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의 띠 - 조세희(趙世熙, 1942~ ) 바른♥국어
[줄거리] 수학 교사가 학생들에게 ‘굴뚝 청소를 같이 한 뒤 얼굴이 새까맣게 된 아이와 깨끗한 아이 가운데 어느 쪽이 얼굴을 씻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한다. 한 학생이 더러운 아이가 씻을 것이라고 하자, 교사는, 더러운 아이의 얼굴을 본 깨끗한 아이가 씻을 것이라고 한다. 이어 같은 질문을 하고 나서 교사의 답을 따라하는 아이들에게 그 경솔함을 지적하면서, 똑같이 굴뚝 청소를 하고서 한 사람만 얼굴이 더러워지는 일은 없기 때문에 이 물음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안과 밖을 구별할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를 칠판에 그린다.
서울시 낙원구 행복동에 사는 앉은뱅이와 꼽추는 입주권을 받고 집은 헐린다. 그러나 아파트에 들어갈 능력이 없는 그들은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헐값으로 입주권을 팔아넘긴다. 그들은 부동산 중개업자가 입주권을 시세의 반값에 사들여서 엄청난 이익을 챙긴 사실을 알게 된다. 앉은뱅이는 부동산 업자를 만나 그와 집의 가격에 대해 이야기한다. 부동산업자의 거짓말에 화가 난 앉은뱅이는 그를 차에 태운 후 기름을 붓고 불을 지른다. 잔인한 살인을 하게 된 앉은뱅이, 그와 함께 복수를 음모한 꼽추이지만, 그는 그런 앉은뱅이가 무서워진다. 앉은뱅이는 강냉이 기계를 사서 생활할 계획을 세우고 꼽추는 약장수를 따라가겠다고 나선다. 그는 앉은뱅이의 복수심이 무서워 떠나겠다고 한다. 둘은 헤어지고 혼자 남은 앉은뱅이는 눈물을 흘린다.
[구성]
*발단 : 액자소설의 외화(겉 이야기)로, 수학 교사가 ‘굴뚝 청소하는 아이’와 ‘뫼비우스의 띠’를 이야기 해 줌.
*전개 : 앉은뱅이네와 꼽추네가 도시 재개발의 과정에서 자신의 삶의 터전을 잃음.(내화)
*위기 : 꼽추와 함께 복수를 결심한 앉은뱅이가 부동산 업자에게서 돈을 빼앗고, 그를 잔인하게 죽임.
*절정 : 앉은뱅이의 폭력적인 복수에 환멸을 느낀 꼽추가 그와 헤어지기로 함.
*결말 : 수학 교사가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곡면을 상정하며, 지식의 이기적 폭력화를 경고함.
[등장인물]
*수학 교사 :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선생님. ‘뫼비우스의 띠’를 통해 흑백 논리, 고정 관념을 탈피하라고 가르침.
*앉은뱅이 : 어렵게 살아가다 사기를 당한 억울한 인물. 불의(不義)를 참지 못하는 성격으로 부동산 업자를 살해함.
*꼽추 : 앉은뱅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인물이지만,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며 살아감. 부동산 업자를 살해하는 일에 동참하지만, 곧 자신의 행위를 후회함.
*사나이 : 부동산 중개업자. 행복동의 철거민들과 갈등 관계에 있는 인물이다. 결국 ‘앉은뱅이’와 ‘꼽추’의 복수로 살해당한다.
