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502 금남호남정맥 3구간 산행기

[라스트]

금남호남정맥 3차

(가름내재~모래재)

일시 : 2009년 5월 2 ~ 3일(토요무박)  날씨 : 비온 후 맑음


산행코스 : 가름내재(02:40)-30번 국도(03:10)-숫마이봉(685m,03:47)-봉두봉(540m,04:28)-활인동치(05:45)-부귀산(806m,08:00)-오룡동고개(11:33)-세봉임도(13:58)-무명봉(3정맥분기점,14:04)-모래재휴게소(14:20) (26.6Km, 11시간 40분)

▲ 금남호남정맥 3차 구간 지도

진안지방 강수확률이 70% 이상이라는 예보를 보고 버스를 탑니다. 서울은 비가 그쳤지만 지방은 어떨런지, 버스내에서 조바심을 가지고 의자를 뒤로 제껴 선잠에 빠져듭니다. 진안휴게소에 도착을 하니 장대비가 쭈룩쭈룩 내립니다. 아~ 이럴땐 예보가 빗나가는 것이 도와주는건데... 하튼 이것저것 여러 장비를 갖추고 가름내재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무덤가를 지나 야트막한 능선길을 이어 갑니다. 비와 깜깜한 밤중이라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그저 앞 사람의 랜턴 불빛만 보고 따라 갑니다. 간혹 질기고 성가신 잡목들이 많이 있습니다. 새벽이라 그런지 빨리 30번 국도에 도착을 합니다. 여기서 버스에서 기다리고 있던 본대 일행과 합류하여 마이산을 오릅니다.

떨어지는 비와 함께 유순한 능선을 한참 오르다 본격적으로 경사가 급한 곳을 더 올라 좌측으로 약간 가니 드뎌 우측으로 커다란 봉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계속 등로를 따라가니 숫마이봉 암벽이 나타나고 구봉님이 여성분들은 숫마이봉을 한번 안아주고 가라고 말씀 하십니다. 아들 못 낳는 여성들은 바로 아들을 날 수 있다라나 뭐라나... 그래서 그런가 청보리님이 살짝 숫마이봉을 만지고 갑니다. ㅎㅎ 숫마이봉에서 내려서는 등로는 숫마이봉에서 떨어져 나온 암석들이 깔려있어 진행을 더디게 만들고 간혹 미끄럼을 유발합니다. 그렇게 마이산신제를 지내는 곳에 도착을 하고 떨어지는 빗속이지만 카메라를 꺼내여 흔적을 남기고 갑니다. 곧이어 은수사를 지나고 새벽 불청객에 놀란 여승이 밖으로 나와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을 외웁니다. 미안한 마음으로 은수사를 부리나케 벗어나 바로 탑사에 도착을 하여 여러 돌탑을 구경합니다. 비는 내리고 은은한 불빛아래 돌탑을 서성이며 간절함과 그리움에 부셔지는 마음을 정갈케 해달라고 기도를 올립니다. 마음을 아는지모르는지 무심한 석간수만 하염없이 흘러내립니다. 이내 탑사를 벗어나 주차장 뒷편의 봉두봉 오름길을 올라갑니다.

▲마이산신제

▲ 법고

▲은수사에서 탑사로 가는 길

▲ 탑사

▲석간수와 마이산 시

▲주차장 지나 봉두봉 이정표

봉두봉 오름길이 몹시 가파릅니다. 숨도 차고 힘도 들고 그저 끙끙 거리며 빗속을 지나갑니다. 한동안 오르다 오른쪽으로 꺽인 후 조금더 올라가니 작은 비석이 설치된 봉두봉에 도착을 합니다. 뭐 볼것도 없어 바로 우측의 넓은 길로 내려 갑니다. 가다가 우측으로 리본이 많이 달린 길이 나와 약간의 알바를 하다가 능선을 이어갑니다. 비는 그칠 생각이 없고 그렇게 벤취가 설치된 제2쉼터에 도착을 하고 이정표가 있는 안부를 지나 약간의 오름을 오르니 지도상의 532봉 바우 봉우리가 나오는데 어둠속이지만 허리 부근에 구름이 걸린 멋진 마이산의 풍경을 바라보고 갑니다.

