면 아주 엉뚱한 곳으로 하산을 하게 되는것이다. 우리 선두 일행 몇명은 안전하게 하산을 했다. 천은사 계곡에서 오늘 비를 맞으며 산행했던 것을 깨끗이 씻고 차에 와서 일찌감치 느긋하게 식사를 하며 더덕을 넣은 술로 반주를 하며 맛나게 점심을 먹는다.
걱정했던 부분들이 현실로 나타났다. 기사님한테 걸려온 전화는 엉뚱한 곳으로 내가 전화를 받고 보니 반대방향으로 3명이나 하산을 했던 것이다. 나는 대원들한테 개념도를 갖고 정확히 설명을 하고 꼭 개념도를 갖고 산에 오르라 하며 각자가 지나는 지점이 어느 지점인가를 확인하라며 산행에서는 G,P,S역활하는 개념도의 중요성을 강조 한다. 걸려온 전화에 흥분되지 않게 개념도를 보라고 하며 이곳은 반대 방향인 강원도이고 그 쪽은 충북이니까 시간 구애 받지 말고 택시 탈수 있는곳까지 와서 조심해 오라고 알려준다. 그러고도 한참후엔 또 한사람이 택시를 타고 왔다. 이런 상황들을 보면서 산에서의 선두대장 역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비를 맞으며 우중산행을 했고 시간은 많이 늦었지만 아무 사고 없이 COME BACK HOME할수 있어서 다행으로 생각한다. 오늘도 함께 했던 山友들이여 행복했고 산에서 기쁨과 건강을 찾는 님들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kor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