[핵심 정리]
*갈래 : 단편소설, 액자소설, 연작소설, 모더니즘적 소설
*배경 : 시간적(70년대 도시 재개발 과정-행복동이라는 가상공간) / 공간적(재개발 지역)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성격 : 상징적, 우화적, 참여적
*특징 : 액자식 구성. 짧고 간결한 문체. 대화와 행동에 의한 사건 전개
상징적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함. 과감한 생략을 통하여 사건을 속도감 있게 전개
우화적 기법을 사용하여 사회의 부조리성을 풍자적으로 고발
*주제 : 주제 도시 빈민 계층의 비참한 삶과 고통
산업화의 진행 과정에서 인간의 가치가 소외되는 사회 현실
*출전 : <세대>(1976)
*조세희(趙世熙, 1942~ ) 70년대의 한국 사회의 모순에 접근하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등으로 빈부와 노사의 대립을 극적으로 제시함.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12편의 연작 소설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데, 다른 작품과는 달리 이 작품은 그 내용이 수학 교사가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는 과정 속에서 제시되는 일종의 액자 소설의 형태를 보여준다는 점이 특이하다. 1970년대 가장 핵심적인 문제의식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작품 속의 수학 교사가 학생들에게 현실을 바라보는 눈을 어떻게 형성시키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작가는 수학 교사의 우화적인 이야기를 통해, ‘뫼비우스의 띠’의 문제를 핵심적으로 부각시키며, 그것이 암시하는 것 즉, 세상 만물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앞과 뒤를 구분할 수 없는, 다시 말해서 우리가 사실 혹은 진실인 것처럼 믿는 것이 실상은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 따라서 현실에 대한 엄정한 비판적 안목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액자 소설의 속 이야기에 해당하는 앉은뱅이와 꼽추의 이야기는 1970년대 도시 재개발의 이변에 드리워진 빈민들의 처절한 삶의 절규가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앉은뱅이와 꼽추는 연작의 다른 작품에 나타나는 ‘난쟁이’와 같은, 산업화된 거대 도시 자본 속에서의 무능력하고 무력한 존재이다. 이들은 자신의 삶의 터전을 빼앗아간 부동산 업자에게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복수를 하지만, 복수의 과정에서 평소 꼽추네 집안사람들보다 대가 약했던 앉은뱅이는 오히려 부동산 업자에게 폭력적으로 복수를 한다. 돈을 빼앗고 휘발유를 뿌려 그를 불에 태워 죽인다. 상식적으로는 비도덕적이고 반인륜적인 앉은뱅이의 복수이지만, ‘뫼비우스의 띠’라는 작품의 제목으로 봤을 때, 그의 행동은 부동산 업자로 대표되는 당대 사회의 폭력과 억압에 대한 저항인 것이다. 오히려 앉은뱅이네와 꼽추네가 사회적 약자로서 피해자인 것이다. 하지만 꼽추는 앉은뱅이의 폭력성에 두려움을 느끼며, 비록 힘들고 어려운 약장사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면, 그 길로 걸어가고자 한다. 꼽추는 앉은뱅이에게서 돌아서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고 하지만,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만다.
[참고] ‘뫼비우스의 띠’는 안과 겉을 구별할 수 없는 곡면을 일컫는다. 작가는 뫼비우스의 띠의 특성을 고려하여, 사물의 현상과 본질, 참과 거짓, 흑과 백이 서로 다른 면에 놓일 수만 있는 것이 아니며, 서로 동일한 면에서 지배되는 법칙에 적용을 받는 것일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다. 이러한 인식은 당대 사회의 모순을 그려내는 그의 연작에서, 사회적인 모순이 흑과 백, 참과 거짓, 선과 악, 노동자와 자본가, 철거민과 도시 빈민의 단순한 이분법적 대립 구도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닌,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그 근본이 있음을 암시한다.
*구성의 특이성
‘앉은뱅이’와 ‘꼽추’의 이야기 앞에는 수학 교사가 굴뚝을 나온 두 아이의 우화와 뫼비우스 띠의 수학적 개념을 소개하는 외부 이야기가 나온다. 수학 교사의 수업 장면이 앞뒤에 있고 그 사이에 ‘앉은뱅이’와 ‘꼽추’의 이야기가 끼여 있다. 그렇다면 뫼비우스의 띠가 갖고 있는 개념에 근거해서 바라본 세계의 실상은 무엇인가? 그것은 철거민들과 그들의 입주권을 터무니없이 싼 값으로 사들인 부동산 중개업자 사이의 갈등에서 피해자인 철거민이 다시 중개업자를 죽이는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작가는 이러한 비극적 현실에 분노하면서 이런 비극을 낳은 사회 구조의 모순에 눈을 돌릴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 문제]
1. 수학 교사가 들려 준 굴뚝 청소 이야기는 어떤 상징적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해 보자.
-인간의 삶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고, 관계를 벗어난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2. 이 작품의 서사 구조가 갖는 특징과 효과는 무엇인가? -시간의 흐름이 과거와 현재가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혼재하고 있다. 이러한 과거와 현재의 혼재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며, 등장인물과 서술자가 내면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음을 암시한다.
3. 액자 소설 형식이 가지는 효과에 대해 생각해 보자. -액자 소설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에 사실성을 부여하여 신뢰감을 줄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외부 이야기를 통해 내부 이야기의 의미를 암시하기도 한다.
4. 꼽추가 말하는 ‘완전한 사람’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 -사회적 약자인 꼽추에게는 완전한 사람이란 어떤 형태로든 자신을 지킬 힘을 소유한 사람일 것이다. 꼽추에게 약장수는 강인한 육체적 힘을 지닌 인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완전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문제1]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제군, 지난 1년 동안 고생 많았다. 정말 모두 열심히들 공부해 주었다. 그래서 이 마지막 시간만은 입학시험과 상관이 없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나(서술자 ‘나’가 아니라 대화 속의 ‘나’인 교사를 말함,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는 몇 권의 책을 뒤적여 보다가 제군과 함께 이야기 해 보고 싶은 것을 발견했다. 일단 내가 묻는 형식을 취하겠다. 두 아이가 굴뚝 청소를 했다. 한 아이는 얼굴이 새까맣게 되어 내려왔고, 또 한 아이는 그을음을 전혀 묻히지 않은 깨끗한 얼굴로 내려왔다. 제군은 어느 쪽의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학생들은 교단 위에 서 있는 교사를 바라보았다. 아무도 얼른 대답을 하지 못했다.(당황, 당혹감)
잠시 후에 한 학생이 일어섰다. / 얼굴이 더러운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입니다.(상식적 대답)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 교사가 말했다.