▲봉두봉 정상비

▲제2쉼터

▲바우전망대(532봉)

532봉에서 내림길을 따라 길게 내려서니 개활지가 나오고 뒤로 마이산의 희미한 그림자를 간신히 디카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멀리 부귀산이 구름에 가리워 있고 마을의 가로수 불빛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근데 여기서 조금 더 내려오니 리본이 갑자기 보이지 않고 넓다란 등로가 좌우로 나누이는데 여기서 우측으로 가야 하는데 좌측으로 내려가 한참 알바를 하다가 다시 원위치로 되돌아와 능선을 이어갑니다. 한 20여분을 헤메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활인동치에 도착을 하여 도로를 건네고 절개지 상단에서 여유있게 한참이나 쉼을 갖습니다.

▲ 마이산의 희미한 실루엣

▲ 주변사위가 훤해져 옵니다.

▲ 활인동치

이제 주변사위는 완전히 개였고 비도 그쳤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후미를 보시는 백두대장님과 산좋아님을 만나 같이 이동을 합니다. 곧이어 버섯재배지를 지나니 전망대가 나오고 여기서 간식을 먹으며 마이산을 조망하다 갑니다. 전망대를 내려서니 천주교회가 있는 동네입구가 나오고, 원래 식수가 부족하면 이곳에서 물 보충을 하고 가는 곳인데 오늘은 비 때문에 물 소모량이 별로 없어 그냥 지나갑니다. 다시 약간의 오름을 오르다 묘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리본을 따라 갑니다. 등로에서 바라보는 주변 산하가 구름과 더불어 무척이나 정감있게 다가옵니다. 오늘 같은 날씨에서만 볼 수 있는 그런 멋진 풍경들에 넋을 잊고 바라보다 갑니다. 맑으면 맑을수록 보기좋고 비오면 비 오는대로 정감있어 좋습니다. 아마 이 맛에 산을 찿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진안군 분뇨처리장을 바라보고 지나고 이어 우측으로 오름을 이어가는데 이곳은 진안군 산양산삼 재배지역이라 그런지 철망으로 울타리를 설치하였습니다. 가다가 이정표를 2개 지나고 표시기가 특이한 것이 있어 사진을 찍어 봅니다. 아마 비뇨기과 의사 선생이 아닌지...ㅋ

▲ 버섯재배 군락

▲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마이산

▲ 마이종합학습장과 마이산

▲ 운무와 함께하는 산하

▲ 산양산삼 재배지

▲ 우측 표시기의 전문의는 과연 누굴까???

드뎌 마지막 오름을 올라 정상비도 없고 오직 삼각점만 있는 부귀산에 도착을 합니다. 여기서 아침을 먹고 한동안 쉬다가 이동을 합니다. 내려서며 뒤돌아보니 부귀산은 멋진 암릉의 산입니다. 절벽의 고도감이 대단합니다. 암릉의 끝에 서서 구름에 가리운 가야할 능선을 조망하다가 갑니다. 또한 불어오는 바람에 기분은 정말 굿뜨입니다. 등로는 이제 급하게 떨어지고 고만고만한 능선을 따라 가다가 우무실재를 지나고 다시 고 정도의 능선을 또 지나니 질마재에 도착을 합니다. 대장님은 오늘 후미에 가서 그런지 시간이 너무 많아 표식기를 이쪽저쪽에다 다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여기서도 나무가지 사이로 멀리 마이산이 조망됩니다. 600봉에 도착을 하고 리본이 많이 달린 가정고개를 지나 벌개제근 지역을 지나 좌측으로 26번 국도가 보이기 시작하고 저 멀리로는 다음에 가야할 호남정맥 능선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내 26번 국도인 오룡동 고개로 내려섭니다.

▲ 부귀산 정성

▲ 암벽지대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들

▲ 암벽지대에서

▲우무실재

▲ 나무가지 사이로 바라본 마이산

▲ 가운데 멀리 뒷능선으로 금남정맥은 이어가고

▲ 오룡동 고개

도로를 지나 좌측 묘소 부근으로 진입을 하고 이내 등로는 산길과 마을길로 나누입니다. 당연히 산꾼이므로 산길로 갑니다. 터벅터벅 올라가는데 주변 풍경이 목가적인게 보기 좋습니다. 5월이라 그런지 신록이 너무나 푸르릅니다. 녹음 짙은 산하가 시야를 한층 더 밝게 만들어 주어 그간 스트레스까지도 확 날려주는 듯 합니다. 여기서 바라보는 지나온 부귀산이 꽤나 높게만 보입니다. 그리고 622봉 오름이 너무나 가파르고 깁니다. 오르다 거의 실신할 뻔 했네요.ㅎ 630봉 암봉에서 주변 전망을 조망합니다. 금남정맥 최고봉인 운장산도 보입니다. 저기도 언제가는 가야할 곳이므로 머리속에 그림을 남겨봅니다. 다음 봉우리인 645봉 오름이 또한 그리 녹녹치 않네요. 하튼 끙끙대며 올라갑니다. 이제 멀리로 641봉 남았습니다. 저곳만 가면 오늘 오름은 거의 끝납니다. 대장님과 힘을 내여 641봉을 오르는데 등로가 8부능선 정도에서 좌측으로 우회합니다. 오늘 돈 굳었다고 생각하며 감사히 지나갑니다.

