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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는 기업인들에게, 또 다른 도전의 해 2010년이 다가오고 있다. 2010년에는 시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어떤 소비자를 주로 공략해야 할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둔 소비자 트렌드 조사업체 '트렌드워칭 닷컴(trendwatching.com)은 2010년의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10가지'를 내놨다.
이 업체는 세계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난 후여서 ①여느 때와 다른(Business as Unusual) 기업 문화가 더 진지하게 요구될 것으로 봤다. 위기 이전에 흥청망청하던 세계는 위기를 겪으며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을 고민하게 됐고, 따라서 기업들도 더 투명하고, 더 정직하며, 협력과 상호 소통을 고민할 때라는 것이다.또 다른 키워드는 ②도시화(Urbany)다. 2008년에 처음으로 도시 인구가 전 지구의 50%를 넘어섰다. 경제 및 문화 파워가 한 나라를 압도하는 메가 시티들도 등장했다. 이를 반영해 '도시적 프라이드(Urban Pride)'를 강조하는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가령 보드카 브랜드 '압솔루트'는 '압솔루트 보스턴'처럼 도시 이름을 붙이고, 그 도시만의 독특한 풍미를 담은 도시 시리즈를 2007년부터 내놓고 있다.
사이버 혁명도 계속될 것이다. ③실시간 품평(Real-time Reviews)이 트렌드의 한 축을 이루고, 정보를 갈구하는 소비자들의 성향도 더욱 강해져 ④추적 및 경보(Tracking & Alerting) 트렌드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령 미국의 빵집 체인 '스페셜티즈 카페 & 베이커리'는 오븐에서 쿠키가 막 구워져 나오는 순간 소비자에게 이메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취미나 관심사가 엇비슷하면 낯선 사람들끼리도 쉽게 모임을 갖는 ⑤떼 지어 어울리기(Mass Mingling)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⑥사이버 경력 관리(Profile Myning)는 사이버 문화가 낳은 또 다른 트렌드다. 이미 사이버 공간에서 개인 또는 가족의 명예를 해치는 잘못된 정보들을 검색해 이를 삭제하거나 관리하는 법을 알려주는 '레퓨테이션 디펜더(ReputationDefender)' 같은 기업도 등장했다.
2010년에도 ⑦럭셔리(Luxury)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의 럭셔리란 단지 값비싼 제품 그 이상이다. 희소성과 밀접히 연관돼 있어 가령 어떤 제품이 그만의 고유한 특성이나 스토리를 가졌는가가 중요하다. 외모를 가꾸고 보다 세련된 소비를 하려는 중장년층의 욕구로 인해, 보다 전문화되고 성인 취향을 반영한 ⑧머추리얼리즘(Maturialism) 추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⑨친환경(Eco-Easy)이나 ⑩자선 연계 상품(Embedded Generosity) 같은 '착한 소비'도 2010년 트렌드의 한 축을 이룬다. 가령 19.99달러짜리 이케아(IKEA)의 책상용 램프는 하나 팔릴 때마다, 또 다른 램프 하나가 유니세프에 기부된다.
■호랑이 해, 한국이 뜬다
글로벌 시장과 비슷하거나, 또는 차별화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에 대한 예측도 나왔다. 김난도 교수(서울대 소비자학과)는 공동 작업을 통해 내년도 한국 시장을 주도할 트렌드 10가지를 추려 〈트렌드 코리아 2010〉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그는 호랑이의 해를 맞아 한국의 소비자 트렌드 10가지를 '타이거로믹스(TIGEROMICS:호랑이 경제)'라는 키워드로 재미있게 압축했다.
빠른 회복세로 한국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쏟아지면서 2010년은 ①한국이 멋있게 부상하는 시대(Times for Korean chic)가 되고, ②내가 사는 도시, 마을에 대한 자부심과 정체성도 강화되는 해(Into our neighborhood)가 될 것으로 봤다.
문화적 욕구가 높아지면서 본업 외에 ③딴 짓의 즐거움(Good to be geeks)에 탐닉하는 소비자가 늘고, ④각종 금기(禁忌)가 종언을 고하는(End of taboos) 해이기도 하다.