왜 그렇습니까? / 다른 학생이 물었다.
교사는 말했다. / 한 아이는 깨끗한 얼굴, 한 아이는 더러운 얼굴을 하고 굴뚝에서 내려왔다. 얼굴이 더러운 아이는 깨끗한 얼굴의 아이를 보고 자기도 깨끗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반대로 깨끗한 얼굴을 한 아이는 상대방의 더러운 얼굴을 보고 자기도 더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학생들이 놀람의 소리를 냈다.(새로운 발견) 그들은 교단 위에 서 있는 교사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 한 번만 더 묻겠다. / 교사가 말했다.
두 아이가 굴뚝 청소를 했다. 한 아이는 얼굴이 새까맣게 되어 내려왔고, 또 한 아이는 그을음을 전혀 묻히지 않은 깨끗한 얼굴로 내려왔다. 제군은 어느 쪽의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똑같은 질문이었다. 이번에는 한 학생이 얼른 일어나 대답했다.
ⓑ저희들은 답을 알고 있습니다. 얼굴이 깨끗한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입니다.(선입견)
학생들은 교사의 말을 기다렸다. / 교사는 말했다.
그 답은 틀렸다. / 왜 그렇습니까?
더 이상의 질문을 받지 않을 테니까 잘 들어 주기 바란다. 두 아이는 함께 똑같은 굴뚝을 청소했다. 따라서 한 아이의 얼굴이 깨끗한데 다른 한 아이의 얼굴은 더럽다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학생들의 고정 관념에 대한 경고) / 교사는 분필을 들고 돌아섰다. 그는 칠판 위에다 ‘뫼비우스의 띠’라고 썼다.
제군이 이미 교과서를 통해서 알고 있는 것이지만, 이것 역시 입학시험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 주기 바란다. 면에는 안과 겉이 있다.(흑백논리, 고정관념) 예를 들자. 종이는 앞뒤 양면을 갖고 지구는 내부와 외부를 갖는다. 평면인 종이를 길쭉한 직사각형으로 오려서 그 양끝을 맞붙이면 역시 안과 겉 양면이 있게 된다. 그런데 이것을 한 번 꼬아 양 끝을 붙이면 안과 겉을 구별할 수 없는, 즉 한쪽 면만 갖는 곡면이 된다. 이것이 제군이 교과서를 통해서 잘 알고 있는 뫼비우스의 띠이다. 여기서 ㉠안과 겉을 구별할 수 없는 곡면을 생각해 보자.
(액자 구성, 내화 시작→ 앉은뱅이는 콩밭으로 들어갔다. 아직 날이 저물기 전이어서 잘 명문 콩대를 몇 개 골라 꺾을 수 있었다. 콩밭에 잡초가 너무 많았다. 앉은뱅이는 꺾은 콩대를 가슴에 끼고 밭고랑 사이를 기었다. 조용해서 잡초의 씨앗 떨어지는 소리까지 그는 들을 수 있었다.(전지적 작가 시점) 말이 콩밭이지 잡초밭이나 마찬가지였다. 앉은뱅이는 황톳길을 나와 콩대를 빼었다. 나무 타는 냄새가 좋았다. 날은 금방 저물기 시작했다. 그가 콩밭으로 들어가기 전에 불을 붙여놓은 나무들이 빨갛게 타들어 갔다. 그 나무는 몇 시간 전까지만해도 꼽추네 마루로 깔려 있었던 것이다.
(과거사건, 역전적 구성→ 사람들이(철거반원) 꼽추네 집을 무너뜨렸다. 쇠망치를 든 사나이들이 한쪽 벽을 부수고 뒤로 물러서자 북쪽 지붕이 거짓말처럼 내려앉았다. 그들은 더 이상 꼽추네 집에 손을 대지 않았고, 미루나무 옆 털여뀌 풀 위에 앉아 있던 꼽추는 일어서면서 하늘만 쳐다보았다. 그의 부인은 네 아이와 함께 종자로 남겨 두었던 옥수수를 마당가에서 땄다.
쇠망치를 든 사나이들은 다음 집으로 건너가기 전에 꼽추네 식구들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아무도 덤벼들지 않았고, ⓒ아무도 울지 않았다.(체념, 절망) 이것이 그들에게 무서움을 주었다.)
