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이 있으니 연이다
묶여 있으므로 훨훨 날 수 있으며
줄도 손길도 없으면
한낱 종잇장에 불과하리
눈물이 있으니 사랑이다
사랑하니까 아픈 것이며
내가 있으니 네가 있는 것이다
날아라 훨훨
외로운 들길, 너는 이 길로 나는 저 길로
멀리 날아 그리움에 지쳐
다시 한 번
쓰러질 때까지
―시집 ‘영진설비 돈 갖다주기’(문학동네) 중에서
‘묶여 있으므로 훨훨 날 수 있다’니 얼마나 용기를 샘솟게 하는 말인가.
나를 옭아매고 있던 끈들이 나를 날아오르게 해 줄 수 있다니...
정상 모리배의 발림 말 같기도 하고 사이비 교주의 구원 약속 같기도 하지만,
은유가 아니라 실제 연(鳶)의 모습이 저러하다.
연과 얼레가 일년 내내 벽장에 갇혀 있다가 겨울 한 철 날아오르는 것처럼,
우리들 일상은 얼마나 오랫동안 숨죽여왔는가.
한데 나를 칭칭 동여맨 것들, 나를 결박한 세상이 나를 날아오르게 한단다.
바람 거셀수록 더 높이 날아오르는 연을 보라.
둥글게 제 가슴 오려내어야 날 수 있는 방패연을 보라.
세상 모든 아픔을 연료로 불타는 사랑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꼬리를 펄럭이며 훨훨...
반칠환 시인
첫댓글 며칠을 제 정신 아닌 채로 살았는데 혼돈(chaos) 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아침의 詩...와인 우리 행복한 주말 보네세 다 잊고~
네 그래요 아름다운 리릭님~ 정신이 바짝 나도록 추운 주말 아침이네요.새해엔 더욱 아름다워지시길....그리구, 영혼이 맑아지는 좋은 글도 많이 많이 부탁해요^^*
어제, 얼레들고 손 호호 불며 아이들이랑 가오리연 날렸는데....근데 왜 난그런 생각을 못했을까?....와인님과 리릭님 옆에 이렇게 있으면 저도 예뻐질 수 있을려나요?..우리 모두 좋은 하루였으면.....
아~! 살아있는 천사 그 자체이신 술람미님, 내속으로 낳은 아이들도 아닌 그 아이들을, 어제처럼 추운날에 손 호호 불어가며 연날리길 하셨다니요...너무도 아름다운 희생과 봉사의 정신...존경합니다.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길...신의 축복이 그대의 어깨위로 넘쳐나길....^^*
이 아침이 행복해집니다..^^ 좋은글과 아름다운 님들을 만나는 일로 시작한 주말 ..내내 행복하겠지요?..님들께 제 행복을 나눠드립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우와~ 사랑하는 아나이스님이 나눠주시는 행복에 그만 폭 파묻혀 헤어나올 수가 없는 와인^^*충~성~!♥
깨달음을 주는 詩 한편, 예쁜 우체부 손에서 반갑게 받아 따끈한 국물로 복닥인 속 달래듯 감상하고 갑니다..
그러게 해밀님, 어제 과음하지 말래니깐요.ㅋㅋㅋ 어때요? 속풀이 해장국 맛 괜찮았수?^.~
참 내용이 좋네요//좋은 시 즐감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