소비자는 단순 구매자를 넘어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제품 생산과 마케팅 과정에 반영시키고 있다. 김 교수는 이를 ⑤기성품 시대에서 맞춤형 생산으로의 전이(Ready-made to order-made)라고 설명한다. 앞으로 기업들은 소비자 요구를 종합적으로 충족시키는 ⑥전지전능 솔루션(Omni-U solution)을 제공해야 한다.
김 교수가 제시한 또 다른 트렌드는 다소 생소하게도 '매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똑똑한 전문가형에서 도덕성을 갖춘 휴먼형으로 바뀌면서 ⑦매너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Manner matters)가 된다는 예측이다. 그 밖에도 ⑧물 산업이 르네상스를 맞고(It's aqua), 고령화가 더 진전되면서 ⑨"나이야, 가라!(Challenge your age)"를 외치는 중장년 소비자들이 대세를 이룰 것이다. 이에 따라 2010년에는 연령 구분, 지역 구분 없이 멋진 디자인을 갈구하는 ⑩스타일 공화국(Style republic)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조선일보] 2009년 12월 18일
10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09 테크플러스 포럼’에서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2010년 사회·소비 트렌드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 |
“내년 사회·소비 트렌드는 ‘타이거로믹스(Tigeromics)’로 요약된다.”
서울대 김난도(소비자학) 교수는 10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09 테크플러스 포럼’(중앙일보·한국산업기술진흥원 공동 주최, 지식경제부 후원) 이틀째 강연에서 이런 내용의 발표를 했다. <관계기사 E11면>
타이거로믹스는 한국풍이 유행한다는 뜻의 ‘타임 포 코리안 시크(Times for Korean Chic)’, 지역 사회의 부각을 나타내는 ‘인투 아워 네이버후드(Into Our neighborhood)’ 등 10가지 트렌드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김 교수는 경제·정치·행정·과학기술·패션·대중문화 등 13개 분야 20여 명의 ‘트렌드 헌터’팀을 꾸려 지난 1년간 수시로 사회·소비 동향을 파악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 트렌드를 분석했다.
그가 내세운 타이거로믹스는 호랑이(Tiger)와 경제(Economics)의 합성어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강연에서 “호랑이 해인 내년에 호랑이 같은 기상으로 웅비할 한국 경제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풍의 유행=내년에는 한국이 뜨고, 한국인이 하나 될 계기가 많다.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의 활약이 기대된다. 남아공 월드컵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 등도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한국적인 것이 다시 부각될 것이다. 막걸리 열풍은 그 전주곡이다. 젊음의 거리인 서울 홍익대 근처에는 ‘묘한 술책’(주점), ‘바삭’(튀김집) 등 한글 간판이 늘고 있다. 내년에는 한국의 전통미를 현대 감각으로 살려낸 디자인이 인기를 끌 것이다.
◆떴다, 우리 동네=아파트는 더 이상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다.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 중에는 자전거도로·산책로에 북카페·독서실 같은 문화 공간, 수영장·피트니스센터까지 갖춘 곳도 있다. ‘동네 스펙’을 높이려는 시도다. 앞으로 건설사들은 주민의 요구에 맞춰 아파트 단지를 ‘작은 도시’로 꾸미게 될 것이다. 내년에는 지방자치단체 선거와 행정구역 통합 논란을 거치며 동네보다 더 큰 행정구역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높이려는 시도가 이뤄질 것이다.
◆딴짓의 즐거움=올해 파스타에 홀려 회사를 그만두고 이탈리아 여행을 한 여성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여주인공 구혜선은 그림 전시회를 열었다. 한 우물만 파는 식으로 본업에만 빠지지 않고 전문가적 취미를 키우는 사람이 늘고 있다. 기업도 직원이 딴짓하는 데 관대해져야 하지 않을까. 일본 게임회사 닌텐도는 원래 트럼프 등을 만드는 곳이었으나, 업무 시간에 딴짓하던 직원의 제안으로 비디오 게임기를 만들면서 세계 최고의 게임 회사가 됐다고 한다.