(현재 사건→ 주위가 어두워 왔다. 앉은뱅이는 먹이를 찾아 나선 몇 마리의 쏙독새가 들판에 낮게 나는 날개 소리를 들었다. 그는 철판 위에 계속 콩을 까 넣었다. 나무 타는 냄새와 콩 익는 냄새가 좋았다. 호수 건너 편으로 한 떼의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아파트(도시 재개발) 공사장 인부들이었다. 앉은뱅이는 호숫가 들판을 가로지른 그들의 실루엣이(그림자) 버스 정류장 쪽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는 꼽추의 발짝 소리를 기다리면서 철판을 불 위에서 끌어내렸다. 꼽추의 발짝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과거사건→ 꼽추의 부인, 큰아이, 작은 아이 모두 잘 참았다.) (현재 사건→ 그는 익은 콩을 입 안에 넣고 씹었다. 꼽추네 마루는 아주 잘 탔다.) (과거사건→ 동네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쇠망치를 든 한 사나이에게 울면서 달라붙었다. 사람들은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들은 쇠망치를 든 한 사나이를 끌어내어 치고받았다. 그는 몇 분 뒤에 피를 흘리며 일어나 한쪽 팔을 흔들더니 입에 물고 있던 피를 확 뱉어 냈다. ⓔ부러진 앞니들이 피에 섞여 나왔다.
앉은뱅이는 쇠망치를 든 사나이가 다가오자 코스모스가 한창인 길옆으로 비켜 앉으며 집을 가리켰다. 앉은뱅이네 식구들은 꼽추네 식구들보다 대(줏대, 먹은 마음의 중심)가 약했다. 부인은 펌프대(손잡이를 상하로 움직여 자하수를 나오게 하는 기구) 뒤쪽에 쪼그리고 앉더니 때 묻은 치마를 올려 얼굴을 감쌌다. 아이들은 그 옆에서 연신 두 눈을 쓸어내렸다. 지붕과 벽은 순식간에 내려앉고 먼지만 올랐다.)
(현재 사건→ 앉은뱅이는 꼽추가 다가오는 발짝 소리를 들었다. 꼽추는 들고 온 플라스틱 통을 불기가 닿지 않을 곳에 놓았다. 통에 휘발유(부동산 업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마련한 휘발유)가 가득 들어 있었다. 꼽추는 이 무거운 통을 들고 어두운 십리 벌판길을 걸어왔다.)
1. 이 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짧고 간결한 문체를 구사하고 있다. ②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서술하고 있다.
③ 각각 독립된 두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④ 비슷한 성격의 이야기를 병치(竝置)하여 서술하고 있다.
⑤ 서술자는 자신의 목소리를 최대한 절제하며 서술하고 있다.
2. 교사가 뫼비우스의 띠를 통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① 사물에 대한 고정 관념이나 흑백 논리를 버려야 한다.
② 현실에 적용할 수 없는 지식은 죽은 지식에 불과하다.
③ 인간은 공동체 속에서만 참다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④ 다른 사람의 모습을 거울삼아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⑤ 실패와 성공은 결국 같은 것이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3. <보기>는 이 글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이를 바탕으로 ㉠의 의미를 바르게 추리한 것은?
<보기> 재개발 사업으로 살고 있는 집을 헐값에 빼앗기게 된 앉은뱅이와 꼽추는 복수를 결심한다. 앉은뱅이는 살이 피둥피둥한 부동산 업자를 만나 사기당한 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한다. 부동산 업자의 거짓말에 화가 난 앉은뱅이는 부동산 업자를 묶고 돈을 빼앗은 후, 그를 차에 태운 채 기름을 붓고 불을 질러 잔인하게 살해한다.
① 어느 사회에서나 빈부 간의 격차는 존재한다는 냉엄한 현실
② 개인적 이득과 사회적 이득을 쉽게 판별할 수 없는 사회 현실
③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를 쉽게 알 수 없는 왜곡된 현실
④ 세상의 모든 일을 옳고 그름으로 나누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라는 깨달음
⑤ 사회적 폭력은 그 근본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 한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
4.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교사의 대답이 의외였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다.
② ⓑ : 교사의 지식에 대한 학생들의 의존성이 잘 나타나 있다.
③ ⓒ : 많이 겪어 왔던 철거 과정에 익숙해진 꼽추네 식구들의 반응이다.
④ ⓓ : 꼽추에 대한 기다림의 마음이 발짝 소리라는 청각으로 치환되어 있다.
⑤ ⓔ : 철거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5. 이 글의 후반부를 영화로 제작한다고 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쇠망치로 집을 부수는 사람들은 차갑고 비정한 표정을 짓도록 한다.
② 철거 장면을 바라보는 앉은뱅이 부인의 얼굴에는 체념과 절망이 스치도록 한다.
