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일요일 작년 6월 9일에 접시꽃을 보러 경주 첨성대에 갔는데 올해는 일주일 정도 늦게 접시꽃을 보러갔다. 황사도 없고 날씨도 선선해서 여행다니기에는 딱 좋은 날씨다. 접시꽃은 활짝 피어서 벌들이 꿀을 따기위해 윙윙거리며 날라들고 있었다. 접시꽃 뿐만아니라 기우라, 송엽국등 첨성대 바로 옆에 위치한 꽃단지에선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를 만날 수 있어 경주를 늘 찾게되는데 조금 있으면 연꽃을 볼 수 있을 것 이다. 꽃들을 구경한 후 복원된 월정교를 보러갔다. 대릉원 연못에는 분홍과 흰색 수련이 몇송이 피어 있었다. 노란 어리연 위에 이름모를 유충이 올라가서 해볕을 쬐고 있는지 어리연 꽃잎을 파먹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어리연 꽃잎은 지저분하다. 개양귀비 루피너스 라벤더 풀헙죽도 가우리(바늘꽃) 첨성대 주변엔 만발한 접시꽃은 야생화단지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이 접시꽃이 5월말 부터 피기 시작하여 7월 중순까지 핀다. 접시꽃은 멀리서 언뜻 보면 무궁화꽃을 닮았다. 접시꽃의 꽃말은 단순, 편안, 다산, 풍요이다. 새새하게 가지를 뻗지 않고 줄깃대에 다닥다닥 풍성하게 붙은 접시꽃에게 잘 어울리는 꽃말인 것 같다. 송엽국(사철채송아) 1200년전 신라 왕들이 걸었던 월정교
신라왕경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경주 월정교가 10년의 복원 과정을 거쳐 일반인들에게도 개방이 되었다. 신라 왕들이 남산으로 가려고 걸었던 다리이자 원효대사가 요석공주를 찾아간 이 다리는 신라왕궁인 월성과 시가지를 연결하는 통로였다고 한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760년 (경덕왕19) 때에 “궁궐 남쪽 문천 위에 일정교, 월정교 두 다리를 놓았다”는 기록이 있다. 발굴조사에 의하면, 길이 60.57m의 월정교 아래 교각 사이에서 불탄 목재와 기와편이 출토되어, 교각윗면이 누각과 지붕으로 구성된 누교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센 물살에 견디도록 교각을 배모양으로 쌓았다.
월정교는 우뚝 솟은 두 개의 돌사자상 사이를 지나 거대한 누각 안으로 들어가면 66미터에 달하는 교량 위에 기와지붕을 얹어 마치 회랑을 연상케 한다. 월정교를 걷다보면 한편으로는 교촌마을을 한눈에 펼쳐지고, 다른 한편으로는 신라의 왕궁이었던 월성을 만날 수 있다. 다리 양 끝에 있는 독특한 구조의 문루 2층에는 출토유물 전시와 영상관이 꾸며질 예정이라고 한다. 경주 월정교는 교촌마을, 첨성대, 대릉원 그리고 황리단길과 함께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교촌마을 개망초 참 빨랐지 그 양반 이 정 록
신랑이라고 거드는 게 아냐 그 양반 빠른 거야 근동 사람들이 다 알았지 면내에서 오토바이도 그중 먼저 샀고 달리기를 잘해서 군수한테 송아지도 탔으니까 죽는 거까지 남보다 앞선 게 섭섭하지만 어쩔 거야 박복한 팔자 탓이지
읍내 양지 다방에서 맞선 보던 날 나는 사카린도 안 넣었는데 그 뜨건 커피를 단숨에 털어 넣더라니까 그러더니 오토바이에 시동부터 걸더라고 번갯불에 도롱이 말릴 양반이었지 겨우 이름 석자 물어본 게 단데 말이여 그래서 저 남자가 날 퇴짜 놓는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어서 타라는 거여 망설이고 있으니까 번쩍 안아서 태우더라고 뱃살이며 가슴이 출렁 출렁하데 처녀적에도 내가 좀 푸짐했거든 월산 뒷덜미로 올라가더니 밀밭에다 오토바이 팽개치더라고 자갈길에 젖가슴이 치근대니까 피가 쏠렸던가 봐 치마가 훌렁 뒤집혀 얼굴을 덮더라고 그 순간 이것이 이녁의 운명이구나 싶었지 부끄러워서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는데 정말 빠르더라고 외마디 비명 한 번에 끝났다니까 꽃무늬 치마를 입은 게 다행이었지 풀물 핏물 찍어내며 훌쩍거리고 있으니까 먼 산에다 대고 그러는 거여 시집가려고 나온 게 아니냐고 눈물 닦고 훔쳐보니까 불꽃같은 불곰 한 마리가 밀 이삭만 씹고 있더라니까 내 인생을 통째로 넘어뜨린 그 역사가 한순간에 끝장나더니 하늘이 밀밭처름 노랗더라니까 내 매무새가 꼭 누룩에 빠진 흰쌀밥 같았었지
얼마나 빨랐던지 그때까지도 오토바이 뒷바퀴가 하늘을 향해 띠그르르 돌아가고 있더라니까 죽을 때까지 그 버릇 못 고치고 갔어 덕분에 그 양반 바람 한번 안 피웠어 가정용도 안 되는 걸 어디 가서 상업용으로 써 먹겠어 정말 날랜 양반이었지
# 이 정 록 ( 1964년 ~ ) 충남 홍성 태생 시인ㆍ고교 교사 [출처] <시> 참 빨랐지 그 양반 / 이정록|작성자 그루터기 |