◆금기의 종언=연예인들이 공공연히 성형수술 전 모습을 드러내는 세상이다. 예전 같으면 금기시했던 행동과 발언이 오히려 ‘용기 있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우려되는 것은 대중 매체에서의 성 개방 풍조다. ‘금기의 종언’은 한편에서 ‘고정 관념을 깨는 아이디어 상품’으로도 나타날 것이다. 네모난 수박이 등장하고, 지난달엔 녹색 귤이 불티나게 팔린 게 그런 사례다.
◆당신의, 당신을 위한, 당신에 의한=‘소비자 중심주의’는 갈수록 강화된다. 기업들이 문제점을 보완해 완제품을 내놓을 목적으로 시제품을 사용(try)하도록 하는 소비자층(consumer), 이른바 ‘트라이 슈머’도 나타났다. 기업들은 소비자 집단뿐 아니라 개인까지 만족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입자마다 할인과 포인트 적립 대상 점포를 달리 선택할 수 있는 신용카드까지 나오지 않았나.
◆전지전능 솔루션=‘소원을 말해봐’라는 여성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들어봤는가. ‘너의 지니(마술 요정)가 되어 너의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가사다. 한 통신회사는 ‘생각대로’를 모토로 내걸었다. 원하는 것을 이루고픈 소비자의 심리를 공략한 것이다. 제품도 소비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쪽으로 진화한다. 특히 휴대용 통신기기는 옴니콤(Omni-Com), 즉 전화·카메라·TV·PC·환경센서·번역기 등 더욱 다양한 기능을 갖추려 시도할 것이다.
◆매너 남녀=“내로라하는 기업들은 경영과 관련한 능력만 보지 않는다. 다양한 경험과 인성을 중시한다.” 미국 IBM의 글로벌 인력담당 부사장인 팀 링고는 이렇게 말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전문가형’에서 친화력·도덕성을 갖춘 ‘휴먼형’으로 바뀌고 있다. 수출이 경제를 이끄는 한국에서도 글로벌 경쟁력, 글로벌 인간 관계를 중시하면서 인간성·매너 중심의 시대가 오게 된다. 세상은 양에서 질로, 다시 품격으로 옮겨가고 있다.
◆물의 르네상스=최근 물맛을 감별하는 ‘물 소믈리에’까지 등장했다. 여기에 더해 ‘워터 테라피’가 대중화된다. 건강 유지와 질병의 보조 치료법,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물 마사지 등을 하는 것이다. 각종 해양 레포츠에 대한 관심도 늘어난다. 한때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스키를 많은 이들이 즐기게 됐듯, 해양레포츠도 대중의 여가 문화로 자리 잡는 원년이 될 것이다.
◆나이야 가라=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동안(童顔) 신드롬이 깊어지고 보톡스를 맞는 중년 남성도 늘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아이돌’뿐 아니라 드렁큰 타이거·김장훈·이승철·이승환 등 30~40대 ‘엉(형)아돌’도 인기다. ‘미중년’ ‘미노년’이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불로초까지는 아니라도, 나이든 고객에게 젊음을 파는 패션·미용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
◆스타일에 물들다=지갑 속에 넣고 다니는 신용카드까지 디자인의 힘을 입어 변모할 줄 누가 상상했겠나. 휴대전화 줄에 걸고 다닐 크기의 ‘미니 카드’, 명화를 도안한 신용카드도 나왔다. 여성들이 하루 종일 생수병을 들고 다니는 점에 착안해 생수병 디자인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서울은 국제산업디자인단체총연합회(ICSID)가 선정한 2010년 세계 디자인 수도이기도 하다. 서울의 복판은 더욱 자신만의 스타일을 살리려는 개인·공간·건축물로 넘칠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런 내년도 트렌드 예측을 정리한 책 『트렌드 코리아 2010』을 펴냈다. ‘미래의 창’ 발간, 1만3000원.
정리=권혁주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 [혼창통]이라는 책을보다가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10가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찾아봤더니 몇가지 기사가 함께 뜨네요^^
같이 보면 좋을 거 같아 올려봅니다.
언젠가 올렸던 2010년 트렌드와 중복되는 부분이 많은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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