③ 철거되는 집은 순식간에 헐리도록 하여 삶의 터전이 사라지는 허망함을 부각시킨다.
④ 꼽추네 식구들이 자기 집을 헐어 버리는 사람들에게 분노감에 못 이겨 달려들도록 한다.
⑤ 휘발유를 들고 오는 꼽추의 표정에는 비장한 기운이 감돌도록 연기해야 한다.
<정답> 1④ 2① 3③ 4③ 5④
[문제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일단 내가 묻는 형식을 취하겠다. 두 아이가 굴뚝 청소를 했다. 한 아이는 얼굴이 새까맣게 되어 내려왔고, 또 한 아이는 그을음을 전혀 묻히지 않은 깨끗한 얼굴로 내려왔다. 제군은 어느 쪽의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학생들은 교단 위에 서 있는 교사를 바라보았다. 아무도 얼른 대답을 하지 못했다.
잠시 후에 한 학생이 일어섰다. / 얼굴이 더러운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 교사가 말했다.
왜 그렇습니까? / 다른 학생이 물었다.
교사는 말했다. / 한 아이는 깨끗한 얼굴, 한 아이는 더러운 얼굴을 하고 굴뚝에서 내려왔다. 얼굴이 더러운 아이는 깨끗한 얼굴의 아이를 보고 자기도 깨끗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반대로 깨끗한 얼굴을 한 아이는 상대방의 더러운 얼굴을 보고 자기도 더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학생들이 놀람의 소리를 냈다. 그들은 교단 위에 서 있는 교사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한 번만 더 묻겠다. / 교사가 말했다.
두 아이가 굴뚝 청소를 했다. 한 아이는 얼굴이 새까맣게 되어 내려왔고, 또 한 아이는 그을음을 전혀 묻히지 않은 깨끗한 얼굴로 내려왔다. 제군은 어느 쪽의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똑같은 질문이었다. 이번에는 한 학생이 얼른 일어나 대답했다.
저희들은 답을 알고 있습니다. 얼굴이 깨끗한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입니다.
학생들은 교사의 말을 기다렸다. / 교사는 말했다.
그 답은 틀렸다. / 왜 그렇습니까?
더 이상의 질문을 받지 않을 테니까 잘 들어 주기 바란다. 두 아이는 함께 똑같은 굴뚝을 청소했다. 따라서 한 아이의 얼굴이 깨끗한데 다른 한 아이의 얼굴은 더럽다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 / 교사는 분필을 들고 돌아섰다. 그는 칠판 위에다 ‘뫼비우스의 띠’라고 썼다.
제군이 이미 교과서를 통해서 알고 있는 것이지만, 이것 역시 입학시험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 주기 바란다. 면에는 안과 겉이 있다. 예를 들자. 종이는 앞뒤 양면을 갖고 지구는 내부와 외부를 갖는다. 평면인 종이를 길쭉한 직사각형으로 오려서 그 양끝을 맞붙이면 역시 안과 겉 양면이 있게 된다. 그런데 이것을 한 번 꼬아 양 끝을 붙이면 안과 겉을 구별할 수 없는, 즉 한쪽 면만 갖는 곡면이 된다. 이것이 제군이 교과서를 통해서 잘 알고 있는 ㉠뫼비우스의 띠이다. 여기서 안과 겉을 구별할 수 없는 곡면을 생각해 보자.
< 중략 >
사람들이 꼽추네 집을 무너뜨렸다. 쇠망치를 든 사나이들이 한쪽 벽을 부수고 뒤로 물러서자 북쪽 지붕이 거짓말처럼 내려앉았다. 그들은 더 이상 꼽추네 집에 손을 대지 않았고, 미루나무 옆 털여뀌 풀 위에 앉아 있던 꼽추는 일어서면서 하늘만 쳐다보았다. 그의 부인은 네 아이와 함께 종자로 남겨 두었던 옥수수를 마당가에서 땄다.
쇠망치를 든 사나이들은 다음 집으로 건너가기 전에 꼽추네 식구들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아무도 덤벼들지 않았고, 아무도 울지 않았다. 이것이 그들에게 무서움을 주었다. < 중략 >
[중략 부분 줄거리]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살 집마저 잃어버린 꼽추와 앉은뱅이는 복수를 결심한다. 부동산업자의 거짓말에 화가 난 앉은뱅이는 그를 차에 태운 후 기름을 붓고 불을 지른다. 함께 복수를 음모한 꼽추이지만, 그는 그런 앉은뱅이가 무서워진다.
쇠망치를 든 사람들이 왔을 때 꼽추네 식구들은 정말 잘 참았다. 앉은뱅이네 식구는 꼽추네 식구들보다 대가 약했다. 앉은뱅이는 갑자기 일어서려고 한 친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폭발 소리가 들려왔을 때는 앉은뱅이도 놀랐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뿐이었다. 불길도 ㉡자고 폭발 소리도 자 버렸다. < 중략 >
“나는 사범을 따라갈 생각야.” / “그 약장수?”