▲ 520봉 오르면서 바라본 풍경 1

▲ 520봉 오르면서 바라본 풍경 2

▲ 좌측의 높은 부귀산부터 지나온 능선들

▲ 630봉 암봉에서 바라본 금남정맥 최고의 봉인 운장산

▲ 가야할 645봉

▲ 가운데 좌측으로 3정맥 분기점인 무명봉

이어 세봉임도개통기념식수탑을 만나고 여기서 조금 더 오르니 드뎌 3정맥 분기점인 감격의 무명봉에 도착을 합니다. 감사의 절을 올리고 이정표에 머리를 기대봅니다. 이제 그간 힘들었던 고통도 다 살아지고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하늘을 날 듯한 느낌이 몰려옵니다. 여기서 아내와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기원하며 나머지 구간의 완주 의지를 다시 다잡아 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카메라로 흔적을 남기고 감사한 마음으로 무명봉을 내려섭니다.

▲ 3정맥 분기점인 무명봉

모래재휴게소를 향하여 내려 갑니다.

모래재휴게소에 도착을 하여 시원한 샘물로 오늘의 땀을 딲아내며 3회에 걸친 금남호남정맥구간 산행을 마감합니다. 끝까지 함께 해주신 백두대장님, 산좋아님께 고마움 전합니다. 담 산행에서 뵙겠습니다. ^*^

[이솔]

잘 읽었어요. 첨엔 비로 힘들었겠군요. 하지만 물이 많이 들지 않았을테니. 조화로군요. 남성수술 그거 transgender를 위한 거 아니에요 ? ㅋㅋ. 지날 길 잘 보여주셔서 구경 잘했어요. 출발지점명이 가름내재라 . . 무슨 뜻일까 ??? 걍 둘로 나누는 개천인지 . . .

[라스트]

이번엔 같이 할 수 있어 넘 반갑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백두(윤현식)]

산행기을 보니 우리가 걸어왔던 길이 생생합니다.끝까지 후미에서 도움주셔서 감사합니다.같이한 산행 즐거워습니다.다음 산행때 뵙시다.

[라스트]

대장님도 수고 넘 많았습니다. 사진 올렸으니 받아가세요. ^*^

[월출산]

잘보고 갑니다.남성수술전문병원 비실이부부 ..이런 리본 보면서 담엔 나도 뭘..???

[라스트]

아따~ 월출산님은~~~ "그냥섯" 이게 어떨런지요??? ㅋㅋ ^*^

[Manitou]

부드러운 감칠 맛이 흐르는 산행기 잘 일고 갑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천주교회가 아니라 '마이합학습장'이라는데요

[라스트]

넵 감사드리며, 수정하겠습니다. 좋은 한 주 되세요. ^*^

[하라쇼]

달달한 글...참 맛있게 읽습니다..^^

[라스트]

제가 오히려 더 부럽게 읽고 왔습니다. 세세 하면서도 넓은 지식이 마냥 부럽습니다. ^*^

[산좋아]

멋진 풍경을 많이 잡아 주셨네요.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하고 자세한 산행기 보며 지나 온 길 생생히 느껴집니다. 비 개인 초록의 모습과 운무에 걷히고 있는 풍경, 여러 장면들 즐감하고 갑니다......

[라스트]

늘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산좋아님 홧팅~~~!!! ^*^

[한지희]

아...그게 운장산였군요. 청보리님은 숫마이봉도 만져 보시고 얼라를 만드시려나... 사진이 너무나 정겨워요. 재미나게 잘 보고 배워갑니다.

[라스트]

이번 산행중엔 얼굴 한번 보지 못했네요. 나날이 늘어나는 체력이 참말로 부럽사옵니다. ^*^

[dorcas]

생생한 독큐멘터리 정감있고 글이 무우척 맛있어보여 좋아요

[라스트]

아침에 사진 한방 찍더니 앞으로 도망 가신분 이군요. 말솜씨도 좋고, 인물도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