“응.” / “미쳤어? 그 나이에 무슨 약장사를 하겠다는 거야?”
“완전한 사람은 얼마 없어. 그는 완전한 사람야. 죽을 힘을 다해 일하고 그 무서운 대가로 먹고살아. 그가 파는 기생충 약은 가짜가 아냐. 그는 자기의 일을 훌륭히 도와줄 수 있는 내 몸의 특징을 인정해 줄 거야.”
꼽추는 이렇게 말하고 한마디 덧붙였다. / “내가 무서워하는 것은 자네의 마음야.”
“그러니까, 알겠네.” / 앉은뱅이가 말했다.
“가. 막지 않겠어.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어.” / “어쨌든.”
꼽추가 돌아서면서 말했다. / “무슨 해결이 나야 말이지.” < 중략 >
교사는 두 손을 교탁 위에 얹었다. 그는 제자들을 향해 말했다.
끝으로 내부와 외부가 따로 없는 입체는 없는지 생각해 보자. 내부와 외부를 경계 지을 수 없는 입체, 즉 뫼비우스의 입체를 상상해 보라. 우주는 무한하고 끝이 없어 내부와 외부를 구분할 수 없을 것 같다. 간단한 뫼비우스의 띠에 많은 진리가 숨어 있는 것이다. 내가 마지막 시간에 왜 굴뚝 이야기나 하고, 띠 이야기를 하는지 제군은 생각해 주리라 믿는다. 차차 알게 되겠지만 인간의 지식은 터무니없이 간사한 역할을 맡을 때가 많다. 제군은 이제 대학에 가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제군은 결코 제군의 지식이 제군이 입을 이익에 맞추어 쓰여지는 일이 없도록 하라.
1. 이 글의 서술 방식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우화적인 기법을 통해 인물을 희화화하고 있다.
② 구체적인 묘사를 통해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③ 요약적 제시를 통해 사건을 압축하여 보여 주고 있다.
④ 서정적인 문체를 통해 인물의 심리를 부각시키고 있다.
⑤ 간결하고 절제된 문체로 사건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고 있다.
2. 이 글의 구조를 다음과 같이 나타낼 때,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 ⓐ외부 이야기 / (ⓑ내부 이야기) / ⓒ외부 이야기 ]
① ⓐ와 ⓑ의 서술자는 일치한다. ② ⓐ의 굴뚝 이야기와 ⓑ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
③ ⓐ와 ⓒ 사이에는 시간적 흐름이 있었다. ④ ⓐ와 ⓒ는 시간적·공간적 배경이 일치한다.
⑤ ⓑ는 ⓒ의 교사의 이야기의 근거가 된다.
3. 이 글의 내용을 고려할 때, ㉠의 안과 겉의 관계와 같은 것은?
① 교사 : 학생 ② 앉은뱅이 : 꼽추 ③ 부동산업자 : 앉은뱅이
④ 부동산업자 : 쇠망치를 든 사나이 ⑤ 쇠망치를 든 사나이 : 꼽추네 식구
4. 다음 중 ㉡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 것은?
① 비가 그치고 바람이 자는 듯했다. ② 솜이 자도록 안반으로 눌러놓았다.
③ 파업으로 공장의 기계가 며칠째 자고 있다. ④ 창고에 수천만 원대 자재가 잠을 자고 있다.
⑤ 선생님은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학생을 깨웠다.
5. 이 글에서 서술자가 ‘앉은뱅이’와 ‘꼽추’를 보는 태도와, <보기>의 화자가 ‘남편’과 ‘아내’를 바라보는 태도를 비교한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보기> 봉천동 산허리 / 슬레이트집에 / 남편은 집 짓는 데 막일을 갔다 오고
아내는 난전에서 푸새를 팔았다 / 늦저녁을 지어 먹고 / 단칸방에 앉아
아내는 불빛 아래 양말을 기우고 / 남편은 꽁초를 피워 물었다
“세월이 참 빨리 지나가지요. / 서울 온 지 벌써 십오 년이니…….”
흐린 눈 가누어 실파람 꿰며 / 아내가 혼잣말로 말문을 열자
남편이 말없이 턱수염을 비빈다 / 그로부터 10년이 지나갔구나
봉천동 산허리 슬레이트 집 자리에 / 거대한 재개발 아파트가 들어섰다
여기 살던 가족들 어디로 갔나 / 그 소식 아는 자 아무도 없고
재개발 아파트 낙성식 자리 / 둥그런 애드벌룬 높이 떴는데
서울 하늘은 황사로 흐려 있다 - 김명수, ‘밑그림’
① 이 글의 서술자와 <보기>의 서술자 모두 객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② 이 글의 서술자와 <보기>의 서술자 모두 동정과 연민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③ 이 글의 서술자가 동정의 시선으로 보는 반면, <보기>의 서술자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④ 이 글의 서술자가 냉소적인 태도를 드러낸 반면, <보기>의 서술자는 연민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⑤ 이 글의 서술자가 객관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보기>의 서술자는 안타까움과 연민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답> 1⑤-이 글에서는 접속어가 없이 짧은 문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서로 끊어진 문장들이 연속적으로 배치됨으로써 사건 전개에 속도감이 생기고 있다. / ④ 서정적인 문체가 사용되었지만 이것과 인물의 심리와는 거리가 멀다.
2①-ⓐ는 외부 이야기이고, ⓑ는 내부 이야기이지만 ⓐ와 ⓑ의 서술자는 다르다. 즉, ⓐ와 ⓑ는 서로 다른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달되고 있다.
3③-이 글에서 ‘부동산업자’와 ‘앉은뱅이’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부동산업자’는 ‘앉은뱅이’와 ‘꼽추’를 속여 입주권을 사들여서 엄청난 이익을 챙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부동산업자’는 가해자이고, ‘앉은뱅이와 꼽추’는 피해자이다. 그러나 ‘앉은뱅이와 꼽추’가 ‘부동산업자’에게서 돈을 되돌려 받고 그를 불에 태워 살해한 순간 그들의 관계는 뒤바뀐다. 즉 ‘앉은뱅이와 꼽추’가 가해자가 되고 ‘부동산업자’가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 ⑤ ‘쇠망치를 든 사나이’와 ‘꼽추네 식구’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이지만, 둘의 관계가 바뀌지는 않는다.
4①-㉡의 ‘자다’는 ‘(바람이나 파도 따위의 자연 현상이)멎어 잠잠해지다’는 뜻으로 쓰였다. 5⑤-이 글의 서술자는 ‘앉은뱅이’와 ‘꼽추’의 대화와 행동을 통해 사건을 전개하고 있으며, 서술자의 주관을 배제한 간결한 문체로 서술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글의 서술자는 대상에 대해 객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보기>의 화자는 2연에서 감탄형 어미와 의문형 어미를 통해 재개발로 사라진 철거민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문제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 줄거리] 졸업식 날 수학교사는 굴뚝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뫼비우스의 띠를 설명해준다. 그리고 이어서 꼽추와 앉은뱅이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그 내용은 꼽추와 앉은뱅이가 개발과정에서 자신들을 이용했던 부동산 업자에게 복수하는 것이다. 이때 이들은 자신들의 몫을 돌려받고도 부동산 업자를 불태워 살해한다.
앉은뱅이는 친구의 반응을 기다렸다. 꼽추는 말이 없었다. / “왜 그래?”
앉은뱅이는 급히 따라가 꼽추의 바짓가랑이를 잡았다. / “이봐, 왜 그래?”
“아무것도 아냐.” / 꼽추가 말했다.
“겁이 나서 그래?” / 앉은뱅이가 물었다.
“아무렇지도 않아.” / 꼽추가 말했다.
“묘해. 이런 기분은 처음야.” / “그럼 잘됐어.”
“잘된 게 아냐.” / 앉은뱅이는 이렇게 차분한 친구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
“나는 자네와 가지 않겠어.” / “뭐!”
“( ㉠ ) 자네와 가지 않겠다구.”
“갑자기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내일 삼양동이나 거여동으로 가자구. 그곳엔 방이 많아. 식구들을 안정시켜 놓고 우린 강냉이 기계를 끌고 나오면 되는 거야. 모터가 달린 자전거를 사면 못 갈 곳이 없어. 갈현동에 갔었던 일 생각나? 몇 방을 튀겼었는지 벌써 잊었어? 밤 아홉 시까지 계속 돌려 댔었잖아. 그들은 강냉이를 먹기 위해 튀기러 오는 게 아냐. 옛날 생각이 나서 아이들을 앞세우고 올 뿐야. 그런 델 찾아다니면 돼. 우린 며칠에 한 번씩 집에 돌아가 여편네가 입을 벌릴 정도의 돈을 쏟아 놓을 수가 있다구. 그런데 자네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 “나는 ㉡사범을 따라갈 생각야.”
“그 약장수?” / “응.”
“미쳤어? 그 나이에 무슨 약장사를 하겠다는 거야?”
“완전한 사람은 얼마 없어. 그는 완전한 사람야. 죽을 힘을 다해 일하고 그 무서운 대가로 먹고살아. 그가 파는 기생충 약은 가짜가 아냐. 그는 자기의 일을 훌륭히 도와줄 수 있는 내 몸의 특징을 인정해 줄 거야.” / 꼽추는 이렇게 말하고 한마디 덧붙였다.
“내가 무서워하는 것은 자네의 마음야.” / “그러니까, 알겠네.”
앉은뱅이가 말했다. / “가. 막지 않겠어.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어.”
“어쨌든.” / 꼽추가 돌아서면서 말했다.
“무슨 해결이 나야 말이지.”
어둠이 친구를 감싸 앉은뱅이는 발짝 소리밖에 듣지 못했다. 조금 있자 발짝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아이들이 잠든 천막을 찾아 기어가기 시작했다. 울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이 밤이 또 얼마나 길까 생각했다.
교사는 두 손을 교탁 위에 얹었다. 그는 제자들을 향해 말했다.
끝으로 내부와 외부가 따로 없는 입체는 없는지 생각해 보자. 내부와 외부를 경계 지을 수 없는 입체, 즉 뫼비우스의 입체를 상상해 보라. 우주는 무한하고 끝이 없어 내부와 외부를 구분할 수 없을 것 같다. 간단한 뫼비우스의 띠에 많은 진리가 숨어 있는 것이다. 내가 마지막 시간에 왜 굴뚝 이야기나 하고, 띠 이야기를 하는지 제군은 생각해 주리라 믿는다.
1. 이 글의 시대적 배경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1970년대 도시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그에 따른 빈부 격차가 심화되던 시기이다.
② 1970년대 이촌 향도 현상이 심해져서 시골이 황폐화되고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는 시기이다.
③ 1980년대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억압하는 정치적 독재의 시기였다.
④ 1990년대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일정한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경제적 안정을 추구하던 시기이다.
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경제적으로 크게 위축되었던 시기이다.
2. 다음은 이 글을 구조로 나타낸 것이다. 이와 같은 구조의 효과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 외부 이야기(수학 교사 → 학생(굴뚝 청소 이야기) / 내부 이야기(꼽추, 앉은뱅이 ↔ 사나이) / 외부 이야기(수학교사 → 학생) ]
①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작품의 내용을 다양하게 해석할 여지를 준다.
② 이야기의 신뢰성을 높이고 주제를 효과적으로 구현한다.
③ 갈등의 양상을 다채롭게 제시하여, 갈등 해결이 쉽지 않음을 드러낸다.
④ 아무리 복잡하고 다양한 갈등도 결국에는 동일한 구조로 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⑤ 서로 다른 공간 속 이야기를 제시하여 갈등의 양상이 보편적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3. 이 글을 희곡으로 각색할 때, ㉠에 들어갈 알맞은 지문은?
① 안타까운 말투로 ② 무관심한 말투로 ③ 차분하지만 분명하게
④ 어쩔 수 없다는 듯이 ⑤ 놀라고 흥분된 어조로
4. 이 글의 전체 맥락을 고려할 때, ㉡이 지닌 의미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앉은뱅이의 죄를 드러내기 위한 인물로서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다.
② 꼽추가 자신의 과오를 비춰 보는 존재로서 정직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③ 약장수로서 사람들을 기만하는 존재로, 사기를 쳤던 부동산업자와 비슷하다.
④ 앉은뱅이와 꼽추와 비슷한 존재로,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존재이다.
⑤ 앉은뱅이가 경멸하는 사람으로, 이기적인 본성을 지녔지만 겉으로는 정직해 보인다.
5. ㉢의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뿌듯한 마음 때문이다.
② 가장 친했던 친구와 이별해야 했기 때문이다.
③ 가장 친한 친구가 자기를 배반했다는 생각 때문이다.
④ 사회적으로 소외받고 있다는 설움이 북받쳤기 때문이다.
⑤ 끔찍한 일에 대한 자책과 미래에 대한 절망적 인식 때문이다.
<정답> 1①-이 글의 시대적인 배경은 1970년대 산업화가 진행되던 시기로, 도시를 개발하면서 빈부 격차가 심해지던 때이다.
2②-이 글은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 있다. 액자식 구성은 이야기의 신뢰성을 높이고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기여한다.
3③-앞뒤 맥락을 살피고, ‘차분한 친구의 목소리’라는 표현으로 볼 때, ‘차분하지만 분명하게’라는 지문이 들어갈 수 있다.
4②-사범은 약장수로서 ‘죽을 힘을 다해 일하고 무서운 대가로 먹고 사는’ 사람이며 가짜 약을 팔지 않는다. 이로 볼 때, 사범은 꼽추의 잘못을 반성하게 하게 만드는 존재로 볼 수 있다. 5⑤-꼽추를 함께 부동산 업자를 불에 태워 죽인 끔찍한 일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미래에 대한 절망적인 인식 때문에 눈물을 흘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바른♥국어
첫댓글 정말 유용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래, 고맙구나. 열공해라
유용한 내용입니다. 감사합니다.^^
열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